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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선거

1.

민주노총이 제5기 임원선거를 앞두고 있다.

오늘 오후 6시까지 후보 마감, 1월 26일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의 간선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포함한 임원들을 선출한다.


민주노총이 여러 차례 선거를 거치면서 편가름이 명확해졌고, 정파를 중심으로 친소관계를 형성하여 대의원들을 줄을 세웠고, 후보자의 자질이나 성향과 관계없이 투표 성향이 미리 정해져온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들의 성향파악이 어느 정도 끝난 모양이다.

그래도 예년에 비해 정파에 중립적인 인사들이 대의원에 상대적으로 많이 선출되어 이른바 좌파 그룹에서는 희망을 갖나보다.


물론 난 지지후보가 있다. 그분은 능력이나 모든 면에서 내가 지금까지 겪어온 여러 지도자들 중에 가장 뛰어난 분 중의 한 명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후보에 비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쩌랴. 그건 내 생각일 뿐이고, 정파가 다르면 아무리 ‘콩’이라도 ‘콩’이라고 부르지 않는 게 현실인 것을...



2.

사람들이 민주노총에 희망을 갖든 아니든, 난 민주노총이 우리 민중운동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민주노총이 무너지면 입술 없는 이빨처럼 민중들의 삶이 지금보다도 훨씬 팍팍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민주노총이 바로 섰으면 좋겠다.

 

물론 누가 위원장이 되어도 민주노총이 현재의 무기력을 일거에 뒤집어엎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른바 87년 체제라고 하는 노동자의 단결이 사용자의 단결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진전된 노동운동은 그 한계를 드러내놓고 있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우리의 시도는 이제 시작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되어도 상관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물꼬를 트고, 방향을 트는 것만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3.

현재의 정파구도에 대하여 어떤 이는 삼국지의 주인공인 조조의 아들 조비와 조식의 갈등관계와 그 과정에서 나온 조식의 이른바 칠보시(七步詩)에 빗대고 있다.


煮豆燃豆萁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콩을 삶는데 콩깍지로 불을 때니,

콩이 솥 안에서 우는구나.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늘,

서로 삶기를 어찌 이리 급하게 구는가?


적은 밖에 있는데, 한 몸에서 나온 콩과 콩깍지가 서로 태우고 볶고 하면서 공멸해가는 것처럼, 안에서만 싸우고 있다고...

 

4.

솔직히 나도 그들과 한 몸에서 나왔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그렇지만 설령 한 몸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두 몸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왜냐하면 노조운동이 비정규직이나 특수 고용직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는 한, 그렇게 해서 노동대중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 한, 노총의 분할은 곧 현장에서 어용의 득세로 곧바로 이어질 것이고, 민주노총의 붕괴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통 크게 사고하고 싶지만, 애초에 작은 통을 어찌 키울 것인가! 다만, 통 크게 사고하고, 사업하는 영웅이 나타나길 기대할 뿐!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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