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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운수 파업일지

명성운수(사장 서창호)는 30년된 고양시 굴지의 운수업체다. 고양시 전체 37개 노선중 31개 노선을 운행할 정도로 고양시 교통체계의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사원은 750여명, 414대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명성운수노동조합(위원장 황영선)은 한국노총 자동차노동조합연맹 소속으로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 조합원은 677명으로 유니온샵이다. 노조 창립이래 단 한번도 파업을 해보지 않았다.

4월27일 명성운수 황영선위원장이 한국노총 경기지역 위원장단 회의에 참석하여 명성운수가 매각된다는 사실을 다른 노조위원장에게 들었다.

4월28일 노조가 명성운수 회사측에 매각사실을 물었으나 그런 일 없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경기일보 기사에 선진교통(사장 신재호)이 명성운수를 인수한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4월29일 한국노총 자동차노동조합연맹 조직국장 임석하가 선진교통 신재호사장의 악명높은 행적을 폭로하며 절대로 선진교통이 인수하면 안된다는 내용의 전체 조합원 교육을 실시하였다. 일부 노선의 운전기사들이 자발적으로 운행을 거부하였다.

4월30일 조합원 전원이 자발적이고 전면적으로 운행을 거부하였다. 이에 노조 간부들이 철야농성에 돌입하였다.

5월 1일 선진교통 신재호 사장과 한국노총 자동차노동조합연맹 조직국장 임석하, 황영선 노조위원장 명의로 교섭을 통해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 내용은 고용승계 보장과 퇴직금을 5월14일까지 희망자에 한해 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그 합의서를 전체 조합원에게 보고했으나 조합원들은 선진교통 신재호사장과의 어떠한 합의도 인정할 수 없다며 조합사무실로 몰려와 합의서를 찢는 등 강한 거부와 불만을 표시했다. 조합원들의 일관된 요구는 ‘운수업계 사냥꾼 신재호반대’, ‘매각반대’였다. 노조는 다시한번 다른 교섭위원을 꾸려 선진교통과 교섭을 통해 ‘만약 선진교통이 5월14일까지 퇴직금을 정산해주지 않으면 명성운수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추가합의서를 작성했으나 그것도 전체 조합원에 의해 부결되었다.
다시 밤샘 교섭을 통해 다음날 오전 10시 고양시관계자, 노동부관계자, 선진교통, 명성운수노조가 모여 앞서 합의된 두가지 내용의 합의서를 공증하기로 하고 타결을 본 후, 버스운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5월2일 새벽부터 버스를 정상적으로 운행했다. 그런데 오전 10시 공증을 하기로 한 고양시,노동부,회사 어느 단위도 나타나지 않았다. 속았다는 사실을 안 조합원들은 다시 오후 3시경 자발적으로 운행을 멈추고 속속 대화동 종점으로 모였다. 다시 운행중단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5월3일 노동조합이 이른 새벽 각 정류장마다 버스운행중단의 원인을 밝히고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부착했으나 누군가에 의해 다 훼손되고 회사명의로 된 ‘버스운행중단’만 알리는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회사는 모든 불법파업의 손해를 배상받겠다는 내용과 5월5일까지 퇴직금을 받아가라는 것, 명성운수를 퇴사하고 선진교통으로 재입사하는 방식을 취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부착하였다.

5월4일 고양시장과의 면담이 밤 8시에 이뤄졌다. 노동조합은 제3자 인수를 고양시가 주선해 줄 것과 그 전까지 시에서 관할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노동조합에서 자율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버스운행을 하고, 무임승차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제안하였다.
고양시장은 뚜렷한 답변이 없었다.

5월5일 일산영업소의 조남일(54)조합원이 제초제를 마셨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노조는 진상조사팀을 꾸려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다. 5월5일까지 퇴직금 수령동의서를 작성하라는 소장들의 요구가 있었고 이에 대해 고민하던 조남일조합원은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을 기도한 것이다. 부천성가병원으로 옮겨져 병상에 누워있을 당시 고인의 육성을 직접 녹음한 테이프와 속기록을 노동조합이 가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국회의원이 지지방문하였다.

5월8일 노동조합은 고양시청 앞에서 전국노점상고양지역연합회와 함께 집회를 통해 생존권 사수를 위해 고양시장이 나서줄 것을 촉구하였다. 오후에 선진교통 신재호사장이 명성운수 인수를 포기했고, 명성운수 서창호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회장으로, 회사지분의 16%를 가지고 있는 이수동 전무가 사장으로 명성운수를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노동조합에 통보했다. 명성운수의 경영을 맡은 이수동 사장과 노동조합의 교섭이 이뤄졌으나 15분만에 회사측이 결렬을 선언하였다. 노동조합 위원장이 체결권이 있는지 여부와 노조의 요구안이 너무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5월9일 저녁 7시 조남일조합원이 운명하셨다. 가족과 상의하여 회사에 분향소를 마련하였다.

5월10일 오후1시 교섭이 재개되었다. 노동조합은 가족들이 전권을 위임한 고 조남일조합원의 보상문제를 포함하여 요구안을 정리하였다. 교섭은 휴회를 거듭하다 다음날 오전 11시에 속개하기로 하고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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