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46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8/28
    자전거 타고 방화대교 북단을 다녀오다(4)
    말걸기
  2. 2007/08/26
    열심히 일하다(2)
    말걸기
  3. 2007/08/23
    한강이 그리워지네(3)
    말걸기
  4. 2007/08/22
    이게 낫겠다
    말걸기
  5. 2007/08/21
    정치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4)
    말걸기
  6. 2007/08/18
    '겔뱅 부부'의 나들이(4)
    말걸기
  7. 2007/08/16
    까불고 있네!!!
    말걸기
  8. 2007/08/16
    두 가지 깨달은 바
    말걸기
  9. 2007/08/09
    말걸기 뇌 구조(9)
    말걸기
  10. 2007/08/05
    동네의 고요한 밤(4)
    말걸기

북한산 국립공원의 구름

 

Tori~님의 [최근 하늘 ] 에 관련된 글.

 

 

아침부터 구름이 심상치 않아 한 컷.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62.0mm | 1/350s | f/11.0 | ISO 100

 

음... 뭔가 이상해...

 

 

이것이 황금덩어리였다면...

 

첨성대가 황금덩어리였다면 지금 경주에 없겠지?

몽골에 있을까? 중국? 아니면 일본?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35.0mm | 2s | f/8.0 | ISO 100

 

멀리서 방문한 사촌동생 경주 구경 시켜준 첫날 밤에 찍었다.

아래는 '안압지'라 불리는 임해전지.

저 벽도 황금이었다면 저렇게 멀쩡하진 못했을거야...

 

근데 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지?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35.0mm | 2s | f/8.0 | ISO 400

 

안압지는 깨끗한 반영이 유명한데 이날은 늦은 밤이었는데도 오리들이 다 뭉개버렸다.

 

 

자전거 타고 방화대교 북단을 다녀오다

 

산오리님께서 서운해 하실랑가 모르겠으나,

말걸기 혼자(평일에 혼자 아니면 어쩔건데?) 방화대교 북단까지 다녀왔다.

 

일단 행주대교 북단으로 갔고 거기서 행주산성 입구를 넘어

방화대교 진입로 공사장을 가로질렀다.

 

방화대교 북단이 온통 공사판임에도 낚시꾼들과 잔차돌이들 참 많더군.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26.0mm | 1/400s | f/11.0 | ISO 100

 

이 사진은 방화대교 북단에서 가양대교 방면으로 조금만 가면 있는 모래톱에서 찍었다. 구름을 역광으로 잡기는 참으로 어렵다. 더구나 다리까지 폼나게 만드려니...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18.0mm | 1/400s | f/11.0 | ISO 100

 

낮에 한강에 나가면 이렇게 놀러 나온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인생이 참 행복한 인생이겠지. 낚시도 하고 아예 물에 들어가 그물도 치고... 근데 생태계 교란인가?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18.0mm | 1/320s | f/11.0 | ISO 100

 

파란꼬리가 이 사진이 좋단다. 떠나고 싶어진단다. 그래서 덩당이 말걸기도 좋아졌다.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18.0mm | 1/200s | f/8.0 | ISO 100

 

말걸기와 방화대교 함께 다녀온 녀석. 이 녀석 공사장 돌아댕기느라 진흙탕에 들락날락 했다. 못봐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집에 와서 샤워했다. 파란꼬리가 부러워했다.

 

 

열심히 일하다

 

8월의 마지막 토요일.

열심히 일했다.

 

밥도 하고 찌개도 하고.

밥상도 차리고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두 번 하고, 그것도 삶는 빨래를.

게다가 더운 날씨에 장도 보고.

 

웬일이냐?

 

 

한강이 그리워지네

 

일산으로 이사 오니 한강이 그리워지네.

그저께는 집에서 자전거 타고 한강 나가는 길을 알아봤다.

조만간 나가봐야지.

 

 

아래 사진은 얼마전에 가양대교 위에서 찍은 사진.

사촌 동생 서울 구경시켜준다고 자전거 빌려서 가양대교를 넘다가 한 장.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18.0mm | 1/400s | f/11.0 | ISO 200

 

 

보너스 컷 하나 더.

사촌동생 한강 유람 시켜준다고 평생 처음 타본 유람선에서.

 

 

@ NIKON D200 | Nikkor 18-200mm F/3.5-5.6G ED | 36.0mm | 1/60s | f/4.5 | ISO 800

 

 

63빌딩은 아무리 봐도 촌시려.

 

 

이게 낫겠다

 

ScanPlease님의 [반짝반짝 스캔] 에 관련된 글.

 


 

심심해서 따라해 봤당.

이것 저것 넣었다가 이게 낫겠다 싶었다.

 

 

"싸랑해요~"

 


I got my name in lights with notcelebrity.co.uk

 

 

정치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레디앙>의 "민주노총 여성활동가 133인 심상정 지지"와 관련된 글.

 

 

위의 기사는 민주노총 여성활동가 133명이 21일 심상정 후보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한 얘기다.

 

기사에 따르면 심상정 지지자들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주의자’로서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며 “말로만 여성주의를 내거는 후보가 아니라 온몸으로 여성주의를 체득하고 실천해 온 후보 심상정이야말로 기층 여성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적임자임을 확신한다”고 했단다.

 


이 기사를 읽고 다시 확인했다. "정치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심상정은 여성주의를 체득한 사람이 결코 아니다. 말걸기가 생각하기에는 심상정은 여성주의에 대해 아는 게 없거나 여성주의를 알고는 있지만 실천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말걸기가 올 봄에 잠시 동안 심상정과 단 둘이 얘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말걸기가 물어보았다. 민주노동당 후보 중 유일한 여성 후보인데 이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치 지형 상 조건을 물었던 것임.)

 

심상정은 대답했다. 여성 문제를 다루는 자신의 보좌관이 몸이 아파 휴직 중이라고 했다. 곧 돌어오면 여성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했다.

 

말걸기는 또 물었다. 국회의원으로 당직을 갖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3년이 지났지만 사실 여성 문제나 성평등 문제로 당 활동을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심상정은 대답했다. 자신은 이제까지 여성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기회를 당에서는 갖지 못했다. 국회 재경위에서 경제 문제를 다루기에도 벅찼다고 했다.

 

이 대답을 듣는 이가 여성주의자이거나 성평등주의가 아니어도 좋다. 그러나 그 이념의 원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심성정의 답변을 여성주의자의 답변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공식적인 대화가 아니니 중요한 대목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과의 대화에서조차 이렇게 답을 하는 사람이 여성주의를 체득했다고 할 수는 없다. 정치인이 여성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여성주의자인 척 할 수도 있는데 그 정도도 못하는 꼴이다.

 

 

말걸기는 이 대화를 통해서 심상정은 당의 공식 정책에 대해서도 그다지 관심이 없음을 알았다. 아마 당의 경제 분야 입장에 대해서는 관심도 많고 개입도 많이 했을 터이지만 대통령 후보 해보겠다는 스케일은 없는 사람이다. 지금이야 온갖 분야의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겠지만 그거야 지금은 그래야만 하니까 그런 것 뿐이다.

 

2005년 하반기에 당 정책위는 2006년 지방선거 정책.공약을 만들어서 자료도 뿌리고 교육을 했다. 당시 여성정책 분야는 정책과 공약 내용을 발표하지 않고 성인지 정책 개발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서만 문서를 제작, 교육했다.

 

이 문서는 당 정책위의 공식 문서로서, 여성문제를 지방자치, 경제, 교육, 의료와 같이 병렬적 분야로 다루는 것은 성평등 실현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모든 분야의 문제를 '성인지적 관점'에서 관찰하고 성불평등 요소를 발견하여 그 대안을 찾으라는 '철학적, 방법론적' 지침서였다. 이런 관점으로 정책을 개발하라는 것이다.

 

심상정은 이 문서를 읽지 않았다. 읽었다 하더라도 그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했다면 실천할 의지가 "0"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당의 여성주의의 기초를 제공했다고 할 만한 당의 공식 문서를 읽어 놓고 "이제까지 여성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답할 수 있나? 아무리 비공식적인 대화라지만.

 

아니 뭐 바쁘다 보면 당 문서 안볼 수도 있다. 그래도 여성주의자라면 그렇게 답은 안한다. 아니, 못한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보좌관이 없다고 여성 관련 일을 못하고 있다는 변명도 못한다. 자기 구상이 없기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아니면 심상정에게는 여성 문제는 하나의 분야로서 경제 문제보다 후순위의 문제인 것이다. 이건 여성주의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여성주의가 경멸하는 태도이다.

 

 

위의 <레디앙> 기사에서 지지자들은 심상정을 두고 '여성주의자'라고 했다. 그리고 지지자들은 '여성주의자'로서 심상정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들이 여성주의자라면 심상정이 여성주의자가 아닌 걸 모를 리 없다. 물론 개인적인 관계를 갖고 있지 못해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심상정이 여성주의자라고 믿을 만한 진실을 알지 못하면서도 여성주의자인 심상정을 지지한다고 했다.

 

그렇다. 지지자들에게도 '진실'은 중요한 게 아니다.  이게 정치다. 심상정을 지지하는 이유가 '여성주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데에 있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건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심상정이 '여성주의자'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심상정 지지자들이 심상정을 '여성주의자'로 만드는 것이니 심상정의 여성주의에 대한 몰지각을 탓하지만은 않을 일이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심상정은 당의 지역 조직의 여성모임에 찾아가 "여성주의자 심상정입니다"로 자신을 소개해 왔으니 심상정을 '여성주의자'로 포장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심상정에게 있다.

 

 

 

어쨌거나 심상정이 여성주의자가 아닌 게 진실이긴 하나 정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게 분명하다. 심상정을 여성주의자로 포장해서 더 많은 정치적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면 심상정이 여성주의자가 아닌 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여성주의자인 척은 했으면 좋겠다. 여성주의자가 답할 수 없는 말은 삼가라 말이다. 어디가서 뽀록내지 말고. 쪽팔리게.

 

 

'겔뱅 부부'의 나들이

 

* '겔뱅 부부'란 게으른 부부로서 말걸기와 파란꼬리를 말한다.

 

 

어제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김밥이 먹고 싶어졌다. 오후에 소포를 부칠 일이 있어 우체국에 들른 김에 마트에 가서 김밥 재료들을 한아름 장 봐왔다. 길지 않은 시간에 동네 한바퀴를 돌았건만 왜 이리 지치는지... 저녁으로 김밥 해 먹는 건 포기하고 오늘로 미루었다.

 

늦잠 자고 일어났더니 김밥 만들기가 귀찮아졌다. 그래서 뭔가 김밥을 해먹을 만한 동기가 필요했다.

 

"올커니, 나들이를 가자. "

 

파란꼬리는 오전에 볼 일이 있으니 파란꼬리가 돌아오면 점심 먹고 김밥 도시락을 싸서 모네 전시를 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 시내에 나가서 그림도 보고 어디 그늘에 앉아서 김밥 도시락 까먹을 생각하니 김밥을 만들고 싶어졌다. 오케~이!

 

오이 절일 식초도 없어 가게를 왔다 갔다... 재료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닌데 준비하는 시간은 오래도 걸렸다. 오이 절이고 밥하고 당근, 햄, 맛살 볶고, 계란 부치고... 김 굽고 밥에 양념 좀 하고...

 

파란꼬리가 돌아왔다. 점심을 따로 챙겨 먹을 일 있나? 김밥 말아서 점심으로도 먹고 도시락도 챙기자.

 

자~ 중국산 대나무 김발 두 번씩이나 삶았으니 맘 놓고 말아보자. 김밥용 김이 아닌 터라 구멍이 숭숭 하지만 뭐 어때. 말걸기와 파란꼬리 둘이 앉아서 김밥을 하나 말았다. 맛을 봐야지. 썰기도 귀찮다, 그냥 손에 쥐고 김밥을 뜯어 먹었다. 괜찮네.

 

김밥 하나 말고 그 자리에서 썰지도 않고 우걱우걱 먹어버리기를 일곱 번. 굵은 깁밥 일곱 줄을 둘이서 먹으니 배가 불렀다. 아~ 다 귀찮다. 김밥 말던 자리에 누워버렸다.

 

@ 파란꼬리 作

 

저녁에 먹을 김밥 도시락 싸기 귀찮아서 남은 재료 냉장고에 넣고 둘 다 낮잠 자세를 취했다. 잠은 오는데 배불러서 잠이 잘 들지 않다가 한참을 자고서는 깼다.

 

"어, 저녁이 다 됐네."

"ㅡㅡa"

 

냉장고에서 재료 꺼내서 다시 김밥을 말았다. 점심 때처럼 앉은 자리에서 썰지도 않고 우걱우걱. 파란 하늘을 보니 나갔으면 무지 더운 하루를 보냈을 것 갔다. 이 더위에 나들이는 무슨...

 

'겔뱅 부부'의 나들이는 이렇게 무산되었다.

 

 

까불고 있네!!!

 

행인님의 [웃을 권리를 보장하라!!!] 에 관련된 글.

 

 

"까불고 있네!!!"

 

누구한테 하는 소리냐구? "21세기 태양이신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 따위나 쓰고 자빠진 놈들한테 하는 소리지. 저승에 가거든 정인지한테 한 수 배우라고 해주고 싶다. 찬양을 하려면 멋지게 하든가. 웃음만 나오게 하냐!

 

 

560여 년 전에 조선의 '자헌대부 의정부 우참찬 집현전대제학 지춘추관사 세자우빈객'이었던 정인지가 쓴 《용비어천가》의 서(序)를 보자구.

 

"신이 가만히 보건대 천지의 도는 넓고 두터우며 높고도 밝으므로, 그 도가 덮고 싣는 것은 오래되었고 또 영원합니다. 왕실 조상의 덕은 두껍게 쌓여있고 또 깊고도 멀므로 그 왕업의 터는 오래되었고 또 무궁합니다.

 

사람들은 바다와 산천의 널려있음과 새와 물고기, 동물과 식물의 자연히 자라남 그리고 바람과 비, 천둥과 벼락의 변화와 천체가 운행하고 계절이 바뀌는 것만을 보았을 뿐이지, 천지의 도가 쉬지 않는 그 넓고 두터우며 높고도 밝은 공은 모릅니다. 또 사람들은 종묘와 궁실의 아름다움, 백성들의 부유하고 풍성함 그리고 예악과 정치와 형벌의 밝게 이루어짐과  어진 은혜와 교화가 넘치는 것만을 보았찌 오랫동안 쌓인 길고도 먼 뽑히지 않는 기초가 있음을 모릅니다.

 

…… 아! 우리나라 역대 여러 성인들의 왕위에 오르기 전의 문무의 공덕이 성대함이며, 하늘의 명과 사람들의 마음이 여기에 붙쫓은 것이며, 또 사서로운 조짐이 나타난 것이 그 어느 시대보다도 뛰어났습니다. 그 멀고도 오랫동안 쌓아온 일을 영원토록 세상에 나누어 주게 될 것을 가히 미리 알 수 있습니다. ……."

 

이건 현대에 학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번역한 것이다. 유일한 현대어 완역본이라 인용했다. 직역했다니까 약간 어색함도 있다. 그래도 찬양을 하려면 이 정도 스케일은 되어야 하지 않나?

 

 

두 가지 깨달은 바

 

최근, 아주 최근 말걸기가 깨달은 바가 두 가지가 있는데 뭐 별 건 아니고...

 

(1) 손님을 집에서 치르기는 힘들다.

(2) 말걸기의 피의 반은 경상도 피다.

 

 

 

말걸기의 작은 이모는 파독 간호사였다. 공부를 잘 해서 독일에서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독일인 의사를 만나서 셋을 낳고 여전히 독일에서 의사로 살고 있다.

 

그 셋 중 막내 동생이 얼마 전 한국엘 방문했다. 다 늙으신 말걸기의 엄니가 멀리서 온 조카 데리고 이 동제 저 동네 죄다 구경 시켜주기는 힘들지. 말걸기가 경주와 서울을 보여주기로 하고... 5박 6일 간 손님을 치렀다.

 

입국 하는 날 공항 가서 집으로 데려와서 저녁 차려 주는 것부터 해서 2박 3일의 경주 나들이, 한강 자전거 투어, 그리고 제주 가는 비행기 태우기까지...

 

5박 6일 동안 대화를 '콩글리쉬'로 하니, 이거 원... 갑갑함도 한 바가지다. 그래도 파란꼬리는 '콩글리쉬'로 아사달-아사녀 얘기와 서동요 얘기도 하더라... 대단!

 

어쨌거나 깨닫게 되었는데 말걸기와 파란꼬리는 손님을 집에 두고 대접해 본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냥 잠깐 손님 와서 밥 한끼 대접하고 놀다가 집에 보낸 거야 몇 번 있었지만 손님을 제대로 치른 적은 없었던 것.

 

6일 간 돌아다니느라 힘든 것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진을 뺐다. 그게 손님 치르는 것인가 보다. 손님 보낸 다음 날은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다. 여전히 힘들다. 입안에 상처가 생겼고 낫질 않는다.

 

 

 

두 번째, 말걸기의 유전적(?) 경향을 발견한 것이다. 사촌동생과 6일 지내더니 파란꼬리가 다음의 글을 어느 카페에 남겼다.

 

"그는 매우 친절했습니다. 어디 가면 문을 열어주고, 제가 짐을 들면 들어주고, 그냥 편안하게 저를 배려해 줬습니다...... 그는 계속 저를 배려하고 있었고, 그것은 몸에 밴 행동이었습니다. 말걸기와 꼬리는 말걸기 생후 ㅇㅇ년 만에 말걸기의 피에도 경상도 남자의 피가 흐르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파란꼬리는 그런 배려가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남자가 여자한테 꼭 그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고, 누군가 자기를 배려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것 자체가 좋았던 모양이다.

 

말걸기는 파란꼬리와 함께 있을 때 문을 열어 준다거나 짐을 대신 들어준다거나 하지 않는다. 앞에 가는 사람이 문 먼저 열고 들어가는 거고 자기 짐은 자기가 드는 거니까. 이러는 게 꼭 '경상도' 어쩌구 할 만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으나 '배려가 몸에 밴 것'은 확실히 아닌 듯.

 

결정적으로 버스에 타면 말걸기가 먼저 앉으니까...(파란꼬리가 이 얘기는 꼭 쓰라고 하네...ㅋㅋ)

 

파란꼬리랑 함께 있다보면 파란꼬리가 말걸기를 배려하는 게 더 많다. 이러고 살다가 말걸기와 다른 태도를 가진 손님과 6일을 보내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말걸기는 그렇게 배려하고 친절하게 살고 싶지는 않은데...(왜냐면 게으르니까), 파란꼬리가 살짝 맛을 본 이상 고민이 된다. 약간의 위기 의식이랄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