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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블로그를 일시 닫으며

진보 블로그.

내게는 참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민주노총이 그랬듯이, 민주노동당이 그랬듯이,

진보 블로그를 떠나서는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때로는 일상의 많은 스트레스 날리는 공간으로

내일의 준비를 위한 스케치를 남기는 공간으로

블로그는 나의 정신건강을 지켜주는 숨통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소중한 것.

잃으면 결코 살지 못 할 것 같은 것.

그런 것들이 점점 희미해져가고,

내 의지와 관계없이 점점 더 지키기 힘들어진다.

 

많은 블로거들이 그랬듯이

나라고 그동안 우여곡절이 왜 없었으랴...

두세번 블로그를 닫으려고 했었고,

실제로 한달 정도 포스팅을 쉬기도 했었다.

물론 누구에게도 공지하지 않았으니 눈치 챈 이들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도 그냥 공지 안 하고 포스팅을 쉬어볼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내 의지를 표현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난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특히 좋은 사람을 좋아하고,

왠만하면 좋은 사람일 거라고 믿는다.

 

타고난 이기주의자인지는 몰라도

나는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를

모든 행동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고 자부한다.

물론 남들도 그러했겠지...

하지만 어찌됐든 충돌이 있었고, 그 충돌이 대화나 타협으로 해결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다.

그런 내 마음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고, 그 표현의 방법으로 당분간 블로그를 닫는 것을 택했다.

 

일단 한달 정도 쉬어야겠다.

그동안 하루 접속자가 2-300에 이를 정도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 과분한 사랑 덕분에 진보넷에 후원도 하고, 불페파티에도 나갔다.

 

오늘 불페파티에서 또 한번 느낀 것이지만

진보 블로그는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공간이다.

사막에 점점이 흩어져 있다는 오아시스가 그러할까?

자본의 광기에 정신마저 황량한 요즘 사회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 같다.

그런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도 빨리 돌아와야겠다.

 

어찌됐든 우울하다.

우울한 포스트를 보고 그렇지 않아도 정신적 압박을 많이 받는 블로거들 중에

더 우울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우울해지고, 미안해지기도 한다.

 

끝으로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보블로거들이 조금씩 행복해지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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