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친구

요즈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우진교통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지난 2월 2일 토지 매각 관행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부동산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고등학교 때 단짝 친구인데, 3-4년 전에 회사를 퇴직하고 내가 사는 고양시로 이사왔다. 어떻게 된 게 이웃으로 이사 온 후 더 못 만난 것 같다. 곁에 있어 만나고 싶으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는 안심 때문인가?



전화를 한 것도 1년이 넘은 것 같다. 미안한 마음에 '언제 만나 소주라도 한잔하자'고 했더니 '그럼 오늘 만나자'고 해 서울 신촌에 사는 친구 한명을 더하여서 당일 저녁에 만났다.

 

친구란 게 그런 건가. 잊혀졌던 고향사투리도 고향에 가면 저절로 튀어나오듯이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도 만나면 어제 만난 듯하다.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안부를 주고받고 옛날 얘기에 요즘 사는 얘기까지 쉬임없이 쏟아진다. 가장 곤혹스러우면서도 통과의례처럼 기필코 하고 넘어가는 얘기는 정치에 관한 얘기다.

 

   ▶ 오랫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났다. 내 곁에 있는 친구가 고양시 탄현에서 부동산을 하고 있다.

 

40이 넘은 아저씨들. 처음 입사했던 직장(대기업)에서 나와 또 다른 직업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가장으로써 그들은 이미 갑남을녀가 되어 있다. 정치의식도 사회의 보편적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래도 친구가 민주노동당에 있다고 자기들 딴엔 애정을 갖고 말한다는 게 시종일관 시비조다. 마치 개그맨을 앞에 두고 '너 개그만이야? 한번 제대로 웃겨봐!' 하면서 냉소적인 얼굴로 쳐다보는 심통맞은 영감탱이들처럼 말이다. 자연 내 말투도 점점 높아가고, 마침내 '대학까지 나왔다는 놈들이 겨우 그 정도의 정치의식밖에 없냐!'고 일갈한다. 그렇다고 기죽을(?) 놈들도 아니지만.

 

그러나 친구란 게 그런 건가. 주고받는 말투는 남이 들으면 주먹다짐 직전인데, 한잔 더 들이키고는 한바탕 웃음으로 넘어간다.

 

그나저나 선거 때 이놈들한테 돈을 얼마나 뜯어낼 수 있을까? 미리 엄포는 놔놨는데, 내가 실전에 약해서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