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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0/21
    스파게티(1)
    hand
  2. 2005/09/18
    추석(6)
    hand
  3. 2005/09/10
    독서(3)
    hand
  4. 2005/08/26
    그냥...(3)
    hand
  5. 2005/08/01
    banana republic(7)
    hand
  6. 2005/07/13
    우주전쟁
    hand
  7. 2005/05/22
    질문들
    hand
  8. 2005/04/16
    전문가(1)
    hand
  9. 2005/04/03
    주차간산(走車看山)(5)
    hand
  10. 2005/03/05
    Well-being(5)
    hand

스파게티

지나가는 말로,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에게 장난삼아 "면(Noodle)은 중앙 아시아에서 시작되어서, 중국과 이탈리아로 퍼져나갔데"라고 이야기했더니, "파스타는 면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고 스파게티는 그 중에 하나"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사실, 파스타는 만두같은 것도 있으니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런데, 그런 농담따먹기 하다보니, 매일 저녁을 한식, 즉 밥과 찌개 혹은 각종 분식(라면, 국수, 칼국수, 떡국, 만두국)으로만 만들어 먹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스파케티를 해먹기로 하고 면과 토마토 소스를 샀는데.... 첫번째 시도: 뭔가 싱싱한 생면(생칼국수 비슷한 것)을 파는 것 같아서, 그것을 구입해서 포장지에서 시키는대로 소금 쪼금 넣고 정해진 시간을 초시계로 측정해서 만들었는데, 결과는 토마토가 첨가된 삼일지난 떡뽁기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도 처음한 스파게티니까, 맛있게 먹고 두번째 시도:지난 번의 문제는 생면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나름대로의 추측에, 건면(보통 스파케티 면)을 구입해서 다시 시도. 근데, 지난 번에 토마토 소스를 작은 것을 구입했기 때문에, 소스가 부족. 그래서 그냥 3분짜장을 삶은 스파케티에 넣어 먹었다. 건면을 삶은 시간이 짧아서, 생라면+맛없는 짜장범벅 먹는 기분이 들었다. --:: 몇일 후, 다시 그 이탈리아 친구에서, 스파게티 면을 얼마나 삶아야 하나등등을 물어보다가, 같이 점심먹던 사람들이 자기는 어떻게 스파케티 만들어 먹나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탈리아 친구 말하길, 자기는 시간이 너무 걸려서 스파게티 같은 것은 만들어 먹지 않는단다. 어.. 면만 삶으면 되는데,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리냐라고 모두 궁금해 하자, 그 친구 왈, 토마토 소스같은 것을 가게에서 사서 먹는 것은 전자렌지에서 녹여 먹는 3분 요리와 뭐가 다르냐.. 그건 '요리'가 아니다.!!! 스파게티는 소스를 만드는데 적어도 한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혼자서 해먹기에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이야기했다. 키가 커다란 이탈리아 아저씨가 요리에 대해 한마디 하니, 모두 우와와아...싱가포르에서 온 한 여학생이 내가 속한 업계 용어로 요리도 'first principles'(가장 기본적인 법칙으로 부터 자연의 성질을 추론하는 이론)로 해야 하냐고 이야기해서 모두 폭소. 아마, 나물을 모두 시장에서 사온 후에 밥만해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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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다시, 추석입니다. 아직 여기 시간으로 하루가 더 지나야 완전한 보름달을 볼 수 있는 추석이지만, 한국은 이미 제사도 다 지냈을 시간이네요. 이런저런 기술의 발전으로 시공간이 압축되어서, 보고 듣고 하는 것은 거의 한국과 비슷하지만, 마음만은 어쩔 수 없어서 그 간격이 주는 허전함을 채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추석을 맞이해서 친구들과 공연을 보기로 했으니, 기대감이 있네요. 마치 바다처럼 고요한 하루하루입니다. 지난 번에 찍은 사진 한 장 더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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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을 읽다가, 교육부가 뭔가를 한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서 별로 할 말은 없지만 두가지만 이야기하면,

1) 이런 정책을 정말 실행하려고 진짜 진지하게 생각하고, 회의를 통해서 나온거라면, 아... 담당 라인에 있는 공무원들에게 정신과 상담을 추천하고 싶다. 뭔가 어릴 때 독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거나, 혹은 어릴 때 강제로 시키는 것(혹은 책읽기)만 하다보니, 이제 뭔가 '자율적'인 것 혹은 책읽기의 즐거움에 대해서 정신병적인 두려움이 없다면 이런 일을 상상한다는게 어려울 것 같고

2) 혹시 이러다가 나중에 결혼신고 하기 전에 아이를 얼마나 낳을지 서약서를 쓰고 나중에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면 신고를 취소하겠다고 협박할 지도 모르겠다.

도데체 내가 뭘 읽든 내가 뭐든 읽고나서 무엇을 생각하든 당신이 무슨 상관인가 라고 묻는 고등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도데체 뭐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교육부 아저씨들, 당신들이나 책 좀 많이 사서 보세요. 대통령이나 새로 부임하는 장관들이 좋아하는 책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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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점심먹다가, 지구 온난화를 이야기하다, Kyoto협약을 이야기하고 미국이 왜 Kyoto협약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가를,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미국의 인구를 고려할 때, 도데체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미국에서 배출하고 있는가를 이야기하다, 갑자기, 아일랜드에서 온 친구가, 인구 비율로 생각하면 너무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만, 총 체중 비율을 고려하면 배출량이 그것에 비례할 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정말 맞는거 같다.

------------------------------------- 자주 찾아가던 친구의 cyworld홈페이지가 얼마전 부터 firefox로 볼 수가 없다. 그냥 주소를 치면, cyworld의 메인 홈페이지로 간다..어.. 저는 거기 가입할 생각이 없다구요.. 그래서 explorer라고 불리우는 웹페이지 viewer를 이용하면 똑 같은 주소를 쳐도 잘 보인다. 그런데, 거기서도 그 홈페이지를 나가면 자동으로 또 다시 cyworld의 메인 페이지로 간다... 난, 내 친구의 홈페이지를 보고 싶은거지, cyworld의 메인 홈페이지를 보고 싶은게 아니라구요...라고 멱살잡고 cyworld홈페이지 관계자의 목을 흔들고 싶다. 예전에 그렇지 않았다구요.. 뭘 바꾼거죠? 라고... 그렇지만, 만약, 그 사람이, 왜 그러세요.. 여기 홈페이지를 만든 사람들은 그것에 동의한 사람입니다.. 라고 이야기하면, 난 사실 할 말이 없....을 것 같지만.. 그건 만든 사람들 이야기이고, 보는 나는 다른 놈이쟎아.. 당신네 홈페이지 보기 너무 힘들어..라고 마구 이야기하고 싶네... 여하튼 불편하네. firefox로 이것저것 보다가 explorer로 보다가.. 자동으로 이것저것 웹페이지에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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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na republic

낮에 우연히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제안 편지를 읽게 되었는데, 예전의 한나라당이 저지른 탄핵사건과 맞물려서, 위 단어가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Wikipedia에서 그 뜻을 친절하게 설명해놓았는데,

 

Banana republic (or Bananaland) is a pejorative term for describing a country with a non-democratic or unstable government, especially where there is widespread political corruption and strong foreign influence. It is most often applied to small countries in Central America or the Caribbean

 

(바나나 공화국은, 특히 만연한 정치적 부패와 외국의 강한 영향아래에서, 비민주적이거나 혹은 불안한 정부를 가진 국가를 경멸조로 부르는 단어이다. 주로 중앙 아메리카의 캐리비안 해협에 있는 작은 국가들에게 자주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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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스티븐 스필버그의 새 영화 [War of the Worlds-우주전쟁]를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최근 스필버그가 만든 두 개의 SF영화들(minority report와 A.I.)보다는 괜찮다고 말했다가, 그 말 듣고 보러갔던 사람들이 나중에 보고와서는,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냐며 이 영화는 재앙에 가깝다고 이야기했다. 솔직히, 난 A.I.만큼은 재앙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마도 너무나 한심한 영화를 연속적으로 보다 보니 기대수준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어떻게 보면 약간 아이러니컬 하지만, 그의 가족에 대한 과도한 가치부여와는 별도로 그의 영화에서 빛나는 점은 공포와 서스펜스에 대한 묘사인 것 같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고, 이 영화의 초반부에서 다시 그 재능을 본 것 같아서 이전 두 작품보다는 즐겁게 보았다. 어차피, 오래된 고전의 탁월한 재해석 같은 것을 기대한 것도 아니고, 수준이상의 컴퓨터 그래픽은 그 많은 제작비를 보면 당연한 것이니, 조금이라도 그의 재능을 확인한 것이 약간의 즐거움을 주었다. 초기의 TV영화 '격돌(Duel)'이나 '죠스'에서 보여준 것처럼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공포감을 쥐락펴락하는 그의 감독실력을 언제 한 번 다시 보고 싶다. 물론 불가능한 바램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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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들

황우석 교수 연구실에서 발표한 논문 해설을 이곳저곳에서 읽어보았다. 물론, 출판된 논문도 보았으나 초록과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해불가능한 암호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 꼭 기술적인 부분을 완전히 이해할 필요는 없기에,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로 여기에 적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생명과 인간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definition)를 하기는 무척이나 힘들지만 (http://en.wikipedia.org/wiki/Life), 개인적으로 생명과 인간에 대한 나름의 판단이 있다. 생명은 스스로 조직이 가능하고 복제할 수 있는 분자의 덩어리이고, 인간은 정자가 수정된 난자 혹은 체세포 핵으로 치환된(복제된) 난자가 자궁 혹은 그와 비슷한 기계에 착상되어 다양한 기관으로 분화된 형태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정자와 난자, 체세포는 인간의 것이어야 하고 자궁은 꼭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래서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특정 신체구성부분으로 만들기 위한 조작을 살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이러한 연구방향을 '인간'을 다루는 행위라고 생각하여 반대하는 행위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낙태는 살인이다. 하지만 나는 여성 자신의 원치않는 임신에 대한 13주 이내의 낙태를 지지한다. 즉, 판단에 따른 살인에 동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형에 반대한다..으으...). 사실, 아직 많이 가다듬어야 하는 생각이다. 헛점이 많이 보이는 정의를 가지고 너무 많은 판단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래도 수정하는 순간(체세포 복제되는 순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도데체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사실 잘 모르겠다.

 

여하튼,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보건데, 이번에 발표된 황우석교수연구실의 실험결과와 그들이 하고자 하는 연구방향에 대해 원칙적으로 커다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 또, 그들의 연구 성과는 무척이나 놀랍다. 어떤 인류도 다가서보지 못한 곳에 어느날 밤 혹은 낮에 갑자기 도달하여 황홀해 했을 황우석 교수 연구실의 대학원생들에게 축하를 혹은...!  사실, 내가 알고 있는 한도내에서, 복제의 가능/불가능을 판단하는 명확한 과학적 판단방법이 없기때문에 (얼마나 많은 실험데이터가 쌓이면 이런 방법론이 정립될까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 이번 타인간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불가능할 이유도 성공해야 할 이유도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지금도 이유는 모른다고 말하는게 정확하지 않을까?). 결국, 시도는 해보지만 성공할지 실패할지 아무도 모를 문제였는데, 황우석교수연구실의 살인적인 연구노동이 그 시간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앞당겨 가능하다는 것을 보인 것이다(이건 따로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지만, 밤샘을 밥먹듯이 하며 자발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집단적이고 살인적인 연구노동이 얼마나 오래 지속가능 할 까? '황우석교수를 통해 본 경영'... 뭐 이런 따위의 것이 나올까 두렵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란은 이런 연구에 연방정부연구기금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그것이 아닌 사람들간의 다툼이다. 이들과는 시작부터 대화가 불가능하다(일관성있게, 한국의 일부 교회가 황우석교수연구 반대 시청앞 집회를 개최하기를 기대해 본다). 연방정부연구기금이 엄청난 규모이긴 하지만, 다른 돈도 많기 때문에, 곧 이곳저곳에서 이런 연구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민투표로 지난 해 통과된 proposition 71에 따라서 올해부터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일년에 3천억원씩 10년간 3조원을 줄기세포 연구 한 부분에만 쏟아붓기로 했으니, 지금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솔직히, 다국적 제약회사의 연구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그러니 지금 난치병을 앓고 있는 10대를 가지고 있는 부모들은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돈을 모으는 게 로또만큼의 확률은 보장할 것이다. 물론 많은 돈을 모으는 게 좋을 것이다. 멀쩡하게 치료할 수 있어도 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여 "인류"에게 희망을 줄 수는 있지만, 난치병을 가진 "사람"들을 공짜로 치료해 주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을 보라. 예전에 병원에서 본, 18살에 교통사고로 뇌와 척추세포를 다쳐 25살이 될 때까지 병원침대에서 단발마적인 말과 조금씩 꿈틀거리는 것 밖에 못하는 청년에게 이런 연구는 치료가능성을 제로에서 제로가 아닌 것으로 바꿀 '수 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단, 이제 집 한채 이상 살 돈을 모을 준비를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이제부터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학적 응용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것을 대학이든 연구소든 기업이든 특허를 만들어 한몫 단단히 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복제줄기세포연구가 발전하면 발전할 수록 인간복제는 더욱 더 쉬워질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추측이라고 말한 이유는 착상 이후의 과정이 연구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복제된 난자와 그것의 착상 이후 분화중 어떤 부분이 복제인간의 형성에 중요한 과정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험관아기의 예를 봤을때, 배아복제기술이 완벽해 질 수록, 착상 이후의 과정은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 황우석교수가 주술처럼 인터뷰에서 반복하는 인간복제불가와 불가능은 오히려 스스로 돌파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한계에 대한 스스로의 주문같은 것 아닐까? 물론, 복제동물과 이종체세포복제(호랑이 체세포를 소의 난자에 집어 넣고 소나 돼지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연구)에 경험이 있는 그이기에, 그 스스로 자신의 연구가 복제인간탄생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알 것이다. 성체줄기세포 연구에서 알려져 있듯 면역거부없는 배아복제줄기세포가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상호작용의 세계로 들어가는 시작이다. 어쩌면 성체줄기세포 연구보다 배아복제줄기세포 연구가 다양한 가능성은 커보이지만 안정성 면에서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 보인다(갑자기 만화 아키라에서 데쓰오의 마지막 폭주가 생각이 난다).  만약, 이 단계의 연구가 지지부진해지면(특히 상업적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 극단적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쉬운(지 확실하지는 않다) 인간복제를 통한 병의 치료를 원하는 부류들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생화학무기가 빈자의 핵무기라고 불리는 이유는 원리를 알고 있으면 제조할 때 겪는 어려움이 핵무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돈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무진장한 돈과 엄청난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카피약은 쉽게 만들지만 처음으로 약품을 개발하기는 힘들다. 이런 초기투자를 특허를 통해서 만회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방법이다. 자, 그럼, 여러가지 난관을 뚫고,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난치병치료가 가능해진다고 치자.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이제 정확한 receipe가 완성되었다는 이야기다. 초기에는 특허로 혹은 비밀유지로 이 기술을 배타적으로 소유할 수 있겠지만, 결국은 모두가 알게되고 모두가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 도데체 누가 이런 기술의 응용을 제어할 수 있는가?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복제인간의 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황우석교수 스스로 밝혔 듯 이번 연구에 들어간 비용은 24만 달러다.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제대로 쳐주고 시간외 노동을 제대로 후하게 쳐준다고 쳐서 100만달러, 10억원이라고 하자. 이 정도의 돈은 실리콘벨리의 벤쳐 케피탈이 매년 버리는 셈치고 투자하는 돈의 새발에 피도 않되는 양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연구와 투자가 진행된다면, 50여년전의 진공관 컴퓨터에서 현재의 컴퓨터로의 변화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생명공학 기술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여기에 황우석교수실험실의 연구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 난치병의 치료에 획기적인 도움이 되길 나 스스로도 바란다. 하지만, 인간복제의 도래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혹은 더 한 것도. 사실, 인류는 이미 지구를 반토막 낼만큼의 핵폭탄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다. 그러니, 그것보다 더한 괴물이 나온다고 해서 그게 무슨 큰 대수겠는가?(반어법을 이해하시길) 복제를 통한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사람은(나를 포함해서) 복제인간차별금지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때를 대비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인류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처음으로 본 황우석교수연구실의 대학원생의 실험은 어떻게든 정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가는 문을 연 시작일 수 있겠다. 그러니 축하 혹은 저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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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전문 분야도 아니면서 월권을 행사한다고 인권위의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권고안에 대해 술취한 사람처럼 말을 한 노동부장관의 인터뷰기사를 유심히 보니, 결국, 그는 전문가란 말인데, 왜 설득력있게 이야기 하지 못하는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가, 조선일보 사설을 보니 그의 말이 이해가 된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괜히, 혹시, 다른 뭔가가 있는가 싶어서 궁금했었는데...

이해가 되지만,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일한 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것인지), 혹은 그의 지식과 경험의 한계때문에 진짜 이 사안이 너무 복잡해서, 지금 정부(자신)의 해법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는지는 모르겠다(충분히 그럴 수도). 그러니 내가 이해가 된다는 말은, 사실, 약간 넘겨 짚는 면도 있다(첫번째 생각으로).

장황하게 이야기하면서(특히, 이 주제는 복잡하다고 말하며) 주장을 펼치는, 그 주제에 대해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사실 그 주장의 대상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혹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내가 공부하는 자연과학을 계속하면 할 수록 느끼는 점이다(갑자기 얼굴이 붉어진다^_^;;).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전문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하더라도, 몇가지 갈피를 통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가능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뜻하는 바 다름 아니다. 즉, 잘 알면 아무리 복잡해도 쉽게 이야기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이야기한다. 아니면 모른다고 밝힌다. 

물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같을 수는 없지만, 자연과학이 "물질"에 대한 통제된 실험의 반복된 측정을 통해 만들어진 이해를(약간 논란이 있지만^_^;) 바탕으로 "자연"에 대한 보편적 원리를 밝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사회과학은 인간들이 이루고 있는 "사회"의 작동원리를 관찰하여 얻어진 역사적 해석으로 "인간"집단의 보편성을 따지는 것이라고 보면, 조선일보의 사설처럼 이번 일에 대해서 자신의 주장을 정확히 이해가능하게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세상을 해석하는 근거(부르주아적 보편성)에 바탕하여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동부장관의 말은 그의 과거를 보고 추측하건데, 굉장히 비겁하거나, 혹은 그의 과거가 거짓인 것 같다. 한 사람의 인생의 행적을 타인이 쉽게 판단할 수 없으니 그걸 거짓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나의 월권이고, 그렇다면, 결국, 그는 지금 굉장히 비겁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내가 아는 그의 과거란 그의 이력서이니, 이력서를 가지고 내가 알 수 있는 그의 과거가 도데체 무얼 뜻하는 걸까?)

 

얼마전에, 같이 일하던 중국인이 회사로 옮길려고 이런 저런 회사를 알아보면서, 협상을 하는것을 옆에서 보았는데, 주된 협상의 내용은 "언제 해고를 통보하는가"였다. 그러니까, 정리해고가 있을때, 삼개월 전에 할 것인가 육개월 전에 할 것인가 하는 것들. 어차피 정규직이라는 것이 별로 없는 미국이니, 해고를 언제 알려 줄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협상의 내용이다.(물론, 협상을 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사람에 한해서) 그렇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 동일사회보장은 지켜진다. 나도 비정규직이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동일 사회보장을 받는다. 내 연구실을 청소하는 파견직 멕시코계 아줌마도 정식으로 고용된 대학 수위와 동일한 노동-보험계약을 한다. 그가 불법 체류자가 아닌한. 그걸 그 장관이 모를까? 아직 동일시간 노동 동일 임금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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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간산(走車看山)

블로그를 그냥 놔둔지 너무 오래 되었다. 예전에 일본 문제에 대해서 글을 쪼금 쓰다가 아직 그대로 놔두고 있고, 이것저것 바쁜일들이 연달아 겹치다 보니, 거의 방치 상태가 되어 버렸네. 블로그란게 좀 이상한 것이,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빠뜨린 기분이 들곤 해서... 자주자주 글을 써보려고 노력해야 겠다.

일단, 새해 목표 두가지 중 한가지를 달성했다. 역시 목표를 적게 잡으니 달성률이 높네. 벌써 50% 달성이다. ^_^;; 운전면허를 따고 차도 사고. 15년 된 일제 차를 아주 헐값에 샀는데, 잘 굴러간다. 차가 있으니 확실히 편하다. 시장 갈 일이 있으면 친구나 선후배에게 부탁해서 시간 약속 잡고 갈 필요가 없으니.. 그리고 오늘 같은 주말에 그냥 근처 바닷가에 휭하니 가서 사진도 찍고.

선배부부가 찾아오고, 연달아 학회가 두개 열리고, 비행기타고 밤으로 왔다갔다 하고 나서 결국 몸살감기가 찾아왔다. 예전에 언제 몸살감기가 걸렸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드물게 걸렸었는데, 이런, 약간 힘이 드네. 밥하기도 귀찮고 먹기도 귀찮아 지기 시작하지만.. 먹어야 낫는다란 생각에 꾸역꾸역 해먹고 있다. 

Los Angeles란 도시에 학회가 열려서 korean town도 겸사겸사 밤에 가봤다. 일단, korean town에서 한둘이서 밤에 걸어나니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란 말을 이곳 저곳에서 들어서 차를 타고 음식점에서 음식점으로 그리고 downtown의 호텔로... 본 것과 들은 것이 차를 타고 슬적슬적 본 것이 전부라서("주차간산"이라고 할 수 있겠군) 아는게 없지만, 톰 쿠르즈의 영화 "Collateral"의 느낌과 무척이나 비슷하다는 것. 또 하나는, 치안이 너무나 불안하다는 것. 숙소로 사용한 downtown의 호텔주변에서 으슬렁으슬렁 거리는 사람들, 무슨 사설 치안담당자 같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경찰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모두 자가용이나 택시로만 이동하고, downtown에 한 밤중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전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본 것 같은 느낌(너무했나?).

역시나 이곳도 부자들의 동네는(비버리힐즈 등등) 안전하고 밤에 걸어다니며 볼것도 많다고 하던데, 별 관심이 없어서.. 가 볼 생각도 없고.. 불법영업하는 한국인 상대 콜택시 아줌마의 푸념이 머리속에 가득 빙빙 아직도 돌고 있다. 그건 나중에 생각나면 한 번 써봐야지. 아들은 미국시민권 있는 친척의 양자로 있고, 자신은 불법체류자로 불법 택시 영업하고, 남편과는 이혼한 것 같고... 택시 타고 가다, 사고나면 도데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잠시 잠깐 들기도 하고. 

학회 같다와서, 사무실 같이 쓰는 브라질 교수한테, 불법영업 택시 이야기했더니, 그 교수도 자신도 불법영업하는 멕시칸이 운전하는 콜택시를 탔다고 이야기했다. 흠.. 아마 한국어 구사->한국인 불법영업콜택시, 스페인 혹은 포르투칼 말 구사->남미인 불법영업콜택시..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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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being

월요일에 된장찌게를 끓여 먹고,

 

화요일에 남은 된장찌게에 물을 부어, 시금치를 넣어서 시금치 된장국을 먹고,

 

수요일에 남은 시금치 된장국에 물을 더 부어 넣고, 콩나물을 넣어, 시금치 콩나물 "맑은" 된장국을 먹고,

 

목요일에 남은 시금치 콩나물 맑은 된장국에 물을 조금 더 부어서, 삶은 라면을 넣어, "특제" 일본식 된장 시금치 콩나물 라면을 먹었다.

 

4일이나 웰빙음식(된장, 시금치, 콩나물)을 먹었으니, 금요일 쯤은 맥주에 소시지를 먹어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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