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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여성현안 점검

“돈은 남자만 찍나”여성문제 송곳질문
국감 여성현안 점검
▲ 노현종 열린우리당 의원이 행정자치위 국감에서 성인 인형을 들고 나와 신종 성매매인 ‘인형방’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 엽합뉴스

국회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지난 10월 13일부터 11월 1일(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11월 2일)까지 20일간의 일정이 진행 중이다. 북한 핵실험 파문으로 이틀간 연기되기도 했지만 올해에도 어김없이 상임위별로 여성 현안이 터져 나왔다. 도마에 오른 성매매특별법과 일간신문의 음란소설,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을 비롯해 지난해 ‘여성국감’에 이어 ‘저출산·고령사회 대책 국감’에 나선 민주노동당까지 주요 현안을 정리했다.

 

◆ ‘인형방’ 등 신종 성매매 기승

지난 19일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의 노현송 열린우리당 의원이 실제 사람 크기의 나체 인형을 들고 국감 현장에 나타났다. 최근 경기지역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속칭 ‘인형방’에서 사용되는 성인 인형이다. 노현송 의원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성인인형을 이용한 신종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어청수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지난 6월부터 운영 중이던 인형방 9곳을 단속했으며, 그중 1곳은 이미 폐업한 상태”라고 전하고, “꾸준히 단속을 펼칠 계획”이라고 답했다.

11월 2일 열릴 예정인 여성가족위원회 국감에서도 성매매특별법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회 여성가족위 전문위원들이 지난 18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성매매 집결지를 점검하기 위해 현장 방문에 나선 것. 한 전문위원은 “특별법 시행 이후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실제 가 보니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는 등 아예 관광지역처럼 운영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경찰의 단속은 ‘눈 가리고 아웅’에 그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일간신문 음란소설 ‘앗 뜨거’

일간신문의 ‘음란소설’이 국감에서 핫이슈로 등장했다. 문화일보의 연재소설 ‘강안남자’가 주인공이다. 남자 주인공의 혼음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이 소설은 연재가 시작된 2002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공개경고 4회, 비공개경고 21회, 주의 2회를 받았다. 하지만 선정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의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13일 문광부 국감에서 “이 정도면 문화일보의 등록 취소 및 폐간까지 가능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정 의원은 앞으로 ‘문화일보 강안남자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으로 여성단체와 공동토론회를 열고, 신문윤리위 심의에 적발된 27편을 전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도 20일 전국 중앙일간지 모니터 결과를 발표하며 “최근 NIE(신문활용교육) 등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종합일간지의 음란소설을 규제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생리대 사용하다 암 걸릴라

일회용 여성 생리대에서 인체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청 국감에서 “지난 5월 식약청이 한방생리대로 유명한 A사 6개 제품에 대해 포름알데히드 시험을 실시한 결과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여성들이 평생 1만 개가 넘는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건강을 위해 판매 중인 생리대에 대해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름알데히드는 두통과 피로, 피부발진 등을 유발하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암과 유전자 돌연변이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문창진 식약청장은 이날 “유해물질 검출 의혹이 있는 일회용 생리대 전 품목에 대해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안명옥 의원은 16일 보건복지부 국감에서 “유전자 검사가 비만, 체질,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 궁합 상담과 같은 신종 사주팔자로 변질되고 있다”며 신종 유전자 검사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 공공기관 여성 고용 “게을러”

정부 산하 기관들이 여성 인력에 대한 육성과 고용에 게으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19일 조폐공사 국감에서 임원과 간부가 모두 남성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돈은 남자만 찍느냐”고 질타했다. 조폐공사 전체 직원 1557명 가운데 여성은 17%인 265명이지만, 이 가운데 임원이나 3급 이상 간부는 한 명도 없다. 과학기술 분야의 여성인력도 심각한 수준이다. 과학기술부와 산하기관, 출연 연구기관 등에 종사하는 8683명 중 여성 인력은 760명(8%)에 불과한 것. 국가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의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과학기술부 국감에서 “맥킨지 보고서가 ‘한국이 10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한 필수 요건은 여성인력의 활용’이라고 발표한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인구는 지나치게 낮다”며 “여성 과학인력을 수급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권지희 기자 swkjh@
901호 (200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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