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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인간의 구원

어제, 꾸바에서 친구가 된 Julia 랑 동네에서 만나 나의 여름철 중독식품인 자유대반점 중국식냉면을 먹고, 스파이더맨 3편을 함께 보았더랬다. 3편의 주제는 회개와 구원. ㅡ.ㅡ 피터 파커가 잠시 '탕아'로 등장하는 장면들에서 우리 둘은 몸둘 바를 몰랐다. 기껏 탈선이라고 하는게 어찌나 어색하던지 장면을 보는 우리가 막 부끄러워지는 아주 기이한 체험이었던 것이다. 어리버리 순둥이가 깻잎머리에 마스카라만 바르면 탈선이야? 그런 거야? 그 뻘쭘한 춤은 또 뭐냐구.... 더구나, 교회 종탑 안에서의 거듭남과 용서에 의한 구원의 메시지는 또 뭐냐? 매트릭스 이후, 이제 히어로들은 세상을 물리적으로 구원할 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구원해야 할 엄청난 무게를 떠맡게 된 것 같구나. 나름 피곤하겠다. Julia 는 이 영화가 미국 의료보험의 폐해를 설파하는 고발영화 아니냐고 했다. 왜냐면, 샌드맨 아저씨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게, 딸의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서.. ㅜ.ㅜ 허나, 스파이더맨 출동할 때 배경으로 흩날리던 CG 성조기에서는 아주 기겁을 했다. 또, 숙모의 19세기 형 인생 자문도 아주 짜증 지대로였다. 그래도 뭐 어쨌든 3D 게임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CG 와 이제는 서른 둘이나 되었다는데도 여전히 귀여운 토비 맥과이어 보느라 즐겁기는 했다. 머리 다치고 나서 완전 얼간이로 등장한 해리 모습도 귀엽고... 무엇보다 재밌었던 건, 극장 출입구도 제대로 못 찾는 독립영화 감독 Julia 와 그녀의 리액션 100% 영화 감상법. 화면보다 이 여자 반응 보는게 더 재밌더라니까...ㅎㅎㅎ 담에 영화 또 같이 보자구 약속하며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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