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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은점포구

3박 4일간의 출장.

돌이켜보니 회의와 술만으로 이어진 것도 아니었구나...

 

목요일.

출장중 마지막 회의가 오후 3시 못 미쳐 끝났다.

 

하루 더 머물다 가라는 작은 처남의 간곡한 부탁을 난 들어줄 수 없었다.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두었고, 처리할 일도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처남은 시간을 내 내가 회의 끝마치는 시간에 차를 가지고 회의 장소로 날 데리러 왔다.

 

새로 만든 은점포구

 

우리는 남해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모처럼 가을 하늘은 넓고 높다.

흰 띄를 풀어놓은 듯한 구름 또한 경쾌하다.

 

삼천포에서 창선도로 향하는 곳에 새로 생긴 멋진 다리들이 있다.

가운데 무인도와 늑도 그리고 창선도를 잇는 다리들이다.

이 다리 밑으로는 원시시대부터 있어왔다는 유명한 죽방렴이 있다.

이곳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품을 팔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에 있는 늑도쯤에서 잠시 쉬었다가 사직도 찍다가 하다 가고싶었다. 그러나 난 머무를 시간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처남이 가자는대로 그저 따랐다.

창선도와 남해 본섬을 잇는 지족해협에는 죽방렴이 더 많이 몰려있고, 체험장이 있기도 하다.

 

우리는 이곳에서 이름도 예쁜 미조항 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해안에 가득한 방풍림으로 유명한 물건리를 지나 언덕 하나를 넘으면

처남이 가고자하는 목적지인 은점(銀店)이다.

 

은점의 풍경/ 첫번째로 찍은 사진으로 내게 들어온 첫인상이리라...

 

은점은 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은제품 가게지만, 보통 은광산을 의미한다.

이름이 예전부터 쓰였던 거라면 아마 주변에 은광산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갈(몽돌이라 부르기엔 너무 큰 돌들이 많다) 해변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 돌은 수석 수집가들 사이에서 남해 최고로 치고 있다고 한다.

수석 모으는 것이 취미인 처남과 바다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곳이 바로 이곳이다.

 

물론 지금은 돌 하나 가져 나가는 것도 주민들이 감시한다고 한다.

지키는 정성이 대단하다.

나야 뭐 깨끝한 풍경을 만드는 것만으로 만족하니 돌 자체에 큰 관심은 없다.

 

망망한 바다도 있다.

 

해는 뉘엇뉘엇 저물고, 미조항 넘어가는 쪽으로는 절벽이 높다랗다.





자갈 가득한 은점 바닷가/ 잔잔한 파도에 밀려왔다 글러 내려가는 자갈들이 내는 자글자글거리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들 노는 소리처럼 명랑하고 듣기 좋다.

 

빛도 가을이다. 힘없는 저녁햇살에 은빛 억새는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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