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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그리고 호수공원

일이 있어 라페스타에 들렀다 날씨가 너무 좋아 봄냄새를 맡으러 호수공원으로 갔다. 날씨는 정말 반팔을 입어도 될 것만 같이 포근했다. 호수공원과 수로/ 멀리 있는 실버들엔 노르스름하게 물이 오르고 있다. 가까이서 본 실버들/ 물흐름이 없는 호수에는 아직도 얼음이 있지만 버들가지엔 물이 오르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호수공원은 넓다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물이 아주 많다는 것 빼고는 별로 볼품이 없는 공원이다. 그래도 따뜻해진 날씨 때문인지 그곳에 가면 봄을 먼저 만날 것만 같았다. 호수공원 산책길 나는 겨울을 아주 싫어한다. 아주 힘들고 어렵게 보낸 겨울을 겪고나서부터 생긴 습관이다. 겨울을 싫어하는 사람이 견디기 가장 힘든 계절은 겨울보다는 오히려 늦가을이다. 해가 짧아지고, 흐릿해지면서 마음도 함께 우울해진다. 겨울을 견딘 큰 잎 사이로 작은 잎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힘겨운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마중물 삼아 철쭉은 올 한해를 또 살아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다. 동지가 되면 이제 해가 길어지겠지 하고 기대를 하고, 하루하루 밝아지고, 길어지는 햇살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늙은 벗나무/ 가까이 가서 보면 꽃눈이 많이 커져있다. 따뜻한 호수공원은 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비록 아직 녹지 않은 호수의 얼음과 푸른색을 잃은 풍광과 지난 가을 맺은 열매가 검붉게 말라 시들어가는 산수유 등등은 여전히 겨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밝아진 햇살이 노란 잔디밭에 넓게 퍼져있고, 엷은 연두빛을 띤 노르스름하게 물이 오르고 있는 실버들을 보면 분명 봄은 거기에 오고 있었다. 봄의 밝은 햇살이 잔디밭에 넓게 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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