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from 우울 2007/01/24 20:20

누구나 느끼는(?),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때문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이럴때 나는 적개심이랄까, 주변 모든 것에 대해 겁먹은 야생개처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내 모습은,

무척 초라하고 털이 떡진 붉은 개.

침도 질질 흘리고 눈에는 핏발이 서고

어깨와 머리를 낮춘채로 낮게 으르릉거린다.

 

보기 싫다.

 

잔인해지고 싶다.

목안에 간질간질한 게 있어.

 

이럴땐 와우가 최고의 약인데,

오늘은 와우조차 하기 싫을 만큼 내가 싫다.

 

아오.

 

 

 

싫은 건 싫다고 말해도 될까?

항상 그런 건 아니다.

특히 누군가가 많이 사랑하는 것을 싫다고 말하면 안된다.

 

예전에

누군가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싫다고 말해서 그가 우는 것을 보았다.

그때는 모르고 그랬지만...

 

하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이 그것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상처가 될때가 있다.

왜일까?

그걸 잘 모르겠다.

 

블로그가 당장의 내 인생에서 굉장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나는 블로그때문에 밥을(사실은 고기를....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잘 못먹게 될 정도로

블로거들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몸무게가 42kg으로 줄었다.

블로그는 내게 있어 당분간 현실계보다 더 물리적인 실체다.

 

나는 '그것'에 대한 사랑과 '그것'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냥 스치기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적개심.

대체 이유가 뭘까?

 

나는 '그것'을 왜 그렇게 싫어할까?

 

그것에 대해 쓰고 싶지만 쓸 수가 없다.

이곳에서 나는 익명이 아니다.

 

내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알고보니 내가 아는 사람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혹은 그는 나를 알고 있었다.

 

익명이 아니라니, 이상한 블로그다.

 

착한 사람이라면, 그런 이야기는 안쓰는 거다.

개토는 착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냥 개토가 읽지않으면 될 것을, 굳이 싫다고 말할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읽지 않기엔, 블로거가 너무 적다.)

익명이라고 해도 역시 쓰지 않는 것이 나은 것이다.

 

아오,

잔인해지고 싶다.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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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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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4 20:20 2007/01/24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