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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에 초대합니다 - 총선 이후 이라크, 민주주의의 봄날이 왔는가



 
마포사회포럼은 반전반자본주의 노동자운동 '다함께'가 주최합니다.
포럼에서는 사회 연대와 공익을 위한 캠페인과 주장을 소개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포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서로의 경험과 주장을 함께 나누는 토론 광장입니다.
 
제25회 마포사회포럼
 
총선 이후 이라크, 민주주의의 봄날은 왔는가
일시 : 2005년 3월 16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장소 : 
책사랑방 ( 지하철 신촌역 6번 출구앞 40m 직진 티파니호프 건물 5층)
문의 : 016-378-1872
블로그 :
http://blog.empas.com/wp2020 
* 책사랑방은 1인당 이용료가 3천원입니다. 참가비를 준비해 주세요 ^^
 
초대의 글
 
이라크 총선 이후 부시는 이라크에 '민주주의'와 '자유'가 도래했다고 거짓말 합니다.
이 자유와 민주주의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이라크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의 봄은 왔습니까. 마포사회포럼에서 함께 얘기해보지 않을래요.^^
 
"2004년 10월 29일 발표된 영국의 의학 잡지 <랜싯>의 분석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최소 10만 명의 이라크인들이 학살 당했습니다.
 
계엄령 하에서 치러진 2005년 1월 30일 이라크 총선을 부시는“대단한 성공작”이라고 말하지만 이라크의 민주주의는 점령이 종식될 때만 가능합니다. 미국은 선거 이후 점령을 ‘합법화’해 장기적으로 이끌어 나가려 합니다. 이집트 주간지 <알아흐람 위클리>는 "이제 미국이 석유와 군사전략 거점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14곳에 달하는 군사거점과 이라크 전역의 유전이 최소 25년 이상 미국에 조차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라크 전쟁과 점령 2년 동안 노무현 정부는 일관되게 부시를 지원해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3,600 명의 군대를 이라크에 파병해 미국, 영국에 이어 3번 째 규모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파병의 댓가는 김선일씨와 오무전기 노동자들의 비극적인 죽음이었을 뿐입니다. 자이툰 부대원들의 안전이 더욱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테러위험 지대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노무현 정부는 추가 파병을 추진할 수 도 있습니다. 부시의 위기가 심화될수록 노무현 정부의 지원은 더욱 사활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는 3월 20일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지 2년 째 되는 날입니다. 국제 반전운동은 다시금 도약할 기회를 부여잡고 있습니다. 국제반전행동을 앞두고 열리는 마포사회포럼에 주변 친구, 지인들과 함께 오십시오. 이라크 파병 철회 서명에도 동참하여 주십시오.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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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메모리즈 - 비극적인 기억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남긴 몇가지 화제거리중에 하나는, '제페니메이션' ( 이하 - 아니메 ) 이었습니다. 당시만해도 '어둠의경로' 라고 하면 자막이 존재하는 동영상 파일이 아니라 자막없는 원어 그대로의 해적판 비디오물을 가르키는 시기로, 그러면서도 일본문화, 특히 일본만화에 대한 소개가 상당부분 진척되어 많은 사람들이 갈증을 느끼고 있었기에 대다수의 매니아들이 뜻도 모르는 일본어 대사를 들으며 그 해적판 비디오들을 애지중지 소장하던 때였다고 기억합니다. 짐승도 예외는 아니었구요 ^^;


그러던 시기였기 때문에, 국제영화제에서 아니메가 정식으로 상영된다는것은 충분히 센세이션 한것이 될 수 밖에 없었죠. 게다가 상영작들은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갖춘 따끈따끈한 화제작들, 바로 공각기동대와 이 메모리즈 였었으니, 국제영화제 참가자들 사이에 아니메가 예매 1 순위가 되었던것도 당연하다고 할까요.


그랬던것에 비하면 공각기동대가 꾸준히 재평가되며 지금까지 화제거리로 이어온것에 비해 메모리즈는 다소 그늘에 가린 느낌입니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공각기동대는 스토리 자체가 난해하고, 담고 있는 메시지는 그보다 더 심오해서 많은 화두거리를 남기기 때문이겠지요. 그렇지만 메모리즈 역시, 스토리는 단순 명쾌할지 몰라도 메시지 측면에서는 결코 공각기동대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메모리즈는 '노인 Z' 로 유명한 오토모 카즈히로 감독의 원작 스토리들을 바탕으로 오토모 자신을 포함한 세명의 감독이 각각의 스토리들을 옴니버스 식으로 연결해둔 작품입니다. 보통 이럴경우 하나의 공통적인 대주제가 이들 작품들을 엮어내는데 메모리즈는 딱히 엮어낼만한 대주제가 발견되지 않습니다. SF 호러에, 블랙코미디에, 환타지까지 쟝르도 다 제각각이죠. 최근에 메모리즈를 다시 보면서 이들 작품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대주제를 굳이 선정한다면, '비극'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첫번째 에피소드, Magnetic Rose (그녀의 추억) 은 오토모의 원작에 모리모토 코지가 감독을 맡은 작품입니다. 우주의 폐기물들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주인공들은 낡은 구형 우주선에서 나오는 sos 신호를 따라 들어가게 되지만 그들이 발견하는것은 한 오페라 가수의 원혼, 아니 강력한 집착이지요. 애인에 대한 사랑과, 그 사랑의 배신으로 인한 분노가 전자장치를 통해 살아남아 우주선 자체를 통제합니다. 호러영화의 소재중 하나가 '유령의 집' 이라면, 그녀의 추억은 그 우주판 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음산하고 기괴한 작품이죠.


보통 이런 경우는 주인공들이 기지로 유령을 퇴치하고 탈출하는것이 정석입니다만, 여기에서는 우주선의 폭발과 함께 모두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한 오페라 가수의 편집증적인 관념이 살아있는 인간을 죽음으로 이끌어 버리는 암울한 스토리죠 ^^; 작품 중반부터 끝까지 어떤 오페라곡이 계속 나오는데,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 짐승으로서는 무슨 곡인지 알수가 없다는... -,-


'그녀의 추억' 이 너무 암울해서 기분이 쳐질까봐 그랬는지 모르지만, 두번째 에피소드인 채취병기 는 꽤 경쾌한 이야깁니다. 역시 오토모 원작에 오카무라 텐사이 감독이구요. 여기에서는 한 제약회사의 평범한 연구원이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인해 정부가 개발한 비밀병기 - 악취를 이용한 화학무기 ^^ - 를 복용하게 되고 그로인해 일본 열도 전체가 위기에 빠진다는 스토립니다. 정치가, 군인 등의 권력집단들에 대한 통쾌한 풍자극이면서 동시에 '장사가 되는것' 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대는 언론의 속성을 폭로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직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라면, 주인공인 타나까 노부오가 악취를 끊임없이 생산하며 오토바이를 몰고 터널을 지나자마자 그를 죽이기위해 상공에 새까맣게 떠있는 공격 헬기들의 군집이죠. 아니메에서 이만큼 군대와 자본에 의지하는 권력의 속성을 통렬하게 묘사한 장면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 작품도 마지막엔 잡았다고 생각한 노부오가, 권력의 중심부에서 악취를 터트림으로서 비극 (아니, 희극인가요? ^^) 로 끝나죠. 일본열도는 살인적인 악취의 구름속에...


'채취병기' 를 보고 실컷 웃으셨겠지만 마지막을 장식하는것은 또 암울한 스토리로, 대포의 거리 는 오토모 자신이 직접 감독한 작품입니다. 이곳에서는 모든 일상이 보이지도 않는 적과의 싸움에 맞춰져 있습니다. 거리의 집집마다 지붕에는 크고 작은 대포들이 배치되어 있고, 아이들은 대포를 쏘는 포병이 되기 위해 학교를 다니며, 아빠는 포를 쏘러 나가야하며 엄마들은 대포와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일합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포병들은 대포 발사를 위한 부속품으로 전락되어 그 외의 다른 일은 생각할수조차 없습니다.


아마 이만큼 우울한 스토리도 없을겁니다. 이곳에서는 사회운동 단체들 조차도 사람들이 대포의 부속품이 되는 그 자체가 아니라 '좀더 몸에 좋은' 화약을 쓸 권리가 있다며 리플렛을 돌리고 있으니까요. 저녁에 TV 를 키면 언론들은 실제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르는 '적' 에 대한 전과를 떠들어대며 다음날도 또 포를 쏘러 나가라고 부추깁니다. 비록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런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과정을 통해서 지배계급들이 사람들의 의식을 억압하고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을것임은 쉽게 추론할수 있는 것이지요. 


각각의 에피소드에 맞는 이미지를 구하려고 했는데, 오래전 작품이라 그런지 쉽지가 않군요. DVD 도 발매가 되어 있고, '어둠의경로' 를 통해서도 보실수 있겠지만 아무튼 가능한 한번쯤들 보시면 좋은 작품입니다. '공각기동대' 가 주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라면, '메모리즈' 는 인간 사회에 대한 의문이라고 할수 있겠죠. 비록 비관주의가 바탕에 짙게 깔려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사회적인 의식을 다루고 있는 모든 아니메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니 뭐 굳이 이녀석만을 탓할일도 아닌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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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국제공동반전행동에 함께합시다.


 

지난 1월 30일 이라크 총선이 끝난 직후 부시는 이라크 국민들이 총선을 통해서 자신의 자유의사를 표현했고 자유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듣도록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와 더불어 이라크침략을 주도했던 영국의 블레어 정권 역시 대언론 발표문을 통해 총선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으며 이라크가 좀더 희망적인 곳이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가하면 노무현 정권의 신임 이라크 대사인 장기호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상황이) 총선을 계기로 치안이 유지되고 안정화 되어간다' 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들 국제 테러리스트들의 동맹관계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으며, 그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미화시키려 한다는것은 충분히 예상할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선거는 점령당국의 전면적인 계엄령 하에서, 선거하지 않으면 식량배급이 끊길 것이라는 위협을 느끼는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성공적이고 평화적으로 치뤄졌다는 언론들의 발표와 달리 이날 약 2백60건의 저항세력의 공격이 있었는데 이는 점령이후 하루동안 있었던 공격으로는 최대건수에 해당합니다. 선거를 관리해야할 선관위는 엄중한 호위와 계엄령에도 불구하고 신변에 대한 위협때문에 이라크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투표 참가율도 58% 정도에 그치고 있는데, 얼핏보면 높은 수치인것 같지만 '억압에서 해방된 국민' 이 참여하는 투표율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낮습니다. 일례로 1994년 남아공 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종말을 고했을때는 85.5%가 선거에 참여했었던 사례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라크 국민들을 억압하는 점령당국의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국의 충실한 꼭두각시 노릇을 해왔던 이야드 알라위 임시총리는 단지 14% 의 득표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반면에 시아파 성직자인 알 시스타니가 후원하는 이라크통일연맹은 미국에 철수일자를 제시하라는 선거운동을 벌여 과반수 가까운 지지(48.5%)를 받으며 최대 규모의 정당으로 부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은 이라크 민중들이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것이 점령중단, 미군의 철수임을 명백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선거 직전(23일)에 조그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니파의 82퍼센트, 시아파의 69퍼센트가 미군의 즉각적인 철수 또는 정부 구성 후 철수를 지지했으며 53퍼센트의 이라크인들이 무장 공격이 정당한 저항 형태라고 대답했습니다. 선거 이후에도 저항세력의 공격이 약화되었다는 기미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전 운동의 일부는 선거를 통해 억압받아온 이라크 민중들의 열망이 실현되고 점령도 종식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오판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선거가 어느정도 이라크 사람들의 의지를 실현할수 있지 않을까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자치와 관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인들이 이 선거를 바탕으로 자치를 허락받을 길은 전혀 없습니다. 부시와 블레어는 점령이 계속될 것임을 명백히 했고, 미군은 최근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수를 적어도 향후 2년 동안 현재와 같은 수준인 12만 명 선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라크 전역에 14개의 영구주둔기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미군 점령당국이 이미 만들어 놓은 임시행정법이 실질적인 통치 법령 구실을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요 핵심 요직들 역시 미국에 의해 임명되고 교체될 것이며, 법관이나 검사들과 마찬가지로 사법위원회 역시 점령 당국에 의해 선발·심사·교육될 것이라는데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국의 후원을 받아온 망명객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것과 동시에 미국의 새로운 이라크대사인 존 네그로폰테 ( 온두라스 등 라틴아메리카에서 암살단을 배후조종한 경력이 있는 ) 에게 그 영향력을 강화시켜 줄 것입니다. 이라크 국민들의 열망이 선거를 통해 실현되리라는것은 순진한 착각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점령중단이 이라크 국민들의 핵심 요구이며, 이것을 실현할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전 세계 민중들의 대규모 저항운동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반전운동이 점령을 막지 못했으며 아무것도 쟁취하지 못했다는 패배의식에 여전히 젖어 있습니다. 그러나 미 제국주의가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있는것, 미국 공화당 안에서조차 철군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3인의 전직 장관들이 영국군이 12개월 내에 철수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것, 스페인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철군이나 파병취소를 결정하도록 만든 힘은 그러한 냉소주의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저항운동이 지금까지 쟁취해 온 성과들입니다.


지난 세계사회포럼에서 반전 전략 회의에 참가한 각국 반전 활동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 2년을 맞이하는 3·19­20 국제공동반전행동을 결의했습니다. 이 결정은 마지막 날 있었던 사회운동총회에서 지지를 받아 통과되었으며 이라크를 포함한 29개국에서 3·19­20 국제공동반전행동이 조직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뒷마당인 아르헨티나·브라질·베네수엘라와 같은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에서도 이와같은 행동들이 조직되고 있다는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오는 3월 20일은 소수 부유층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또 한번의 중요한 기회가 될것입니다. 3.20 국제반전공동행동에 함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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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5년 3월 20일 오후 3시

장소 : 서울 대학로

오시는 길 : 지하철 4 호선 혜화역 2 번 출구
연락처 : 018-503-7858 - 하이에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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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0 국제공동반전행동을 후원해 주십시오.


3.20 행동에 대한 후원이 절실합니다. 후원기금은 홍보물(포스터, 리플릿 등) 제작, 신문광고, 무대 및 음향 대여 등에 사용될 것입니다. 3.20 국제공동반전행동을 후원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재정 후원은 3월 20일 국제공동반전행동을 개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비록 작은 액수라고 해도 우리들의 힘으로 전쟁에 반대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만들어 가는 중요한 역활을 하게 될것입니다.


후원계좌 : 국민은행 406201-01-075064 / 하나은행 356-910005-50207 (예금주 : 박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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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이라크 전쟁--1월 총선 이후 미국이 직면한 문제--Alex Callinicos

No 1939 Socialist Worker(영국) 2005년 2월 19일

전쟁과 점령

 

이라크 총선 이후

 미국이 당면한 문제들

이라크 여론에 대한 우리 지배자들의 거짓말에 속지 말라고 앨릭스 캘리니코스(Alex Callinicos)가 경고한다.


“마침내 수상이 이라크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는가?” 월요일 아침 라디오 4(Radio Four)의 《투데이 프로그램 Today Programme》에서 제임스 노티(James Naughtie)가 이렇게 물었다.

  다우닝가(Downing Street) 10번지의 대언론 발표문은 이구동성으로 한결같이 “그렇다!”고 떠들고 있다.

  많은 기자들이 그 내용을 되풀이 말했다. 예를 들어, 제임스 블리츠(James Blitz)는 지난주에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이렇게 썼다. “행운의 여신이 다시 수상에게 미소 짓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노동당이 잘못 할 수 있다고 의심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 지난달에 총선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이후 이라크가 좀더 희망적인 곳으로--적어도 지금까지는-- 바뀐 것 같다.”

  백악관과 다우닝가가 총선을 이라크 점령의 성공 사례로 덧칠하려 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사태를 더 잘 파악해야만 하는 다수 인사들, 예를 들어 좌익 철학자들인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와 노먼 제라스(Norman Geras) 등이 총선을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축하했다는 점이다. 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첫째로, 부시는 이 선거를 원하지 않았다. 그와 그가 임명한 전직 총독 폴 브레머(Paul Bremer)는 자신들이 임명한 의회가 정부를 선출하고 이라크 영구 헌법을 제정하기를 원했다.

  작년 1월에 이라크의 유력한 쉬아파 무슬림 성직자인 그랜드 아야톨라(Grand Ayatollah) 알리 알-시스타니(Ali al-Sistani)가 대중적 항의를 호소했고, 점령군은 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부시와 브레머는 어쩔 수 없이 선거를 허용했지만 최대한 일정을 연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라크 국민을 옥죄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시와 블레어가 선택한 후보 이야드 알라위(Iyad Allawi)는 전체 투표수 가운데 14%밖에 얻지 못했다.

  시스타니가 지원하는 이라크통일연맹(United Iraqi Alliance; UIA)은 미국에 이라크 철수 일정을 제시하라는 선거 운동을 벌여 48.5%를 획득했다. UIA가 확보한 최대 규모의 단일 의석은 작년에 미국이 생사 불문하고 지명수배했던 급진 쉬아파 지도자 목타다 알-사드르(Moqtada al-Sadr)의 지지자들이다.

  월요일에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논평했다. “미국의 [이라크] 개입 사태에서 가장 커다란 아이러니 중의 하나는 이라크인들이 …… 투표장에 가서 강력한 종교적 기반을 가진 정부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웃 이슬람 공화국인 [이란과] 단단히 결연하고 있다. 이것은 행정부가 그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라크 정책 속에서 결코 기대하지 않았던 수순이다. 미국 및 지역 전문가들의 말로는 그 비용이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더욱더 중요한 사실은 투표 참가자가 58%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영국에서라면 이 수치가 높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 자유 민주 정체의 기준에서 볼 때, 특히 진정한 선거권이 최근에야 쟁취된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이것은 낮은 수준이다.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종말을 고했을 때 투표 연령 인구의 85.5%가 선거에 참여했다.

  물론 이라크의 투표 참가율이 낮았던 까닭은 이 나라 중부 지방에서 대규모 선거 보이콧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라크 중부 지방은 무장 저항 세력이 가장 강력한 곳이다. 이 지역마저 투표에 참여했더라면 미국 앞잡이들의 득표수는 훨씬 더 떨어졌을 것이다.

  선거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마지막 요점은 민주주의가 자치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인들이 이 선거를 바탕으로 자치를 허락받을 길은 전혀 없다.

  부시와 블레어는 점령이 계속될 것임을 명백히 했다. 부시는 선거가 끝난 다음에 “일정 같은 건 없다”고 말했다. 미군은 최근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수를 적어도 향후 2년 동안 현재와 같은 수준인 12만 명 선에서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선거 결과 극단적으로 쪼개진 국회가 만들어졌다. UIA는 과반수를 장악하지 못할 것이며, 그 자체가 연합이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이라크의 진짜 지배자인 미국 대사 존 네그로폰테(John Negroponte)가 상당한 기동의 여지를 확보할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백악관의 지령을 받게 될 이라크 내각을 만들고 조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흐메드 찰라비(Ahmed Chalabi)와 같은 구닥다리 인사가 수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사태의 진행 추이를 파악할 수 있다.

  미국 신보수주의자들의 친구이자 사기꾼인 찰라비는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동원된 허위 정보를 제공했지만 후에 미국과 사이가 벌어졌고 지금은 UIA의 지도자다.

  점령 정부는 미국식 자유 시장 자본주의의 지배권을 확고히 하는 정책 방침에 따라 이라크 사회를 재구조화하려고도 애쓰고 있다.

  2004년 4월에 브레머는 훈령 81조(Order 81)를 발표했다. 이라크 농부들이 수천 년간 자유롭게 종자를 재배하고 저장해 오던 관습을 초국적 기업들의 “지적 재산권”이라고 선언하며 금지한 것이다.

  부시와 블레어가 이런 정책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커다란 문제는 이라크 국민의 반발이다. 선거는 점령에 저항하는 사람들 사이의 분열상도 드러내주었다.

  특히 쉬아파가 우세한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는 다수가 선거를 점령을 종식하는 최선의 방책으로 이해했다. 대부분의 순니파 아랍족이 거주하는 이라크 중부에서는 절대적이라고까지는 못 해도 다수가 무장 저항 세력과의 연대감을 표명하는 가운데 선거 보이콧을 결정했다.

  점령 당국은 쉬아파 및 순니파 아랍족, 그리고 북부의 쿠르드족 사이의 분열을 조장해 왔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이라크 정치를 파악하는 것은 오류다.

  예를 들어, 급진적 쉬아파 이슬람교를 신봉하며 선거에 참여했던 사드르 지지자들과, 저항 세력을 지지하며 선거를 보이콧했던 순니파 무슬림 학자들 연합(Sunni Association of Muslim Scholars) 사이의 접촉이 최근 며칠 사이에 있었다.

  어쨌든 점령에 저항하는 무장 투쟁이 줄었다는 징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왜 그럴까? 이라크인들이 투쟁하는 이유는 그들의 조국이 외국 점령하에 놓여 있고 선거가 이 상황을 바꾸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전 세계 반전 운동 세력의 어깨에 엄청난 책임을 부여한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고 한국--옮긴이 추가] 같은 점령국들에서 특히 그렇다.

  투쟁을 끝내고 이라크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기회를 부여하는 유일한 방법은 점령을 끝장내고 군대를 철수시키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해 부시와 블레어의 낯짝에서 느끼한 미소를 제거하기 위한 다음 방안은 3월 19일과 20일 점령에 반대하는 전 세계의 항의 행동을 대규모로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 앨릭스 캘리니코스는 여러 권의 책을 썼다. 책갈피 출판사에서 나온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 The New Mandarins of American Power》도 그 중 한 권이다.


★ 政明爲 옮김/sumbol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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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진보적 대학생이 꼭 알아야 할 10가지 주제

 



'진보적 대학생이 꼭 알아야 할 10가지 주제' 토론회 에서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 이라크 점령, 좀처럼 헤어날수 없는 빈곤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참여한 분들과 함께 '어떻게 할 것인가' 를 고민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방안을 '비정규직 보호법' 이라 이름짓고 통과하려는 모습들에서 보이듯이 권력자들은 우리의 절박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기만하려고만 합니다. 토론회에 함께해서 서로의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진정한 우리들의 대안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설마, 대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안 오시는건 아니시겠죠? 다루고 있는 주제들을 보면 대학생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따로 말씀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듯...^^  저도 대학생은 아니지만 살짝 끼여볼려고 합니다. 함께 하실 분들은 아래 연락처로 전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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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3월 5일(토요일)- 6일(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장소: 고려대학교 자연계 캠퍼스 과학 도서관 5층 강당

오시는 길 : 지하철 6호선 안암역 4번 출구

연락처 : 하이에나새끼 : 018-503-7858
참가비: 하루 5000원 / 이틀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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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가 한국 교육에 대해 말한다   홍세화(한겨레 기획위원)


 

대학인 후배들에게 전하는 손석춘의 R통신   손석춘(전 한겨레 논설위원)


 

과학과 현대 사회    최무영(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고등과학원 겸직 교수)


 

미국의 이라크 침략 2년 :
우리가 이라크 점령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
  
김민웅(프레시안 기획위원, 성공회대 겸임교수)


 

이주노동자로부터 듣는다 :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마숨(이주노동자 활동가), 라디카(네팔 출신 여성 이주노동자)


 

오늘날의 여성 해방   연사 섭외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심상정 초청 강연회 :
노동자 국회의원의 11개월
   심상정(민주노동당 국회의원)


 

기업 세계화와 깊어지는 빈곤의 늪   우석균(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등


 

점점 심각해지는 환경, 무엇이 문제인가?   이필렬(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교수)


 

맑스주의는 오늘날에도 유효한가?   최일붕(다함께 운영위원이자 신문 편집자)


 

비디오 상영 - 제5차 세계사회포럼의 다체로운 모습을 담은 비디오 상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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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개악안 저지하라

다함께 49 호

비정규직 개악안 저지하라 - 강철구

http://www.alltogether.or.kr/

 

비정규직 개악안 저지하라

   

2월 1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충돌 사건이 일어나자 사용자들과 그들의 정치인·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민주노총 죽이기에 발벗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거리의 폭력 단체와 다를 게 없다”고 민주노총 비정규 현장파들을 비난했다. 10만 명 이상의 이라크인들을 죽인 전쟁광 조지 W 부시를 지지하고 노동자 파업에 경찰력을 동원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조선일보>가 ‘폭력’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열린우리당 의원 이목희는 민주노총 비정규 현장파들을 “국민 대중의 요구와 소망에 관심 없고 비정규직과 중소 영세 노동자들의 삶의 고통에 관심이 없”는 “과격 맹동주의자”로 비난했다.

그러나 기업주들과 그들의 이윤을 위해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시키고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시키려는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열린우리당 등 권력자들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요구와 소망에는 관심도 없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혈한들이다. 

기업주들은 이참에 노동운동의 전투성을 거세해 민주노총을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합리적 노동운동’으로 길들이려 한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언론매체들인 <조선일보>는 민주노총은 “노동철학과 운동노선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했고, <중앙일보>는 “자진해체까지 포함해 내부적인 자성을 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유감이게도, 민주노총 지도부는 “진상조사를 실시해 노동운동 내에 비민주적 요소를 뿌리뽑고 조직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단상 점거 농성을 한 일부 활동가들을 민주노총의 건강성을 깨뜨린 ‘비민주적’ 세력인 것처럼 묘사했다. 

설상가상으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도 도덕성과 민주성을 저버렸다며 그 활동가들의 ‘폭력 행위’를 비난했다.

일부 활동가들이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한 행동이 설사 문제였다손 치더라도 그 문제의 발단은 주로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하는 기업인들과 그들의 정부에 있고, 부차적으로는 상황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비정규직 개악안에 맞서 대중 투쟁을 건설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 사회적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더 주력한 민주노총 이수호 지도부에 있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 개악안에 반대해 대중 투쟁을 건설하자는 좌파 활동가들은 강력히 반발했고 그 와중에 안타깝게도 대의원대회에서 충돌이 벌어진 것이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정부가 “비정규 개악(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노사정 대표자회의와 관련한 모든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금 상황은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1월 31일 당정협의에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 개악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교섭에 연연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이수호 집행부는 투쟁과 교섭을 병행하는 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2월 비정규직 개악안을 막아 내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교섭안이 대의원대회에서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노동조합이 정부와 사장을 상대로 사회적 교섭을 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부가 공격을 감행하려 하는 지금 상황에서 정부와의 협상에 연연한다면 정부에 맞서는 실질적 대중 투쟁을 조직하기 어렵다.

민주노총 대중 투쟁의 여파 속에서 열리는 것이 아닌 노사정위는 정부가 민주노총 지도부의 손발을 묶어 놓고 현장 노동자들을 손쉽게 공격하기 위한 덫이다.    

지금 같은 경제 위기의 시기에 사용자들은 좀체 양보하지 않으려 한다. 강력한 대중 투쟁, 특히 이윤에 타격을 가하는 대중 파업에 기반할 때만 교섭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고 실질적인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은 2월 7일 인터넷 언론 매체 <프로메테우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미 2월 총파업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회적 교섭을 통해 법안 처리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설사 ‘2월 총파업’ 조직이 거의 불가능해진 듯하더라도 현장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대중 투쟁의 필요성을 호소해서 투쟁을 이끄는 게 제대로 된 지도부의 임무이다. 대중 투쟁보다 사회적 교섭에 더 의존하는 것은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수봉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환노위 간사인 이목희와 국무총리 이해찬이 “사회적 교섭안이 통과된다면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강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이해찬은 2월 3일 민주노동당 지도부를 만나 비정규직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환노위 소속 여당 의원은 “비정규직 법안이 3∼4월 임단협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통과되지 않으면 많은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며 “파견법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서라도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것이 환노위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장관 김대환은 2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정규법안을 놓고 다시 대화 채널을 가동할 생각이 있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벌써 2년 이상 논의를 했고 노사가 합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그럴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국회 시계에 맞춰 처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월 11일 열린우리당 대변인 임종석도 “비정규직, 출자총액제한제 등 경제 현안과 관련된 법안의 우선 처리가 (이번 임시 국회에서) 첫번째 원칙”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법’안은 비정규직 보호는커녕 기존의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비정규직 확산법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파견노동을 전면 허용한 뒤 69만 명이던 파견노동자 수가 2002년에는 2백13만 명으로 증가했다.

만약 정부의 비정규직법이 통과되면 정규직이 되겠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은 산산조각날 것이다. 이미 8백16만 명이나 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신규 일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채워질 것이고, 노동자들은 4대 보험도, 연월차도, 퇴직금도 없는 열악한 조건에서 저임금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어제의 정규직이 오늘의 비정규직이 되고 오늘의 비정규직이 내일의 실업자가 될 수 있는 불안정한 미래가 수백만 노동 대중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게 될 것이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2월 7일 담화문을 통해 이렇게 투쟁을 호소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인 비정규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을 지난 1월 21일 [대의원대회에서] 우리는 굳건히 결의한 바 있습니다.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해서 우리 투쟁의 고삐를 늦출 수는 없습니다.”

현장 조합원들은 전체 노동자들의 미래를 위해 지도자의 이 말을 뒷받침하기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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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 중단이 여전히 핵심 요구다

다함께 49 호

점령 중단이 여전히 핵심 요구다 - 김용민

http://www.alltogether.or.kr/

 

점령 중단이 여전히 핵심 요구다

 

“오늘 이라크 국민은 세계에 자기 의사를 표현했고 세계는 중동의 중심에서 나오는 자유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이라크 총선이 끝난 직후 부시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이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었다고 말한다. 총선 직후 TV와 신문들은 투표를 위해 줄 서 있는 이라크인들 ― 미리 고른 투표소를 촬영한 ― 의 모습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그러나 이번 이라크 총선은 “민주주의”나 “자유” 따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른바 “자유 투표”는 전면적인 계엄령 하에서 진행됐다. 많은 지역에서 야간 통행금지 조치가 시행됐는데, 위반 시에는 사살해도 무방했다. 공항, 항만, 도로가 폐쇄됐다.

선거를 관리해야 할 ‘이라크독립선관위’(이름과는 달리 미국이 만들었다)는 신변 위협 때문에 아예 이라크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30만 명에 이르는 점령군과 이라크 군경이 사실상 선거를 관리했다. 모술에서는 미군이 직접 투표함을 운반했다.

바그다드에 사는 아민 하자르는 이렇게 말했다. “(투표에 참가하지 않으면) 식량배급이 중단될까 봐 투표에 참가한다. 식량배급이 중단된다면 나와 우리 가족은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

선거 당일 무장 저항이 크게 줄었다는 주류 언론들의 보도와는 달리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이날 약 2백60건의 공격이 있었다. 이것은 점령이 시작된 이후 하루 공격으로는 최대 건수다. 선거 이후에도 저항세력의 공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새로 “선출된” 이라크 정부의 무기력이 드러날수록 점령군과 새 정부 모두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새로운 선거에도 불구하고 미군 점령당국이 이미 만들어 놓은 임시행정법이 실질적인 통치 법령 구실을 할 것이다. 

치안 장관, 공공 감찰부 장관, 통신·언론 장관 등 주요 핵심 요직들은 미국에 의해 임명되고 교체될 것이다. 이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이는 해임될 수 없다.

법관이나 검사들과 마찬가지로 사법위원회 역시 점령 당국에 의해 선발·심사·교육될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미국의 후원을 받아온 망명객들이 이들을 지배할 것이다.

선거 따위는 아랑곳없이 미국은 14개의 영구 주둔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할 때까지 ― 또는 쫓겨날 때까지 ―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미국은 선거를 원하지 않았다. 이라크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 지도자들의 압력 때문에 마지못해 선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시아파 지도자들은 선거가 전쟁 이후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국은 선거 일정에 동의하는 것과 동시에, 선거를 무용지물로 만들기 시작했다.

국제 반전 운동의 일부는 미국이 처음에 선거 시행을 거부했던 것이 이라크인들의 ― 적어도 오랫 동안 억압받아 온 시아파 대중의 ― 진정한 열망이 선거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는 반증이라고 오판했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적인 형세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선거는 궁지에 몰린 미국이 수니파의 봉기로부터 다수 시아파를 분리시킴으로써 숨 돌릴 틈을 만들어 줬을 뿐이다.  


 

발표된 이라크 총선 결과에 따르면, 새로 구성되는 제헌의회에서 ‘통일이라크연맹(UIA)’ ― 이라크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알리 알 시스타니가 후원하는 시아파 정당과 정치인들의 연합 ― 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친미 끄나불인 알라위는 고작 13퍼센트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예상대로 수니파 거주 지역에서의 투표율은 매우 낮았다. 20만 명이 거주하는 사마라에서 겨우 1천4백 명만이 투표에 참가했다.

선거 전에 통일이라크연맹의 지도적 인물들은 선거가 미국을 이라크에서 몰아내는 과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그들은 점령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통일이라크연맹의 지도자들은 선거 기간 중에 강령에서 미군 철수 일정 제시 요구를 제외했다. 알 다와 당 ― 통일이라크연맹에 소속돼 있는 ― 의 지도자인 이브라힘 자파리는 “미국이 너무 빨리 철수하게 되면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선거에서 통일이라크연맹을 지지한 시아파 대중은 미군 점령의 지속을 위해 투표한 것이 아니다.

시아파들은 수니파만큼이나 미군을 싫어한다. 선거 직전(23일)에 조그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수니파의 82퍼센트, 시아파의 69퍼센트가 미군의 즉각적인 철수 또는 정부 구성 후 철수를 지지했다.

놀랍게도, 53퍼센트의 이라크인들이 무장 공격이 정당한 저항 형태라고 대답했다.


 

만일 통일이라크연맹이 새 정부의 얼굴 노릇을 하게 된다면(아마도 그러겠지만), 시아파 내부의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다. 미군 철수를 원하는 다수의 시아파 대중과 타협을 원하는 온건한 지도자들 사이의 갈등이 그것이다. 급진 시아파 지도자인 알 사드르는 이번 1월 30일 선거 때 보이코트를 선언했고, 더는 점령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변인 알 자르카니는 “이라크인들은 철군 일정, 안전, 일자리 그리고 공공 서비스를 원한다”고 말한다.

“만약 새로 선출된 정부가 이라크인들을 위한 최상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면 우리는 정부를 따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가장 강력한 반정부 세력이 될 것이다.”

미 제국주의의 역사가 흔히 그래 왔듯이 이번 선거는 불법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사기극에 불과하다. 이라크인들을 위한 진정한 민주주의는 오직 점령군 철수와 함께 시작될 수 있다. 따라서 이라크 점령 중단은 3월 20일에 국제 반전 운동이 여전히 외쳐야 하는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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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쩔매는 미국의 처지를 드러내다 / 북한의 핵 보유를 어떻게 볼 것인가

다함께 49 호

쩔쩔매는 미국의 처지를 드러내다 / 북한의 핵 보유를 어떻게 볼 것인가 - 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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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쩔매는 미국의 처지를 드러내다

 

김하영 ≪국제주의 시각에서 본 한반도≫(책벌레)의 저자




 

북한 외무성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참가 중단을 선언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발표 자체는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북한이 2002년부터 여러 차례 핵무기 보유를 암시해 온 터라, 나처럼 그 전부터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주장해 온 사람이 아니라도 꽤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이 소식에 면역돼 있었다.

나는 시민·사회운동 진영이 특히 주목하고 있지 않은 중요한 관전 포인트를 하나 제시하고 싶다. 사실, 이 점이 북한 핵무기 보유 발언의 파장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가장 고소한 대목이다.

그것은 “유일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이 얼마나 무참히 체면을 잃고 있고, 얼마나 처참히 위신 실추를 맛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의 초강대국 이미지에 비춰보면 적어도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에 불호령을 내리고,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심지어 군사 위협도 할 법했다. 부시 재선 직후 시민·민중운동 진영을 휩쓴 과장된 한반도 위기설에 비춰보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로 백악관은 “오래 전부터 들어온 레토릭(수사)”일 뿐이라며 “위기는 없다”고 오히려 사태를 축소하려 들었다.

미국 제국주의의 힘을 막강하게 그리려는 언론들 덕분에 미국의 군색한 처지는 ‘북한의 책략에 놀아나지 않으려는 의도되고 계산된 고도의 무시 전략’인 양 포장됐다. 하지만 이 얄팍한 솜씨를 한꺼풀만 들춰내면 우리는 궁지에 몰린 고양이 톰처럼 쩔쩔매는 미국 지배자들과 마주치게 된다.

핵무기가 없다고 이라크가 말했을 때 거짓말 말라며 융단 폭격을 퍼부었던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지금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고 미국의 핵확산금지 정책에 정면 대들고 있는데도 도리어 “북한이 핵을 가졌는지 안 가졌는지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때 그때 달라요” 하는 코미디 대사처럼 이제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응징’ 정책은 누구의 눈에도 원칙도 대의도 없어 보인다. 이것은 최근 북한과 이란 핵 문제의 대조에서 다시 한번 선명하게 드러났다.

국무장관 라이스는 “이란 핵 문제가 북한 핵보유 선언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핵무기를 만들지 않았다”며 평화적 핵 이용을 주장하는 이란에 대해서는 위협을 퍼붓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호전적’으로 선언한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를 촉구하는 미국의 어처구니없는 모순을 지켜보고 있다.

물론 미국은 자신의 체면을 사정없이 구겨놓은 보잘것없는 작은 나라 북한에 폭격이라도 쏟아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라크 점령과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질서의 재편을 위한 개입만으로도 힘이 부친 터라 북한에 대해 군사적 개입을 확대할 수 없는 처지다. 정확히 말해, 부시 정부 1기 4년 내내, 특히 이라크 침공 이래 이런 상황이었다.

시민·사회운동 단체들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대북 위협, 날로 증대하는 전쟁 위협이 낳은 결과라는 데 대체로 입을 모은다.

하지만 북한이 핵 보유 선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현 시점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쟁 등 무력 수단을 동원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북한이 매우 잘 알고 있”(리둔추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기 때문이었다.

북한 외무성 성명이 발표된 다음 날인 2월 11일 <노동신문> 논평에서도 이런 인식이 얼핏 엿보인다. “미국이 큰소리를 치면서 으르렁대지만 공화국의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한치의 땅도 다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중동에 발이 묶인 미국의 취약한 처지를 이용해 핵 보유 선언을 함으로써 시간끌기만 하는 미국의 대북 협상 태도에 압박을 가하고 북미간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든 그것은 미국과 북한이라는 두 국가간 세력 관계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 전후 과정이 보여 준 것처럼 전 세계에 대한 미국 제국주의의 지배력은 주로 이라크와 중동에서 결판날 것이다.

 

북한의 핵 보유를 어떻게 볼 것인가

 

북한의 핵무장을 지지할 수는 없다. 북한은 지금 아주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미국의 위협이 북한의 핵무장을 부추겨 왔음도 알아야 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전략전술핵 보유국이고,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한 적이 있는 유일한 국가이며,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 핵무기 사용을 위협해 왔다.

브루스 커밍스는 지난해 12월 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동북아시아 공군력과 핵전략이 북한의 국가안보전략 수립에서 핵심적 요소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 <뉴욕 타임스>는 “미국 과학자들이 차세대 핵무기 디자인 개발에 착수해 탄두를 개발하고 있다”고 폭로하며 “중소 규모 나라들이 스스로 핵무기를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려도 놀랄 게 없다”고 미국의 위선을 꼬집은 바 있다.

참여연대처럼 북한과 미국을 똑같은 강도로 비난(양비론)하는 것은 핵무기 1만 개나 1개나 똑같이 위험하다는 식의 추상적 접근이다.

한편, 통일운동 단체들은 대체로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당연한 대응”(통일연대)이라며 북한에 대한 무비판적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핵무기 보유를 통해 제국주의로부터 평화와 체제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소련은 핵무기를 수천 기나 가지고 있었지만 무기 경쟁이 오히려 소련 붕괴를 재촉했고 수많은 민중을 궁핍 속에 밀어넣었다.

더구나 핵무기는 다른 나라의 평범한 노동자·민중을 위협한다. 서로 다른 나라의 노동자·민중을 겨냥하고 있는 핵탄두가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통해서만 제국주의를 패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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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세계사회포럼의 중요한 성과 - 국제 반전 운동이 3·19­/20 행동을 결의하다

다함께  WSF특집 호

5차 세계사회포럼의 중요한 성과 - 국제 반전 운동이 3·19­/20 행동을 결의하다 - 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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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세계사회포럼의 중요한 성과 - 국제 반전 운동이 3·19­/20 행동을 결의하다

 

세계사회포럼의 우파 지도자들   예컨대 브라질의 치코 휘태커나 프랑스의 베르나르 까쌍은 세계사회포럼이 운동이어서는 안 되고 ‘수평적 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세계사회포럼 조직위원회는 이라크 전쟁 쟁점을 부각시키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세계사회포럼은 반전 운동 토론과 논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을 뿐 아니라, 역사적인 2003년 2·15 시위와 이라크 침략 1년에 항의한 2004년 3·20 시위 조직 등 중요한 행동들이 거기서 호소돼 왔다. 이번 포럼에서도 많은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고, 중요한 국제 행동이 결의됐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의 각종 반전 토론회에서는 크게 세 가지 문제를 둘러싸고 논점이 형성됐다.

첫번째는 반전 운동 일각에서 광범하게 존재하는 비관주의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우리 운동이 전쟁을 막지도 못했고 점령을 종식시키지도 못했다며 운동의 앞날에 대한 패배감을 표시했다.

영국 전쟁저지연합의 크리스 나인햄은 “우리는 지금 모순된 상황에 처해 있다. 한편으로 미국 제국주의와 점령군은 엄청난 위기에 빠져 있다. 미국 공화당 안에서조차 철군 주장이 나오고 있고, 영국에서는 3인의 전직 장관들이 영국군이 12개월 내에 철수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 운동 안에는 우리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는 환멸감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운동은 지금까지 많은 것을 성취했다. 우리는 대서양 동맹을 분열시켰고, 기성 정치체제를 뒤흔들었다. 또, 스페인 등이 왜 군대를 철군했겠는가? 역시 반전운동 때문이었다.” 하고 지적했다.  

두번째는 이라크 저항세력을 어떻게 볼 것인지였다. 이 문제에는 두 가지 극단적 입장이 존재했다. 하나는 반전운동이 이라크의 비폭력 저항만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운동의 동원 구호에 ‘이라크 무장 저항 지지’를 넣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바르게도 많은 참가자들은 반전 운동이 이 문제 때문에 분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인햄은 “나는 개인적으로 무장 저항을 지지한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운동의 구호로 넣는 것에는 반대한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적이거나 개인적인 이유에서 평화주의를 지지한다. ‘무장 저항지지’ 구호는 이런 사람들이 운동에 참가하는 것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에 채택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최대한의 단결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번째는 2.15 같은 대규모 시위와 정부청사나 점령 참가 기업 점거 등 직접행동 중 어느 것에 우위를 두어야 하는지였다. 소수 활동가들은 지금이 직접행동에 집중할 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것은 ‘남반구초점’ 활동가 허버트 도체의 지적이었다.

그는 “두 가지 행동이 서로 경쟁 관계일 필요는 없다. 많은 나라들에서는 두 가지 행동이 병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현실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가 없었다면 소수의 직접행동이 그냥 무시당했을 것이다. 따라서 둘은 모순적이지 않지만 어느 행동이 더 중요한지는 명백하다.” 


 

반전 전략 회의에서는 미국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음을 보여 주는 안건이 결정됐다. 국제 반전 운동은 점령에 참가하기를 거부하는 사병들을 방어하기로 결정했다.

수니파와 시아파와 세속적 정치단체들도 포괄하고 있는 광범한 점령 반대 연합체의 지도자 자와드 할리시 촌장은 이 회의에 참가해 이라크 총선의 실상을 폭로했다. 그는 1920년대에 영국 점령군에 맞선 저항을 이끈 이라크인 영웅의 아들이기도 하다.

“조지 부시는 투표일 전에 이미 선거 결과를 예정해 놓았다. 이번 총선은 이라크 민중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 조지 부시를 위한 선거였다.”

이전 세계사회포럼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국제적 행동이 결의됐다. 반전 전략 회의에 참가한 각국 반전 활동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 2년을 맞이하는 3·19­20 국제공동반전행동을 결의했다. 이 결정은 마지막 날 있었던 사회운동총회에서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회의장에서 발표된 것을 보면 3월 19­20일 시위가 조직되고 있는 나라는 이라크를 포함한 29개국이었다.

특히 아르헨티나·브라질·베네수엘라와 같은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에서도 행동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것은 중요하다. 미국의 뒷마당에서 벌어지는 반전 시위는 국제 반전 운동에 중요한 자신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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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말하는 세계사회포럼의 성과와 과제

다함께 WSF특집 호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말하는 세계사회포럼의 성과와 과제 - 알렉스 캘리니코스

http://www.alltogether.or.kr/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말하는 세계사회포럼의 성과와 과제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이번 세계사회포럼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운동이 극복해야 하는 부정적 측면도 존재했다고 지적한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영국의 혁명적 맑스주의 단체인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자, ≪반자본주의 선언≫(책갈피)의 저자이다.

 


 

Q 이번 5차 세계사회포럼의 의의와 성과는 무엇입니까? 4차 뭄바이 세계사회포럼과 비교해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여러 가지 점에서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일단 규모가 매우 컸습니다. 15만 명 정도가 등록했습니다. 개막 행진에는 20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운동의 역동성과 다양성이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사상과 행동을 열망하는 브라질 젊은이들의 열정은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반전 총회와 사회운동 총회에서는 3월 19∼20일을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국제 행동의 날로 삼자는 제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습니다. 어떤 점에서 이번 세계사회포럼은 작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 비해 후퇴했습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습니다.

첫째, 자신의 정치 의제를 위해 세계사회포럼을 이용하려는 룰라 정부의 강력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세계사회포럼 헌장은 정치 정당의 참가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룰라는 포럼 첫 날 세계 빈곤에 관한 대규모 세미나에 참가했고, 이것은 사실상 노동자당(PT)의 집회였습니다.

이것은 단지 브라질만의 맥락은 아닙니다. 먼저 브라질 맥락에서 보면 브라질 노동자 운동과 여타 운동은 룰라 정부의 소위 신자유주의 개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분열해 있습니다.

둘째, 세계적 규모에서 보면 블레어 영국 총리, 슈뢰더 독일 총리, 룰라 대통령 등 제3의 길 정치인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잃은 정치적 기반을 만회하기 위해 자신들이 세계 빈곤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듯이 보이고 싶어합니다.

블레어는 이라크 전쟁으로 불신받고 있고, 이제 그것을 만회하려 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것이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올해 7월 스코틀랜드 G8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이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해 반자본주의 운동의 의제를 도용하는 것을 계속 보게 될 것입니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이를 용인한 세계사회포럼 조직자들은 혹독하게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물론 그들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엄청난 압력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은 매우 심각한 후퇴였습니다.

두번째 부정적인 측면은 포럼이 대단히 파편화된 방식으로 조직된 것입니다.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은 대규모 개막식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10만여 명의 사람들이 이라크 전쟁과 점령에 초점을 맞춘 아룬다티 로이와 영국의 제레미 코빈[노동당 반전 의원] 같은 사람들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올해에는 개막 행진이 있었지만 공통의 기념식이나 행사가 없었습니다.

룰라와 베네수엘라 대통령 차베스를 위한 대규모 집회는 세계사회포럼 내 좌파와 우파 간 분열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단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는 없었습니다.

세계사회포럼이 주제별 영역에 따라 공간적으로 분리되는 바람에, 일례로 전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문화나 환경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나는 이것이 치명적인 약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운동의 커다란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한데 모으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Q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여러 논쟁들이 있었습니다. 간략히 소개해 주십시오.


 

부분적으로는 앞서 말했던 이유 때문에, 그리고 부분적으로 세계사회포럼 자체의 성격 때문에 어떤 논쟁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총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항의 세계화’가 조직했던 흥미로운 토론 중 하나는 나와 존 홀러웨이의 논쟁이었는데, 수백 명의 브라질 젊은이와 아르헨티나인 들이 혁명적 맑스주의자와 자율주의자 사이의 논쟁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논쟁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논쟁에서 혁명적 맑스주의자가 상당히 잘 해냈다고 해서 우쭐해서는 안 됩니다. 홀러웨이는 마이클 하트와 안토니오 네그리와 함께, 룰라와 차베스의 연설을 제외하면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가장 규모가 큰 토론회에서 연설했기 때문입니다. 주로 젊고 매우 열정적인 1천∼2천 명의 사람들이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PT 같은 개량주의 정당의 우경화와 많은 극좌파의 종파주의를 볼 때, 매우 모호하지만 동시에 외관상 민주적인 자율주의 정치가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Q 현재 라틴 아메리카에서 자율주의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또, 자율주의가 라틴아메리카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나는 이미 앞에서 대부분의 이유를 지적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사회포럼에서 사상과 행동을 바라는 많은 브라질 젊은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심지어 브라질에서 가장 훌륭한 급진좌파 단체조차 이들과 성공적으로 관계 맺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든, 비유적으로든, 당 깃발을 흔드는 전통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브라질에서 가장 흥미로운 조직은 ‘사회주의와 자유의 당’[P-SoL]인데, P-SoL 사람들조차 세계사회포럼에서 일어나는 논쟁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왜 많은 젊은이들이 홀러웨이와 네그리 같은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과거의 전통과 단절되는 새로운 정치적 언어를 제공하고,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Q 미국이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 있음에도 반전운동 내부에는 비관주의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모순된 상황인데, 왜 그렇습니까?


 

현재 반전 운동이 위기에 빠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바그다드 함락 이후 많은 나라들에서 반전 연합체들이 운동을 중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운동의 탄력을 상실했습니다.

둘째, 점령에 맞선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를 침략해서는 안 되었지만 일단 침략한 이상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미국이 철수하면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하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에는 답이 있습니다. 이라크 사회에 그런 혼란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 바로 미국·영국·한국 군대 등 외국 군대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여전히 어려운 주장입니다.

셋째, 부시의 재선, 아니 전에 정당하게 당선되지 않았으니까, 부시의 초선 때문에 특히  많은 미국인들이 사기저하됐습니다. 반전 운동의 주요 지도부인 평화정의연합(UfPJ)은 민주당의 존 케리를 지지했습니다. 케리는 부시 못지 않은 찬전 후보였기 때문에 이것은 어리석은 결정이었고, 따라서 그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런 결정은 두 가지 결과를 낳았습니다. 첫째, 그들은 몇 달 동안 실질적인 반전 운동을 조직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부시가 이겼을 때 그들은 실망하고 당황했습니다.

나는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긍정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전 세계 반전 활동가들이 어떻게 반전 운동에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인지를 두고 서로 토론을 벌인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PT가 주도하려는 노력이 여러모로 엿보였습니다. 그러나 모순이게도, 세계사회포럼은 정당 배제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운동과 정당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정당을 배제하는 포르투 알레그레 헌장이 항상 위선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PT는 이번뿐 아니라 과거에도 세계사회포럼에 개입했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는 정당 배제 원칙 아래  엄청난 위선이 저질러졌습니다. 나는 잘 알려진 사회주의노동자당[SWP] 당원이고 유럽사회포럼 프로세스에 적극 참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나를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사회포럼 프로세스에는 가령 프랑스 공산당이나 이탈리아 리폰다찌오네 코무니스타[재건공산당] 같은 급진좌파 또는 중도좌파 조직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것이 말도 안 되는 이중잣대이며 신자유주의와 전쟁 반대를 말과 행동을 통해 입증한 급진좌파 정당들이 운동에서 정당한 자리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룰라와 PT가 한 구실은 포르투 알레그레 헌장을 기만적으로 위반한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급진좌파 정당이 아니라 ‘사회 자유주의적’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정당이 헌장을 위반했습니다.

따라서 단지 모순과 터무니없는 위선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이미 지적했듯이 사회자유주의 정당, 제3의 길 정당 들이 운동을 통제하려 할 수 있는 실질적 위험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선진국의 주요 NGO들을 통해 이 과정을 촉진하려 합니다. 이들 NGO들은 서구 정부에 온건한 압력을 가해 신자유주의를 포기하도록 만든다는 대단히 유토피아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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