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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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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오늘같은 날도 오는구나....

 

#.

집단적으로 싸워서 바꿔낸 경험이, 사람들의 일상 여기저기에 스며들었음 좋겠다.

 

#.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결국은 밝혀진다...  물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두운 역사들이 수십년이 흐른 뒤에라도 조금씩 밝혀지고 뒤늦지만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나는 걸 보면 신기방기...

지금 당장 이기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기록하고 흔적을 남겨두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

그렇게 반대했던 종편이 이 거대한 진보의 흐름에 부인할 수 없는 큰 기여를 했고,

또 첨단기술문명의 결과물인 스마트폰 메신저가 보수반동을 결집시키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걸 보면,

정말 세상은 아이러니와 uninteded consequences 로 가득찬 곳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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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0 22:00 2017/03/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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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이성에 대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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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버색스 [깨어남]
 
 
 
고통에 빠졌던 이들을 생각한다면 신비롭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L-dopa에 의해 그야말로 깨어남을 경험한 이들을 본다면 그저 신비롭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는, 기면성 뇌염 환자들의 놀라운 깨어남과 시련, 적응에 관한 이야기...
 
수십년 만에 깨어난 순간, 그토록 오랜 "갇혀" 있던 삶에서도 내면이 시들지 않았다는 점을 경외감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고,
하지만 그 이후의 걷잡을 수 없는 시련에 가슴이 철렁 ㅡ.ㅡ
어쩌면 잠깐의 깨어남만 맛보고 다시 심연의 세계로 침잠해야 하는 그 시련이 너무나 격렬하여, 과연 이러한 투약이 윤리적으로 적절한 것이었나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조마... ㅜ.ㅜ
 
'내게 있는 것은 어떤 끔찍한 실재다.. 그리고 어떤 끔찍한 부재가 있다"
 
 
이 한 마디에 담겨 있는 차마  몇 마디로 풀어낼 수 없는 고통을 감히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지옥이란 그 누구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러나 나의 환자들은 돌아왔다. 돌아온 이들에게서는 그 경험의 자국이 영영 지워지지 않는다."
 
샌드맨의 유폐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었나 의문이 들어 찾아보니 정말 그러네.....
영원히 잠들고 꿈이 사라진 세계라니....
 
 
# 마이클 셔머 [사람들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마이클 셔머
바다출판사, 2007

 

너무너무 기대하며 봤는데 생각만큼 속시원하지는 않음.
굉장히 미국사회 맥락 의존적임 한국이라고 다르지야 않겠지만 구성하는 사례들이 그렇다는 소리...
걱정인 건 이러한 괴상하고 황당한 믿음일수록 전염력이 강해서 시차를 두고 한국에 재현된다는 점 ㅡ.ㅡ
 
 
회의주의는 '입장'이 아니라 주장에 접근하는 '방법'이며 과학 또한 '주제'가 아니라 '방법'이라는 언술은 무척이나 명쾌함.
 
회의주의의 열쇠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회의와 '어느 것이든 괜찮다'는 미혹 사이의 불안정한 지협을, 과학의 방법을 쉬지않고 적용하면서 빠져나가는 것
 
 
인용해놓은 스피노자의 발언은 지금, 여기에서, 매우 유효함
 
내가 지금까지 쉬지않고 노력해온 목적은 사람의 행동을 조롱하기 위해서도, 통탄하기 위해서도, 모욕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바로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사람의 믿음체계가 아무리 엉뚱하고 근거가 없고 해롭게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덮거나 숨기거나 억압하거나 아니면 최악의 경우 국가의 힘을 빌려 억눌러서는 안되는 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함
1) 그들이 옳을 수 있음
2) 그들이 부분적으로 옳을 수 있음
3) 그들이 완전 잘못이지만 그것을 검토함으로써 진실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생각의 기술 연마 가능
4) 과학에서 절대적 진리를 아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늘 유심히 살펴야함
5) 다수에 속했을 때 관용 베풀면 소수에 속했을 때 관용 얻을 가능성 커짐. 예컨대 검열 메커니즘 확립되면 정세 역전 시 우리에게 검열의 칼날이 날아올 수도 있음
 
그런데 혐오 발언이나 차별 논거의 "실질적" 해악을 과소 평가한건 아닌가 우려됨 ㅠㅠ 물론 검열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은 틀림없지만 논리와 이성으로 설득되고 억제하기 어려운 무대포 믿음은 어쩌라고 ㅠㅠ
 
어쨌든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요약하자면...
1) 크레도 콘솔란스 credo consolans : 내 마음을 달래주기 때문에 믿는다 (철학적 유신론)-- 과학이나 이성으로 해결할수 없는 형이상학적 문제에 직면했을때 신앙의 도약을 인정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지만 난 싫음 ㅋ
2) 즉석 만족
3) 단순성
4) 도덕과 의미: 현재의 과학 혹은 비종교적 체계로는 도덕과 의미에 대한 설명이 불만족스럽다는 것. 과학은 차갑고 잔인한 논리라는 건데, 과도한 뜨거움이 더 문제여 ㅋㅋ
5) 영원히 마르지 않는 희망 - 이게 진짜 문제. 나 좋을대로 생각해서 믿어버리는 것에는 정말 약도 없음
 
그래서 마이클 셔머가 주는 메시지는
"Cogita tute ㅡ 스스로 생각하라" 이지만,
이렇게 안 하기로 작정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스스로 생각하라고 하냐고... ㅜ.ㅜ
 
 
# 레베카 솔닛 [A Paradise built in hell]
 
 
 
솔닛의 책 처음 읽었는데... 부정적 느낌만 싸~~~
.
밑도 끝도 없는 아니키적 자율주의에 대한 상찬과 제도화된 권력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낯선 것도 아니여...
담론의 균형을 놓고 본다면야 사실, 시민참여와 자율성을 강조하고 관료주의의 경직성과 엘리트의 민중 불신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적극 권장할 만하다만.....
역사적으로 제도와 권력의 공백이 사라진 곳에 자율적 평화보다는 카오스적 폭력이 횡행하지 않았냐 말이여... ㅜ.ㅜ 특히 여성과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 
제도화된 권력으로서, 합법성을 부여받은 폭력으로서 국가에 대한 불신은 건전한 비판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국가와 제도는 사라져라, 알아서 놔두면 주민들끼리 알아서 다 잘 할거야... 이건 아니잖여.. ㅜ.ㅜ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갖고, 위기 상황에서 기존 질서와 제도를 넘어서는 협력의 포텐셜이 터지는 것은 참 아름답지... 기존의 강고한 제도가 사라진 곳에서 자기효능감을 획득하는 것도 쉽고...
하지만 책에 달아놓은 메모 "밑도 끝도 없는 낙관에 질식할 지경"이 나의 심정을 잘 드러냄
 
긍정적인 사례에 대한 삽화적 근거만을 제시하는 것으로는 논증을 뒷받침할 수가 없다고요...
이것이 학술서적이 아니라 실천적 담론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더더군다나...
실패와 성공의 사례들을 검토하고 그로부터의 교훈들. 특히나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 혹은 시민이 실패하는 이유와 조건, 성공하기 위한 여건과 조건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나중에 그렇게 할 수 있지 않겠나...
 
자연발생적으로, 위기나 재난이 터지면 알아서 다 잘 될 거라고 기다릴 건가???
뭐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것, 우리는 잘 하고 있어라는 믿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야 의미가 있겠지만...
 
사실 세월호나 메르스 보고서 쓸 때, 시민참여에 대해서 누구보다 강조했지만,
여전히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고 어떻게 인권과 참여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강화하면서도 정부의 책무성을 강화할 것인가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시민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할테니 정부 빠져... 정부가 끼어들고 나서 생동감이 사라졌어!" 이런 거 너무 위험하다고.. ㅜ.ㅜ
 
심지어 "매일의 일상이 이미 재난 상태라, 실제 재난이 우리를 해방시킨다"니... 와... 위험 불평등은 갈아 드셨나.... 매일이 재난인 사람은 진짜 재난 닥치면 그레이트 재난에 처하게 된다고.. ㅜ.ㅜ
 
물론 지배 엘리트들이 재난 상황에서 민중을 2차적 재난으로 생각하고 패닉에 빠져서 강압적 통제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적절한 비판이라고 생각함. 한국의 메르스나 세월호 때에도 우리는 보았지..
그렇다고 해서 정부 물러나라고 하면 그만한 물리력과 자원을 가진 정부가 없는 곳에서, 아무런 이해관계도 갖지 않은 순수한 시민들과 비정부기구들이 협력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해야 망상....
거버먼트와 거버넌스의 개념을 혼돈한게 아닐까 싶음
 
지배 엘리트를 설득하는 사례로 소개하기에는 좋으나,
지금 여기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합리적 국가의 제도적 개입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몹시도 큰 책...  
 
* 뱀발: PTSD 개념의 오용과 과용, 소위 trauma industry 지적하는 것에는 매우 동의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도서관 대출 순서 1년 기다리다가 결국 사서 읽었음 ㅜ.ㅜ
몹시 흥미로웠는데, 후반부로 가면 어째 좀 기력이 떨어지는 느낌?
 
호모 사피엔스의 성장과 번성 과정을 네 가지 테마로 풀어감
1) 인지혁명 - 근력도 약하고 어디 특출난 데가 없지만, 인지혁명을 거치며 생태계의 가장 위험한 (ㅜ.ㅜ) 종으로 자리잡게 됨
2) 농업혁명
3) 인류의 통합 - 여기에는 돈, 제국, 종교
4) 과학혁명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후덜덜.. 아이쿠야....
 
1) 인지혁명
 
자연도태와 적자생존이 진화의 법칙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효율성 법칙에 의해 설명되지는 않는 법. 게다가 외계는 끝없이 변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다음의 해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됨.
 
 '인간은 너무나 빨리 정점에 올랐기 때문에 생태계가 그에 맞춰 적응할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인간 자신도 적응에 실패했다.. 인간은 최근까지도 사바나의 패배자로 지냈기 때문에, 자신의 지위에 대한 공포와 걱정으로 가득차 있었고, 그 때문에 두 배로 잔인하고 위험해졌다'
 
2) 농업혁명
 
근대 산업혁명 이래 인류가 생태계에 가장 치명적인 존재가 되었고, 그 전에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존재였다는 거 개뻥이라고 설명함 ㅋㅋㅋ  이미 농업혁명 시절부터 범죄는 시작됨.. 그러니 지금이라도 더 열심히 보호해야 한다고 이야기함. 역시 진화론에 입각한 필자들은 피도 눈물도 없음.. 목가적 낭만주의 따위는 개나 줘버리곤 하지 ㅋ
 
현재의 농업작물들이 대개 기원전 9800-3500년 사이에 작물화한 것이고 지난 천년 동안은 주목할만한 작물화나 가축화의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마음이 수렵채집인 시대의 것이라면, 우리의 부엌얶은 고대 농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함 
 
게다가 수렵채집에서 농업혁명으로이행하면서, 식량 사정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삻은 더욱 고달팠다는 지적에 눈물이.. ㅡ.ㅡ  
 
'역설적이게도 일련의 개선이 합쳐져서 농부들의 어깨에 더 무거운 짐으로 얺혔다. 각각의 개선은 삶을 좀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진화적 성공과 개체의 고통 간의 이런 괴리는 우리가 농업혁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
 
'상상 속의 질서' - 더 커진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한 힘으로서 신화 등의 상상 속 질서는 현실에서 실제로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는 설명에 매우 동의. 이는 직접 연결되지 않은 거대한 집단을 하나로 결속시키게 됨.  
그래서 작가는 매우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함. 이를테면 인권의 개념, 평등의 개념 또한 상상 속 질서라고... 당연히 동의함. 인권이 유전자에 각인된 것은 아님. 하지만 이렇게 상상 속의 질서가 일단 확립되면 그것이 실체가 된다는 점 또한 분명함.
저자는 이러한 상상 속 질서가 언제나 붕괴의 위험을 가지고 있기에 (중력과는 달리) 이를 보호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활발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특히 일부는 폭력과 강요의 형태를 띤다는 점 지적함. 그리고 폭력과 강요를 넘어선 진정한 믿음의 중요성 이야기함 
생물학적 결정, 생물학적 신화를 통해 정당화하려는 노력을 구분하는 경험법칙 '자연은 가능하게 하고 문화는 금지한다'는 기준 너무 적당함 ㅋ
 
3)  인류의 통합
 
'인지부조화는 흔히 인간 정신의 실패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핵심자산이다. 만일 사람들에게 모순되는 신념과 가치를 품을 능력이 없었다면 인간의 문화 자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철학가와 사상가와 예언자는 수천년에 걸쳐 돈을 흉보면서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매도했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한편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요,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 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오케이!
 
로마인들이 오랫동안 관용을 거부했던 유일한 신은 일신교이며 개종을 요구하는 기독교 신이었다는 점에 나 너무 동의함. 율도국에서는 다신교만 인정할 것임 ㅋㅋㅋㅋ 유일신교 혼자 맘으로 믿는 건 말리지 않겠으나 공개적 전파 행위는 절대 금지라고 ㅋ 생각만 해도 짜릿함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4) 과학혁명
 
'길가메시 프로젝트는 과학이 하는 모든 일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길가메시의 어깨에 목말을 타고 있다  길가메시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프랑켄슈타인을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이들이 가고 있는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어떻게? 유발 하라리는 답을 하지 않지만 칼 세이건 할배는 이야기하지 ㅋㅋ
 
 
# Carl Sagan [The Dragons of Eden]
 
에덴의 용 -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에덴의 용 -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칼 세이건
사이언스북스, 2006

 

요즘 트럼프 꼴 보면서 문득 할배 생각이 나서 꺼냈더랬지... 
나미비아 여행을 함께 했던 책. 아마 지금 살아계셨어도 홧병으로 쓰러졌을거라 생각하며 읽어나갔지.. ㅜ.ㅜ
 
이미 40년 전에 발행된 뇌과학에 대한 책인데,
정말 믿을 수 없이 아름답고, 명료하고... 그리고 너무 정확함.
두 마리의 말을 모는 전차, 에덴의 용 같은 메타포들 너무 아름답고 직관적임.
그거 예상했던 것보다 뇌의 더 많은 것이 밝혀졌고, 예측했던 것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의 발달 속도는 더욱 빨랐지만,논리적 추론으로부터 비롯된 그의 예측 방향은 틀리지 않았음.
과학책이 40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하고 흥미로울 수 있다니 이거 너무 이상한 일이잖아..
 
그리고 과학의 위력에 대한 경고, 그래서 시민의 지적 능력이 향상되고 이 무서운 수단을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그의 믿음은 이후로도 한치도 변하지 않았음을 나는 이후 저작을 통해 알고 있음.
 
eloquent 하다는 말은 이런데 써야 한다고 여러 번 생각했음.
스티븐 핑커의 [Better angels of our nature] 읽는 중인데 현재 마음 몹시 불편함. 하지만 그동안 칼 세이건 할배의 책들에서는 1세계  리버럴들의 그런 거슬림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구... 할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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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7 21:30 2017/03/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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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을 다룬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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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그문트 바우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
지그문트 바우만
동녘, 2013

 

 
작년 하반기 쯤 읽고 미처 정리 안 해놓고 있었는데, 올해 초에 돌아가심...
돌아가신 분께 좀 죄송하지만,아무래도 스타일이 안맞음 ㅠ
게다가 도서관 책에 이렇게 깨알같이 메모하는 미친 놈은 또 누구인가??? 책에 집중할 수가 없더라니...
 
새로운 아야기는 없고 다른 사람들의 논거를 '종합' ... 실증과 경험없는 세계에서 인용과 공허한 추상어들이 난무 ㅠ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운동의 사례가 슬로푸드 운동이라니, 이 운동이 자본에 의해 혹은 문화엘리트에 의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모르시남???
 
 
# 엄기호,하지현 [공부중독]
 
 
 
이 책도 도서관에서 어찌나 인기 있던지 출간된지 1년이 지나서야 겨우 빌려볼 수 있었던 책...
엄기호 선생의 책을 읽으면 막연한 불만과 불편함들이 (해결은 안 되어도) 뭔가 개념으로 정리되어서 사회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됨...
 
공부가 재미없어진 이유에 대한 지적에 매우 공감하면서도, 이것이 공부를 업으로 삼은 인문/사회과학 대학원생에게 한정된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  하지만 최소한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취득하는 이들 중에서 상당수가 여기에 들어맞으리라
 
"어느 순간부터 공부가 삶의 문제를 푸는 도구가 아니라 삶을 식민화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부를 하면 언어를 배우게 된다. 세상을 읽고 삶을 해석하는 언어가 늘어나는 것이 공부의 과정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치며적인 부작용이 일어난다. 세상과 삶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추상화된다는 것이다... 구체적 삶은 왜소해지고 대신 이미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어떤 개념들이 그 구체적 삶의 자리를 분해한다. 나의 삶은 그 개념들의 지식 권력의 정당성을 확인해주는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전락한다"
 
개인은 공부를 통해 '유예를 합리화'하며, 통치자는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고 합리화하면서 1인분 몫을 쳐주지 않는다는 지적은 명쾌함.
 
강유원 선생이 생각의 근육을 키우자고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하지현, 엄기호 선생은 '인간관계의 근육'을 키우자고 함... 아주 적절한 메타포라고 생각됨.
 
위험한 것을 모두 불온시하고 '위험하지 않게' 배우려 하는 것의 위험을 지적한 부분은 리차트세넷의  [무질서의 효용]이 제기한 문제와 맥락이 닿아있음.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삶의 과정에서 배우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피해야 하고 대신 그걸 커리큘럼으로 만들어서 관념적으로 배우게 되는 것... 기스 하나 없이 말끔하게 배우는 것이 가능"할까...?
 
자아중심성의 세계에서 나를 환경에 구겨넣기도 싫고, 환경을 바꾸고 싶지도 않고, 다만 환경이 알아서 바뀌어주면 좋겠다는 생각 ㅋㅋㅋ
 
수업과 강의에 대해서도 엄기호 선샘이 이야기한, 서로의 성장이 아닌 '팬 분들과의 엔터테이닝 관계'라는 지적도 무슨 말인지 너무 이해가 잘 됨 ㅋ 문화센터나 시민학교에서 엮는 강좌에 중독... 되는 것도 비슷한 현상... 
 
 
진보, 운동권 낭인 청년들에 대한 하지현 선생의 지적 - 흐트러져 있는  disorganized '라는 표현 너무 한 번에 이해가 됨.
 
 "하자나 시민단체, 아니면 홍대 근처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책임감도 없고 훈련도 전혀 안 되어 있고 약간의 압박감만 느껴도 도망가버리고, 그렇게 모임을 만들었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적당히 굶어죽지는 않고 살고 있는데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같은 것은 없고, 히피라고 하면 주관이라도 있느데 그런 주관도 없고"
 
"배울 수 있는 데 가르칠 수 없는게 있다" !!! 이것도 너무 좋은 개념
공부가 교육이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심지어 공부, 학업에서의 성취가 인간의 '존재 가치'로 여겨지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지적에도 백퍼센트 동의.
그리고 아주 구체적인 사례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이 '앎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주는 것'이라는 지적에 매우 공감.. 그랬으면 좋겠음.
 
"공부의 자리를 원래대로 돌려놓자.. 당대의 문제를 파악하고 헤쳐나가는 삶의 지혜, 기술을 익히는 과정으로서의 공부... "
나도 그랬으면 좋겠음.
 
이것이 '요즘 애들'에 대한 푸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따뜻한 시각으로 이렇게 된 구조의 문제를 지적해주었다는 점에서 고맙고 다행이긴 한데, 정말 과연 누가 이 불타는 수레에서 감히 먼저 뛰어내릴 것인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용기를 낼 것인가... 가 관건 아닐까???
"표준화된 삶의 시나리오에 대한 압력이 사라져야 한다...  서구나 일본과 달리 이러한 사회적 압력이 오히려 더 심해지는 한국사회 큰일이다" 이런 지적을 하고 있는데, 나야말로 한국사회의 표준적 삶의 시나리오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으니, 존재만으로도 이 사회에 커다란 기여하고 있는 셈이구나  ㅋㅋㅋ
 
 
# 파울 페르하에허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개인이 사회적 진공 상태에 존제하는 것이 아니며 사회 또한 개인의 총합만은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소위 신자유주의적 인격 정체성의 탄생을 분석하고 있음. 비슷한 심리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살레츨의 [선택이라는 이데롤로기] 보다는 오히려 세넷의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에 더 가까움
 
정체성이란 타인과의 동화 혹은 구분, 일치와 분리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에서 사회와 결코 분리될수 없음. 타인의 신뢰나 존중을 통헤 나의 자존감, 자신감, 타인을 대하는 태도도 결정. 즉 나를 만들어가는 것은 내가 아니라 사회. 이런 곳에서 사회가 모두 신자유주의 규율에 따라 미쳐가는데 나만 고고한 인격을 만들거나 유지할수 잇다는 생각은 좋게 봐야 망상 ㅠㅠ 규범이나 가치는 결코 개인이 소유하거나 잃어버릴수 있는 것이 아님. 고고한 개인주의는 기껏해야 소비주의로 귀결된다는 지적에 슬프지만 공감 ㅠㅠ
 
옛날, 특히 오해를 기반으로 한 낭만과 결합된 기억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태평성대, 도덕과 우애가 곷피는 시절과 대비되는 요즘 것들의 패악에 대한 사회의 통탄과 비난에 대한 비판은 왕고소함 ㅋㅋ
 
신자유주의는 단순히 경제이론이 아니라 이데올로기. 신지유주의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그렇게 똑똑한데 왜 돈을 못버나?"라는 질문에 너무도 이들의 정수가 담겨있음 ㅋ
사실 능력주의 초기에는 신분적 구질서를 해체하는 긍정적 기능이 있기도 했지만 유사이래 순수하게 작동한 경우도 없거니와 현재는 불평등과 차별을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작동한다는 지적에도 역시 슬프지만 동의 ㅠㅠ
 
능력을 평가하는 자들은 평가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도 너무 공감. 되도 않는 스펙을 요구하고 청소년에게 자신도 갖추지 못한 창의성과 리더십을 기대하는 제도권 교육이나 노동시장은 물론이거니와, 도대체 알 수 없는 권위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고압적 평가를 내리는 심사위원들 볼 때마다 그 해괴한 존재의 타당성을 납득할 수 없었음.
일을 하는 사람은 발언권이 없는 사람이고 감시는 점차 감시자가 없어도 저절로 작동하는데 바로 이것이 훈육. 다른 한편으로 배려와 공동체 윤리, 도덕이 사라진 곳에 늘어나는건 계약서... 도덕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아동기로의 후퇴에 다름 아님 ㅠㅠ
누가 보지 않아도, 체벌과 보상이 없어도 스스로 해나가는 건 이제 불가능한 것인가 ㅠㅠ  연대감 대신 보편적 불신이 지배하는 곳에서 이제 고용주는 충성심과 소속감마저도 투자를 통해 억지로 배양해야 하니, 이게 뭔 사회적 비용이란 말인감 ㅠㅠ 
 
권력과 권위, 지배자와 권한자의 차이가 실종되면서 권력을 "입증"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이는  결국 강자의 "권리"가 득세하는 상황으로 귀결되며, 역설적으로 이는 적자생존을 입증하는 증거로 인용된다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임 ㅠㅠ
상징적 행동방식과 확인가능한 권위가 사라지고 사회윤리가 경쟁지향적 인간상으로 대치되면 실질적으로 적자생존 ... 이렇게 되면 역설적으로 과도한 개입 발생한다는 지적에 다시 대공감 ㅠㅠ
 
사회진화론의 마지막 단계를 나치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는 지적에 동의. 일본어 강독에서 신자유주의와 사회진화론을 연결하는 게 신기했었는데 이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음
 
이 책 강추...
 
 
# 에드워드 로이스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
 
 
책이 학부생이나 똘똘한 고등학생을 위한 상세 지침서 같은 느낌적 느낌...
1, 2, 3으로 정리해 주는 거 좋긴 한데 미국식 학술 대중서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끝도 없는 근거의 나열과 너무나 친절한 해설.... 너무나 필사적으로 논리를 방어하고 있다는 생각.. 왜 이렇게 집요하게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긴 하다만...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혁안들이 이미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반복되는 애타는 주장... ㅜ.ㅜ
 
사람들이 '느끼는 진짜 문제는 가난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지적에 너무나 공감... 그냥 없어졌으면, 안 보였으면 좋겠는 거지....
 
빈곤문화론이 1960년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빈곤문화를 가난의 원인이 아니라 그 결과로 해석했다고.. 하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 가난의 책임을 사회에서 개인으로 돌리면서 1970년대 이후에는 학계와 정치계에서 빈곤의 원인 담론으로 만연하게 되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음.
 
또한 인적자본론도 비판하는데, 가난의 원인이 교육의 부족에 있다고 하지만, 그보다는 가난하기 때문에 교육 수준이 낮아진 것... 이런 것도 일일이 설명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슬픔 포인트 ㅜㅜ
 
부정적 사회적 자본에 대한 지적 역시 동의. 빈곤층이 그들의 사회적 자본 성격 때문에 이중고를 겪는다는 지적... 빈곤층의 관계망은 사회적 신분 상승에 도움이 되는 자본은 부족한 반면, 자기 구성원을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은 높은 특징. 가난하지만 따뜻한 공동체 따위는 지구상에 없다구요...
 
요약 시간 ㅋ
1) 가난과 불평등을 개인 탓으로 돌리는 이론 세 가지 - 유전이론, 문화이론 (빈곤문화), 인적자본론
2) 가난 규정하는 네 가지 시스템
  - 경제 (숙련 편향적 기술진보, 경제권력의 불균형, 세계화, 제조업 쇠퇴, 기업구조조정, 일자리 부족)
 - 정치시스템 (특권층 편향, 기업의 정치장악, 정경유착, 노동자와 빈곤층 배제)
 - 문화시스템 (아메리칸 드림과 개인주의 이데올로기, 언론, 우파의 이데올로기 선전기구, 빈곤담론)
 - 사회시스템 (소속집단, 이웃 효과, 사회연결망)
3) 가난을 대하는 사회구조적 관점과 10가지 장애물 - (1) 인종 및 믹족차별, (2) 거주지분리, (3) 주택, (4) 교육, (5) 교통, (6) 성차별, (7) 아동교육, (8) 건강과 보건, (9) 은퇴위기, (10) 법적 권리 박탈
 
결국은 빈곤이 권력을 동원해야만 근절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저자의 지적에 누가 반대할 수 있겠나...
번역서 제목도 그냥 poverty & power 그대로 [가난과 권력]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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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6 22:30 2017/03/0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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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반기의 소설과 잡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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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7년 상반기가 반이나 지났는데, 작년 하반기의 소설들이라니 ㅋ

 
# 성석제 [이 인간이 정말]
 
 
이 인간이 정말
이 인간이 정말
성석제
문학동네, 2013

 

 
여름에는 모름지기 성석제 ㅋㅋ
 
"이 인간이 정말"
독자도 나즈막한 육성으로 따라하게 만드는 대사... 이 인간이 정말. ㅋㅋ
K저씨들에 대한 생태보고서..
듀나처럼 다 죽여버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따뜻한 연민의 눈길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밉상 드러내기
 
가볍기는 하지만 그의 소설들을 사회적 정치적 서사가 없는 말랑한 소설들이라고 보기는 어려움 ..
특히 "유희"는 유구한 전통을 가진 조선 남한 지배엘리트의 서바이벌 생태보고서, 오늘날에도 하나 어색하지않은 ㅠㅠ
 
 
# 성석제 [성석제의 이야기박물지, 유쾌한 발견]
 
 
세상에 하등 쓸모없는 지식 보따리 ㅋㅋㅋㅋㅋ
이과두주가 많이 마시면 사람 머리가 둘로 보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해석 너무 공감 ㅋ
"네가 버린 불씨 화재되어 돌아온다" 순간 너무 빵터짐 ㅋ
 
"그때 나의 일은 무위였다. 그러니 내가 먹는 밥은 아무리 맛있고 정성스럽게 차려졌다 해도 도식일수밖에 없었다" 무위를 일삼는 삶이라니!!!!!
 
 
# 성석제 [꾸들꾸들 물고기씨, 어딜 가시나]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성석제
한겨레출판, 2015

 

 
 
친우 기형도를 떠올리며 "진정한 친구는 죽을 때까지 친구를 외롭고 삼심하게 하지않는 친구다"라고 썼다. [정거장에서의 충고]를 읽을 무렵에는 실감하지 못했던 말이다.............
 
 
"그의 고막은 세포막처럼 반투막이어서 남의 욕은 전혀 들리지않는 듯핬다" 
"그는 사람들이게 끌려가면서도 내게 계속 욕을 해댔다.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길들인 수많은 종류의 가축이 내 조상이 돠어 등장했고 내가 내 신체기관의 일부와 크기가 비슷하거나 같거나 작다는 추측도 곁들여졌다..."
 
더글라스 아담스, 보내거트와 성석제를 동시에 편애하는 건 바로 이런 문장들 천연덕스러움 때문이다
 
그는 유년시절부터 가출하고 방랑하고 여행했다. 여행자 방랑식객으로서의 자유분방함과 아무렇지도 않음이 부러운건 남한 사화에서 여성이 좀처럼 누리기 어려운 기벽이기 때문일것이다 ㅠㅠ
 
창작하는 직업을 가잔 사람의 가장 큰 적이 살림이라는 말에 너무 공감 ㅋㅋㅋ
 
마지막 글에서 파타고니아 아 ㅠㅠ Punta Arenas, Puerto Natales,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 아아아 ㅠㅠ
 
 
# 듀나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이영수(듀나)
자음과모음(이룸), 2011

 

 
듀나 특유의 한국 사회 비틀어보기가 매력
외계인에게 복음 전하러 가는 사역단이나 군대 싫어 도망가는 이야기, 탈북자를 밑도 끝도 없이 싫어하는 남한 주민의 심리를 세계 어떤 작가가 쓸 수 있겠냐고 ㅋㅋㅋ 이름은 예쁜 브로콜리 평원이지만, 은근 끔찍하다고....
 
익명의 공간에서 스스로가 만들어낸 정체성에 관계가 꼬여가는 스토리도 너무 있을 법해서 깜짝... 인공지능의 로직에 의해 소유주 망하는 '정원사' 에피소드는 이 장르의 흔한 변주곡...  
 
여우골 이야기는 은근히 전통 호러... 첨에 이산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복수조차 없이 냉혹하게 끝나버림 ㅋㅋ
 
 
# 듀나 [가능한 꿈의 공간들]
 
가능한 꿈의 공간들 - 듀나 에세이
가능한 꿈의 공간들 - 듀나 에세이
이영수(듀나)
씨네21북스, 2015

 

마스킹에 대한 듀나의 집념이 돋보이는 책 ㅋㅋㅋ
대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지만,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서가 주인의 몰취향 비판에 대공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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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5 22:31 2017/03/0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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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문화자본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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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하던 대학에서 교수 연수회라는 이름의 행사에서 총장 테이블에는 비싼 위스키를 가져다 놓고, 교수들 테이블에는 청소년들이나 사먹는다는 싸구려 편의점 위스키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거기 와서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자기 돈 주고 절대 사먹을 리 없는 종류의 술을 가져다 놓은 거 자체는 그냥 이해해보려 했다. 교수들이 비싼 술을 마시며 행사를 치르는 것도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니까.... 그럼 다같이 검소하게 하든가..... 교수들을 격려하고 치하하는 자리니만큼, 총장이 '대접하는' 자리인데, 손님에게는 싸구려 술을 내놓고 주인장만 비싼 술을 마신다는 게 양반의 품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더랬다.

 

이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은 없다] 에서 이씨 가문이 손님 자리에는 저렴한 와인을, 자기들 테이블에는 최고급 와인을 차려놓았다는 내용을 보고, 세상에나 깜놀했다. 한국의 부자들, 회장님/총장님/사장님이란 자들의 품격이란 게 다 이런 건가 싶었다. 

이윽고 올 여름에 공개된 이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보면서 그 저렴한 취향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불법 성매매 자체에 놀란 게 아니었다. 나는 그 쯤 되면 3류 가십 기사처럼 연예인이나 고급 콜걸 같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거라고 나름 짐작했었다. 그런데 한국 제일 부자는 평범한(?) 업소 여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이고 있었다. 심지어 본인과 거래를 마치고 출근해서 다른 남성과 거래를 할 것이라는 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독점의 욕구가 없는 저 백만장자의 소박한 취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다.

 

그런데....

최근의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한국사회에는 아직 경제적 자본, 사회적 자본, 문화적 자본이 함께 가는 건 아닌가보다 하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다. 범죄의 내용은 물론, 그들의 습속이 너무나 품격이 없어서 어이가 가출할 지경이니 말이다. 경제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이 그 누구보다 출중한 인간들이, 기껏 야매로 태반주사나 맞고, 심하면 사망이나 발암 위험성까지 있는 줄기세포 치료를 몰래 받았다. 모임과 거래는 목욕탕에서, 아파트 입주민협의회에서, 헬스클럽에서, 호스트바에서,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이루어졌다.

문화적 자본까지 삼박자로 같이 가는 게 더욱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너무 대놓고 '근본없는 졸부'임을 과시하니, 보는 서민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게다.

물론, 경제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은 압도적으로 힘이 세서, 그깟 품격이나 최소한의 위선적 교양 쯤은 없어도 계급을 계승하는 데 하등 문제 없고, 대학교수 출신 비서관이며 행시 출신 고위 공무원들도 그 앞에서 절절 맨다.  그리고 이런 품격없음을 통해서 저지른 전횡이 너무나 천문헉적 규모에, 전방위적으로 촘촘하기 이를 데 없다.

 

부르디외 센세가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보셨다면 뭐라고 해석했을지 궁금하다. 아직 자본의 삼위일체가 고착되지 않은, 변화가능한 역동적 사회라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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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22:35 2016/11/2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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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히어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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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심심찮게 봤는데 왜 이렇게 정리를 못했을까???
 
묶어놓고 보니 폭과 깊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나름 모두 히어로 영화들이다 ㅋㅋㅋ
다만 히어로의 부문이 다를 뿐...  
각기 시간이 다른 오래된 메모들은 연결해 붙이다보니, 감정의 널뛰기.... 이 글만 읽다보면 내가 정신나간 사람 같음....
 
 
#. 아가씨 (박찬욱 감독, 2015년)
 
 
 
 
 
제작 과정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깐느박이 이번 영화는 해피엔딩이라고 해서 주먹도끼랑  '야, 남자들 다 죽나봐' 했는데 정말 그랬음 ㅋㅋㅋㅋㅋ  이 분, 진짜 '딸의 아빠' 임 ㅋㅋㅋ
 
영화 보고나서 오래된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 의 '컷'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감독 생각났음.
너무 교양있고 품성도 바르고 능력도 있고, 심지어 부유한데다 아름다운 아내까지....그런데 알고보니 엄청한 속물에 이기주의자.... 이것이 드러났을 때, 인질강도로 등장했던 임원희의 당황 표정.... 박찬욱 감독 진짜 변태구나....  너무 깔깔대고 웃었는데 이번에 영화 아가씨 보고 그 때가 떠올라 빵 터짐...
이 아저씨 진짜 이상해 ㅋㅋㅋㅋㅋ 너무 좋아 ㅋ
 
그리고 솔직히 깐느박에게 고마움 느꼈음.
영화 '캐롤'에서 캐롤의 남편 역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이유는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화에 그저그런 남성 역할이었기 때문.... 남성 주연인 영화들에서 그동안 무수한 능력 있는 여자배우들이 그저그런 조연 역할을 했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참 씁쓸한 현실인데,아가씨에서는 무려 하정우, 조진웅 같은 인물들이 찐따, 변태 역할을 더함도 모자람도 없이 너무나 잘 해주었음.여기에는 아마도 감독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추측...
만일 상대방인 남성 배우들이 제대로 된 연기를 못하거나 혹은 캐릭터 자체가 미미했으면, 레즈 커플의 이야기도 이렇게 대조적으로 살아 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  포털 사이트 댓글에, 왜 조진웅, 하정우 같은 (훌륭한) 배우들이 이 따위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나 모르겠다는 불만들을 보면, 캐스팅이 정말 잘 된 것임 ㅋㅋ 
 
게다가..... 퀴어퍼레이드 반대하겠다고 땡볕에 시청 광장에서 북치고 피켓 든 분들이 그렇게나 많았던 걸 생가해보면, 떡하니 메이저 배급사에서 엄청난 스크린 수 배정받아 그렇게 흥행한 것이 그저 역사의 아이러니 ㅋㅋㅋ 현충일 연휴에 대놓고 레즈 영화를 150만 명이 봤다는 게 어찌나 고소하고 통쾌한지 깨소금맛이었음
19금 영화로는 원빈 주연의 '아저씨'보다 흥행속도가 빠르다니, 역시 '아저씨'보다 '아가씨'로구나!
아마도 여성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더라면 가루가 되도록 까였을 텐데, 감히 깐느박이다보니 아무도 뭐라고 못 그러는구나 통쾌하기로 사오 한편으로 착잡하기도 한데, 어쨌든 현실에서 시작은 이렇게....
 
 
아 그리고 옛스런 대사 너무 좋았음... '내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라니!!!
셋트와 미술에서는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을 자연스레 떠올림. 그 과장되고 기하학적이면서 아름답고 인상적인 공간들....
 
 
이 영화가 남성의 시각으로 본 레즈 판타지다, 특히나 베드신 묘사가 남성의 시선을 대변했다 비판을 받기도 하던데, 관음적 시선의 남성/여성 관점을 구분해주는 기준 척도가 있남??? 비판의 내용을 읽어봐도 딱히 구분이 잘 안가더만...
영화를 보면서 내가 살짝 놀란 부분은,
사실 베드신 수위가 상당히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너무 아름답고 친근하고 '정상적'으로 느껴진 데 비해, 남자들 나오는 낭독회 장면이야말로 진짜 불쾌한 '변태'로 느껴졌다는 점... 
드러난 노출의 수위로만 본다면 비할 바가 아니지만, 아름다움과 타당성은 그 모든 낯섬을 다 지워버렸다고....
 
그리고 레즈 커플들 사이에 누가 남성 역할이냐, 이런거 없는 것도 너무 좋았음.
히데코가 보호받는 존재, 숙희가 용감하고 주도하는 존재 같지만,
권력관계를 보면 또 그런 것도 아니고, 마지막 탈주에서 의외로 남장을 한 것도 역시 히데코였다는 사실이 새로움. 말하자면 통상적인 의미에서 남성적인,  혹은 여성적인 스테레오타입에 연연하지 않는 접근이 좋았음. 그리고 캐롤에서 둘 사이의 나이/계급 차 때문에 원조교제, 키다리 아저씨 느낌의 불편함이 있었던 것에 비해, 이 영화에서 조건은 비슷한데 권력의 불평등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았음. 뭘까??
 
김민희는 이제 정말 너무 훌륭한 배우가 되어버림...
천치에 아무것도 모르는 가여운 아가씨, 음란 소설을 눈하나 깜짝 안하고 또박또박 읽어대는 사이보그 아가씨, 사다코 같은 무서운 아가씨, 숙희와 사랑을 나누는 대담한 아가씨를 너무너무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고.... 영화 개봉 이후 홍상수 감독과의 스캔들 때문에 사실 앞날이 불투명하기는 한데, 훌륭한 배우로 얼릉 돌아와주면 좋겠음....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잖아.. ㅡ.ㅡ
 
숙희는 캐릭터 자체가 너무 좋음... 흔한 캔디도 아니고, 차도녀도 아니고, 주늑 든 불쌍한 아이만도 아닌... 와 용감하고 호기심 많고 따뜻하고....
사실 여중-여고를 다녔다면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여자애지만, 드라마 영화에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이 배우의 앞날이 너무나 기대됨!!! 
 
 

# 우리들 (윤가은 감독, 2016년)
 
 
 
 
그저 놀라워라
이 섬세한 연출과 아이들의 연기에 온마음을 빼앗김
 
존재의 심연을 뒤흔들만한 아이들의 갈등을 어른들은 그저 눈치채지 못했지. 이미 지나온 시절이지만 각자 감당하고 있는 삶의 무게가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내가 변명해주고 싶었다고 ㅜ.ㅜ
선이 엄마의 바지런하고 억척스럽고 그 따뜻한 마음, 아이들 사링이 듬뿍 묻어나는 그 따뜻함으로도 다 알아차릴 수는 없어서 냉랭해진 친구와 나눠먹을 도시락을 싸주고 그 아이들과 같은 학원을 등록해주는 대 참사를 일으킴..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생산직 노동자 아빠의 소줏병이 선이만큼이나 나도 너무 미웠지만 아빠도 힘들다고 ㅠㅠ  공부밖에 할일이 없는 아이가 그런 성적 받아오는 것을 이해하기엔, 어른들이 삶의 어려움을 너무 많이 지나쳐왔다고.. ㅠㅠ 
선생님도 아이들과 너무 친하고 원칙대로, 성희롱도 없고 돈봉투도 없는 보통의 선생님이지만 선이가 왕따당하는 건 전혀 못 알아채지...
 
이렇게 그들만의 갈등리그를 겪어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 앞에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면 참 좋으련만...... 그게 아니라는게 현실의 비극
 
그리고 사랑받고 싶고,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은데 좀처럼 잘 되지 않는 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삐걱거리고 점점 꼬여만 가는 건..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란 말이다, 얘들아... ㅜ.ㅜ
 
영화 보는 내내 관객들 모두 전전긍긍하는 것이 느껴지긴 오랜만... ㅡ.ㅡ
 
그래도 동생 윤이가 현명하고 해맑으신 가르침을 주실때 선이는 물론 영화관 관객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믿습니다를 외쳤어 ㅋㅋㅋㅋㅋㅋ 영화의 클라이막스 ㅋㅋㅋ
 
우리 윤이님 모습이 자꾸 떠올라 큰일!!!!!
 
 
#. 주토피아 (바이런 하워드, 리치 무어 감독, 2016년)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 사회의 차별 문화에 대한 훌륭한 성찰을 던져준 영화...
캐릭터들도 살아있고, 다름의 존중. 편견 없는 관계에 대해서 이보다 더 부드럽고 재미있게 교훈을 주기도 어려울 것.....
 
그런데 말입니다.... ㅡ.ㅡ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이 사라지질 않았음
 
일단 predator 라는 호칭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 즉 포식자/가해자/공격자의 명칭을 사회적으로 사용하면서 그들에게 그 정체성을 포기하도록 하는 아이러니가 잘 이해 안 됨
이걸 인간사회의 메타포로 읽는다면, 적자생존의 냉혹한 자연법칙을 극복하는 과정이 인류의 문명사라는 점에서 포식자들의 본성을 통제하는 게 공감이 되지만....  
나는 자연다큐를 너무 많이 본 여자.. ㅜ.ㅜ 
디즈니 영화 '라이온킹'에서 왕후장상의 씨가 있는 것도 아닌데 동물들이 모두 (혈통에 근거하여) 심바에게 굽신거리는 것도 도대체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번에는 또 다같이 온순하게(?) 사이좋게 지낸다는 설정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전자발찌를 평생 차면서 본성을 통제해야 할 이유가 뭐지? 그럼 이들은 뭘 먹고 살지? 모두 채식주의자인가??? 표범이 도넛 먹고 피둥피둥 살찌는 게 과연 아름다운 공존인가???
 
더 불편한 부분은...
숫자는 많지만 소위 사회적 약자로 표상되는 초식동물들이 (과거에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포식자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 너희의 야수성이 살아날까봐 나는 두렵다...  
인간사회의 메타포로 옮겼을 때, 남성이 혹은 백인이 그 야수성과 야만성을 드러낼까봐 유색인종이, 여성이 두려움을 가지면서 그들에 대해 과도한 편견을 가진다고 번역될 수 있을텐데.... "사실 우리는 그렇게 폭력적이고 무서운 이들이 아닌데 너네가 괜히 두려워하면서 우리를 위축시키고 있어" 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던지고 있는 건 아닌지 복잡한 의심이... ㅡ.ㅡ
강자라고 알려진 주체들이 오히려 편견과 차별의 희생양이 된다는 설정이 참신한 전복일 수도 있는데, 최근 세계를 오염시키고 있는 소위 '역차별' 논의가 자연스레 떠올라서 찜찜.... 영화 속 설정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제작진이 은연 중에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는 아니겠지? 설마??
 
또 다르게 해석하자면... 너희 소수 야만족들이 그 야성을 버리면 (전자발찌로 통제된다면) 우리 문명사회에 받아주겠다... 우리는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이 메시지를 미국의 유색인종 문제로 돌려버리면 소름끼치게 들어맞음 ㅜ.ㅜ 특히 배척당하고 공포의 대상이 되는 동물들은 흑인 남성이라고 생각해보면.... 제작진이 이런 고도의 전술을 구사한 것 같지는 않은데 또 역시 찜찜...
 
게다가 predator 와 prey 라는 본질적으로 적대적 관계들 (노동자계급과 자본가 ㅋㅋ) 사이의 봉합된 평화라니.... 어쩜 너무 디즈니 스러움...
 
내 마음이 너무 삐뚤어진 게 아닌가 의심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제작진이 스스로도 감당 못할 메타포와 교훈을 펼쳐 놓은게 아닌가 짐작도... 
 
그래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가젤로 등장한 샤키라의 위엄...
어쩜 노래와 모습이 그렇게 어울리는지...   샤키라가 실사로 등장한 줄 착각 ㅋㅋㅋㅋ
 

 

#. 부산행 (연상호 감독, 2016년)

 

 
우리 녹용이가 달라졌어요 ㅋㅋ 이렇게 따뜻하고 짠할수가... 
 
구조받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서만 그려진 여성캐릭터, 전형적인 클리셰, 죽으면서도 화보를 찍는 공유 ㅋㅋ 
여러가지 맘에 안드는 구석에도 불구하고 몰입하고 쉽게 감정이입해버릴 수밖에 없었던 건 나와 이 영화가 동시대 한국사회에 존재한다는 것 때문 ㅠㅠ  해외관객들이야 가상의 스토리로, 영화를 있는 그대로 즐겼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이 좀비영화가 시사다큐, 뉴스 프로그램과 그저 깻잎 한장 차이...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구하려던 책임감 강한 기관사나 '여기 사람 있어요'를 외치는 고등학생의 외침에 눈물이 핑 돈 것은 나만이 아니겠지....
 
익숙한 공간, 익숙한 설정에서 오는 현실감이 아마도 공포를 배가시킨듯 ... 서울역 대전역, ktx 실내공간 ..
 
내 주변 부산사람 두명은 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헤치는 요소로 부산이 해방구라는 설정을 지적 ㅋ
그럴 리가 없다고 ㅋㅋㅋ 평소 혼세마왕이 숨어있을 것만 같은 부산인데 좀비 발원지라면 모를까.. 그들은 영화가 "부산발" 이었어야 한다고 주장 ㅋㅋ
 
배우들이 몸에 딱맞는 연기나 좀비들의 퍼포먼스에 깜놀.... 이렇게 또 영화는 일보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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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00:39 2016/09/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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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무비들과 음악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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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람 [이방인의 노래] 예술의 전당

 

포스터이미지

 

누가 봐도 아이티 대통령 아리스타드 이야기 ㅜ.ㅜ
여기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아주 자그마한 검은 배경 무대에 이자람과 북잡이, 기타리스트 한명 뿐인데,
마치 을씨년스러운 스위스 취리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작은 소동을 본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 실재하지 않는 것을 보이게, 들리게 해 주다니 너무 놀랍잖아???
 
억척가나 사천가보다 규모는 작지만, 결코 작지않은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하지만 마냥 홈드라마일수 없는 슬픈 역사 이야기.
장르를 넘나들고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예술가, 이자람 너무 대단함 
 
 
#. 넬 [Peek at the letter C]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포스터이미지
 
 
체육관 강당이 아니라 모처럼 전문 공연장, 여태까지 봤던 넬의 공연들 중 사운드 제일 좋았음.조명과 배치도 그렇고..
삼성카드홀, 롯데카드홀.. 이런 경박스런 이름의 공연장이 그나마 가장 퀄리티가 높다는 건 자본주의의 함정 ㅠㅠ
 
매 공연 때마다 멤버들이 이런 공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다는 발언이 비관주의자의 면모를 잘드러냄. 더 어두웠음 좋겠다고 ㅋㅋ
남자 관객이 많아 보이긴 했는데, 남자들만 함성 질러보라고 했을 때 나온 우렁찬 소리에 약간 놀람 ㅋㅋ 그래도 이번에는 '형 사랑해요'는 나오지 않았음 ㅋㅋ
 
공연 좋았음... 자연스럽게 빠져들어가기...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루소 형제 감독, 2016년)
 
 
 
 
이게 왜 시빌 워야 그냉 퍼스날 워 내지는 프라이빗 워잖아 ㅠㅠ 
굳이 말로 해도 될걸 왜 싸우나 도저히 모르겠더라고...
 
결국 토니스타크의 오해와 폭주가 이 사태를 가져온 건데 평소의 그 정보력은 어째고 이런 황당한 실수를 하나 싶지만, 그렇다면 이걸 말릴수 있는 페퍼의 부재가 이 사단의 발단인 겐가???
아니지, 오히려 그보다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등등 이 갈등의 역사를 시작하게 한 토니 아빠의 원죄가 크다고 봐야지.... 엑스맨의 키티 프라이드 얼릉 나와서 시간 돌려 보라고... 토니 아빠 과학자 말고 어디 인디애나 시골에서 농사 짓게 했음 우주평화 찾아왔을 거란 말야... ㅋㅋ
 
사실 통제되지 않는 힘 어벤져스에 대한 사회적 통제 ㅡ 물론 그게 유엔이라는 초국가의 통제라는 건 우려스럽지만 ㅡ 에 대한 문제 제기는 참으로 타당했으나 어느 순간 악당도 어벤져스도 모두 가족 사랑과 친구 사랑의 정념으로 눈이 어두워져 정작 이문제는 산으로 산으로.....
 
그리고 그 정도 민간인 피해줬다고 히어로들을 등록하고 감시할 거면 수퍼맨은 얼릉 지구에서 추방해버리라고!!!! 나중에 본 엑스맨의 매그니토도 우주 대 추방감!!!
 
새로 등장한 스파이더맨 꼬마 너무 귀엽고 분량 욕심 여전한 스탠리 할배 반가왔는디, 무엇보다 마틴 프리먼 갑툭튀에 빵 터짐 ㅎㅎ

 

 

#. 엑스맨: 아포칼립스 (브라이언 싱어 감독, 2016년)

 

 

 
악당 두목이 중2병 환자일 때 관객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몹시도 심오한 질문을 던진 문제작 ㅋㅋㅋㅋ 스타워즈에서 멋진 파일럿이었던 오스카 아이작.. 지못미....
왜 5천년 자다가 일어나서 욕심을 부리며 남의 능력 뺐으려다가 그런 엄한 일을 당하는거냐고 ㅋㅋ
 
하여간 지구를 다 갈아 엎어버리는 그 기개를 보고 있자니, 배트맨 슈퍼맨은 왜 싸우고, 캡틴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은 또 왜 싸웠나 싶더라니 ㅋㅋ
 
그러려니 하고 봐야겠지만, 지구 핵의 철 성분을 움직이고 토양의 미량 금속 원소들까지 움직여버리는 상황인데, 주변의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에 포함된 금속 성분은 어떻게 아무 문제가 없는 건지 ㅋㅋ
금으로 된 크라운, 은으로 된 아말감, 관절에 박아넣은 철심... 이런 거 다 튀어나오는 건 기본 아님??
잘 생긴 얼굴을 그렇게 허튼 일에 써버린 파스빈더.. 너무 아쉬워라!!!
 
찰스 박사의 머리칼은 세레브로 사용 땜시 그리 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어... 머리카락 후루룩 없어지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아이고아이고 했다니까... ㅋㅋㅋㅋ 옆자리 주먹도끼도 어익후 단말마의 비명을 ㅋㅋㅋㅋ 저 귀여운 외모로 왜 원티드 2편을 안 찍는 것일까....
.
세레브로 방을 파란색으로 만들 만큼 우리 행크는 한결 같은데, 레이븐은 그저 오빠들 향한 일편단심.. ㅡ.ㅡ 리부트한 시리즈의 슬픔 포인트.....
 
엑스맨의 젠더 관점이나 분량은 코믹스 히어로 무비들 중에서 단연 압도적임.
특히나 후배 뮤턴트들의 동경의 대상이자 롤 모델이 매그니토나 찰스가 아니라 미스틱이라는 점 너무 멋짐... 아직 20대인 제니퍼 로렌스가 라이더 자켓 입고 나오는데 언니라고 부를 뻔 했음 ㅋㅋㅋㅋ
 
스캇이 울버린 미워하는 거 너무 이해가 되는 짧은 장면에....
루저같은 삶이지만 결코 중2병 따위에는 걸리지 않은 퀵실버의 '아무렇지 않음' 너무 좋았음...
스탠 리 할아버지 이번에는 부부 동반 출연해서 또 한 번 빵 터짐
 
전반적으로 허술하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하고 따뜻하게 마무리된 브라이언 싱어표 영화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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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00:01 2016/06/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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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 세계의 슈퍼 히어로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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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보급판 문고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보급판 문고본)
올리버 색스
이마고, 2008

 

올리버 색스의 높은 명성에 비해 그동안 저작을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작년에 돌아가시고 난 직후, 닐 타이슨의 Startalk Radio 에 소개된 옛 인터뷰를 듣고 꼭 한 번 읽어보리라.....
 
글쎄, 도대체 학술서라고도 소설이라고도 에세이라고도 이름 붙일수 없는 이 묘한 장르의 글쓰기에 흠뻑 바져들고야 말았는데.... 
 
어딘가 부서지고 생물학의 결핍과 과잉, 온전한 자신 혹은 그 일부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서조차 지울수 없는 인간의 내면과 불굴의 의지를 이보다 더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낼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
그토록 괴이한 신경질환자들의 사연을 신기한 구경꺼리가 아니라, 그렇다고 더없는 비극과 절망의 스토리도 아닌 모습으로, 이렇게 따뜻한 연민과 존중을 담아 바라볼수 있으리라고는 얘상해본적이 없었다고... ㅡ.ㅡ
또한 그러한 병증을 통해서 극적으로 드러나고야 마는, 오히려 '정상' 시기에는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던 인간 행동과 심리의 독특한 측면을 아주아주 잘 그려내고 있음....
 
예컨대 "뇌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 빼놀고는 모두 속아 넘어가고야 마는" 대통령 연설의 에피소드는 인간의 유약함, 어쩌면 병을 통해서야 보호막이 생겨나는 어이러니를 잘 보여줌. 자폐 또한 "다른 사람과는 달리 완전히 내부로 향하는 존재, 독창성이 있는 불가사의한 존재" 라는 설명 또한 그러함.
 
한번도 환자가 "병에 의존해서" 살아갈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음. 치료하고 물리쳐야할 대상에서 오히려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니, secondary gain 말고는 이걸 이해할 개념어가 나에게 없었던 게지...
파괴적 충동을 분출하는 드럼 연주에서 살아갈 동력을 얻는 툴렛증후군 환자들과 낮은 자능에도 특출한 재능과 심상의 깊이를 가진 이들의 사연에서, 잠시나마 인간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던 스스로를 부끄럽게 돌아보았음... ㅜ.ㅜ그리고 곧이어 인간에 대한 믿음과 연민을 가지고 빼어난 관찰력과 기다림으로 이 모든 것을 이해하도록 만들어준 색스 할배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이 대목에서 우리는 기묘한 세상과 접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통상적인 상식이 뒤집히는 세계이다. 병리상태가 곧 행복한 상태이며 정상상태가 곧 병리상태일 수도 있는 세계이자 흥분상태가 속박인 동시에 해방일 수도 있는 세계. 깨어있는 상태가 아니라 몽롱하게 취해있는 상태 속에 진실이 존재하는 세계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큐피드와 디오니소스의 세계이디"
 
회상, 아마도 원어에는 memory가 아니라 recall 이었을 것 같은데... 이 사례들은 너무 서글프면서도 먹먹한 안도감을 주었는데....
꽃이 진다고 너를 잊은 것은 아니라고.. 세월이 지나 잊혀진 것같지만 우리의 기억은 여전히 우리의 심연 어딘가에 보존되어 있고, 어떤 힘으로 빗장이 풀리면 다시 떠오를 수 있다니 말이여.....

 

#. 아툴 가완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아툴 가완디
부키, 2015

 

이상하게 이 즈음에 의사들이 쓴 책을 연달아 읽었는데, 보관함 리스트에 들어 있던 여러 권의 책들 중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있었던 책들이 우연히 그러했음.

마치 죽음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자기계발 내지는 힐링팔이 책 같은 제목이지만,  의외로 내용은 의학적, 사회학적 분석을 담고 있음. 특히 노인병을 다루는 의사의 관점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신체와 정신이 쇠약해가는 경로를 걷고 있는 노인의 입장에서 '제도'와 '사회적 환경'을 돌아보고자 하는 접근이 훌륭했음.
 
 
노인의 관점에서 요양원의 역사를 기술한다면
"노새의 관점에서 미국 서부개척사를 기술하는것과 같은 것"... 
 
나 또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던 듯.... 어시스티드 리빙 시설이 노인보다는 그들의 자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초기 설립자의 한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겠다고... ㅜ.ㅜ 안전이 중요하기는 한데, 최고 가치는 아니잖여.... 하지만 한국 사회는 지금 한편으로는 안전 이데올로기에 완전히 포섭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서비스의 시장화, 상업화의 첨단을 걷고 있어서 최악의 상태라는 느낌적 느낌 ㅠㅠ
 
 
"죽을수밖에 없는 존재로 살아가는데 따른 투쟁은 곧 자신의 삶을 본래의 모습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투쟁이기도 하다. 과거의 나와 현재 유지하고 싶은 나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릴만큼 너무 쇠약해지거나 너무 소진되거나 너무 종속되는 것을 피하려는 것이다. 질병과 노화만으로도 이 투쟁은 충분히 함겹다. 우리가 의지하는 전문가들과 시설들이 이 투쟁을 더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우리는 적어도 자신의 임무가 안전이라는 미명하에 사람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있는 삶을 살도록 선택의 범위를 넓혀주는 것이라고 믿는 전문가가 점점 많아지는 시대에 살고있다"
 
 
한편으로는 선택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의사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사실 이러한 선택권 확대가 좀더 동등한 환자-의사 관계를 만들어가는 핵심이라고 배워왔는데... 결과적으로는 너무 어려운 판단을 넘겨버린 것에 다름 없게 되어버린 아이러니), 어느덧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잊은 채 오로지 안전하게 '보존'하는 데에만 관심을 쏟게 된 이 상황을 돌아보는 것에는 통렬함이...
 
 
"우리 의사들은 병사들을 진군시키면서 계속 '멈추고 싶으면 알려줘'라고 말하는 장군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병들고 노쇠한 사람을 돌보는 데서 가장 잔인하게 실패한 부분은 .. 그들이 단지 안전한 환경에서 더 오래 사는 것 이상의 우선 순위와 욕구를 갖고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데 실패했다는 점"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것"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국사회에서 노인 돌봄의 절대적인 서비스 량과 질이 형편없다보니, 가완디의 성찰이 너무 앞서간거 아닌가 헷갈리기도 하지만.... 인간다운 삶에의 욕구라고 특별히 K 스타일로 달라질 이유는 없잖여.. ㅜ.ㅜ
게다가 네덜란드의 언락사 합법화와 광범위한 활용이 호스피스 미발달을 가져온 요인일 수도 있다는 지적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는 이 모든 상충하는 가치들이 차근차근 토론되지 않고 한꺼번에 휘몰아쳤을 때 대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이 책을 보면서 내내 마음 조리고 걱정하고 고민하다가 유일하게 빵 터진 부분은 갠지스 강에서 가완디 아버지 장사를 지낸 뒤 의례에 따라 강물 마시고 편모충 걸렸다는 이야기... 항생제는 미리 먹어두었지만 기생충까지는 생각 못했다니, 뭔가 웃픈... ㅠㅠ
 
노인 돌봄 문제는 나 자신의 미래이기도 하고 아주 근미래 어쩌면 당장 내일이 될수도 있는 나이든 부모님 삶의 문제이기도 한데....
막연한 우려와 상상이 아니라 당장 닥친 현실로서 세세히 그 과정을 묘사한 것이 가히 실용서에 버금가는 도움을 주었다고... 하지만 나 개인이 이해가 깊어졌다고 해도 사회적 해결책이 없다면 그닥 소용이 없다는 게 결정적 문제 ㅜ.ㅜ
 
 

#. 김보영 등. 이웃집 슈퍼 히어로

 

이웃집 슈퍼히어로
이웃집 슈퍼히어로
김보영 외
황금가지, 2015

 

대개 삶의 신산함이 묻어나는 페이소스와 기발한 상상력, 오늘 한국사회의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는 단편 모음집으로 완전 몰입하면서 재밌게 읽었음
 
* 존재의 비용 (진산):  "보이드" ㅡ 자신이 초인임을 기억하지 못하는 초인, 하지만 모두에게 초인으로 기억되는 초인, 그렇다면 초인이 되고자 했던 그의 열망은 과연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자신에게 기억되지 못하는 공허한 능력이라니 ㅠㅠ
 
* 월간영웅 홍양전 (dcdc):  유쾌하게 웃지요 ㅋㅋㅋㅋ
 
* 편복협과 옥나찰 (좌백): 시작에 비해 마무리는 좀 싱거움.  예전에 이런 류의 패러디 소설이 인터넷에 참 많았는디...
 
* 아퀼라의 그림자 (듀나): 엔터테인먼터 기획사가 주도하는 슈퍼히어로 군단이라니... 어째 한국적 상황에서 엄청 현실적으로 보임 ㅋㅋㅋ
 
* 소녀는 영웅을 선호한다 (김수륜):  실장님 영웅인게냐 ㅋ 짜증
 
* 초인은 지금 (김이환) ㅡ 초인에게 경찰권을 부여할 것인가는 슈퍼히어로 장르의 오래된 논쟁거리...어쨌든 사적 물리력에 법적 정당성까지 얹어주는거 난 반대일세
 
* 선과선 (이수현): 초인은 선이라고 많은 이들이 믿는 상황에서 선출되지도 책임지지도 않는 초인의 행동을 제지하려는 경찰 이야기
 
* 노병들 (이서영):  투이타 전사학교 빵터짐 ㅋㅋ 며느리 신고 ㅋㅋㅋㅋㅋㅋㅋ
 
*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김보영)
 
세상 구하기의 고통을 넘어서 착취 당하는 초인의 이야기.
초인들의 노력을 악용하고 그 단물을 빨아먹는 권력자들의 실체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사람들의 고통을 알고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초인들의 모습에 난데없이 울컥했다면 내가 이상한 건가?
무너지는 건물을, 구석에서 며칠이나 떠받치며 사람들을 구하고자 했던 여고생 초인이라니.. 어쩐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갓난아기가 있다고 소리지르던 그 여학생들이 떠올라서 먹먹했음... ..
그리고 너무나 땅을 치며 공감했던 대목 ㅜ.ㅜ
 
"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누가 잘못했는지 알고싶어 한다.책임자를 추궁하고 흑막을 찾는다. 하지만 내 경험에 의하면 이런 일은 누가 잘못했을때가 아니라 잘한 사람이 하나도 없을 때에 일어난다. 경로에 줄 서있는 수백 수천의 사람 중 그 누구도, 아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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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23:39 2016/06/2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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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공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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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이럴 때일수록 뭔가 '지금 꼭 안해도 되는 일'을 굳이 하는 것은 저 깊은 무의식속 방어기제가 작동한 탓이려니.... ㅡ.ㅡ

 
# 데드풀 (팀 밀러 감독, 2016년)
 
 
데드풀
 
 
재밌긴 한데, 뭐랄까 개그대사가 한국어 뉘앙스랑 좀 안 맞아 어색하고
무엇보다 맥락없이 사람 죽이는 거, 아무리 영화라도 이제는 보기 불편하다
 
현실에서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면 가상의 이야기로 넘어갈수 있겠는데 그렇지가 않다보니,
유머를 위해, 주인공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사지 난도당하는 어떤 생명체의 운명이란 것에 마냥 웃어넘길 수가 없게 되었다.
 
 
# 캐롤 (토드 헤인즈 감독, 2015년)
 
 
캐롤
 
 
동성애, 특히 레즈의 정체성이 아직 사회적 이름을 갖지 못한 시절 자신의 삶을 선택한 두 용감한 여자들의 이야기.
배우들의 그 섬세한 연기며 미장센과 스토리 전개, 음악, 어디 하나 나무랄데 없는 영화....
 
캐롤이라는 여성의 인정투쟁에 심하게 감정이입이 되고, 또한 테레즈의 혼란도 너무나 설득력 있게 그려진 수작이었다. 메타스코어 90점 넘은 게 다 이유가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둘 다 여성이고 서로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끌림, 성정체성 인정의 용감함을 거두었을 때, 이 관계가 좋게 보면 키다리 아저씨, 나쁘게 보면 원조교제 같은 느낌적 느낌 ㅠㅠ
 
케이트 블란쳇이 거대한 악의 조직 수장이나 암살자로 나오는 영화가 만들어졌음 좋겠다. 눈빛만으로 백명 죽일수 있을 것 같다
 
 
#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아라키 테츠로 감독, 2014년)
 
 
진격의 거인 : 홍련의 화살
 
 
정체를 알수 없는 대상에 대한 공포, 자유를 찾아 울타리를 넘고 싶은 열망..  
이걸 망해가는 일본에 대한 우익 판타지로 볼 것이냐, 혹은 일반적인 인류 모험담으로 볼 것이냐 논란이 있을 수는 있는데...
디테일이 너무 후지고 일 애니 특유의 감정 과잉과 쪼다같은 민폐 행동주의자 묘사 때문에 짜증 대폭발....
여성도 대등하게 전사로 싸우는 거 같지만 성녀 스테레오타입은 버리지 않지 ....
그리고 일본 애니의 유럽사랑은 언제까지 지속될거냐 도대체!!!
 
 
 
# 스틸앨리스 (리처드 글래저 감독, 2014년)
 
 
스틸 앨리스
 
 
자기자신을 잃어가는 것의 두려움과 당혹스러움, 불굴의 의지와 그 의지로도 어찌해볼 수 없는 상실의 과정을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
줄리언 무어의 빼어난 연기력에 심하게 몰입하면서, 한편 현실적으로는 플랜B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지 ㅠㅠ
플랜B에는 조력자가 필요함..
 
 
# 스포트라이트 (토마스 매카시 감독, 2015년)
 
 
스포트라이트
 
 
사회적 책무를 업무 특성으로 하는 프로페셔널들이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해나가는 이야기.
아동학대,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다면서 화면을 통해 잔인함과 고통을 '소비'하는 영화들과 달리,
성인, 그것도 허우대 멀쩡해보이는 중년 남성들이 과거를 회고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충격과 이해를 줄 수 있었다고....
 
마이클 키튼은 오랜만에 진짜 히어로처럼 보였음....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그나마 세상은 조금 살만해지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겠지???
영화 내내 등장하는 보스턴 시내 곳곳의 낯익은 모습은 은근히 향수마저 자극.... 
 
 
# 스위트피 LP 발매 기념 콘서트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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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작년의 일... ㅡ.ㅡ
 
팬이 연주하는 멜로디언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스위트피...
탈모를 걱정하던 아저씨의 하소연은 금방 잊히고, 빠져들어갔다고....
 
 
# 넬 크리스마스 공연 (2015년 12월)
 
 
포스터이미지
 
 
유서깊은 크리스마스 공연에 진정 오랜만에 나들이...
공연 장소를 올림픽 공원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해미와 생쑈했던 것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네 그려 ㅋㅋ
잠실학생 체육관은 정말 내가 가본 국내 공연장 중 음향 최악 ....
좀 다른 곳에서 공연을 했음 좋겠다고...
 
 
# 국카스텐 X 9mm Parabellum Bullet 합동공연 (2016년 2월)
 
 
포스터이미지
 
 
일본 밴드 큐미리와의 합동공연..
이들의 첫 등장에 나 완전 빵터졌음
그 오바스런 해드뱅잉과 점핑은 고등학교 축제에 와서 한글로 가사 적어놓고 '파이널카운트다운' 블렀던 옆 남고 밴드를 떠올리게 했다고.. ㅡ.ㅡ
한국에서는 허리케인 블루나 할 만한 모션 아닌가 말여... 그런데 또 의외로 연주가 좋아서 좀 어리둥절 ㅋㅋㅋㅋ
이들을 보고나니 의외로 국카스텐이 얌전해 보이더라는 ㅋㅋㅋ
 
국카스텐의 음악이야 뭐 두 말하면 잔소리....
일렉트로닉 사운드 너무 좋음.
나중에 국카스텐 인터뷰와 인디시절 출연한 다큐 등을 챙겨봤는데, 그 역경의 스토리가 너무 짠해서 흠칫...
그 어린 나이에 겪어서는 안되는 일들을 겪었다는 이들의 말이 엄청나게 이해되었음...  결핍만이 예술의 에너지가 되는 건 아닐텐데, 이 재능많은 청년들이 살아가기에 한국 사회가 너무 위험한 야생의 세계였다는 생각이...

그나마 이들은 여기까지 왔지만, 중간에 상처입고 떨어져나간 재능있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하면 참 씁쓸....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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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7 23:09 2016/04/1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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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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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닥 연관성 없는 책 두 권...

 

#. Stephevn Jay Gould [Full House]
 
 
Product Details
 
 
옛날에 사두고 어쩌다보니 읽을 기회가 없었던 책....
책을 흥미롭게 읽고도 정리를 못해서 몇 달은 쌓아두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리차드 레빈스 선생님 돌아가심....
굴드, 르원틴, 레빈스.... 3총사 중 이제 르원틴만 남은 셈이다.... ㅡ.ㅡ
레빈스 선생님, 영면하시길....
 
 
변이와 진화에 대해 이렇게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 또 있을까 싶음. 그가 인기 있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특히나 진화를 '발전' 개념으로,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으로 자연 현상을 해석하고 다시 그것을 현존 질서의 정당화 논리로 사용하는 이들이 (책을 성실하게 읽는다면) 오해를 벗어날 수 있게 만드는 책...
역학/보건학/통계학 공부하는 사람은 모두 필독서로 지정해서 읽게 해야 함.
 
하지만 진화론에 대한 오해는 고사하고, 동성애/이슬람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출마하는 정당이 생길 지경이면 이런 책이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깊은 회의가.... ㅡ.ㅡ
 
# 손아림. [디 마이너스] (자음과 모음 2014)
 
디 마이너스
디 마이너스
손아람
자음과모음(이룸), 2014

 

후배 K 가, 내부자 아니면 쓰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한 번 읽어보라고 하길래 도서관에서 빌려옴.
설마설마 하면서 읽다가 혈압이 올라서... 아까운 내 시간, 마이 아이즈!!!
K 옆에 있었으면 한 대 칠뻔했음...여러 모로 참 기록해둘만 한데...
 
작품 그 자체로 말하자면
이미 20년도 훨씬 전에 지나가버린 후일담 소설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진전이 있어보이지 않음
해당 시기를 관통했던 모든 사건과 가십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집어넣으려니, 이건 뭐 문학작품이 아니라 차라리 일지를 쓰라고....  플롯이 해당 시기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경험하거나 들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플롯을 끼워맞춘 느낌...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하고 나를 찾기 위해 학교를 떠나 투쟁선봉대로 다니면서 신체를 학대하는 건 "배트맨 비긴즈"에서 브루스웨인이 이미 다 써먹은 거 아닌가... ㅡ.ㅡ
게다가 고통을 잊기 위해서 '사창가'를 거쳐가는 것은 70년대 호스티스 소설에서 이미 신물나게 봤잖여....  소설이 진부한 건지, 수십년이 지나도록 한국 지식인 남성들의 삶이 이토록 진부한 건지 도대체 구분이 안 되었음...
사실 책을 읽는 내내, 혹시나 이런 스토리가 나오면 어쩌나 불안불안했다고... ㅜ.ㅜ
 
여성 캐릭터는 또 왜이렇게 천편일률적..... 강인하지만 알고 보면 감성이 풍부하고, 사랑을 위해서 가끔씩 말도 안 되는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민폐형 캐릭터....  내 주변 여성 선후배들은 이에 비하면 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보그들이었던가 ㅋㅋㅋㅋ 뭔가 젠더균형을 맞추려 한 것 같기는 한데, 여전히 대상화, 신비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이미 밉상박힌 책에 대한 나의 편견?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의 학생운동에 대해 말하자면....
이 때 나는 한창 머슴생활 중이었고, 어느 정도로 운동판의 정치에 둔감했냐 하면 민족해방 그룹이 운동권 내에서 '이제는' 다 사라진 줄 알았었지.... ㅋㅋ 나중에 민주노동당 갔다가 너무 놀랐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러다보니 이 소설에서 담고 있는 학생운동 혹은 활동가들의 모습이 얼마나 당시의 실재에 가까운지 모르겠지만, 만일 이게 정말 실재를 반영한 것이라면 그저 나는 울 수밖에 없네.. ㅜ.ㅜ
내가 대학 들어갔서 초기에 봤던 80년대 후반 학번 선배들 모습이랑 하나도 다를게 없잖아....
얄팍한 이념의 과잉에 빠진 좌익 소아병 환자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민중과 투쟁을 섬기면서 삶의 시련이란 마치 이번이 처음인 것처럼 '모험'을 즐기는 태도에 정말 어안이 벙벙했지.... 나에겐 생활인 것이 그들에겐 일탈적 모험인 것이 참 황당....  계급이란 참 힘이 세구나, 참 해맑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지 ㅋㅋ
첫 대면에서 예측했던 대로,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언제 내가 그런 활동을 했냐는 듯, 안온한 자신의 일상과 출신 계급으로 돌아가고, 얄팍한 학생 운동 몇 년의 기억을 사골 우리듯 곱씹으면서 자기애를 꽃피우던 사람들... ㅋㅋㅋ (지금도 얼굴이나 이름을 떠올리면 육성으로 욕이 터지거나 실소를 뱉을 인물들이 있는데, 다들 어디서 잘 살고 있겠지?)
 
물론, 그 때는 모두 기껏해야 스무살 초반의 애들이었고, 나 또한 좌익소아병이 없었다고 하면 자기기만이겠지만, 최소한 인간이 성찰과 반성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감... ㅡ.ㅡ
그런데,정말, 90년대 후반, 21세기에도 학생운동한다는 애들이 이 책 속에 나온 것처럼 살았다면, 그 운동은 진작에 망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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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3 23:18 2016/04/1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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