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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S와 한미FTA: 무역과 지재권

TRIPS와 한미FTA

진국에서 개별 기업 차원이나 국가 차원에서 이윤을 확보하는 방안으로서 무역 자유화를 통한 시장의 확대, 지적재산권 제도가 보장하는 독점적 이윤,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9, 지식집약적 산업으로의 구조조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러한 자본주의 진화의 과정에서 양자 또는 다자 무역 협정(또는 협상)이 국제적으로 지적재산권 보호수준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지적재산권의 국제적인 보호수준 강화는 미국과 EU의 개별 무역 상대국에 대한 통상협상 등을 통한 압박, 다자간 조약인 WTO의 TRIPS, 1996년 WIPO 지적재산권 조약들(WIPO 저작권 조약10과 WIPO 실연·음반 조약) , 그리고 최근에는 FTA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WTO 를 설립과 더불어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Agreement on Trade Related Aspects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TRIPS) 이 채택되었다. 세계지적재산기구(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WIPO)가 관장하는 기존의 지적재산권 조약들과는 달리 TRIPS는 WTO 회원국 전체에 지적재산권 관련하여 일괄적으로 최저 보호수준의 준수를 하게 하고 또한 WTO의 분쟁해결제도를 통해 강제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 (박덕영, p.2). 또한 “WIPO의 지적재산권 조약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지리적표시, 영업비밀, 반경쟁 관행의 통제 등의 분야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박덕영, 4쪽).

TRIPS가 WTO에 포함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국제 질서의 단면을 살펴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1986 년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미국 산업계(컴퓨터 소프트웨어, 전자, 오락, 화학, 제약 및 생명공학)는 해외에서 지적재산권 보호가 적절하지 못하여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발도상국들은 미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우려가 실제는 서구 산업계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자국의 이해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느끼고 있었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은 다자 무역 협상에서 지적재산권 보호를 다루기를 거부했었다. 초기(최소한 1990년 까지는) 유럽공동체도 GATT 아래에서의 협상과 지적재산을 연계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반명 미국은 WIPO 내에서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향한 진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은 GATT가 WIPO의 조약이 가지지 못한 효과적인 협정 강제와 분쟁해결 절차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은 지적재산권을 우루과이라운드에서 다룰 의제에 포함시키기 위해 1986년 9월 GATT 각료회의에서 작업을 했고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수 많은 의제 속에 최종 정치적 타협을 통해 끼워넣어진 것으로 보인다. (Adede, pp.3-8)

우 루과이 라운드에서 광범위한 의제를 다루게 됨으로 해서 개발도상국들은 지적재산권을 다른 여타 분야에서 유리한 협상을 이끌기 위한 수단이 될수 있다는 주장을 통해 지적재산권을 논의하도록 유도 받았다. 또한 미국은 다자간 무역 협상의 장 밖에서는 자국의 법령을 근거로 지적재산권 보호가 부적절하다는 판단하면 이에 대한 무역 보복을 행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미 1985년 레이건 행정부 아래에서 지적재산권 침해 사례에 대해 미국 통상법 제301조에 따른 조사를 받고 10개월의 협상 기간을 거쳐 미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 전례가 있다.

우루과이라운드에서 개발도상국들은 WIPO가 지적재산권과 관련하여 주도하여야 하고, 위조품과 엄격히 무역 관련된 이슈에만 한정하여 협상을 하여야 하고, 기술 이전과 개발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88년 12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15개 협상의제 중에서 11개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 이때까지 합의가 안된 분야는 농업, 섬유 및 의류, 세이프가드, 그리고 TRIPS였다. TRIPS와 관련된 본격적인 논의는 1989년에서야 이루어졌다. 1990년 유럽경제공동체(ECC)의 회원국들이, 그 다음으로 유럽공동체가, 이어서 미국, 스위스 및 일본이 함께 TRIPS 전문 초안을 제출하였다. 14개 개발도상국은 뒤이어 “The proposals of the group of fourteen”이라 불리는 자신들의 제안을 제출했다. 이 제안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첫째 부분은 “Intellectual Property and International Trade”라는 제목으로 주로 위조 및 불법 복제 상품에 관한 내용을 담았고, 둘째 부분은 “Standards and Principles Concerning the Availability, Scope and Use of Intellectual Property Rights”라는 제목으로 기준에 대한 합의를 바탕을 이루는 목적과 원칙 그리고 다양한 지적재산권 종류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을 담았다. 협상 그룹 11의 의장은 앞서 네 개의 제안을 병합하여 하나의 텍스트를 만들었고, 이 텍스트는 협상 과정에서 개정되어 1991년 12월 마침내 최종안 초안으로 만들어졌다. (Adede, p.10-16)

GATT 논의 틀 안에서 NGO와 시민사회는 전혀 협상에 관여할 방법이 없었는데 반해 산업계는 자국 정부를 통해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켰다. 이러한 협상틀에서 만들어진 WTO의 이후 행보에 대해서 NGO와 시민사회는 비타협적으로 대항하게 되기도 했다. (Adede, p.16-17)


 

Adede, Adronico Oduogo. "The Political Economy of the TRIPs Agreement - Origins and History of Negotiation." ICTSD, Jul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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