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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현실이 꿈에 스미고 꿈이 현실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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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07
    세조각(2)
    하루

2016/01/26

1.

아주 치열한 가두투쟁 현장이었다.

시위대는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 중이었는데

내가 있던 곳은 트럭 짐칸 같은 곳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싸우는 중이었다.

나는 트럭 바로 아래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그 상황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동창 L과 국민학교 동창인 C가

단도에 찔리는 걸 보고 경악.

곧 그 두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음.

너무나 슬프고 너무나 안타까운 내게는 방금 전 그 순간이 자꾸 떠올라 괴롭다.

더 괴로웠던 것은 사람이 두 명이나 죽었는데

페북 등 SNS에서나 활발하지 세상은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롭다는 것.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에 나는 깊이 절망한다.

 

2.

합정역 근처의 으리으리한 음식점이 배경.

그 곳에서 신년회가 열리고 있다.

나는 내키지 않지만 꼭 참석해야 했다.

현재 연재글을 보내고 있는 잡지사 편집부에서 여러 번에 걸쳐 와달라고 했기때문이다.

그 자리에는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그들 중에는 다른 활동 때문에 알게 된 사람들의 얼굴도 여럿 보인다.

일행 없이 혼자 참여한 나는 입구 쪽 자리에 등을 돌린 채 앉아서

아는 얼굴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다.

나는 모르지만 나를 아는 어떤 사람이 자리에 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곧 행사의 호스트가 와서 "서로 아는 사이냐?"고 사교적인 웃음을 보내며

가벼운 대화를 하는 중에, 내게 흥미로운 화제가 생겨 더 깊이 들어가려는데

호스트는 떠나고 원래 있던 사람도 떠나고 나는 다시 혼자 남는다.

신기했던 건 행사 음식으로 나온 게 아주 양질의 스테이크.

나는 행사장소로 어떻게 이 음식점을 섭외하게 되었는가 궁금해하는데

호스트가 알려주기를

'우리 잡지사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수지타산이 안맞아 걱정이다'

내가 생각해도 음식점은 너무 크고 화려하다.

그리고 이 곳에서 취급하는 음식들은 우리 취항과도 맞지가 않는데.....

왜 일을 이렇게 벌였을까, 혼자 궁금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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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학동창L은 1학년 겨울 방학 때 나한테 고백을 했었다.

그런데 나는 그게 고백인 줄도 몰랐다.

그 애가 무슨 말을 하긴 했지만 그 말과 상황이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던 터라.

아마 족구를 한 다음이었을 거다.

그 애는 공을 벽에 통통 차면서 내게 자기의 마음을 털어놓았는데

그 때 내가 어떤 느낌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나중에 다른 친구들이

"L이 하루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대"라는 말을 전해주어서

아, 그게 진심이었나, 하고 말았다.

그런 일은 그 전에도 그 후로도 사람을 바꿔가며 몇 번 반복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알겠는데

그때엔 왜 그런지를 정말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후 철학과 B는 

자기네 과에서 나를 좋아하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라는 말을 했다.

그 때의 우리들은 연애라는 것도 운동의 일환으로 생각했던 것같다.

나는 열혈 운동권 여학생이었고

역시나 열혈 운동권이었던 남학생들은

저런 여자애와 파트너가 되면 운동을 더 잘할 거다,라는 생각을 했던 건 아니었을까?

그런 착각으로 열혈운동권남자와 연애했다가 철저하게 망한 케이스가 나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절대로 안 그럴거다!

 

2~3년 전 쯤 푸른영상에서 <탐욕의 제국> 시사회가 있어서

페북에 글을 올렸는데

L이 연락을 해와서 푸른영상에 연결시켜주었다.

나는 그 때 시사회에 가지 못했는데 나중에 L이 못봐서 아쉽다고

나중에 한 번 보자는 문자를 보내왔다. 나도 의례적인 답장을 보냈다. 그것으로 끝.

 

대학시절의 친구들을 만나는 건 가능한한 피한다.

페북에서 왕래하며 근황을 아는 사람들만 드물게 만날 뿐.

20대에 같은 뜻을 도모했던 건 신기루같은 추억일 뿐,

우리는 정말 모두 너무나 달라져있다. 

그런 식으로 만나자고 하는 애들은 대부분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시절 몇 년동안 헌신을 보냈던 JS가 꿈에서 너무 이상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전화를 해보니 오세훈 선본에서 일하고 있어서

"너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 안돼?"라고 부탁했던 게

유일한 개입이었다.

그나마 내가 JS에게 그런 조언을 할 수 있었던 건

JS와는 대학 시절에도, 대학을 떠난 후에도, 꾸준히 만나왔기 때문이었다.

JS 또한 승승장구하다가 오세훈 선본까지 흘러갔던 것같다.

나중에 자신이 일하던 방송국으로 돌아가서

푸른영상에 밥사러 한 번 온 적이 있었고

그 날 밥을 사던 자리에서 약간 꼰대처럼 굴어서 내가 싫었던 기억이 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냥 놓아버리는 게 맞다.

선 자리가 달라진 사람한테서

예전에 같은 자리에 섰던 시절의 그 믿음과 동료애를 기대했다가는 

남는 건 상처밖에 없다,

는 것을 나는 여러 번, 반복해서 겪어가며 알았으니까.

 

그런 이유로 L과 다시 보지 않고 있었던 나는

꿈 속에서 죽어버린 ,L과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너무나 애통해했다.

꿈에서 깨어 내가 얼마나 안도했는지.

앞으로 동문회든 오프라인 번개든 한 번쯤은 나가서

늙어가는 친구들과 근황쯤은 주고받을까,라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나는 아마 가지 않을 듯 싶다.

살이 너무 쪄서 그냥 그런 데 가기 싫다.

아주 단순한 이유가 마지막까지 내 발목을 잡을 거다.

그냥 예전의 그 하늘하늘한 아이로 기억되길 바랄 뿐.

 

국민학교 동창 C와 두번째 꿈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봐야함. 

 

사실 요즘 거의 매일 빠지지않고 DH가 꿈에 나온다.

아기를 낳은 후에도 내가 아기엄마라는 사실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꿈에 반영되었다.

그런데 안 지 얼마 안된 어떤 사람이 거의 매일 꿈에 나오니 호기심 충만.

어느 날은 사실은 그의 성씨는 Ryu,나와 같은 집안 사람이었고

(이게 웬 다스베이더적 선언인가! '내가 니 친척이다!'라니!!)

또 어느 날은 약 파는 장사꾼으로 나와 허당 세일즈를 펼친다.(나는 안 속는다)

또 어떤 날은 카마수트라의 그림 속 등장인물로 벽에 박혀있고

또 어떤 날은 비밀의 화원에서 거대한 일가를 이루며 사는 은둔자이다.

그래서 이젠 꿈풀기를 포기한다.

 

아주 예전에 MS를 처음 만났을 때 그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시간은 내게 사람에 대한 불신을 남겼고

누구와 교류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얼만큼 추해질 수 있고  

얼만큼 바닥을 칠 수 있는가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냉소만 남은 채로 사람들 사이를 단독자가 되어 유영한다.

단독자로서의 유영은 홀가분하고 쓸쓸하다. 

일은 같이 하지만 누구와도 교류하지 않는 이 관계.

그래서 사람들은 늘 나에게 "바쁘죠?"라고 묻고

나는 "안 바쁜데요" 하고 웃으면서도

사적인 만남은 갖지 않는다.

이 나이가 되어서 새로운 누군가를 내 세계에 들인다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처음 얼마동안은 호기심에 빛나는 눈동자만큼

빛나고 반짝거리고 오글거릴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가겠어....

그래서 과거의 사람들과는 멀어지고

현재의 사람들에겐 곁을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이 상태로 남은 생애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괜찮다. 

그래도 누군가와 교류하고 싶은 욕망은 남아 있어서

이렇게 꿈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건가.

연못에 물고기를 풀어놓고 바라보는 것처럼

그냥 이 상태를 조용히 바라보고 세세히 기록하자.

기록으로 기억을 정리하고나면 나의 잠재의식을 감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사실 지금 아주 건조한, 메마른 문서를 작성하는 중이다.

꿈을 잊어버릴까봐 적는다.

그리고 이렇게 축축하고 제멋대로인 글로 마음 속 상념들을 다 뽑아내고 나면

마른 글이 더 쉽게 나올지도 모르니까. 

코끝을 스쳤다가 이건 뭐지,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사라지는 향기처럼

내 꿈, 내 연상, 내 마음들은 기록하지 않으면 몇 초 사이에 흩어져버린다.

이렇게라도 적어둬야 생각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

지금부터 초긴장, 초집중 모드에 들어간다.

 

2. 수익사업을 위해 휘황찬란한 식당을 빌린 꿈과 관련해서.

건조하고 메마른 글을 쓰다가 갑자기 꿈 생각이 나서 한 마디.

나는 지금 누군가들의 기획서들을 번지르르하고 휘황찬란하게 만지는 일을 하고  있다.

혹시 이거랑 연관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갑자기 함.

영화를 만들어야한다. 그런데 돈이 없다. 그래서 펀딩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어차피 지금 우리가 만들어야하는 영화는

포장을 하나 안하나 후원자들의 층이 바뀌거나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나 지금 뭐하는 거니.....

나 어제밤 예지몽 꾼 거야?

아 기획서 쓰는 일은 정말 싫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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