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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기후 변화에 대해서 침묵할까?

최근에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http://www.ipcc.ch/)가 5년마다 제출하는 보고서의 요약이 나오면서 한두번 일간지에서 중요한 기사로 다루어졌던 것 같다. 아직 정식보고서를 팔고 있지는 않고 워크그룹3는 5월에 방콕에서 회의를 가지는 것으로 되어 있어 아직 2007년 보고서 전체가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은 더욱 확신을 가지고 기후 변화의 현실과 경향에 대해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나 같은 사람도 이제는 곳곳에서 나타나는 자연재해를 통해서 또는 점점 출하시기가 앞당겨지는 과일과 야채를 먹으면서 기후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 시간도 때우려고 외국 뉴스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해서 mp3 플레이어에 담아가지고 다니면서 듣는데, 참 다양한 뉴스 채널이 기후 변화나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에 왜 이리 둔감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 해수면이나 해양생태계의 변화가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4계절에 따라 생활과 경제 활동이 구성되어 있어 기후 변화를 느끼는 것이 어찌 보면 더 쉽기도 하고 그 영향도 적지 않은데 말이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최근에 들은 뉴스 몇 가지 중에서 재미 있었던 이야기 몇 가지 소개해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약 8만대 정도에 카풀 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스티커(범퍼에 붙이는)를 발행했다고 한다. 이제 거의 다 배포가 되서 추가 발급은 힘들 것 같다. 그런데, 이 스티커가 있는 차와 없는 차 (같은 차종의 하이브리드)의 중고 시세가 약 4천불(우리 돈으로 한 4백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기름값을 아껴서 하이브리드 차를 사는데 들어간 추가 비용을 회수하려고 하면 수십년을 차를 몰아야 하지만, 카풀 차선을 이용해서 하루에 30분 정도 이동 시간을 줄인다면 단 2년이면 차값의 차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한다.

유엔안보리 역사상 처음으로 기후 변화가 안건으로 다루어진다고 한다. 현재 의장국을 맡고 있는 영국이 강력히 주장한 것도 있지만, 많은 국가들이 기후 변화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 같다. 다른 뉴스에서는 영국이 기존의 그린 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계획을 더 강화했다고 한다. 영국은 EU 차원의 가스 배출 감축 의무보다 훨씬 더 많이 더 빠르게 감축시킬 계획을 입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뭐하는지.....

기후 변화와 직접 관련 있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인도의 중부 면화 생산지는 4년째 가뭄으로 매년 수천명의 농민이 자살을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다. 인도 정부는 뒤늦게 관개시설 [灌漑施設]을 만들고 자살을 막기 위해 홍보 영상을 만들어서 배포하고 돈도 주고 한다지만, 가뭄에 몬산토의 유전자 변형 종자를 사서 농사를 짓는 것이 죽으려고 하는 짓이라고 농민들은 생각하는 것 같다.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좀 이상한 쪽으로 튀는 것도 있다. 다름 아니라 석유 가격 상승과 더불어서 기후 변화가 핵발전의 재성장에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핵발전이 최근 수십년간 거의 무시되던 것이 요즘은 거의 폭발적인 재성장의 궤도를 그리고 있단다. 핵발전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상업적 개발사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에너지 문제가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핵심이긴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엑스 프라이즈 재단( X-prize foundation; http://www.xprize.org/)이라는 곳을 들어본 적이 있는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수백만불의 상을 내걸고 특정한 기술적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면 상을 주는데, 최근에 꽤 유명했던 과제는 민간 우주선으로 우주에 가는 것이었다. 이 과제가 달성되어서 한참을 과학기술란에 많이 소개가 되었었다. 이 재단이 올해 말 정도에 새로운 과제를 내려고 하는데, 그게 자동차 연비 향상이다. 아직 정확한 룰은 안 만들어졌지만, 주요 내용은 1 갈론(약 3.78리터)의 가솔린으로  100마일(약 160km)를 가는 자동차를 만들면 상을 주겠다는 것이다.  대충 우리식으로 따져 보면 연비가 42km 정도 되어야 한다. 이 때 자동차는 무슨 실험실용이 아니라 우리가 보통 타는 자동차와 같은 수준의 공간과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단다. 마티즈의 연비를 두배 이상 높이면 상을 탈 수 있겠다.

미국에서 보면 희한하게도 그린 가스 배출 등에 규제에 지방 정부나 주정부가 더 열심이라는 것이다. 연방정부나 의회는 굼뜨고 말이다. 우리는 지자체에서 이런 일들에 대해서 얼마나 열심인지 한번 알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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