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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정리

낮에는 편집하고 밤에는 상영회, 혹은 영화제 다니고

아침엔 허겁지겁 등교 및 등원 및 출근을 하느라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 못했다.

새로산 휴대폰의 사진도 정리할 겸 잊지 않기 위해 하는 메모들.

 

1. 한달 만에 강화

집앞 밭이 코스모스 천지였다. 집앞에도 코스모스가 빽빽히 피어있었다.

씨는 바람이 날려주는 건가? 아무 것도 안하고도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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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밭은 찍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만난 다롱이와 함께 있는 하늘.

얘는 갈수록 장부의 기질이 엿보인다. 오늘 아침에 한 판 했는데....

새언니가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 마음을 풀고 보내라고 했는데

삐진 채로 보내버렸다. 하늘, 울고 있진 않겠지? 미안.... 그러니까 감기약은 바로바로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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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이는 참 많이도 컸다. 다롱이는 초롱이의 할머니가 낳은 개다.

그러니까 초롱이의 삼촌인데 얼굴이 곰같다. 먹을 걸 주면 정신을 못 차린다.

이번에 강화 냉동고를 싹 정리해서 상한 건 아니지만 오래된 고기들을 푹푹 끓여서

다롱이와 희동이와 이순이에게 줬더니 다들 나를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다.

"맛있는 거 주는 아줌마"라고 생각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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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내내 강화집에 가면 풀을 뽑았는데 그 중 한 풀이 뿌리가 도라지처럼 생겼길래 다시 심어주었다.

호미에 뿌리가 상해있어서 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무럭무럭 잘 자라주더니 이런 모양이 되었다.

주말에 오빠네 집에 놀러갔다가 이 사진을 보여주는데 이름을 아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나팔꽃은 아니다. 크기나 모양새가 나팔꽃보다는 백합과 더 가까운 듯한데...

어쨌든 고마워. 살아줘서. ^^

 

2. 서울 첫 상영

사진은 찍지 못했고 은평씨너스에서 열리는 은평구민축제에서 <아이들> 상영이 있었다.

매진이 될 것같다고 그래서 표도 미리 구해놓고 그랬는데 50명 정도의 관객과 조촐하게 상영회를 가졌다.

초반 20분 동안 테이프 에러로 보이는 증상 때문에 화면이 네 번 정도 멈췄는데

심장도 같이 멈추는 줄 알았다.

파란꼬리, 홍아, 말걸기님이 오셔서 영화를 봐주셨다.

파란꼬리에게 안겨있던 홍아가 내내 잘 보다가 자리에 앉으려니까 칭얼대서

급히 나가는 파란꼬리를 보니 옛 생각에 짠했다.

 

아이들을 업고 영화를 볼 때면, 칭얼대는 아이를 얼러가면서 아픈 허리를 참으면서 영화를 보노라면

영화도 영화지만 그렇게 영화를 보는 내가 대견스러운 적도 있었다.

감독님, 저 정말 감독님 영화 열심히 보는 관객이죠?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

그렇게 고생하면서도 끝까지 영화를 봐준 파란꼬리님과 홍아와 말걸기님께 감사.

즐거운 가족여행 되세요~~

 

3. 서울 두번째 상영

아이들 in 두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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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사진은 항상 한템포 느려서... ^^;

지금까지의 상영회 중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했던 때.

특히 하돌은 부산에서도 숨고, 은평에서는 아예 나오지 않더니 이 날은 관객과의 대화 때

나와서 앉아있기까지 했다.

물론 대화가 깊어지자 아이들은 돌아다니고 영사막으로 썼던 커튼 뒤로 숨는 등

산만함의 극치를 보여줬고 중간에 관객 중 한 분이 질문을 해주셨는데

그 때 앵두가 "나 쉬 마려" 해서 잠깐 중지하고 쉬를 누이러 갔다오기도 했다.

사무실 문대표가 "정말 대단한 GV다"라며 감탄했다.

 

트위터에는 게시물이 많아지만 상영시간이 되어도 아무도 오지 않아서

걱정하다가 생각을 바꿨다.

쓸쓸하게 상영되었을지도 모를 내 영화를 나와 내 아이들이 함께 해주어서

내 영화가 외롭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하루 전에 상영이 결정되고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 거라고 문대표는 내내 미안해했지만

우린 참 좋았다.

무엇보다 썰렁한 두리반을 내 아이들과 내 영화가 따뜻하게 밝혔다는 생각에 기뻤다.

매 커트에 어김없이 반응해주던 관객들. 그리고 앞으로 내가할 일을 얘기해주던 채림선생님.

두리반 상영을 거친 후, 다음 작업에 대한 계획이 어렴풋이 잡히는 중.

고마워요~~

 

4. 가족영상축제 개막

온 가족이 출동. 가든파이브는 정말 한적한 곳에 있었다.

포토월에 사진을 찍는데 하돌은 나중에 막 울었다.

자기는 하기 싫었는데 찍었다고 막 우는데 참 나..

사실 걔는 포토월에 설 때도 내 뒤에 서있어서 하돌아 나와라...하다보니 시간이 금새 다 지나가고 말았다.

개막작은 재미있었다.

영어자막이었는데도 웃는 앵두를 보니 신기하기도.

 

짧게라도 앞으로 계속 이렇게 글을 올려야겠다.

 

5. 서운한 소식

<엄마...>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내 영화는 공동체상영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부산이야 어쩔 수없이 사전제작지원때문에 틀어준 거지만

아마 다른 영화제들에서 별로 선호할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데 이틀 전에 갑자기 내 영화가 두바이영화제에 초청이 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산영화제 기간 중에 프로그래머가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루동안 온갖 상상을 하면서 드디어 애들하고 몽땅 다 같이 비행기를 탈 생각에 부풀어있었는데

결과는 아니었다.

전혀 생각이 없었는데 괜히 헛바람만 들이키고 나니 좀 허탈했다.

 

괜찮아. 나는 어차피 국내형감독이니까.

괜찮아.

앞으로의 만남이 기대된다.

 

6. 이번 주 상영계획

가족영상축제

때:10월 29일(금) 6시 30분 송파CGV

장소:송파CGV 3관

관람료:5천원

 

김해여성영화제

때:10월 31일(일) 3시

장소:김해문화의 전당 내 2층 영상미디어센터

관람료:무료(문의:055-326-6250)

 

영화야 잘 뻗어나가라~~~

영화 봐주시는 분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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