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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월 말, 미국 대법원이 그록스터라는 P2P 소프트웨어 배포업체가 저작권 침해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록스터는 냅스터와는 달리 소프트웨어를 배포할 뿐 자사의 서버를 이용자들의 파일교환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어서 저작권침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하급심 법원의 입장이었는데, 미국 대법원이 이를 완전히 뒤집어 버린 것이다.
이 판결은 우리나라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음반산업협회에게는 경사이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소리바다쪽에게는 악재다. 법조계에서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고 정보통신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러한 엇갈린 반응들 가운데 그 판결에 대한 우려의 핵심은 정보통신기술의 혁신이 저작권의 지나친 보호로 인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EFF도 비슷한 평가를 했다. 우리나라 법조계에서도 유사한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여기는 뭔가 비어있다. 그게 무엇일까....
미국의 거대자본의 이해를 위한 것임을 폭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관련된 글을 쓸 때마다 거의 매번 '이 지독한 지적재산권 질서 뒤에는 미국의 거대자본이 있으니 우리가 그들의 질서에 굴복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민족주의적 정서를 약간 건들여 주다면 지적재산권 비판 논리로서는 꽤나 설득력있는 이야기도 될 수 있을 터이다.
그러나 자본의 국적을 문제삼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우리 국가경쟁력이 도움되지 않는 일을 할 수야 있겠는가"라는 뉘앙스는 기본적으로 경쟁력 논리를 깔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 논리는 또다른 경쟁력 논리 앞에서 쉽게 무너지게 마련이다. 한류열풍 한마디면 그냥 끝난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돈벌이 좀 되는 가수나 드라마 몇편이 있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는 수출만 되면 다른 것들은 죄다 무시하는 버릇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문화산업 강국이거나 될 수 있으니 우리도 미국의 질서에 편승하는 편이 더 좋다는 논리가 어느새 국회의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음반사등 저작권, 저작인접권 단체들은 국회의원들에게 상당한 로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로비 상대는 국회 상임위원회 중 저작권법을 다루는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다. 또한 문화관광부도 압박하고 있다. 정부나 국회는 무엇이 장기적으로 우리 인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문화양산의 길인가라는 질문을 하기에 앞서 한류열풍이라는 카드 앞에서 다리에 힘이 풀린다. 황우석 교수의 운좋은 실험이 성공하자 국가전체가 들썩거리고 관련 연구비가 황우석 교수팀에게만 몰려 능력있는 많은 연구자들은 손가락만 빨게 되는 불균형한 상황과도 참 흡사하다. 뭐하나 된다 싶으면 그게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냥 올인해 버리는 우리 사회의 습성이 저작권과 관련된 문화정책에서도 여실이 드러난다.
점점 저작권법이 저작권자나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또 권리 침해에 대한 행정부의 단속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또다시 다른 경쟁력 논리가 나오니 그게 다름아닌 IT강국 코리아의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논리이다.
'저작권자 보호하자고 P2P 업체나 포털 업체를 때려 잡으면 그나마 세계 1위라는 인터넷 강국인 코리아가 어찌되겠냐' 라는 또하나의 경쟁력 논리이다.
장기적인 문화발전의 방향이나 인민들이 고루 문화를 향유하고 새로운 창작의 기회를 가질 권리 따위를 이야기 할 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보듯 하다가도 IT 강국 이야기를 어쩌구 하면 사람들은 한번쯤 귀 기울인다.
인터넷의 음악시장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P2P나 포털을 때려잡기보다는 협력해야 한다는 말도 대중들의 귀에 산뜻하다.
경쟁력 논리는 또다른 경쟁력 논리로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니다. 이건 극복이 아니다. 저작권의 포화를 잠시 비켜갈 수는 있을지 모르나, 결국 경쟁력 논리간에 맞선 싸움의 결론은 새로운 경쟁력 창출에만 초점이 맞춰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결론은 결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와 상관없이
얼마나 훌륭한 시장으로 인터넷을 거듭나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업체이든 음반사든 돈 많이 버는 것이 목표일 뿐이다. 이들이 협력해서 돈 버는 방법이 있고 이것이 으르렁 대며 싸우는 비용보다는 협력하고 약간 양보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들은 이용자들의 뒤통수에서 돈 버는 모의를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음반사들 대표로 꾸려진 '젊은제작자모임'에서는 소리바다 운영자를 처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인터넷 업체들은 라이센싱을 해 줄 음반사들 눈치를 보고 있다. 이 사이에서 이용자들의 권리를 고려하는 쪽은 없다.
음반사는 겉으로는 이용자들에게만 저작권 침해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인터넷 업체 스스로도 책임을 져라 라고 말하고 인터넷 업체들은 인터넷 문화를 이야기 하고 있으나 결국 다 속보이는 말들이다.
나는 그간 인터넷 업체들과 협력을 모색해 보는 것이 인터넷에서 저작권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에 필요하다고도 생각했었다. 그들은 당장의 이해관계인이었고, 우리와 표면적인 입장은 유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에게 바랄 것과 그래서는 안될 것, 그리고 이러한 경쟁력 논리들 사이에서 어떤 틈새를 파고 들어야 하는지 새롭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유럽 소프트웨어 특허에 관한 자료들
- http://swpat.ffii.org/index.en.html
* 지식과기술에 대한 접근 조약 (A2K)
- http://www.ip-watch.org/weblog/index_test.php?p=19
* BSA(Business Software Alliance)에 대하여
*디지털 도서관과 저작권
http://www.lg.or.kr/lecture/edu7.htm
* 국제사법상 지적재산권의 준거법
http://jus.snu.ac.kr/~sjjong/classroom/internet/ksy.htm
* 정보법학관련 논문 모음 http://suny.yonsei.ac.kr/~cyberlaw/x1.htm
<지적재산권 일반>
지적재산권위원회의 최종보고서
http://www.iprcommission.org/graphic/documents/final_report.htm
어제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 전날 비교적 집에 일찍?(12시) 들어갔는데도 어제 아침은 무척 피곤했다.
(수요일은 음.. 새벽 2시반쯤, 화요일은 1시, 월요일은 1시 반...일요일은 12시반쯤, 토요일은..뭐 12시 전에 들어갔을리가 없다.)
왜 그리도 술마실 일이 많은 지...
어쨌거나 금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입안이 온통 헐어서, 입천정이 덜렁덜렁했다.
7시 30분쯤 일어나 찬물에 밥을 한 숫가락 말아 먹고
대강 씻고 열라 뛰어 전철을 타러 갔다.
그날 따라 연달아 구파발행이 2대나 온다.
아침부터 짜증스럽다.
전철에 앉아서 김태홍의원실에 전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잠시 생각하다가...
이번주에는 엄마에게 한번도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잠시 무거워지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다 그 다음 순간에 내 고개가
굴러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계속 졸다가 마두역에서 간신히 내렸다.
9시 30분쯤 도착. 역에서 강의실까지는 15분쯤 걸린다.
수업은 10시에 시작한다.
check 카드로 리더기에 찍어야 한다. 출석이나 지각은 그 기계로 한다.
이 카드 찍는 일은 뭐 크게 번거로운 일이 아닌데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된다.
1-2분이라도 늦으면 알게 모르게 부담스럽다 (난 이미 수차례 지각을 했지만ㅠㅠ).
거의 지각하는 인간들이 없다는 사실 (내가 지도교수 첫수업에 지각했을 때 사람들이 나보고 엽기적?!이라고 했다),
여기 교수들은 1-2분 지각을 인생의 실패자쯤으로 생각한다는 사실,
교수들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내가 생각한다는 사실,
지각하면 학점이 한단계씩 내려가고 그 사이에 백등쯤 오락가락한다는 사실....
다 별 것 아닌 것들이고 무시해 버리면 되는데, 왠지 뒷골이 땡긴다.
아침 수업은 부동산등기법이다.
수업하는 교수는 판사답지 않다.
사실 뭘 잘 모르고 가르치는 것 같다.
약장사 스타일이다. 그런데 난 좀 빈듯한 그런 사람이 좋다.
그런 인간이 드물다 보니...쩝.
부동산등기법 수업은 대강의실에서 한다. 수업시간 15분전쯤 도착했다. 훗.
대강의실 수업은 유일하게 지정좌석이 아닌 수업이다.
뒷자리 앉으면 교수 목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칠판이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먼저 가는 사람이 좋은 자리에 앉는다.
30분전쯤 도착해도 앞의 3-4줄은 모두 법전이며 노트며 가방이며 필통이 올려져 있다.
흠.. 숨이 막힌다. 벌써 앞자리는 꽉찼다.
난 적당한 자리에 가방을 두고 락커로 갔다. 법전과 교재를 가질러...
가면서 체크 카드로 찍는 걸 깜빡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법전가지고 교실로 갔다.
그런데 왠걸? 체크카드가 없었다.
뭔가 맞추지 못하고 어긋나는 느낌....
난 요즘 매우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오늘 정말 느낌 좋지 않군...
할 수 없었다. 어디에 두었는지 가방을 온통 헤집어 봐도 없었다.
그냥 수업을 듣기로 했다.
수업후에 출석확인서라는 걸 써야했다.
체크카드를 분실한 경우에 교수확인을 받아 출석확인을 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겨우 출석확인서를 냈다.
점심은 인권법학회 회원들이 식사같이 하면서 인사를 나누기로 했다.
출석확인서 내고 부랴부랴 갔다.
점심 먹고 간단히 자판기 커피마시고, 또 수업.
검찰실무 수업은 엄청 졸리다.
난 여지없이 무너졌다. 검찰교수는 우리 지도교수인데.. 할 수 없지뭐.
그 다음은 대강당 수업이다. 진대제 장관이 와서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만들자고 특강을 했다. 난 진대제 장관이 내 옆에 와서 얼쩡거리건 말건 잤다.
피로가 좀 풀렸다.
수업이 끝나자 마자 인권법학회 창립총회에 갔다.
창립총회가 끝나고 우리반 농구 8강전을 응원하러 가야 하나 잠깐 망설였다.
이 인간들은 날 무척 원한다. 내가 보고 싶은 걸까? 옆에 없으면 공부하러 간 줄 알고
경계하는 걸까....휴...(이게 내 생활이당)
그래도 안갔다.
과 선배에게서 아침에 왔던 전화도 한번쯤 다시 생각났다.
선배들이 찾는다고 인사하러 오란다.
난 농구 8강전을 핑계로 못갔다고 둘러댔다.
금요일은 진보넷에서 세미나 하는 날이다. 이것도 생각해 보았다.
진보넷을 가야하나..
몸이 가지말란다. 으.. 피곤하다. 가슴이 벌렁벌렁 뛴다...
엄마랑 언니랑 주중에 한번 오라고 했는데, 벌써 금요일이라는 사실과 갈 수 없겠다는 사실이 엄마를 너무 쓸쓸하게 하지 않을까...
남변에게서 오후에 전화가 왔었다. 국회의원실에 전화해 봤냐고.. 당근 못했다.
하루 종일 정신이 없어서라고 변명해 보지만 ...
왠지 떳떳하지 못하다.
난 이런 때 우울하다고 느낀다. 흠...
새로운 생활도 남들이 말하듯 그리 대단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요며칠은 녹녹치않다는 느낌이다.
며칠 더 지나면 적응이 되겠지만...
오늘 아침 예전에 즐겨듣던 노래를 찾아들었다.
You've got a friend (http://solosong.net/friend.html)
노래 가사를 약간 소개하면...
When you're down and troubled
and you need some lovin' care
and nothin', nothin' is going right.
Close your eyes and think of me
and soon I will be there
to brighten up even your darkest night.
몇년전에 한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캐롤킹의 CD에 들어있던 곡인데...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았었기 때문인지...
쓸쓸하고 고달프다고 느껴질 때 많은 위로가 되었던 곡이다.
어제 옆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에게도 힘을 돋울 무언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득 이 노래가 떠오른 것 이 때문인 듯 (사실 이 인간들은 동지가나 불러달라고 할 사람들이지만..ㅠㅠ).
그 노래가 좋아졌던 무렵 나에게는 '고독의 해결'이 가장 큰 화두같은 거였다.
하루 종일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건조한 책읽기만 반복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혼자있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찾고 있었다.
이 때 마음을 달래볼까 하고 읽었던 책 중에 '우리선비'라는 책이 있다.
역사학자인 정옥자 선생이 쓰신 책인데, 조광조 이후 20여명의 선비의 생활태도와 정치적, 학문적 성과를 소개한 책이다. 선비들의 기개, 지조있는 생활 모습과 그들의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선비들의 시, 서, 화도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는데, 하도 정갈하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애정이 가는 책이다.
그 내용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이 추사 김정희와 그의 그림인 세한도 (歲寒圖)이다.
세한도의 필치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진한 고독의 흔적이 느껴진다.
과감한 생략은 삶에 대한 추사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아래 그림은 해상도가 좋지 못해 아쉽다.
세한도는 김정희의 대표작이다.
그가 제주도 유배시절 그린 그림인데, 그의 제자인 이상적의 인품을 소나무에 빗대어 그린 것이라고 한다. 세한도는 논어의「歲寒然後知松栢之後凋也」에서 온 말이다.
이상적은 양반이 아닌 중인이었다. 김정희는 중인인 제자들을 여럿 두었다고 한다.
당시가 1800년대 초중반이었으니까....김정희는 좀 트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이상적은 정치적으로 매장된 그의 스승을 버리지 않고 유배된 김정희를 두번이나 찾아갔다. 한양서 제주도까지 바닷길을 건너가는 그 길이 오죽 험했을까?
또 역관이었던 이상적은 중국에 자주 다녀오면서 스승에게 필요한 책을 사다가 제주까지 보내주었다고 한다.
제주 찬바람에 혼자 고립되어 있던 고독한 김정희에게 험한 뱃길을 마다치않고 그를 찾아와준 이상적이 얼마나 고마웠을까.
세한도를 직접 보고 싶다.
2년전쯤인가 추사 작품전이 있었는데, 가보지 못했다.
네트워커 사이버로에 기고한 글을 약간 수정해서 올립니다.
소리바다 항소심 판결문 뜯어먹기
지난달 '소리바다'(http://www.soribada.com) 운영자에 대한 민·형사소송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안그래도 저작권 문제로 시끌시끌한 판에 소리바다 판결이 나오자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런데 형사법원(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은 음반사의 복제권, 배포권 침해를 방조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한 반면, 서울고법 민사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대한 소리바다측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 당사자인 소리바다측은 물론 인터넷 업계 전체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소리바다의 운영방식
판결의 당부를 논하기에 앞서 소리바다의 운영방식을 먼저 확인하자. 소리바다를 이용하려면 우선 소리바다측이 무료로 배포하는 소리바다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한 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회원등록하고 MP3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다운로드폴더'와 다른 소리바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컴퓨터에 접근하여 MP3파일을 다운로드 받아갈 수 있도록 '공유폴더'를 지정한다. 다운로드폴더와 공유폴더는 기본설정에 따르면 일치하게 되어 있다. 이용자가 프로그램 설치를 마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자동적으로 소리바다 서버에 접속되고, 이용자 컴퓨터의 소리바다 프로그램에 의해 그 컴퓨터 IP주소 등 이용자 컴퓨터 사이의 직접 연결에 필요한 정보가 자동적으로 소리바다 서버로 송신되고, 소리바다 서버는 직전 접속 이용자들의 연결정보를 송신하여 준다. 소리바다 서버로부터 받은 IP주소 등을 통해 검색어를 다른 이용자 컴퓨터에 송신하고 검색어를 송신받은 다른 이용자의 소리바다 프로그램은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공유폴더를 검색하여 요청받은 검색어와 일치하는 파일을 발견하면 그 정보를 요청 이용자 컴퓨터로 송신하게 된다. 검색 요청 이용자의 소리바다 프로그램은 응답받은 파일정보를 재구성하여 속도, 크기, 음질 등으로 정렬하며 이용자는 다운로드받기를 원하는 MP3를 다운로드폴더에 다운받을 수 있다.
무죄인데 손해배상은 하라?
두 판결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 이유는 뭘까? 두 판결은 이용자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선별하여 침해방지조치를 취할 의무가 소리바다 운영자에게 있는가에 관해 상반된 판단을 내놓았다. 민사재판부는 그런 의무가 있다고 인정한 반면 형사재판부는 부정하면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저작권 침해행위를 일일이 점검할 의무는 없고 저작권자로부터 구체적인 침해 내용을 통지받아 알게 됐을 때만 이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며 양씨 형제가 "피해자로부터 구체적인 저작권 침해사실을 통보받았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소리바다 이용자들의 복제권 침해를 방조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사판결문에는 인용되지 않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책임 제한을 규정한 저작권법 제77조를 형사판결에서는 인용하고 있다. 민사소송에서는 과실에 의한 책임까지도 인정한다는 점에서 고의책임만 인정하는 형사책임과는 구별되지만, 두 판결이 견해를 달리한 부분은 고의냐 과실이냐가 아니라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어떠한 법적 의무가 있는가라는 점이어서 상고심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리바다측은 형사판결에 힘입어 민사판결에 대한 상소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대법원의 명예훼손사건에 대한 기존 판례가 참고가 될 수 있겠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게재된 것을 방치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까? 대법원에 따르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명예훼손 피해자로부터 문제된 글의 삭제 또는 시정조치 요구를 받아 이를 삭제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이를 방치한 경우에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한다(2002다72194). 명예라는 인격적 가치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명예훼손적 표현이 게시판에 올라오기만 하면 책임을 진다고 해서야 영업활동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다.
저작권침해사건에 관하여 유사한 하급심 판결도 있다. 이른바 칵테일 사건인데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업로드와 다운로드가 자유로운 중앙대학교 홈페이지 자료실에 멀티미디어 제작프로그램인 칵테일98이 94년 8월경 업로드되었다. 11월 20일 칵테일주식회사가 항의하자 학교측은 자료실 게시판을 폐쇄했으나 그 때까지 조회수는 400여건에 이르렀다. 칵테일측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서울지방법원은 학교법인측이 불법행위를 사전에 일일이 통제할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자료등록이 자유롭게 이루어져서 게시물의 내용을 미리 검토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학교법인측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
두 판결은 서비스제공자가 구체적인 위법사실에 대한 인식이 생겼을 때 일정한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어떠한 위법사실이 자신이 관리하는 서비스 범위 내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이유로 모니터링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지에 따라 소리바다의 경우를 검토해 보자. 소리바다 서버는 이용자들의 아이디 정보만을 관리할뿐 MP3파일을 직접 저장하지 않는다. MP3 파일 목록이 저장되는 것도 아니다. MP3 파일은 한 이용자 컴퓨터에서 다른 이용자의 컴퓨터로 직접 전송된다. 때문에 운영자로서는 개별 이용자들의 구체적인 MP3파일 공유 및 다운로드 행위를 인식하기 어렵다. 이 사건의 경우 음악저작권협회나 음반사들로부터 구체적인 침해사실에 대한 통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따라서 소리바다 프로그램 이용시 소리바다 서버에의 접속이 필수적이라고 해도, 그리고 P2P 프로그램에 의하여 저작권침해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개연성이 있다고 해도 소리바다 운영자에게 이용자 행위를 개별적으로 모니터링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리바다 민사항소심 판결은 설득력있는 법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정책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본다.복제가 있고 음반사는 큰 손해를 보았다고 하니까 손해분담의 차원에서 소리바다에게 민사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한편 판례들을 보면 감시가 기술적으로 용이하기만 하면 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기술적 감시가 가능하다는 것과 사용자들이 공유하는 정보를 감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는가의 문제는 별개이다. 후자는 통신의 비밀이나 표현의 자유와 같은 인터넷 사용자들의 다른 기본권과의 이익형량이 필요한 문제이다. 저작권은 재산적 이익이고 금전보상이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전에 침해를 방지해야 할 요청이 통신의 비밀이나 표현의 자유만큼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저작권과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가 충돌할 때 이익형량의 저울은 후자로 기울어야 하지 않을까.
소리바다 이용자 저작권 침해일까?
결론을 달리하는 소리바다 민형사판결에서 공통된 점은 소리바다 이용자들의 다운로드 행위를 음반사의 복제권 침해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소리바다측은 다운로드가 MP3파일의 복제에 해당하지만 저작권법 제27조에 따라 사적 이용목적의 복제로서 허용되는 것이므로 복제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었다.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려면 그 복제행위가 ①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②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에서 이용하는 경우이어야 한다. 법원은 ①은 인정했지만 ②는 부정했다. 이용자가 다운로드한 MP3 파일은 다운로드폴더=공유폴더에 저장되므로 다운로드 행위에 이미 다른 이용자와 파일을 공유할 의사가 인정되므로 개인적 이용이라 할 수 없고 동시접속자 수가 5000여명이나 되고 이들간에 인적 결합이 인정되지 않아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에서의 이용'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판결은 "다운로드행위"와 "다운로드한 파일을 다운로드폴더=공유폴더에 그대로 방치하는 행위"를 '다운로드 받아서 공유해야지'라는 주관적 의사에 의해 지배된 하나의 행위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운로드폴더=공유폴더'가 같고 이용자가 굳이 파일을 다른 폴더로 옮기지 않은 것에서 다운로드행위에 공유의사가 있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두 폴더를 같게 설정한 것은 소리바다 프로그램의 기본설정에 따른 것이다. 또한 폴더에 그대로 방치하는 부작위에는 공유의사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공유의사가 별개로 존재하더라도, 그 부작위와 다운로드 행위는 의사를 달리하는 별개의 행위라고 봐야 맞다. 일반적으로 '다운로드' 자체는 자신이 MP3파일을 개인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목적일 뿐이지 '다운받아서 공유해야지'라는 의사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법원은 지극히 '의식적인' 소수의 이용자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소리바다 판결, 인터넷 문화 바꿀 수도 있어
이용자를 연결만 해주는 P2P 서비스 소리바다가 저작권 침해를 방조했다고 인정하는 판례가 굳어질 경우 온라인서비스업체가 직접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웹스토리지 서비스 등은 당연히 걸려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업계가 소리바다 판결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서 복제와 전송이 자유로와져서 저작권 침해의 가능성이 기술적으로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저작권보호를 위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와 같은 제3자에게 모니터링 의무를 널리 인정하는 것이 신중해야 한다. 또한 저작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와 정보교환의 자유가 인터넷을 성장시켰던 초석이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어제부터 온 몸이 축 늘어져 버렸다.
특별한 약속만 없다면 아마 엿가락 처럼 방바닥에 늘러붙어있었을 텐데....
금요일부터 통 머리를 굴리지 못하겠다.
이런 때 증상은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보내거나
누워서 자는 둥 마는 둥 하거나
내용에 대한 인식도 없이 TV화면을 계속해서 쳐다보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
전에는 이런 병이 아주 가끔씩만 찾아온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주 자주 그리고 주기적으로 그런 것 같다.
그러니 이건 가끔씩 찾아드는 '병'이 아니라
그냥 내가 그런 인간인 게지 싶다.
며칠 일하다보면 일하기 싫어서 늘어져 버리고 나몰라라 하는 게 바로 나다.
이렇게 실토하고 나니까 맘이 편한 것도 같고
괜히 실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렇네.
이 글은 진보네님의 차라리 안듣고 안본다?- 저작권법에 관하여의 트랙팩입니다.
음.. 여기저기 퍼날라진 패러디나 만화를 모으다 보니 출처를 명백히 밝힐 수 없음에
패러디 제작하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올립니다.
다만 패러디 만드신 취지는 널리 저작권법의 문제를 알리려는 의도라고 생각되어
이렇게 모아 올리기로 생각하였습니다.
다만, 패러디 내용 중에 가수의 노래를 다중 앞에서 비영리적으로 부르거나
CD를 재생하여 들려주는 경우에도 모두 저작권법 위반으로 한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오해 없으시길...
얼마전 소리바다 운영자에 대한 무죄판결이 있었는데,
그 판결문을 보니, 검사쪽에서는 소리바다 프로그램 자체가 불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소리바다의 P2P 서비스는 공유폴더 설정, 음악파일 찾기 (검색) 및 내려받기, 파일의 전달의 각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처음부터 음악파일의 무단 복제, 배포를 목적으로 개발된 불법적인 기술"이라는 것이다.
검사의 주장은 칼 공장 사장을 살인방조죄로 기소한 것이나 다름없다.
프로그래머들이 이런 검사의 주장을 접하면 어떤 기분일까?
검사의 주장에 웃음밖에 안나오는데, 판사님께서는 친절하게도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어떤 사람이 일반인들에게 물건 또는 장비를 제조 판매하였는데, 그 물건 등의 '핵심적인 용도'가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에 맞추어져 있거나 또는 그 물건 등의 유일한 용도가 위와 같은 목적하에 제조된 경우에는, 그와 같은 물건 또는 장비가 타인에 의한 1차적 침해행위의 중요한 도구 또는 유일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한 제조자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한 인식여부와는 상관없이 위와 같은 도구의 판매행위 자체로서 다른 사람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도와준 것이 되어 방조범으로서 형사책임을 부담한다 할 것"이나,
".. 소리바다 시스템을 통하여 실제 30%는 합법적인 mp3 파일이 유통되고 있는 점, 인터넷 상에서 p2p 방식에 따른 서비스가 현재 및 장래에 비침해적인 용도로 사용될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 피고인들의 소리바다 개별 경위...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불법도구라고 단정할 수 없다"
기술은 사회관계를 반영하여 구성된다는 이야기를 한참 한 적이 있는데,
갑자기 이 경우에는 기술은 '양날의 칼'인가 싶기도 하다.
기술 변화를 저작권 침해환경의 발전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좀 다른 말을 하고 싶어서, 그래서 문화연대에 보낸 글을 올려본다.
누구를 위한 저작권인가
"소수 음반자본과 선진국 대자본을 위해 네티즌의 손과 발을 묶어"
최근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된 것을 계기로 네티즌의 관심이 저작권에 쏠려있다.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에게 전송권이 부여되자 네티즌들은 음악파일(mp3)을 블로그나 까페의 배경음악으로 깔거나 개인홈페이지에 업로드하는 행위, p2p 서비스를 통해 음악파일을 공유하는 행위가 새롭게 금지된 것으로 인식하였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블로그나 까페에서 배경음악을 삭제하거나 업로드했던 음악파일을 대거 삭제하는 네티즌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불복종운동을 벌이며 오히려 대량으로 음악파일을 업로드를 하는 네티즌들도 생겼다. 뿐만 아니라 'No Music No Blog' '개정 저작권법 반대' '네티즌을 범죄인화하는 저작권법 반대'라는 슬로건의 까페가 만들어져 네티즌 스스로 조직적인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면서 인터넷은 일순간 혼란의 도가니가 되었다.
문화관광부는 당초 '이번 법개정으로 새롭게 불법이 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불법이었는데 다만 네티즌들이 몰랐을 뿐이며 앞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발 후퇴했다. 문광부 홈페이지 2차 공지를 내어, 일정한 '계도기간을 거친 후에 영리적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정하여 단속을 벌이겠다'고 네티즌을 다독이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에서 음악파일을 전송하는 행위가 애초부터 불법이었다는 문광부의 말은 맞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부터 불법이었는가가 아니라, '현재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네티즌이 '이제서야 불법을 인식했다'라는 것은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준법의식이 없다고 핀잔주고 '계도할'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네티즌이 비로소 지금 그 금지가 정당한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문광부가 해야 할 일은 그 정당성을 설명하던가 네티즌의 비판과 항의를 받아들여 정당하지 못한 법을 개정하는 것이지, 나중에 단속하겠다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
또한 인터넷에서 음악파일을 네티즌 개개인이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광부가 음반사에 치우친 강력한 법집행 의지를 보임으로써 '법적 금지'를 '현실의 금지'로 한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정보공유연대를 비롯한 3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문광부나 음반업계에 맞서 저작권법재개정 투쟁을 선포하고, 이를 위한 지지서명을 받는 등 여러 캠페인을 벌여나가고 있다 (http://www.ipleft.or.kr/antilaw). 시민사회단체들 주장의 핵심은 인터넷에서 전송과 복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지금의 저작권법은 인터넷과 본질적으로 모순되며, 따라서 저작권법의 재개정이 궁극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의 행위는 복제와 전송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복제와 전송은 자신의 창작물뿐 아니라 필연적으로 남의 창작물에 대해서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새로운 창작이란 남의 것을 듣고 보고 읽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제와 전송을 금지하면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소통과 표현의 길을 막는 것이고 이는 결국 인터넷 문화 말살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갈등의 중심에는 우선 디지털 기술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인들간의 시각차이가 존재한다. 디지털 형태의 정보는 복제가 쉽고 신속하며, 원본과 복제물이 질적인 차이가 없다. 또한 조작과 변경 가능성이 크고, 컴퓨터 네트웍으로 인하여 공중에 대한 정보의 전달 속도와 범위가 대규모화되었다. 이러한 기술환경의 변화는 디지털 환경에서 저작물의 복제가 얼마나 쉽고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지에 주목함으로써 저작권자들의 권리가 유례없는 침해위기에 처해있다는 그래서 저작권법이 그러한 잠재적 침해가능성에 대비하여 새로운 권리를 저작권자에게 부여할 수밖에 없음을 정당화시키기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정경희, 2003). 2000년에 저작권자에게 전송권이 부여되고, 이번에 가수나 연주자 등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에게 전송권을 인정하게 된 배경도 이런 맥락이다. 음반업계나 문광부는 국내에서 소리바다 p2p서비스가 시작된 해인 2000년에서 2001년으로 넘어가면서 이전에 계속 확장되던 음반시장이 약 20% 정도 축소된 것을 두고, 인터넷에서 mp3파일의 공유문화가 음반시장의 축소의 주된 원인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환경의 변화가 그렇게 일면적으로만 설명될 수는 없다. 인터넷에서의 음악파일 공유가 음반시장에 일정한 영향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음반시장 축소는 다른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아야 한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가 2003년 여름 수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음반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총 투표자 610명 중에 불과 13%인 85명이 '각종 무료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반을 사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82%인 503명이 '음반사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하버드 대학의 한 연구보고서는 인터넷에서 mp3 복제가 음반시장에 영향을 주었다는 실질적 증거는 없다는 결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대형가수의 히트곡부족, 고비용 저효율의 음반유통구조, 작품완성도 저하, 마케팅 능력부족 등도 음반시장 축소의 원인으로 고려될 수 있다. 한편에서는 음반시장의 주요 수요자층인 10대-20대초반의 씀씀이 구조가 음반구입에서 모바일서비스 쪽으로 옮겨갔다는 진단도 한다.
인터넷의 보급은 한편으로는 창작 환경도 변화시켰다. 인터넷 상의 동호회 등 공동체의 탄생은 네티즌들을 음악의 소비자에서 창작자라는 이중적 지위로 변화시켰다. 조피디 사례에서 보듯이 mp3를 먼저 배포하여 주류 음반시장으로 역진출한 사례도 있다. 또한 인터넷의 보급은 음반시장의 본격적 전지구화를 낳는 한편, 아티스트들이 이제 메이저급 배급사의 영향을 벗어나서 직접 자신의 녹음물을 국제 시장에 내놓고 판매할 수 있는 길도 열어주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 및 광범위한 보급은 여태까지 기술발전과 시장의 성장이 유통회사의 지배권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온 것에 대해 일순간에 대형 유통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그룹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음악 녹음물의 보급방식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즉 기술의 변화는 단지 저작권 침해 환경의 조성정도로 편협하게 이해되기보다는 음악이라는 문화환경 전체에 다면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폭넓게 이해되고 연구될 필요가 있다. 라디오의 보급과 음반시장과의 관계를 보아도 그렇다. 1930년대말 라디오의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미국 음반산업은 새로운 부흥을 맞았다. 사실 라디오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음반 산업계는 큰 위협을 느꼈다. 라디오에서 음악을 방송하다보면 음반을 구입해서 듣기보다는 거의 무료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려는 대중들의 경향에 대한 우려였다. 그렇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라디오의 대중화는 이전에 상대적으로 한정되었던 음악시장의 소비자층을 확장시킴으로써 오히려 음반산업의 소비자를 크게 증가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사람들은 라디오에서 소개되는 음악이 담긴 음반을 구입하려는 욕구를 갖게 되었다.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음악들이 음반산업의 가장 훌륭한 선전매체 역할을 하며 그 유통대상의 범주를 일시에 확장시키게 된 것이다. 이처럼 1930년대 말부터 라디오와 음반 산업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서로를 도우면서 성장했다.
인터넷의 발전이 궁극적으로 음반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좀더 여유를 갖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음반업계에서는 면밀한 조사나 충분한 근거도 없이 인터넷에 족쇄를 채워 무조건 복제나 전송을 금지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보겠다는 입장이고 문광부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하고 나섰는데, 이는 여러 모로 신중한 대처가 아니다.
저작권에 관련된 이런 갈등을 국제적 수준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 지적재산권은 80년대 이후로 세계적 차원에서 점차 강화되어 왔다. 이번 저작권법 개정도 세계지적재산권기구 (WIPO)의 실연음반조약 (WPPT)에 가입하기 위한 선행조치로 이루어진 것이다. 70년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에 위협을 느낀 미국 등 선진국들은 개도국과 경제적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지적재산권의 강력한 보호를 주장했다. 8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 산업계에서는 지적재산권을 강력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지적재산권기구로부터 무역제재를 통해 실질적으로 조약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가트(GATT)체제쪽으로 지적재산권 질서를 재편하려고 시도했다. 그 결과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함께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이 WTO협정의 부속서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90년대 초반부터 우리 사회에서도 국가경쟁력 제고가 국가정책의 모토로 자리잡고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지속적인 압력으로 인해 지적재산권을 강화가 당연한 명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제몫 챙기자고 하는 이야기에 장단을 맞춘 결과는 경제적 손실로 나타났다. 2002년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TRIPs협정을 이행한 결과 가장 이익을 본 국가는 미국이고 가장 손해를 본 국가는 한국이라고 한다. 한국이라는 일국적 차원에서는 현재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갈등이 국내 음반업계와 네티즌간의 갈등으로 드러나지만, 그 저변에서 이 전체 질서를 지배하는 것은 선진국 정부와 선진국의 자본인 것이다.
지적재산권을 강화하는 것이 국민 전체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신중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저작권법은 국내 소수의 음반자본과 미국 등 선진국의 대자본을 살찌우기 위해 전체 네티즌의 손과 발을 묶고 온 국민을 범죄인으로 몰아가는 것처럼 느껴져서 안타깝고 씁쓸하다.
뜻삶님의 블로그에 이번 저작권법 개정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포스팅도어 있다.
음악시장과 음악
http://www.mediamob.co.kr/keynes/post/tb.asp?PKId=32271
http://www.mediamob.co.kr/keynes/post/tb.asp?PKId=32421
도아님의 블로그입니다.
음반시장의 불황, 니들이 책임져라
http://offree.net/index.php?pl=208
음반사업까페
기술발전과 음반시장의 변동에 관한 좋은 글이 올라와 있다.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 공개 음악을 자유롭게 올리고 다운 받을 수 있는 사이트
2000년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첫눈이 날리는 것을 보았다.
우리 사무실은 7층에 있었고 사방은 전면 유리였기 때문에 마치 눈보라 한가운데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잠시후 사무실 전화벨이 여기저기서 울리기 시작했다.
첫눈이 오는 것을 함께 즐기려는 연인들로부터의 전화벨소리...
유난히 조용히 놓여져 있는 내 책상위의 전화기를 한참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소폭히 쌓였다가 추위로 얼어붙은 눈바닥에서 몇년째 신어 달고 단 구두때문에 몇번 넘어졌던 기억도 난다.
그 겨울에 얼음판에서 몇번 딩군 탓에 너무 아파인지 그후 2년쯤은 웃음을 잃어버린 줄 알았다.
그 후로 2년쯤 더 재미없는 일들이 계속되었었는데,
올 겨울에는 모처럼 환히 웃어본다. 눈이 적게 내려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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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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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대단히 어려운 틈새인 것 같다. 잘못하면 모두에게 욕먹을 수 있겠구나. 더군다나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니...부가 정보
안달복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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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잼없는 글을 읽어주다니...오빠니까 가능한 거겠지.. 써놓구 참 그랬는데.. 한발짝도 못띄고 그 자리에 있는 기분.. 성장을 멈춘 기분이랄까..부가 정보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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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재미없는 글이라니. 그 틈새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_^;; 사실, 저작권 문제뿐만이 아니라(추억의 단어를 사용한다면-맞는 개념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많은 부문운동이 가질 수 있는 문제들 아닐까? 그런데,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가끔 edonkey로 검색해보면, 음악의 저작권은 실질적으로 이미 침해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느낌을 받는단다. 미국의 큰 음반회사들이 소송같은 걸 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음악으로 돈을 벌 것인가를 굉장히 많이 궁리할 것 같은데... 특히, 음악과 음반장사의 미래가 정말 궁금하다.부가 정보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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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리고 여기서 한발짝 나아간다면 무척이나 중요한 한발짝인 것 같으니, 멈춰있는 것 같더라도..뭐랄까 용수철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_^/ 힘내길.부가 정보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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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우형 블러그에 썼던) 창비시선집 마지막 어구에 대한 불만 하나'이 책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재사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창비 양측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 책의 범위에 위 어구도 포함된다면(재귀적),
불만을 위해 인용하는 것도 창비의 CopyRight에 어긋날 수 있으니, 이를 어쩐다?
/요기 저절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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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r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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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법원에서 지적재산권 담당하는 모 부장판사 강의를 들었는데, 그 분이 미국이 강요한 질서라는 말을 하시더군. 한편으로 안도.. 하지만 그록스터판결에 대해서는 지지하는 듯해서 좀 그랬지..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