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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연대란..?]..라이너 촐...

  • 등록일
    2010/01/27 14:36
  • 수정일
    2010/01/27 14:36

지난주 서울 헌책방가서 산 책이다.

그냥 제목만 보고 느낌이 팍팍...?...그래서 무작정 산책 치고는

나름 무게도 있고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도 많이 주는 책이다.

 

[오늘날 연대란 무엇인가 ?]...라이너 촐 지음, 최성환 옮김, 한울

 

라이너 촐은

우선 연대라는 용어 혹은 연대 개념의 역사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현재 우리가 유용하게 아니 너무나 흔하게 쓰고 있는 연대라는 개념이

근대에 들어서면서 어떻게 개발/발견되고 사용되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크게 형제애--> 기계적 연대--> 유기적 연대...라는 구분을 중심으로

각 시기별 개념과 그 의미들을 고찰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크게 보면

우리에게 필요한 개념이 유기적 연대론임을 보여주려고 한다.

 

두번 째로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사회를 결집시키는 아니 우리들 스스로 이런 연대에 매이는 이유에 대하여

근본적인 빌문들을 보여준다.

 

세번째로는 이제 새롭게 대두되는 유기적 연대론에 대한 설파...?

 

읽으면서

내가 아주 당연시하던 연대라는 개념속에 숨어있는

한계와 나 스스로의 부끄러움...?...그리고

나의 연대 혹은 우리의 연대가 가지는 함정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특히 책에서 기계적 연대론으로 이야기되는 노동자연대의 개념하에서

우리들 스스로 연대를 내적 규칙의 확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한계들을 느꼈달까 ?

 

물론 여전히 유효하지만 명확히 현재의 세기를 바꾸기에는 여전히 한계와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는

이 노동자 연대론에 대한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었다.

 

책은 마지막 부분 그러니까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유기적 연대론으로써의

새롭게 대두되는 연대에 대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는 하다.

그래서 뭔가 기대감을 가지고 읽은 앞부분에 비해 뒷부분은 힘이 다소 빠진달까 ?

하지만 생각해 보면 노동자 연대론(기계적 연대론)이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에 있어서는 나름 괜찮은 시각을 주는 책이다.

 

우습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하려고 하는 "공동체"라는 성격의 결합에 대한 생각을 보다더 명확히 하게 되었다.

내가 놓치고 가는 것과 내가 절대 가지지 말아야 할 자세랄까 ?

결국 이제 우리가 새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연대의 삶의 지점에서

내부로의 귀결 혹은 내부 규칙의 절대화를 얼마나 경계해야 할지와

그와 더불어 동일성 혹은 동질성의 울타리안에 갇히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미친 짓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달까 ?

 

보다 더 차이를 인정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이 차이들의 연대를 자율적인 참여의 의무로 만들어 가는 방식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나는 조금더 공부하고 알아야 할것들이 많다는 것도 여전히 새삼 확인하게 된다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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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현 주소에 대한 일곱가지 테제

1. 연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위기라

는 개념은 종종 몰락이나 종말과 연결된다. 그러나 위기현상은 하나의 변화 과정일 수 있고, 연대의 변화를 표현할 수도 있다. '오래된' 연대 형식은 '새로운' 연대 형식에 의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2. '오래된' 연대란 동등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관게이며, 어떤 공동체에서의 '사회적 결합'이다.

 

3. 많은 사람들에게 연대라는 단어는 넓게 확산된 연대의 형식인 '노동자 연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노동자 연대는 동등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연대, 즉 공동체에서의 연대에 대한 가장 좋은 본보기이다.

 

4. 간단한 것이 어렵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지만, 노동자 연대는 상대적으로 간단한 문제였고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동등하거나 적어도 유사한 사람들이며, 동일한 집단이나 공동체에 속한 누군가와 연대한다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5. 그에 반해 동일한 집단이나 공동체에 속하지 않는 다른 사람, 즉 타자와의 연대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6. 노동자 연대는 위기에 처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노동자들이 서로 매우 다르며 관심사도 다양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들이 남자든 여자든, 젊은이든 늙은이든, 노동자든 사무직 직원이든, 토박이든 이방인이든, 이주 노동자든 망명신청자든 말이다. 그러나 아직 더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7. 오늘 날 필요한 것은 타자와의 연대이다.  즉, 공동체와 집단의 한계를 넘어선 연대가 그것이다. 그러한 연대를 위한 출발점은 존재하지만 그것은 다만 출발점일 뿐이다. 유의할 것은 새로운 연대가 오래된 연대를 불필요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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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교수신문에 실린

경상대 강수택 교수의 서평을 잠시.....ㅎㅎ

 

有機的 連帶論’은 동시대의 논의들보다 더 진전됐는가
[서평]『오늘날 연대란 무엇인가』 라이너 촐 지음 | 최성환 옮김 | 한울 | 2008

2008년 05월 26일 (월) 15:01:24 교수신문 editor@kyosu.net


서구 근대사회 형성기에 새로운 사회 결합방식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출현해 빠르게 확산됐던 연대 담론이 오늘날 서구사회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도 다시금 부흥기를 맞기 시작한 것 같다. 하버마스, 기든스, 벡 등 내로라하는 현대 사회이론가들이 빠짐없이 연대의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전환기에 접어든 서구 근대사회의 결합방식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도 1990년대부터 연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이것 또한 권위주의적인 질서로부터 민주적인 질서로의 전환과 최근 근대적 사회관계의 변화 상황을 반영한다.

차이를 넘어 연대에 이르는 방법


『오늘날 연대란 무엇인가』는 모두 19장으로 이뤄져 있으나 내용면에서 볼 때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첫 부분은 연대 개념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러한 접근법은 연대 논의에서 매우 적절한 방법이다. 원래 프랑스의 법률용어에서 기원한 연대 개념이 비법률적인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기 시작한 것은 볼테르와 같은 계몽주의자에 의해서였으며 이것이 온전히 비법률적인 근대적 개념으로 발전한 것은 183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연대 개념의 발전은 몇 갈래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노동운동에서 계급대립, 이해관계 같은 개념과 결합해 노동자연대라는 의미로 발전한 것과 콩트와 뒤르켐을 통해 사회적 결속의 의미로 발전한 것에 저자는 특별히 주목했다.


저자가 주목한 이 두 전통은 연대 개념이 오늘날 분석적 개념과 규범적 개념으로 함께 사용되는 역사적인 배경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개념이 한편으로 고전 사회학을 통해 분석적 개념으로 발전하고 다른 한편으로 노동운동을 통해 규범적 개념으로 발전하게 된 분화 과정에 대해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그리고 규범적 개념으로서의 연대 개념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맑스주의 전통과 함께 종교적 전통, 특히 가톨릭 사회론의 전통이 중요한데 이 책에서는 이를 비교적 가볍게 취급하고 있다. 물론 저자의 궁극적인 관심이 연대에 관한 역사적인 논의보다는 사회학적인 논의에 있으며, 그가 노동자연대의 변화과정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 이러한 단순화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사회학에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다루고 있다. 즉, 저자는 궁극적으로 사회를 결합시키는 것이 무엇인가. 이해관계인가 규범인가 도덕인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의를 소개하고 있다. 이 질문은 사회학적인 질문이지만 이를 다루는 방식은 사회학을 넘어 윤리학과 사회철학 등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그런데 저자가 보기에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이들 다양한 논의방식의 상당한 부분이 뒤르켐의 사상으로부터 발전했다. 그래서 그는 다양한 논의를 소개하면서 가능한 한 뒤르켐의 시각을 견지하고자 한다.


물론 저자는 합리적 선택이론과 갈등이론처럼 뒤르켐의 전통과 구별되는 이론적 시각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왜냐하면 이들 시각에서도 사회적 결속에 관한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노동자연대에 큰 관심을 가진 자로서 그가 볼 때 갈등관계가 사회결합에 야기하는 여러 효과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가 갈등의 연대효과에 주목한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뒤르켐과 파슨스에 의하면 갈등은 최종적으로 규범과 도덕에 의해 관리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갈등은 사회적 결속에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파괴적인 효과를 낳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처럼 다원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사회에서 갈등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사회적 결합을 담보해줄 규범과 도덕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의사소통을 중시하면서 특별히 담론윤리를 통해 보편적인 연대를 형성할 수 있음을 제시한 하버마스의 이론이 주목을 받게 된다.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오직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만 규범과 도덕을 민주적으로 창출할 수 있으며 또한 사적이고 특수한 생활세계 연대의 경계를 넘어서는 보편적인 연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하버마스의 관점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나 관점이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과연 어느 정도 상호 조정되고 합의에 이를 수 있을까. 오히려 이러한 방향의 시도는 구체적인 타자의 차이를 배제하는 결과를 낳지는 않을까. 저자는 하버마스의 이론전통에 비판적인 탈근대주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며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은 특별히 여성주의자들 사이에서 널리 자리 잡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그는 어떻게 차이를 넘어 연대를 실행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에 의하면 이러한 질문은 여성운동에서 가장 진지하게 다뤄져 왔지만 노동운동, 특히 노동조합에서도 예컨대 인종문제와 관련해 일찍부터 이 문제와 씨름해왔다. 어쨌든 차이와 연대의 문제는 여성운동이나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어느 영역에서나 사회적 결속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주제이다. 그리고 사회적 연대든 노동자 연대든 종래의 연대형태가 처한 위기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있어서도 그 핵심은 차이와 연대의 문제이다.


그래서 그는 뒤르켐의 용어를 빌어 유기적 연대 개념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종래의 연대, 즉 기계적 연대가 동등성에 기초한 연대였다면 저자가 보기에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유기적 연대로의 전환은 차이, 즉 동등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뤄지는 연대이다. 이 책의 셋째 부분을 이루는 그의 새로운 형태의 연대론, 즉 유기적 연대론은 이처럼 차이에 대한 뚜렷한 인식 그리고 타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기초로 하고 있다. 그리고 다원화와 개인화라고 하는 현대사회의 변화과정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옛 형태의 연대의 위기가 곧 사회적 결속의 붕괴를 뜻한다기보다는 사회적 관계의 원리 및 구조의 변화, 즉 연대구조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해야 된다고 보았다. 말하자면, 동질성과 집합체에 기반을 둔 강제적인 연대 대신에 다원성과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을 둔 유연한 연대, 즉 유기적 연대가 새로 탄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근대주의적인 전략


오늘날 전개되고 사회적 관계의 변화, 특히 사회적 결속방식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이러한 관찰은 비교적 정확하다. 그런데 그가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을 두고 출현하는 새로운 연대를 유기적 연대로 개념화한 것은 그리 적절한 방법이 못 된다. 왜냐하면 원래 근대 초의 유기체관에서 유래한 유기적 연대 개념은 비록 그것이 구성요소의 개별성을 존중한다는 면에서는 현대사회를 설명하는데 어느 정도 타당하지만 궁극적으로 총체적이며 조화론적인 사회상을 상정한다는 점에서는 근대주의적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의 여러 곳에서 집단 연대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사회의 연대가 대부분 집단 연대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비판한다. 필자는 저자의 이러한 인식과 지적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의 유기적 연대론은 이러한 집단 연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너무 근대주의적이다. 그의 이론은 연대의 개인화, 다원화, 일상화 등을 주장하지만 동시에 연대의 보편화 과정에도 주목하며 제도화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저자의 유기적 연대론이 과연 근대성을 진지하게 성찰한 동시대의 다른 사회학자들의 이론, 예컨대 기든스의 탈전통적 연대론, 벡의 능동적 연대론, 바우먼의 탈관용적 연대론 등에 비해 어떤 진전된 인식을 제공하는지 필자에게는 솔직히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장점을 평가절하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근래에 나온 사회학자의 연대론 가운데 가장 집중적인 논의일 뿐 아니라 역사적 논의와 사회이론적 논의를 비교적 균형 있게 담고 있다. 게다가 오늘날 연대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적절히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연대를 둘러싼 최근의 다양한 논의를 비교적 많이 소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의 독자들은 연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든 한국사회는 근대적인 연대가 매우 취약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가 연대의 두 형태로 대별한 노동자 연대와 사회적 연대 둘 다 그렇다. 낮은 노동자 조직률과 미숙한 사회보장 제도가 이것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에서 연대를 강화하고 발전시킬 방안은 무엇인가. 저자가 비록 이런 방안을 충분히 제시해주지는 않지만 한국사회에 알려주는 한 가지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그것은 결코 조직적 연대가 그 방안이 되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집단연대는 집단이기주의에 불과하다. 포괄적인 것이 아니면 진정한 연대가 아니다.” 상당히 신비화된 개념으로서 필요에 따라 반성 없이 사용되곤 하는 연대 개념을 학술적으로 냉철하게 그리고 새롭게 이해하는데 이 책은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강수택 / 경상대·사회학

필자는 독일 빌레펠트대에서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예일대와 영국 워릭대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시민연대사회』, 『다시 지식인을 묻는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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