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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만행

# 생일 어택

 

지난 토요일, 내 생일이 아니고 주먹도끼 생일이었다.

하지만 만남의 장소는 주먹도끼네 집이 아니라 우리집...

거의 일방적인 장소 통보에 1차로 깜딱 놀랐다.

 

2차로 깜딱 놀란 것은, 내가 세미나 땜시 좀 늦게 들어왔는데

이 인간들이 주인보다 먼저 입성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짐작했더랬다) 

무한도전 봐야하는데 TV 가 작동을 안 한다고 전화로 난리를 피워대는 것이었다.

우리 집은 모뎀을 작동시켜야 TV 가 나오는데 평소에 전원을 내려놓고 다녀서 손님들은 좀 찾기가 힘들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깜딱 놀란 것은,

자정이 지날 무렵 갑자기 벌떡들 일어나 미친 듯이 집으로 가버리더라는...

집안은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거기에 보너스로,

얼마 안 남은  내 생일에 또 우리집에서 모이기로 정해버리는 만행까지 저지르고 떠나버렸다. .

 

왜 이런 일이?

그들의 전광석화 같은 신속한 몸놀림과 잘 짜여진 팀플레이는 이런 데 쓰기 아까울 지경이던데???

 

나의 복수혈전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어디서 쓸개라도 구해다 씹으면서 대책을 마련해야겠다!

 

# 아이스크림 만행

 

블로그 댓글은 엄청 젠틀하게 달아주는 노신 또한 가끔 나를 깜딱 놀래키는 인물 중 하나...

오늘 생계형 프로젝트 때문에 눈이 빠질 지경이었는데 뜬금없이 메일을 보내서 데이터 변환을 부탁하며, 그 댓가로 무려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노라는 엄청난 은덕을 베풀었다.

 

하하하.... 내 몸 값은 아이스크림 한개...

 

더욱 놀라운 것은 나의 불평에 대한 점잖기 그지 없는 답신...

 

"....얼마전에 부모님 집에 갔더니

   어머니가 하드를 한 개 사서 주시더라. 그 이름도 유명한 쌍쌍바

  깜짝 놀라 아직도 쌍쌍바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누가 나에게 아이스크림을 준다는 것도 놀라웠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에게 최근 몇 년간 아이스크림과 요쿠르트를  강권한 이는 어머니 밖엔 없었던 것 같다.

 

  애기인 즉

  아이스크림을 고마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까만 비닐봉지에 안에는 아이스크림 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지….."

 

편지글에 의하면,

아이스크림에는 엄청나게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고,

심지어 그가 사줄 것은 아마도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하드'?

어쩌면 나는 배스킨라빈스의 베리베리스트로베리와 레인보우 샤베트 중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누가바와 쌍쌍바, 아니면 돼지바 중에서 사은품을 선택해야 할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다.

 

오호 통재라..........

오호 통재라..........

 

착한 심성이 나를 이런 곤경에 빠뜨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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