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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성별

요즘은 매일 저녁 연서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간다.

아이도 하루에 한번은 코에 바람이라도 넣어야 할 것 같고,

낮에 햇빛을 봐야 잘 잔다고도 하고,

더 중요하게는 산책은 시간이 잘 간다는 거다.

아침에 아이가 활동을 시작해서 저녁잠을 잘때까지는 정말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린다.

물론 시간은 그냥 가지 않는다.

그때 그때 아이의 요구를 해결해주면서 힘들게, 힘들게 하루가 지나간다.

아직 백일밖에 안되서 잠이 많은 시기인데도 이런데, 나중에 낮잠이 하루 두번으로 줄어들면 그때는 어떻게 지내지?

흠... 그건 그때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중요하지...

 

어쨋든 아파트 단지를 한바퀴 돌고 놀이터에 앉아서 유모차를 앞뒤로 흔들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다가오신다.

"어머, 진짜 애기네. 몇달이에요?"

"백일 좀 안됐어요"

"근데 애가 크다. 요즘 애들은 진짜 빨라"

(그런가? 연서 키나 몸무게를 보면 또래 월령에서 30%-10명중에 세번째(작은순서로)- 정도다.  뭐 그래도 건강하게 봐주시니 좋지)

이러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신다.

아이가 왼손을 쓰겠다고도 하시고(놀랐다. 안그래도 늘 왼손을 빨려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아이들을 불러서 너두 어릴때 이랬다고 연서를 구경시키기도 하신다.

그러다가 아들들과 함께 놀이터를 떠나시면서 한마디 하신다.

 

"관옥같다... 진짜 관옥같애. 아들이"

 

떠나는 그들 모자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생각했다.

 

"저기, 얘는 딸이거든요"

 

담날은 분홍색 내복을 입혀서 데리고 나갔다.

한 할머니가 지나가면서 덕담을 하신다.

 

"아이구, 애기가 이쁘네. 옷을 보니까 딸이네. 딸이 좋지"

 

성공했다.

 

근데 여자애로 보이든 남자애로 보이든 뭐 어떠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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