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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을 시간

http://jineeya.tistory.com/254

 

매일 아침 '류미례'를 쳐본다. 영화를 만들고나면 매일 그런다.

내가 그런다니까 신기해하며 웃던 푸른영상 동료들이

어느 날, 자신들도 자기들 이름을 쳐보는 버릇이 생겨버렸다고 고백을 했다.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세상에 내보내기 위함이고

그러고나면 내 자식이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서 대해지고 있는지 알고 싶은 게 당연한 거니까.

매일 '류미례 아이들'을 쳐보다 발견한 건 지금은 홍형숙언니와 지니야의 글이 다다.

두 사람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그들도 내 영화를 특별하게 여기고 있을 거기 때문에

그 분들의 글을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마도... <엄마...>때 그랬던 것처럼 매일아침 검색을 하고 그렇게 글을 수집하다보면

마음이 찢어지듯 아프기도 할 것이고 밤마다 잠을 못 이룰만큼 속이 상해지기도 할 것이다.

그런 것보다 더 마음 아픈 건 아무리 검색을 해도 새로운 글이 안올라오는 거다.

호의적이지 않은 글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건 바로 첫번째, 두번째 영화에 대해서는

그런 무플의 세계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무플은 정말 지옥이다.

 

최초 공개자리였던 푸른영상 시사회에서 나는

내가 자꾸 변명을 하고 있는 걸 느꼈다.

두번째 대화자리였던 부산에서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나는 내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내가 하려고 했으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래선 안된다.

영화는 어느 순간 선을 넘는다.

푸른영상에서 더 나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시사회를 할 때엔

만드는 나도, 보는 동료들도 어떻게하면 부족한 것을 더 채워넣고 불필요한 것을 잘라낼 것인가에 골몰한다.

하지만 완성 후 세상에 내어놓은 후에는

나는 내 영화의 최고의 옹호자가 되어야한다.

부족한 건 사람들이 다 안다.

부족한 걸 내가 내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좋은 점을 자랑해야 한다.

 

요 며칠동안 국사봉문화제에서 부모교육을 받았다.

강의하시는 선생님은

학기초에 선생님을 만날 때 "우리 애는 이러이러한 점이 문제구요..."이런 얘기 절대 하지 말라셨다.

"부모조차도 그렇게 말하는 앤데 내가 뭘 어쩌겠어?" 이렇게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거다.

모든 아이들에게는 9가지의 좋은 점이 있고 한가지의 부족한 점이 있다.

왜 부모들은 그 한가지의 부족한 점에 집착하는가?

세상에 완벽한 아이는 없으니 9가지의 좋은 점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어라.

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내 영화에 9가지의 좋은 점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푸른영상에서 외부 시사회를 한 순간부터

나는 이제 선을 넘어야한다.

내 영화를 옹호하고

실패한 기획의도가 아니라

포기한 기획의도가 아니라

낱알을 줍는 기분으로 한컷 한컷 붙이면서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바랬던 내 마음을

그 이야기를 해야 해.

 

나는 이제 선을 넘었다.

즐거운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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