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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일이 1 주기에 많이 참여해 주십시오"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안타까운 한숨속에 노동자 김선일 씨가 이라크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지 어느새 1 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김선일씨의 목을 친 칼을 쥐고 있던것은 명백하게 노무현 정권이었건만, 전범정권은 아직까지도 그의 죽음에 대해 뻔뻔하게 책임을 회피하며 김선일씨보다 앞서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공격으로 사망한 전기 노동자 김만수, 곽경해 씨 가족들의 산재보상 요구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것 입니다. 지배자들은 이라크 전쟁이 민중들의 저항이 아닌 단순한 일부집단의 '테러' 로 사람들의 뇌리에 인식되고 또 금새 잊혀지길 바라지만 지난 5 월 30 일의 자이툰 부대에 대한 로켓탄 공격은 그런 지배자들의 바램이 헛된 꿈임을 분명히 보여 줬습니다. 미군은 자신들의 병력을 중부에 집중시키고 있으면서도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조차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침략전쟁에 더욱 열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자이툰 부대의 '공격적 임무' 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가 하면,  6월 13일 윤광웅 국방장관은 '올해 연말로 파병시한이 종료될 예정인 자이툰 부대의 파병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생각' 이라고 밝히면서 자이툰 부대의 파병연장과 아르빌에 설치될 유엔기구 청사 경비에 대해 '긍정적' 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장관의 발언은 노무현의 미국 방문과 회담 직후에 나온 말입니다. 부시의 이라크 전쟁이 더욱 큰 위기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의 충직한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던 노무현은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이라크 전쟁에서 한국군의 역활확대, 구체적으로 자이툰 부대의 임무확대와 파병기간 연장에 대해 약속하고 돌아왔을 것임을 어렵지않게 예상할수 있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USA 투데이' 의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려 59% 에 달하는 미국 국민들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전면 또는 부분 철수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프랑스 정부를 비난하며 '프렌치 프라이' 를 '프리덤 프라이' 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되었던 월터 존슨 공화당 의원은 TV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 철군 일정 제시 촉구 법안' 을 상정하겠다고 말할정도로 공화당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 이후로 미국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라크에서의 암담한 상황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공격적인 태도를 포기하고 타협할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이라크에서 패배한다면 동북아에서의 패권 강화 계획은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며 미국 제국주의를 패퇴시키기 위한 핵심 승부처는 여전히 이라크가 될 것입니다. 

'김선일 1주기 반전행동' 은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김선일씨를 추모하는것 뿐만 아니라, 파병연장과 자이툰 부대의 임무확대 등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노무현 정권의 전범행위에 대해서 반대하고 부시가 처해있는 위기상황을 가속화 시키는 행동의 장이 될 것입니다. 부시와 노무현 같은 자들, 그리고 그에 동조하여 이익을 보는 자본가들 때문에 또 다시 김선일씨와 같은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고 김선일씨 1 주기 반전행동' 에 함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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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5년 6월 26일 오후 3시
장소 : 서울 대학로
오시는 길 : 지하철 4 호선 혜화역 2 번 출구
연락처 : 018-503-7858 - 하이에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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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레미콘 파업 도중 사측 차량이 노조 간부 살해

출처블로그 : 모여라! 꿈동산♣♧♣ - 김문성의 블로그
※ 파업 파괴를 위해 대체투입된 레미콘이 머리를 짓밟고 지나갔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형사 10여 명은 파업자들만 괴롭히다가 이 끔찍한 비극을 방관했다.
당시 상황은 대체 투입되는 레미콘 차량이 용역 깡패들과 함께 와서 이를 막던 도중이었고 몸으로 막는 조합원들을 용역이 밀어붙이는 사이 차로 밀고 들어오려다 이를 막는 김태환 씨를 뻔히 보면서 깔아 뭉갠 것이다. 내 몸이 깔린 것처럼 몸서리가 쳐진다.
살해자는 3백미터를 도망치다 잡혔다. 정부와 경찰, 악덕 기업주도 살인범이고 공범들이다.
이 살인자들을 용서하지 마라. 누구에게도 이들을 용서할 권리는 없다.
 
 
[펌]<긴급-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투쟁중 살해당해>

충주지역 레미콘 사용자 살인만행 끝까지 처단,



특수고용직 문제 방치한 노동부도 응징할 것

 

천인공노할 만행이 자행됐다. 김태환 한국노총 충주지부장이 충주레미콘 노동자 파업투쟁의 과정에서 사측이 대체근로시키고 있던 레미콘차량에 깔려 현장에서 사망했다. 레미콘 차량은 김태환지부장이 차량 앞에 있던 것을 분명히 확인하고도 무참히 짓밟고 지나갔다.

이것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4차례에 걸친 교섭에도 응하지 않은 채 용역깡패를 동원해 회사를 봉쇄하고, 노조가 파업중인데도 대체근로를 자행한 사측에 의한 살인행위이다. 우리는 전 조직역량을 동원하여 만행을 저지른 악덕 사용자들을 끝까지 응징할 것이다. 또한 바로 옆에 10여 명 이상이 있었음에도 이를 방관해 이같은 사태를 사전에 막지못한 경찰의 책임도 물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특수고용노동자문제를 방치하고 직무를 유기한 노동부 등 정부에 근본적이 책임이 있다. 도대체 노동계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호소하며 정부의 전향적 자세전환을 요구한 게 몇 년째인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3권만 보장됐더라도 막을 수 있었던 희생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성 인정하라는 김태환동지의 구호가 21세기 한국의 노동현실에서는 그렇게 거창하고 아득히 멀리있는 소리인가.

한국노총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여 기필코 특수고용직 노동자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고 김태환동지의 너무도 안타까운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게 할 것이다.

 

2005년 6월 1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 사건 경과

- 사용자들, 노조불인정. 4차례에 걸친 교섭요구 거부
- 2005. 6. 1 충주지역 레미콘노동자 ‘운송단가 인상 및 임단협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 개최. 충주시청 앞
- 2005. 6. 7 충주지역 레미콘 노동자 파업돌입
- 2005. 6. 14 14:00 레미콘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과 운송단가 인상,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대표자 및 간부결의대회, 충주시청 앞. 250명 참석
- 16:00경 충주시청 앞 집회 정리, 조합원들 차량으로 충주 사조레미콘 앞으로 이동
- 16:30경 사조레미콘 도착, 사측 정문을 불도저와 대형차량으로 봉쇄
- 17:00경 사조레미콘 정문 앞에 대체근로 차량 나타남.
               조합원들 파업중 대체근로 항의
               고 김태환동지(한국노총 충주지부장) 투쟁의 선봉에서 대체근로 차량 온몸으로 막음.
- 사측에 의해 고용된 대체근로 운전기사, 레미콘 차량 가로막던 김태환동지에게 돌진하여 깔아뭉개고 도주. 
300여 미  터쯤 도주하다 잡힘.
- 한국노총, 즉각 사조레미콘 앞에서 무기한 철야농성투쟁 돌입
- 한국노총, 고 김태환동지 살인대책위원회’(위원장 :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 구성
- 15일 오후 2시 충주시청 앞에서 ‘고김태환 동지 살인 규탄 및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권 쟁취대회’를 개최예정

 

 

□ 고 김태환동지 약력

- 충북 괴산 출생(1966년생)
- 충주대학교 경영학과 재학(현)
- 수안보파크호텔 입사(1991년)
- 수안보파크호텔노조 설립 및 현 노조위원장
- 한국노총 충북지역본부 충주지역지부장 당선 (1999년-2선)

- 가족사항 : 배우자, 딸(초등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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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줄과 날줄같은 '가해' 와 '피해' 의 관계 - 11:14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영화본것이 작년 늦가을무렵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라니, 극장표 구입 하는것이 연인이랑 시간때우기만을 목적으로 극장에 들어가는 커플부대원들 보다 훨씬 모자라는 횟수와 빈도를 자랑하고 있는 나쁜 짐승이다. 누구말대로 이제 더 이상 어디가서 영화광이라고 자랑하고 다니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 ㅠ.ㅠ


대한민국 영화광 클럽에서 제명될 위기를 피해보고자 하는 몸부림이 필요했다. 지성이면 여드름... 이 아니라 감천인지 뭔지 몰라도 때마침 간만에 찾아온 이틀 연휴가 내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경건한 현충일을 맞이하여 극장가를 찾았당.


에헤, 우째 이런일이. 최근 개봉작중 눈에 띄는 작품이 없던지라 처음 집을 나설때는 '혈의누' 나 보면 되겠지... 했건만, 막상 간판에 걸려있는 '11:14' 포스터를 보는순간 언젠가 봤던 '출발 비디오여행' 에서 소개된 영화의 내용이 생각나면서 심각한 갈등상태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현충일이니 애국심을 발휘하여 혈의누 를 볼것이냐, 아니면 출비에서 해준 뽕빨날리는 트레일러를 믿고 11:14 를 보느냐, 결국 결정은 10여 차례의 공중제비 끝에 이순신 장군이 해주셨다. ㅡㅅㅡ


'미들톤' 은 미국 어느곳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작은 마을이다. 그 평범한 마을의 평범할수 있었던 밤은 11:14 분 에 일어난 특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히며 여러명의 사람들을 사건 속으로 끌고 들어가게 된다. 11:14 분에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동시적으로 진행되던 사건들은 그 밤이 지나가기도 전에 모든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밝히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일반적인 예상이나,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달리 11:14 는 스릴러 영화는 아니다. 여러가지 상황증거와 복선을 제공하면서 플롯을 진행하다가 마지막의 '충격적' 인 반전을 노리는 스릴러 영화의 공식에서 11:14 는 상당부분 벗어나 있다. 굳이 이것과 비슷한 유형의 영화를 꼽는다면 98 년에 개봉한 미카엘하네케 감독의 '퍼니게임' 을 들수 있겠는데, 퍼니게임 이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도전을 선포한것과 달리 11:14 는 관객과 머리싸움 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냥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짰으니 보고 즐겨라. 하는 수준의 영화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재미없는 영화냐 하면 결코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 러닝타임이 짧기도 하지만 (80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줄 모를 정도이니 재미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만점을 줄수 있겠다. 말 그대로 시나리오를 쭉 따라가다보면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도록 만드는 영화로, '그레그 마크스' 라는 낮선 감독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켜 준다.


이야기를 이루는 사건들은 얼핏보면 무질서하게 나열된듯 하지만, 영화관을 나서면서 드는 생각은 등장인물들이 가해자이면서 또 피해자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 하나의 대 원칙위에 씨줄과 날줄로 교묘하게 짜여진 구도라는 것이다.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속이려는 남자, 반항심에 휩싸여 불특정다수에게 피해를 주며 폭주하는 젊은이들, 남자친구를 속이고 돈을 뜯어내려는 여자, 그 여자와 성적인 관계만을 추구하는 또 다른 남자친구 등은 '누군가' 에게는 가해자의 위치에 서지만 또 다른 '누군가' 혹은 자신이 가해를 끼친 그 대상에 의해서 다시 피해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


극단적인 묘사와 사건들이 짧은 시간속에 지나치게 축약되어서 쉽게 느껴지지는 않겠지만, 사실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이상,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가해자로, 또 누군가에게는 피해자의 위치로 살아갈수 밖에 없다. 때때로 그러한 위치는 영화에서와 같이 완전히 역전 되기도 한다.


그러나 11:14 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대해 사회적인 구조의 문제로 진지하게 접근하는 '크라잉게임' 이나 '지구를지켜라' 등과는 다르다. 11:14 는 인간이 어떠한 이유로해서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되는지 라는 설명을, 단순히 우연 ( 혹은 운명 ) 으로만 치부해 버리며 가볍게 비껴가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범작이 되고 만다. 상업영화의 틀거리 안에 속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성찰할수 있는 주제였음을 감안할때 아쉽지 않을수 없다.


아무튼 11:14 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관객의 허를 찌르는 구성으로 무장한 재기발랄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두뇌싸움을 거는 듯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김 빠지게 하며 그야말로 '우롱' 당하는 기분을 느껴보는것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한다면, 세월이 흐른뒤에도 찾아서 볼만한 영화로 손꼽힐만한 작품이다. 

 

( 이거는 퍼니게임 속의 한 장면 - "나랑 게임해볼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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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봉쇄·공항마비, 볼리비아 민중 저항 날로 격화

물 사유화를 비롯한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강행하던 볼리비아의 로사다 전 대통령을 몰아낸 강력한 민중봉기가 있었던것이 2003 년 이었습니다. 당시 로사다 대통령을 대신해서 부통령이었던 카를로스 메사가 정권을 이어 받았지요.

 

운동이 이전 정권의 권력자중 한명을 다시 정부의 수장으로 만들어 버리는데 그쳤던것은 정치적 지도력의 부제에서 비롯된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로사다의 뒤를 이어 여전히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행하려하는 메사는 그로부터 채 2 년도 지나지 않아서 다시금 강력한 민중들의 저항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볼리비아 민중들의 봉기를 대하는 브라질의 룰라 정권이나, 아르헨티나의 키르치네르 정권의 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중의 힘을 빌어 권력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늬만 좌파' 노릇을 하며 중요한 순간마다 자본가의 정권임을 감추려 하지 않는 이러한 모습들이 그들의 본 모습입니다. 반면에 베네주엘라 민중들의 강력한 투쟁의 경험과 차베스의 존재는 라틴아메리카 민중들이 보다 역동적으로 투쟁에 나설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자신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록 차베스의 개혁이 '위로부터의 개혁' 이며, 그 자신 자본가들과 분명한 선을 긋기를 주저하고 있기는 하지만 민중들이 지지하는 차베스 역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 덧 붙이자면, 키르치네르 의 존재는 사파티스타 해방군이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치아파스로 쫓겨 들어간것처럼, 아르헨티나의 공장점거 운동이 정권에 애원하고 자본가와 타협하면서 그 본래의 취지가 빛을 잃어가는것 처럼,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자율주의 운동들이 강력한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국가권력에 도전하기를 거부하고 회피함으로 인해서 오히려 모순되게도 국가와 타협할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는 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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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봉쇄·공항마비, 볼리비아 민중 저항 날로

 

격화

 

에너지 주권 요구하는 볼리비아 민중, 사보타지로 맞서는 초국적 자본

윤태곤 기자 peyo@jinbo.net
전민중적 투쟁으로 볼리비아는 마비 상태

라파즈에서 6월 2일 벌어진 집회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REUTER 통신

가스 산업에 대한 초국적자본의 전횡에 맞서 에너지 주권을 요구하고 나선 볼리비아 민중들이 시위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농민들의 도로 봉쇄, 48시간 운수 노동자 파업으로 인해 볼리비아 수도 라파즈는 고립되다 시피 했고 2일(현지시간)에는 공항기능도 정지됐다. 지난 2주간의 투쟁으로 볼리비아 고속도로의 60% 정도가 봉쇄됐고 수도 라파즈를 포함한 6개 주요도시가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까를로스 메사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과 통제력이 거의 상실된 가운데 지난 달 31일에 소집되 3일째 회의를 벌이고 있는 볼리비아 의회 역시 핵심 현안에 대한 의견접근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볼리비아 민중들은 제헌의회 소집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정부 시위의 주도적 인물로 떠오른 ‘사회주의운동당’(MAS- Movement to Socialism)의 지도자 에보 모랄레스는 “이제 싸움은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2년 전에도 가스 산업을 둘러싸고 민중항쟁이 벌어져 대통령이 쫓겨나기도 했던 볼리비아에서 가스 산업이라는 뇌관이 다시 터진 이 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3년 사태의 재판, 어이없는 국회와 한술 더 뜨는 대통령

총파업으로 라파즈 시내에는 자동차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다
 REUTER 통신
 
지난 2003년 당시 대통령이던 곤살로 산체스 로사다는 볼리비아 천연 가스를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볼리비아-칠레-캘리포니아를 연결하는 가스관 설치 계획을 발표했고 볼리비아 민중들은 ‘초국적 자본과 부패 정치인들의 배만 불리는 조치’라고 격렬하게 저항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경찰의 발포로 수십명이 사망했고 가스관 설치 계획이 철회되며 로사다 대통령 까지 물러나는 결과를 낳았다.

 
로사다가 물러난 이후 ‘개혁’을 내세우며 집권한 까를로스 메사 대통령은 지난해 가스및 석유 산업 국유화를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국민투표에서 무려 92%의 볼리비아 국민이 에너지 산업 국유화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에너지 산업 국유화의 구체적 로드맵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고 지난 6일 볼리비아 의회는 에너지 산업 국유화를 유보하고 에너지 개발에 참여한 외국 기업들에 물리는 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탄화수소 법’을 통과시켰다.

 
까를로스 메사 대통령은 탄화수소법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메사는 에너지 산업 국유화 조치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세금인상은 외국기업의 투자 축소를 가져온다“며 의회가 다시 논의 할 것을 요구했다.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사무실 공격으로 시작된 저항

 
의회의 조치에 당황한 볼리비아 민중들은 대통령의 어이없는 발언에 격분했고 결국 지난 달 13일 가스산업 중심지인 산타 크루스에 위치한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건물에 대한 다이너마이트 공격을 시작으로 에너지 주권을 요구하는 시위가 볼리비아 전역에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수도 라파즈에서는 에너지 산업 국유화, 의회 해산, 메사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시위가 수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연일 벌어졌고 지난 달 24일에는 총파업이 시작됐다. 광부 조합의 주도로 시작된 총파업에 교수, 교사, 운수노동자, 학생, 보건산업 노동자등이 속속 합류했고 원주민 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이미 두차례나 사의를 표명했다가 말을 뒤집은 바 있는 메사 대통령은 통제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훌리오 세사르 갈린도 중령을 비롯한 중견 군인들까지 티비에 나와 “대통령과 내각은 사임하고 국민의 정부를 구성하라”며 “우리의 행동은 쿠테타가 아니라 국민의 선언”이라고 가세하기도 했다.

 
반정부 투쟁이 거세지면서 문제는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에너지 주권 투쟁의 주요한 참여 단체인 전국 코카 경작인 연맹의 깔멘 뻬레도는 “외국 기업들이 볼리비아의 석유를 헐값으로 가져간다”며 “70년대 중반 이미 석유와 가스 산업을 국유화한 베네주엘라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투쟁

5월 31일 시위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사람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REUTER 통신

가스 산업의 중심지로 많은 초국적 기업을 유치하고 있는 산타크루스 시가 자치를 추진하고 나서자 볼리비아 민중들은 산타크루스 시 당국을 맹비난하며 “그 문제는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카 재배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볼리비아 농민들과 원주민들은 인종차별적 정책을 철폐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논의는 확장되기 시작했다. 사회주의 운동당의 에보 모랄레스는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은 볼리비아 뿐 아니라 전체 라틴 아메리카를 위한 것"이라며 "쿠바와 베네주엘라 처럼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이나 IMF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위엄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독립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을 딴 볼리비아 라는 이름에 걸 맞는 나라를 만들자“는 구호들이 등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달 31일 의회가 다시 열려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나 채 절반도 되지 않는 의원들이 등원했고 의사당 주변에서는 연일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볼리비아 민중에 맞선 초국적 자본들의 공동행보

1일에는 원주민 시위대의 규모가 대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REUTER 통신
 
한편 초국적 자본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영국의 BP, 스페인의 렙솔등 볼리비아 에너지 산업에 손을 대고 있는 12개 초국적 기업들은 볼리비아 의회가 결정한 세율이 너무 높다며 석유, 가스 생산 시설을 폐쇄하고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기 시작했다.

 
퍼시픽 LNG는 5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생산시설 건립을 중단하겠다고 공표했고 여러 초국적 기업들은 곤살로 산체스 로사다 대통령이 재임할 때 맺은 석유, 가스 개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면 볼리비아 정부를 상대로 국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자국 이익 챙기기 급급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좌파 정부’

 
이 밖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같은 역내 ‘좌파’정부가 취하고 있는 행보도 매우 미묘하다. 볼리비아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놓은 브라질 기업들은 지난해 볼리비아 에너지 사업에서 최대 호황을 누렸고 그 중심에는 브라질 국영 석유 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있다. 볼리비아에서 외국 기업에 대한 세율 인상이 결정된 후 딜마 호우세피 브라질 에너지장관은 "페트로브라스를 통해 볼리비아에 대해 실시해온 투자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고 산타크루스의 페트로브라스 사무실은 다이너마이트로 공격당했다.

 
시위가 격화된 이후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공동 조사단을 파견했다. 브라질 정부는 “하루빨리 사태가 수숩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지만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냈다.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볼리비아에는 까를로스 메사라는 훌륭한 대통령이 있다”며 “라파스의 시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볼리비아 정부에 힘을 싣고 나섰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3년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가 축출되고 까를로스 메사가 집권하는 과정에서 중재자로 나서 ‘혼란을 막은 바’가 있다. 이번에도 ‘볼리비아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나서고 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결국 원하는 것은 자국 이익의 보호인 셈이다.

 

석유매장량 4억5천만배럴, 연간 석유 생산량 1천420만배럴, 가스 매장량 7천272억㎥에도 불구하고 1인당 GDP 900달러, 실업률 9.2%, 빈곤층 비율 60%라는 어이없는 경제수치를 가지고 있는 볼리비아 민중들이 ‘에너지 주권’을 되찾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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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프랑스에서 유럽 헌법이 부결되다

출처블로그 : MediaNet SUMBOLON
 

No 1954 Socialist Worker(영국) 2005년 6월 4일

프랑스

프랑스가 유럽 헌법을 거부함으로써 신자유주의가 일격을 당했다

지난 일요일의 결과가 유럽의 엘리트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혁명적공산주의동맹(Ligue Communiste Révolutionaire; LCR)이 닉 바렛(Nick Barrett)이 말한다.


지난 일요일 프랑스의 국민투표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투표자의 55%가 유럽연합의 유럽 헌법 제안을 거부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공화당과 블레어주의적 좌파,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유럽은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이 사실과 관련해 우리는 어떤 실수도 해서는 안 된다. 국민투표 결과는 프랑스의 노동 계급과 빈민과 젊은이들과 진정한 좌파와 아래로부터의 프랑스의 승리이다.

  수치로 확인된 사실들은 놀랍기 그지없다. 지난 10년 동안 급진적 대중 운동의 중심지였던 마르세유(Marseille)에서는 투표자의 63%가 신자유주의 헌법을 거부했다.

  공장 폐쇄로 초토화된 북부의 파 드 칼레(Pas de Calais) 지역에서는 69.5%가 반대 투표를 했다.

  프랑스에서 청년 실업이 가장 많은 지역 중의 하나인, 몽펠리에(Montpellier)와 페르피냥(Perpignan)을 중심으로 한 랑그독-루시용(Languedoc-Roussillon) 지역에서는 63%가 유럽 헌법을 거부했다.

  파리 외곽의 노동 계급 지구에서는 무려 73%가 헌법에 반대한 것으로 나왔다.

  이것은 계급 투표였다. 육체 노동자의 약 80%가 반대표를 던졌다. 25세 미만의 60%가 유럽 헌법을 거부했다.

  경영자들의 약 90% 및 파리의 부유한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20년이 넘는 기간 만에 처음으로 대중의 투표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거부하는 좌파에 다수를 모아주었다.

  이번 사태는 기정사실화된 결론과는 거리가 멀었다. 8개월 전만 해도 찬성 진영이 여론조사에서 한참을 앞서 있었다.

  그때 반자본주의 운동 진영, 금융 투기 반대 그룹인 아탁(Attac), 공산당, 사회당 좌파 그리고 혁명적 좌파가 단결했다.

  이것은 지배 계급의 선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대미문의 통일 캠페인이었다.

  끝없는 회합과 논쟁이 조직되었다. 헌법의 내용을 알아보는 것이 전 국민적 소일거리가 되었다. 국민들은 일터로 향하는 파리의 지하철에서 유럽 헌법에 관한 수백 개의 기사를 읽었다.

  공식 선전과 맞서는 데 있어서 인터넷이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무기가 되어주었다.

  찬성 진영은 반대 캠페인을 벌이는 세력을 반유럽적이고, 포퓰리스트적이며, 반동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우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몇 차례 전환점이 있었다.

  1980년대에 시장 자본주의를 채택함으로써 악명을 떨쳤던 사회당의 유력 인사 로랑 파비우스(Laurent Fabius)가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불고 있는지를 감지했다. 그가 헌법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사회적 유럽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엄청난 압력에도 불구하고 사회당원의 42%가 작년 12월의 내부 투표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프랑스의 주요 노동조합 연맹인 CGT의 역사적 논쟁에서는 전국 위원회가 지도부의 입장을 번복하고 반대 투표를 호소했다.

  2월과 3월에 대규모 파업이 벌어졌다. 처음으로 반대 의사가 여론조사에서 찬성을 앞질렀다.

  주류 언론, 대통령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공화당, 사회당의 다수가 일치 단결해 찬성 투표 캠페인을 벌였다.

  야당 세력 가운데에서 오직 한 개 정당, 곧 공산당만이 TV 방송 광고 캠페인을 할 수 있었다. 공산당은 할애받은 방송 시간을 좌파 연합 전체에 개방했다.

  공산당 지도자 마리-게오르주 뷔페(Marie-George Buffet), 사회당 좌파인 멜랑숑(Melenchon)과 앙마뉘엘리(Emmanuelli), 혁명적공산주의동맹 대변인 올리비에 브장스노(Olivier Besancenot), 공무원이자 급진 코페르니쿠스 네트워크(Copernic network)의 창설자인 이브 살레스(Yves Salesse), 급진파 농부 조제 보베(José Bové) 같이 전국적 지명도를 갖춘 인사들이 좌파적 헌법 건부로 모두 단결했다.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찬성 진영은 전 유럽의 동맹자들을 끌어들였다.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의장으로 절대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포르투갈인 바로주(Barroso), 독일 수상 슈뢰더(Schroeder), 에스파냐 총리 사파테로(Zapatero)가 그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소용 없었다. 반대 투표가 반유럽적이라는 주장은 먹히지 않았다.

  이것은 좌파 투표였다. 나치 지도자 장-마리 르펭(Jean-Marie Le Pen)과 공화당의 필리프 드 빌리예(Philippe de Villiers)를 지지하는 인종주의자, 파시스트, 민족주의자들은 이 국가적 논쟁에서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다.

  투표는 고삐 풀린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었지 민족주의를 찬성하는 게 아니었다. 프랑스의 투표 결과는 신자유주의에 맞서 투쟁하는 모든 유럽 민중에게 희망의 상징이다.

  자본주의적 유럽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에 잠시나마 제동이 걸렸고, 사회 운동 세력은 전진의 방법을 모색할 시간을 벌었다.


★ 兪在寅 옮김/sumbol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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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954 Socialist Worker(영국) 2005년 6월 4일

프랑스

이제는 시라크가 물러나야 할 때

가레스 젠킨스(Gareth Jenkins)


남녀 노소 약 700명이 지난 일요일 밤 역사의 중심지 몽펠리에(Montpellier)를 행진하며 국민투표 결과를 축하했다.

  시위대는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승리했다. 모두가 단결했다.”

  대통령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가 퇴진하고 감옥에 가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나왔다.

  공산당, 극좌 조직 혁명적공산주의동맹(Ligue Communiste Révolutionnaire; LCR), 노동조합 Sud의 깃발이 나부꼈다.

  녹색당의 공식 입장이 찬성 투표였지만 녹색당 지지자들도 보였다.

  한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난 몇 주 동안 줄기차게 활동했다. 몽펠리에에서 반대 투표를 조직한 위원회는 그 기반이 광범위하다. 우리는 결과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Sud의 지지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복지 서비스를 없애버리는 신자유주의의 유럽을 원하지 않는다.”

  젊은 LCR 지지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크 시라크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돌아오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승리가 사회적 성과를 얻기 위한 더 강화된 투쟁의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국민투표 결과에 대중은 자신감을 얻고 있다.”


★ 李在嬉 옮김/sumbol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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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에 초대합니다 - 노동계급과 억압받는 사람들



마포사회포럼은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다함께'가 주최합니다.
포럼에서는 사회 연대와 공익을 위한 캠페인과 주장을 소개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포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서로의 경험과 주장을 함께 나누는 토론 광장입니다.
 
제28회 마포사회포럼
노동계급과 억압받는 사람들
 
일시 : 2005년 6월 8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장소 : 
책사랑방 ( 지하철 신촌역 6번 출구앞 40m 직진 티파니호프 건물 5층)
문의 : 016-378-1872
참고 :
http://blog.empas.com/wp2020 
* 책사랑방은 1인당 이용료가 3천원입니다. 참가비를 준비해 주세요 ^^
 
 
 
Marilyn Manson_working class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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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최근의 고려대 사태를 바라보며

출처블로그 : MediaNet SUMBOLON

“학급은 뚜렷하게 드러나는 그룹들로 나뉘었다. 한편에는 시기하는 자들과 밀고자, 다른 한편에는 솔직하고 용기 있는 소년들, 중간에는 중립적이고 동요하는 다수가 있었다. …… 나는 일생 동안 그런 그룹들을 거듭 만나게 되었다.”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


최근의 고려대 사태를 지켜보면서 기록을 남겨두어야겠기에 이 글을 쓴다. 나는 지금 무척이나 즐겁고 고무되어 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간단히 적어두려고 한다.

  1998년 12월에 김영사에서 《한반도, 운명에 관한 보고서》라는 책이 한 권 발간되었다. 1997년 여름에 미국 하버드 대학교 대학원 국제안보 과정에 참가했던 대우그룹 전무 서재경이 93~94년의 북·미 핵 협상을 다룬 교재 <당근, 채찍, 그리고 물음표>를 번역하면서 제목을 이렇게 붙인 것이었다. 이 정책 보고서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당시 미국의 대북 강경 대응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으며, 미국의 대 북한 정책이 걸프전 때 이라크를 대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음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북·미 핵협상은 94년 6월 카터-김일성의 ‘핵 동결 합의’로 돌파구를 찾아 그 해 10월 북·미 기본 합의서 채택으로 마무리됐다.

  서재경은 뒤늦게나마 이 책을 번역해 제목을 바꾸어 소개하는 이유를, “또 다시 남의 손에 의해 전쟁이 결정되더라도, 그냥 죽지는 말고 알고라도 죽기를 바라는 심정에서”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의 1994년 4~6월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내 기억에 그 해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고,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이 사망한 해이기도 했다. 당시에 난 대학을 졸업하고, 《노동자 연대》 편집부에서 일하면서 ‘군 도바리’를 준비중이었다(그 해 9월에 난 군에 입대했고, 그래서 에피소드로 끝나버리긴 했지만).

  창동의 한 아지트--아지트라고 해봐야 반지하 사글세 방이었다--에서 편집 회의를 하는데, 최일붕 선배가 심각한 태도로 미국의 대북 전쟁 가능성을 언급했다. 편집부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신문의 기사를 작성했고, 그것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사실 나 자신은 상황이 심각하고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했었다(아직 미숙한 혁명가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시 편집 회의에 대한 기억은 내 머리 속에 뚜렷이 남아 있다. 그룹 편집부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아주 정확히 판단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최일붕 선배가 이끌고 있던 팀은 명확한 정치학을 과시했다.

  내가 이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 자신 부르주아의 일원인 서재경이 고백하고 있는 바 한국의 지배 계급이 자신들의 운명을 전혀 모르는 무능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김영삼이 근래에 발간한 자서전에서 마치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적고 있으나 공적 무대에서 그가 보이는 오락가락하는 태도로 보아 그의 자서전을 신뢰할 수는 없을 듯하다. 이 자에게는 괴테의 명언, 곧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활동적 무지”라는 말을 돌려주는 것으로 대신하자.

  영변 핵 사찰 문제로 북·미간에 갈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루어진 백악관 회의에는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 앨 고어 부통령, 로버트 갈루치 핵 대사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 비밀 회의에서 한국의 지배 계급은 철저히 배제된 듯하다.

  한국의 운동권 좌익도 상황에 무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므로 《노동자 연대》의 정치학은 좌우파를 막론하고 단연 발군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나는 이 에피소드가 당사에 기록될 만큼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들은 극소수였고, 그래서 정치력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1994년은 흘러갔다.

  11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들이 극소수에서 소수로, 다시 대중적 소수로 부상하며 정치력을 행사하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고 있다. 고대 사태의 진행 과정이 이를 입증한다. 학생들의 시위는 정당했다. 지배 계급은 마녀 사냥을 시작했고, 그들은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그들은 단련되고 있으며,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 정치 쟁점을 장악할 만큼 약한 고리를 부여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명확한 정치학과 헌신적 활동가들이 그간 분투해 온 결과이다. 나는 그 결과를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여러분들에게 지지를 보낸다.

  앞에 붙인 에피그람은 반동적 생각에 침윤되어 있는 일반 학생들과 부대껴야 하는 고대의 투사들에게 읽히기 위해 인용한 것이다. 정서적 반응과 결부되어 있으므로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텐데 힘내시기 바란다. 광장에서의 정치는 독선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법이다. 볼셰비키는 ‘독립적 정치학’을 추구했다. 독립적 정치학이란 대중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대중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론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 작은 사건도 모든 이에게 정치적·도덕적 시험대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고 싶다. 고려대 학생들의 영웅적 투쟁과 고등학생들의 용기 있는 시위가 사회에 자유의 공기를 주입해 대중 파업의 논리로 되먹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보자.


政치적 明확성을 爲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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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방한강연에 함께갑시다^^


우고 차베스를 대통령으로 밀어올린 베네주엘라, 피케테로스 운동에서 공장점거운동 등을 진행하여 성과를 거둔 아르헨티나 등 90 년대 이후 라틴아메리카의 운동들이 성장하면서 기존의 정당이나 좌파조직들을 배제하는 자율주의 경향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초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 시에서 열린 제5차 세계사회포럼의 특징 중 하나는 급진화된 청년들의 활력과 높은 정치적 관심도였습니다. 특히 기존 정당들과 스탈린주의 운동단체들에게서 실망감을 느낀 사람들에게 노동계급 중심성에 대한 부정, 국가권력 장악을 위한 투쟁을 회피하는 자율주의는 매력적인 대안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세계사회포럼 중에 열린 '권력을 잡지 않고도 세계를 바꿀 수 있는가' 워크숍에서는 존 홀러웨이와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이와 같은 문제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 토론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자신의 주장과 경험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자율주의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식 - 노동계급, 정당, 국가권력에 대한 태도 - 들은 라틴아메리카 지역뿐 아니라 기존의 운동경향이나 관점에 실망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 세계적으로 논쟁이 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다중에 의한 운동' 등 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가면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캘리니코스의 방한강연은 이러한 국제반자본주의 운동의 가장 뜨거운 쟁점에 대해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명쾌한 주장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자신의 주장들을 이야기 할수 있는 장이 될것입니다.

 

아울러 강연회가 끝난뒤 강연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고 토론할수 있도록, 기왕 오신김에 얼굴도 한번 뵜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_^;

아래쪽에 점선으로 연락처 올려두겠습니다.

손 전화 꼭 붙들고 있을테니 연락 많이들 주셨으면 좋겠네요. ^^;

그럼 항상 건강하시고, 또 행복하시길...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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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주의 - 노동계급은 사라지는가?
일시 : 5월 21일(토) 오후 3시
장소 :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대강당
교통편 : 지하철 7 호선 상도역 5번 출구 -> 중앙대 후문방향.   
연락처 : 018-503-7858. 하이에나새끼.

 

 

★정당과 사회운동
일시 : 5월 22일(일) 오후 3시
장소 : 서울대학교 문화관 중강당

교통편 : 지하철 2 호선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온뒤 학교 셔틀버스 혹은 시내버스 ( 5511,5512,5513 ) 환승.
연락처 : 018-503-7858. 하이에나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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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진출1년, 민주노동당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마포사회포럼은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다함께'가 주최합니다.
포럼에서는 사회 연대와 공익을 위한 캠페인과 주장을 소개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포럼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서로의 경험과 주장을 함께 나누는 토론 광장입니다.
 
제27회 마포사회포럼
국회 진출 1년, 민주노동당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일시 : 2005년 5월 11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장소 : 
책사랑방 ( 지하철 신촌역 6번 출구앞 40m 직진 티파니호프 건물 5층)
문의 : 016-378-1872
참고 :
http://blog.empas.com/wp2020 
* 책사랑방은 1인당 이용료가 3천원입니다. 참가비를 준비해 주세요 ^^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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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회장님의 혈압을 올렸나

메이데이 행사가 끝난 다음날, 삼성그룹 총수 이건희씨가 고려대에서 무려 '봉변' 을 당하셨다. 400 억이 넘는 돈을 기부한 댓가로 요란한 카메라 플래쉬와 함께 받을 예정이었던 명예 철학박사 학위가, 위아래도 몰라보고 앞뒤 생각도 없는 불순한 학생들의 과격행동 때문에 예정된 강당대신 측근 몇명만을 수행한채 쥐새끼처럼 숨어서 초라하게 수여된 것이다. 덕분에 고려대 당국은 물론이요, 임시국회 종료에 따라 기사거리가 없어 파리나 날리고 있던 각종 언론들은 연일 그 과격분자 학생들을 죽일놈으로 묘사하는데 여념이 없다.


대학당국과 정부관료와 언론이 한 목소리로 떠드는 그대로, 정말 큰일이 난것이다. 이건희가 누구던가?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무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총수다. 삼성이라하면 일제시대에도, 박정희 전두환 등 독재정권의 집권기에도 정권과의 유착관계를 유지하며 권력을 유지해왔던 초 일류 기업이다. 지금 일개 기업총수가 단지 돈주고 산 '명예'학위를 숨어서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지배계급이 모두 들고 일어나서 고려대 학생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하는것을 봐도 알수 있듯이, 대한민국의 권력을 실제로 장악하고 움직이고 있는것은 자본의 힘이다. 그리고 삼성은 그 자본의 권력 중에서도 두목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할수 있는 기업이다. 이게 큰일이 아니고 뭐겠는가? 지금 관료들과 언론등 지배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소란함은 조폭세계에서 두목이 당했는데 쫄따구들이 가만있을수 없는것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더구나 이 조폭들의 '나와바리' 는 남한사회 전체에 달하니, 조용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도대체 누가 감히 회장님의, 아니 오야붕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나? 위대한 대 삼성은 자본권력의 두목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이날 이때까지 앞만보고 달려온 기업이다. 노동조합 건설의 움직임이 보이면 회유와 협박, 감시는 기본이고 납치 감금도 서슴치 않았다. 99 년 삼성 SDI 에서 노동조합을 만들려던 사람들 중 한명은 아직도 행방불명이다. 거기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던 사람은 법원에 고소했다. 최근에는 첨단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휴대폰을 불법 복제해서 위치추적을 통한 감시활동을 해왔다. 그 건은 비록 고려대에서 항의하던 학생들과 마찬가지의 '불순한 노동자' 에 의해 검찰까지 기소되는 아픔이 있기는 했지만, 조폭의 세계는 의리가 기본이라는것을 보여주듯이 권력의 단맛을 나눠먹는 사이인 검찰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무혐의 처분을 내려준바 있다. 언론에 드러난 이런 굵직굵직한 일들 외에도 일상적으로 노동탄압을 저질러온곳이 삼성이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오야붕의 심기를 건드릴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다름아닌 대학생들이 오야붕의 혈압을 높인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특히 요즘같은 경제불황의 시기에는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진로, 취업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으며 취업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파견, 계약등의 이른바 '비정규직 노동자' 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이미 대다수의 학생들은 가족이나 친지중에 한명 이상의 비율로 고용불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며 일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거기에다가, 삼성같은 그룹에서 몇백억을 기부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매년마다 등록금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올라가고 있는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인가?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고 있는가? 이런 사회가 유지된다면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보장받을수 있겠는가? 그날 대학생들이 인촌기념관 앞에서 했던 이야기는 바로 이건희와 같은 자들이 우리의 목줄을 죄고 있다는 정확하기 짝이 없는 지적이었다. 그런 조폭의 오야붕이 자기 스스로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폭력을 행사하는것을 두고 대학당국에서는 잘했다면서 박사학위를 준다는데 가만 있을수 있단 말인가? 그런것은 '교양을 갖춘 지식인으로서' 있을수 없는 일이다. 조직 폭력배에 반대하지 않고 누구에게 반대한단 말인가?


고려대 총장을 비롯한 지배게급들은 삼성이 한국 졍제를 떠받치고 있고, 한국사회의 패러다임을 업그레이드 했다면서 아부를 아끼지 않는다. 만약 정말 그런 이유라면 명예철학박사 학위는 회장님이 아니라 삼성그룹의 노동자들에게 수여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그들이 진정한 한국 졍제의 수호신이며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핵심 인물들인 까닭이다. 회장님의 그 학위증은 수 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그 안에는 현실의, 또 미래의 고려대 학생들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다.


아무튼 중요한것은 회장님이 그 사건 때문에 혈압을 많이 받으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지 관리의 일환으로 나온 말도 다름 아닌 '젊은이들이 혈기가 왕성해서' 라는 말이 나온거 같다. 그렇지만 뭐 내가 굳이 말씀 드리지 않아도 지배층들은 남의 혈기를 생각해주기 전에 회장님의 혈압부터 걱정해야 하는것은 잘 알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행여나 회장님 눈 밖에 날까 너도나도 앞다투어 마녀사냥에 나서고 있는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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