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싫어

from 우울 2005/02/09 02:36
일찍 잘 수가 없어.
생각해보면, 일찍 잠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불 뒤집어쓰고
공허한 잡념과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다는 괴로운 자각으로 보냈는지...
참으로 아까운 시간들이었다.
그 시간에 차라리 그저 좋아하는 책이나 읽고
조바심내하지 않았더라면
건강에도 좋았을 것을...

일찍 자야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이유는,
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이었고 회사에 가야하기 때문이었고
무언가 사회속에서 꼭 처리해야하는 일들(관공서 출입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학교가 2시쯤 시작되었다면
나도 지각같은 거 굳이 하고 싶지 않았고
맨날 혼나는 것도 지겨워서
아마 지각안했을 거다.
아아~ 얼마나 많은 처벌을 받았더랬나......
지각만으로도 학교생활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개개인의 생활리듬을 무시하는 것으로부터
학교라는 제도는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나보다.

밤인간으로 살 권리는
만화가나 가수한테만 주어지는 걸까?
난 언제쯤 밤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될까?

밤인간으로 살 수 있게 된다면
나도 규칙적으로 살 수 있다.
3시나 4시쯤 자서 11시쯤 일어나고
2시쯤 일을 시작한다거나
하루를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다면
아주 규칙적인 생활이 될텐데.

규칙적으로 살게 되면 건강도 좋아질텐데.
야옹 야옹
내가 맨날 일부러 약속시간을 어기는게 아니란 말이다
생활을 사회적 규칙에 맞추기 위해
불규칙하게 살게 되다보니
무언가 불안정하게 일이 밀리거나
몸이나 정신 상태가 타인을 만나기 힘들게 되거나
한단 말이다.

결국
요새는 약속같은 건 안하게 되었다.

"개토는 게으르지 않아요!!!"
내 담임 선생들, 교련 체육 음악 등 생활지도 선생들에게 외치고 싶다.
생각해보면
나는 나름대로 늘 열심히 살았건만
그들이 하라는 걸 안한다는 이유만으로 게으른 아이였다.

밤인간으로 살 수 있는 나만의 요새를 건설하기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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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9 02:36 2005/02/09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