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얻기 위해 바르트를 읽다.
글쓰기를 통해 내가 설 자리는 어디일까?
결국은 어떤 나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남들이 보기에는 우스웠을지 모르나 나 자신에게는 굉장한 싸움이었다.
그 싸움은 너무나 지지부진 하여 나는 그 싸움의 중간에 끼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몇년씩이나 넋놓고 있어야 했다.
나는 차라리 몇번씩이나 나를 없애버리고 싶었다.
93년 이후에 10년이 넘게 스스로 확신해 왔던 많은 것들을 외면해야 한다.
손에 닿고 만질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
그들과 함께 살고 노래하고 밥을 먹고 만져주고 울고 싸우는 것.
나는 그것이 가장 올바른 삶이라는 것을 알지만
내게는 이 삶이다.
나는 막연하지만 확실하게, 두가지 삶을 동시에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가치관과 도덕이 처음부터 없었던 곳으로 간다.
나는 이제 누구를 위해서도 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나 외에는 아무도 없는 허공에서 춤을 추기 위해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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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선택함의 끝자락. 허공의 도착점.. 더이상 나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 바닥나가고.. 내가 원하는 것의 단단한 알맹이만 남았다. 그런데 그건 사실 살고 희열에 키득거리고 싶은 마음 또는 놀이하고자 하는 욕망.
육신이 튼튼할 때는 살점을 던져 노래하지만 이젠 기냥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