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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 2009

1. 2008년 마지막 순간을 보신각 앞 4거리에서 맞았다. 물론 2009년 첫 순간도 거기서 맞았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는 최소한 이곳 진보넷에 둥지를 튼 이들에겐 매우 힘든 한 해였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올 해 뉴스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그놈의 미친 MB와 그 일당의 노골적인 작태들은 보고 있다는 것마저 힘들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 축제의 장인 보신각 타종식. 그러나 올 해는 분노의 공간이었고, 분노를 외면한 이들의 일방적인 놀이의 공간이었다. 6시가 안 되어 도착한 해저믄 보신각 앞 4거리에는 이미 진주한 경찰들이 바리게이트를 쌓고 있었다. 그들은 시민들을 향해 바리게이트를 쌓음으로써 자신들이 반민중적인 정책으로 일관했음을 노골적으로 인정했고, 분노를 진압하기 위해 기꺼이 축제를 망치겠다고 선언했다. 어제 서울에 동원된 경찰 숫자가 3만이라는 얘기도 있다. 제길... 종로 보신각 앞 4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이명박 물러가라!'를 외쳤다. 본격적으로 모인 인파는 정권퇴진을 요구했다. 공연은 순전히 그들이 그렇게 장악하고자 애쓰는 공중파를 위한 것일 뿐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것은 아니었다. 시민들은 오히려 공연의 중단을 요구했다. 타종이 끝나고 나서 종로로 길게 거리를 메운 시민들은 하늘을 향해 한없이 한없이 폭죽을 쏴댔다. 마치 분노하고 절망한 팔레스타인 전사들이 하늘을 향해 하염없이 소총을 쏘아대듯이... 행주산성 해맞이 행사에 참석한 심상정 대표와 진보신당 당원들 2. 2009년 해맞이는 행주산성에서 심상정 대표를 포함한 진보신당 당원들과 함께 했다. 일부러 조금 늦게 행사장에 도착했는데, 행주산성 오르는 길은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했다. '고양시 사람들이 모두 왔나봐.'라는 어떤 이의 말이 저절로 수긍이 될 정도였다. 새로 떠오르는 해를 본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그래도 굳이 인산인해의 사람들을 뚫고, 추운 새벽바람을 가르며 산 위로 올라갔다. 해는 사람들의 환성과 함께 떠 올랐다. 나는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아내의 소원을 포함해서, 내 소원을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소원이 들어질 지 아닐 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니까 그 자체로 충분하다. 막 떠오르는 2009년 새해 3. 이번 주는 불과 3일 뿐이었지만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보냈다. 그리고 불과 며칠 남지 않은 날들을 착하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지난 한 해는 파란만장한 한 해였다. 세상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많은 고통이 있었다. 정말 많은 절망이 있었다. 상실감. 맞다 상실감으로 시작한 한 해였다. 촛불을 보면서 희망을 갖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런 절망감이나 상실감이 많았지만, 많은 즐거움도 있었고, 많은 행복도 있었고, 또 많은 미안함도 있었다. 일일이 만나서 마음을 전할 수는 없지만, 이 자리를 빌어 함께 있어 즐거웠고, 행복했던 이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내가 많이 미안하게 했던 이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새해에는 희망이 있을까? 글쎄... 희망이 없어도, 우리 후배들, 우리 후손들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뭔가를 해야겠지... 사실 도무지 엄두가 안 나는 새해다. 매년 만들었던 웹연하장도 만들 엄두가 나지 않아 못 만들었다. 그래도, 그래도... 모두 건강하시길... 용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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