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에게 부인을 빌려준다는 점에 대해서,
내가 그 부인이라면 별로 싫지 않을 것 같아.
아직도 그렇게 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끔은 손님이 와주기를 기대할지도 모르겠어.
낯선 손님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
뭐 실망스러운 손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즐거울 거라고 생각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냉동고가 끝도 없이 끝도 없이 커다란 거야.
텅빈 냉동고인 줄 알았는데 가다보면 고깃덩이도 하나씩 매달려 있곤 했지.
썰매는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달리고 있어.
따듯해 보이는 개 12마리가 누군가의 삶을 싣고 달리고 있어.
하얀 집 속엔,
바다표범가죽을 손질하는 내가, 얼굴이 거슬거슬 튼 채로 앉아있어.
그가 왔다고 해서,
내가 기쁜 내색을 한 건 아니야.
따듯하다는 건 기쁜 거지.
나는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어쩌면 그가 외부에서, 아주 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왔기 때문에
나는
그와 말이 통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그는 내일 아침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연결된
냉동고의 반대쪽 출구로 다시 떠날테니까.
나는 그런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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