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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키퍼와 면생리대를 함께 쓰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그리 불편하지 않구요. (일회용 생리대도 여행할 때와같이 필요할 때는 씁니다.) 면생리대라 하면 예전에 할머니께서 쓰시던 그런 두툼한 옥약목 생리대를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여성들이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개발해낸 대안 생리용품들을 보시면 그런말씀 안하실거예요.
링크를 클릭하면 면생리대와 키퍼(일종으로 고무로 만든 탐폰같은 것입니다.)를 볼 수 있습니다.
탐폰과 일회용생리대가 여성의 몸에 어떤 식으로 나쁜지는 앞에서 얘기했으니깐 여기서는 생략할게요. 또 하나, 생리대는 소각되지 않는 거 아시죠? 엄청난 인구가 내놓은 생리대쓰레기를 생각해보세요. 결국 대자본이 여성에게 "편리"하다는 신화를 만들어내고, 구미 백인 리버럴 페미니스트들(오해하지 마세요. 일부의 백인! 리버럴! 페미니스트들입니다.)의 목소리를 이용해서, 마치 일회용생리대가 여성해방과 무슨 연관이 있는냥 떠들어댔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생리대를 만들기 위한 다국적 기업의 펄프산업이 제3세계의 숲을 파괴시킵니다. 혹시 인도의 칩고 운동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숲을 근간으로 해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다국적 기업의 자연파괴에 맞서 나무를 끌어안고 시위를 한 얘기가 있습니다. 그 숲을 베어내어 생리대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세요.
매년 열리는 월경페스티벌은 마치 생리대, 탐폰회사의 잔치같아요. 여성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몸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 너무 좋은 생각이예요. 그동안 친구끼리 생리대를 주고받을 때 남자들 모르게 쉬쉬하는 것도 질릴 때가 됬죠. 이젠 떳떳하게 보여주고 말할 수 있어야죠. 하지만 거기서 여성 해방의 다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하게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여자가 남자처럼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 되고 그래서 사장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그건 결국 남자보스를 여자보스를 바꾸는 것 밖에는 아니잖아요. 위계적 자본주의 국가 시스템은 그대로 있는 거잖아요. 그걸 위해서 자연환경, 여성 자신의 몸, 제3세계 주민의 삶까지 해칠 수 있는 기술과 자본을 지지하는 것이라면 그 "편리함"의 소비주의적 신화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 그것이야 말로 결국은 마초적 자본에 편승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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