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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욕의 세계사 2004/04/30

오욕의 세계사

from 2004/04/30 22:23

고환을 씹어먹는 더티 메리

1864년 런던의 검뎅투성이 골목에서, 그녀가 평등하게 골고루 사랑을 나눠주었고, 또 보살펴왔던 15명의 고환 없는 남자들에 둘러싸여 24세의 젊은 나이로 죽기 전까지 더티 메리에게 함부로 폭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뿐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가 태어날 때부터 악행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죽은 것은 오히려 그녀의 아버지 때문이었다고 보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다른 사람 10배의 힘을 가졌지만, 하나뿐이어서 여러 가지 불편함과 부당한 대우를 감수하게 만든 자신의 팔에 대해 비뚤어진 자부심과 자괴감을 평생 지니고 살았다. 여느 가정에서나 흔히 볼 수 있듯, 그는 일주일에 두 세 번씩은, 툭하면 기침이나 해대고 갈수록 야위어 가는 부인을 죽도록 팬 뒤에 나무토막같이 굳은 그녀의 몸에 성기를 쑤셔대다가 술기운에 지쳐 잠들곤 했다. 그런 와중에 망가질 대로 망가진 어머니의 몸에서, 냄비 바닥에 말라붙은 국물 한 방울까지 박박 긁어내듯 가능한 모든 기운을 빨아들여 4Kg의 거구로 더티 메리가 태어났을 때 당연하게도 그녀의 어머니는 남은 피를 모두 쏟고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아버지는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부인을 사랑했었는지 깨달았고, 자신의 사랑을 산산조각 낸 더티 메리가 얼마나 끔찍이 먹어대고 빽빽대는 악마인가도 동시에 깨달았다. 더티 메리는 아버지의 속옷쪼가리나 빨아먹으면서 자랐는데도 남들보다 2배는 성장이 빨랐다.
7살이 되던 때 <뒷골목의 개장수들>을 만든 그녀는 동네 꼬마악당들을 모아 하수구나 시궁창 주변에 사는 착한 눈의 겁먹은 개들을 구석진 곳에 몰아넣고 개를 사는 어른들과 당차게 협상을 하여 모든 아이들에게 1펜스씩이 돌아가도록 수입을 올리곤 했다. 물론 1펜스씩 돌리고 남는 돈은 그녀가 잘 보관했다. 그녀의 천재성이 개장사로 시작해 개장사로 발현되는데 그쳤다는 점이 그녀의 신비감을 반감시킬 만큼 대단한 문젯거리는 아니다.

12살에 이미 몸도 정신도 성숙할 만큼 성숙한 그녀는 아버지와 잠을 자기 시작했고,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지만 맞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차츰차츰 기분이 더 나빠진 것이었다. 18살이 되던 해 그녀는 아버지보다 더 힘이 센 팔과 경제력과 거대한 개시장을 갖게 되었고 아버지와 잠자리를 그만 두기로 마음먹었다.
그녀가 아버지를 그저 증오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쓸모 없는 인간에 대한 측은함 때문에 그녀는 그를 버릴 생각이 없었다. 고환을 씹어 먹는 더티 메리라는 별명이 그녀를 잔인한 여자로 느끼게 할지도 모르나, 사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것을 적당히 나눌 줄 아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그녀 주변에는 항상 그녀를 추종하는 다른 남자들이 많이 있었다. 그녀의 외모가 일반적인 기준의 매력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꾸지 않은 탓에, 특히 그녀의 피부는 이미 15세에 30대 중반처럼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늘 어두침침하기만 한 런던의 하늘도 거리를 활보하고 돌아다니는 동안 자외선으로부터 그녀를 지켜주지는 못해서 주근깨와 기미와 깊은 주름이 그녀의 얼굴을 산만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녀가 웃을 때면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것처럼 검은 이들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 주변의 남자들의 그녀의 사업능력과 돈만을 바라보았던 것은 아니다. 그녀의 눈은 어둠 속에서 보면 엄청난 깊이를 느끼게 해서, 사람을 휘어잡는 힘이 있었다.
어쨌든 그녀가 고환먹는 더티 메리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 바로 그 18세 때이며, 첫 번째로 그녀가 먹은 고환은 다들 아시다시피 그녀 아버지의 것이었다. 그녀는 합리적으로 생각했고, 아버지를 죽일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옆방에 의사를 불러놓고 그 일을 진행했다. 대낮에 살며시 들어가서는 아버지를 유혹해서 아랫도리를 벗게 만들고 성기를 애무해 주다가 전날 밤 숯돌에 날이 잘 서도록 갈아서 가슴 사이에 꽂아두었던 날이 접히는 단도를 꺼내어 아주 작은 '철컥' 소리도 내지 않고 편 다음 단숨에 잘라 버렸다. 의사에 말에 따르면 그녀의 아버지는 집이 무너지도록 큰 소리로 마치 황소처럼 울부짖었다고 한다. 피가 순간적으로 분수처럼 솟아서 얼굴은 온통 뜨끈한 피범벅이었지만,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옆방으로 들어간 그녀는 대충 수건으로 얼굴을 씻은 다음 성기와 함께 잘린 고환을 매운 고추와 함께 요리해 먹고 성기는 개들에게 주어버렸다.

그 뒤로 그녀는 손수 흰색 벽의 문이 많고 큰집을 지었고 아버지와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았다. 더티 메리가 죽기 전 까지 6년 동안 그 집에서 살거나 혹은 잠시 지내다 간 사람들은 대충 세어도 100여명은 넘었다고 하며 그 사이에 그녀는 마음에 드는 남자 15명의 고환을 잘라서 요리해 먹었다.
그녀의 죽음은 비열한 배신의 결과였다. 이른 새벽 여느 때처럼 개시장으로 가던 더티 메리를 호위하던 고환없는 15명의 남자들이 그녀에게 15개의 칼침을 놓았던 것이다.

여기 적힌 내용은 그녀의 집에 잠시 머물렀던(아마도 일시적인 방탕 때문에) christopher Mann이라는 작가가 소설의 소재로 삼기 위해 메모해 두었던 노트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결국 작가로 유명해지지는 않았지만, 후에 출판사를 차릴 수 있었던 그는 노트의 내용을 소설처럼 발표했었고 그 책이 우연히 한 헌책방을 통해 내 책꽂이에 꽂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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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30 22:23 2004/04/30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