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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현대가족이야기 -조주은

신기하다. 이 책의 저자가 미디어 참세상 칼럼니스트인지도 몰랐고, 현대가족이야기의 저자 인줄도 몰랐다. 성공회대학교에서 열변을 통하며 운동권들은 한번씩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 이 책인줄도 몰랐고, 진보넷 와서 성교육 해 주던 동지가 이 책의 저자인줄도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어처구니 없는 정보력이란.. 각각 또다른 조주은 이라는 여성학자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다 한명이였던 거다. 신기하다.


현대가족이야기는 현대자동차에 다니는 아버지, 남편을 둔 가족이야기라는 한 축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노동자가족이야기 두 가지 축으로 이해를 했다. 가족 중에서도 여성, 어머니를 중심으로 보되 실제적 실태조사와 인터뷰를 중심으로 분석돼있다.

 

한마디로 재밌다. 조주은 동지의 성격 만큼이나 솔직하고 재밌고, 가리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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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생산 도구로써의 가족도 보고, 그 가족단위를 중심으로 배치된 여성의 사회적 역할도 분석하고, 체제, 지역사회 내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별 분업의 내적으로 체제화 하고, 학습화 하고, 내면화 시켜 동일성들을 만들어 낸다.

 

가족이란 집의 공간을 그리고 인간들의 관계를 안식처의 기둥으로 만들어 버리는 생산적 시스템이 있다. 읽으면서 느낀 것은 나 역시도 그 시스템의 한 동조자인거 같다는 거다. 지금 단지 내게 내가 주체적으로 꾸릴 가정이 없을 뿐이지, 열심히 재정적 책임을 지고 있는 아버지의 존재와 단 한번의 외박 경험도 없는 가정지킴이 엄마. 기둥같은 두 사람의 시스템을 그대로 악용하며 지금의 내가 기생하는게 아닌가 하는가 해서 왕창 찔렸다. 그리고 지금 얹혀 사는 이모네 집에서도 나 엮시 그런 존재 인거 같다. 가사일에 대한 기초적 분담 조차 나눠 하지 않는 내 모습은 너무나 당연히 미안한 모습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집에 부모님이 없는 집을, 어머니와 아버지가 없는 내가 상상이 안된다. 오빠들이 없는 나도 상상이 안된다. 가정이 가지는 체제 유지적 기능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대안적 존재는 잘 모르겠다. 가정의 형태던 인간의 공동체적 형태던 체온을 느끼고, 온정을 느낄만한 공간이 있어야 하는거 아닐까. 그런게 없으면 일끝나고 가서 놀곳도, 쉴곳도 정말 적막하고 쓸쓸해서 매일 술을 마시게 될 것 같은데 ^^; 제 5원소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혼자 캡슐같은 집에서 사는 거 정말 불쌍해 보이잖아...  

 

책은 재밌다. 음.. 솔직히 예로 들어진 여성들의 조건이나 상황들을 확장 적용하거나 일반화 하기 어렵지만 공감하기는 쉬웠다. 충분히 그럴수 있지 끄덕여지기도 했는데 그 동네에서 어떻게 견디며 책을 쓰고, 대학원 공부를 했을까 유별난 저자가 정말 독하고 대단해 보였다.

 

"가족을 신성한 사적 공간의 왕좌에서 끌어내려, 인간을 기계의 일부로 합체하게 만드는 자동차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이윤 추구를 위해 기꺼이 '가족'을 이용하는 거대 기업의 경영 정책, 공해와 교육을 키우려고 해던 것도 사실이다. 사고의 위험이 가득한 지역사회, 그리고 노동조합의 협상 전략과 지역 공동체의 평준화 된 삶 옆에 나란히 놓고자 했다. 또한 실제로는 전쟁과 갈등을 내포하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평화'와 친밀함'의 이미지로만 덧칠되어 있는 '가족'에 대해 의문부호를 찍고자 했다. "

 

그냥 내가 적은 책 내용

 

p.41
우리는 자신의 노동자 남편이 건강한 활동가로 성장하게 끔 조금다른 차원의 내조를 하는 것일 뿐이었다. 물론 모임을 통해 나름대로 스스로 여성으로서 독립된 개인으로서 정체성을 키우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현실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계의 문제에 민감해지고 노동자 남편을 둘러싼 사회 현실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는 것이 그 모임의 중요한 과제이다.

 

나는 엄마, 아내, 여성으로서의 자기 자신에 대해 다시 탐수해야 했고, 나와 우리를 그토록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시하고 싶었다.

 

p.66
현대자동차의 모델 그들 가정에서 남편과 부인 사이의 철저한 성별분업이 재생산되고,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가정중심성 domesticity'이 가족을 규정하는 힘으로 되고 있는 것이다. 전업주부라는 존재는 그 전제이자 결과이다. 여성이 있을 곳을 가정에만 붙박아 두고 가정을 바깥 세상과 대비시키 신성화하는 가정중심성 이데올로기는 , 남녀간의 평등한 동반자 관계를 방해하고 사회에서 여성차별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p.99
결혼하지 않고 혼자사는 여성들은 흔히 '주인없는 여자' '뭔가 문제가 있는 여자' '일부일처제를 위협하는 위험한 여자'로 받아들여지고, 그에 따라 보이지 않는(혹은 드러나게) 차별을 받기도 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결혼은 개인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제도와 맞물려 체계화되어 있는 준강제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p.149
자본의 착취에 대항한 노동운동을 하는 남성들 역시, 여성이 가정에서 만들어가는 스위트홈 이데올로기를 내면화 하여 가정에서 또 다른 권위를 행사하고 있다.

 

p.177
밥은 행복한 가정과 직결되는 의미를 갖는다. 밥을 차려 주는 것은 단순히 내조를 넘어 가족을 구성하는 행위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p. 201
주인공 여성들은 어머니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 개인으로서의 욕구와 어머니로서의 정체성 사이에 큰 갈등을 겪지 않는다. 이들은 어머니 역할 수행에 따른 육체적, 심리적 피로가 가중되는 초기 양육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어머니' 정체성에서 편안함과 삶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p. 315
페미니스트들과 일부 학자들은 생계부양자(남성)과 가사전담자(여성)로 구성된 핵가족이 보편적인 가족 형태가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인 구성물일 뿐이고, 여성들이 가정에서 경험하는 갈등과 긴장을 보이지 않게 하고 낭만화시켜 남녀간의 권력 관계를 은폐한다면 비판해 왔다.

 

제언
노동자가족에서 가족의 가정중심성을 어떻게 약화시키고 가정과 사회 모두에 변화를 가져오게 할 것인가?: 첫째 무엇보다 우선 가부장적 특권을 유지시키는 '장시간 노동' 그리고 그것을 재생산 하는 매커니즘인 교대레 근무가 폐지되어야 한다. /시급제를 없애나가야 한다.

 

p.324
가족 임금 이데올로기를 벗어나서 노동주체를 상정해야만 남성들을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성들의 사회적 노동이 가시화되는 계기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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