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어로 풀어가는 동성애
많은 분들이 성적 소수자에 대한 용어의 뜻을 바르게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신이 장애자로 간호부가 간호사로 바뀌어 가는 과정처럼, 언어 지칭은 단순한 사전적이고 지시적인 의미를 넘어서 대상에 대한 인식의 폭과 정체성을 규정하기도 합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잘못된 용어 사용은 무분별한 언론의 용어구사의 책임이 커기도 합니다. 바른 용어의 사용으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합니다.
1) 성적 지향성(방향성), 성 정체성
성적 지향이란 특정한 성별의 상대에게 성적, 감정적으로 관심을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선택한다기보다 생물학적인 면에서 사랑과 성욕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현상을 지칭하는데, 성적 지향의 대상을 성별에 따라 분류하면 여성,남성,양성,무성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성애자 여성과 게이 남성은 동일한 성적 지향입니다.궁극적으로 동성애자가 해방되면 성적 지향만으로 사람을 구분하게 될 것입니다)
성 정체성은 이러한 성적 지향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적 상황을 스스로 인식하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적 주체성을 성립시키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자신의 성적인 관심의 대상을 스스로 확인하고 긍정하며, 그 상황에 따라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출발은 성 정체성의 확립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나의 성정체성은 게이입니다]라고 말할 때, 자신은 남성 동성애자로서 자신이 지향하는 성적 방향성은 같은 남성이라는 뜻입니다)
2) SEX, SEXUALITY, GENDER
sex는 생물학적인 성입니다 태어날 때 부여받는 천부적인 성입니다. 주로 성 염색체에 의해 구분되어지는데, 남성과 여성이 대부분이죠. 이제까지의 성정체성 구분은 주로 이 생물학적 성에 의해 이루어져 왔습니다.
즉 세상의 인간은 남자와 여자 둘로 구분되어지고 ,이 남성과 여성의 결합만을 정상이라 여긴 것입니다.
sexuality 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을 기준으로 자신이 지향하는 성적 방향성을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즉 자신과 같은 성에게 성적 방향성을 둔다면 homosexuality이고, 이성에게 성적 방향성을 둔다면 heterosexuality이며 동성.이성 모두에게 성적 방향성을 둔다면bisexuality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병리학적 의미의 호모 섹슈알리티보다는 개인적 차원을 강조한 [gay sexuality], [lesbian sexuality]란 용어를 더 선호합니다.
gender는 사회적 ,문화적 성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람에게 규정되어진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의미의 성 구분입니다. 예를 들어 trans-gender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을 부정 내지 거부하고, 다른 성을 선택하고자 하는 자입니다. 다분히 이 용어는 남성우월주의에 의한 성 역할 구분에 반발하는 의미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3) 동성애와 동성연애
동성애는 같은 성을 사랑하는 성적 정체성을 말합니다.성적 대상으로서 동성이 물론, 같은 생물학적 성 (sex)일 필요는 없습니다. 즉 동성애는 남성의 성 정체성을 가지고 남성을 사랑하거나, 여성의 성 정체성을 가지고 여성을 사랑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들이 자주 쓰는 동성연애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동성에게 지속적이고도 자연스러운 애정관계가 아닌, 단지 동성간의 육체적 결합만을 지칭합니다. 즉 동성연애란 용어에는 동성간에는 이성애같은 총체적 인간관계를 바탕으로한 애정이 성립될 수 없다는 전제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럴 경우 이성애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한 동성애적 행위도 동성연애로 불러줘야 겠죠. 동성연애나 동성연애자는 동성애의 성 정체성을 부정하는 언어로 동성애자를 폄하하는 용어입니다.
4) 호모, 게이 , 레스비언, 트랜스 젠더
호모(homo)란 용어는 원래 19세기말 헝가리 의사가 그 이전의 동성애를 종교적 또는 도덕적으로 모멸하든 용어(sodomy 등)를 대신하여 의학적으로 고안해 낸 용어입니다. 즉 범죄적이거나 윤리적 판단보다는 병리학적 인식으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동성애자 탄압이 시작되면서 동성애와 동성애자를 모멸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게이(gay)란 용어는 이러한 호모란 용어의 차별성에 반대한 동성애자들이 어두운 동성애자의 이미지를 벗고, 밝은 이미지의 기쁨이란 의미에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남.녀 동성애자 모두를 지칭했으나, 지금은 주로 남성 동성애자를 가르킵니다.
레즈비언 (lesbian)은 여성 동성애자를 지칭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여자 시인 사포가 그의 여제자들과 살았던 레스보스 섬에서 유래합니다.
트랜스 젠더(trans-gender)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과 다른 성 정체성을 지닌 이들을 총칭합니다. 성전환의 여부와는 관게없이 다른 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므로, 외모나 복장으로 구분되어 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성 복장자를 일명 (drag- queen, king 또는 cross-dresser,trans vestite)이라하는데 성적 지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드랙 퀸이나 킹은 남녀 동성애자들이 이성 복장을 입고, 일종의 유희를 벌일 때 자주 쓰는 용어이고, 크로스 드레스나 트랜스 베타이트는 이성복장을 통해 정서적 만족감이나 성적 흥분을 얻는 자들입니다. 이들 크로서 드레서나 트랜스 베타이트는 이성애자들일 경우도 많으며,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와 동일시할 이유는 없습니다.
5) 커밍아웃 (COMING-OUT)
커밍아웃은 [coming out of the closet - 벽장 속에서 나오기]의 축약이라는데서 보여지듯이, 동성애자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하고 외부에 자신의 성청체성을 밝히는 것을 말합니다. 동성애자들이 억압받는 현 시대에서 동성애자들이 자아를 형성하고 표출하는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커밍아웃은 억압받는 사회 현실에서 개인적으로는 간단치 않은 일이므로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6) 이반과 퀴어
두 용어 다 이성애를 제외한 모든 성적 소수자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이반은 한국의 종로 낙원동에서 시작된 말로 일반과 대칭되는 의미였으며, 처음에는 일반보다 못한자, 즉 일반보다 게급적으로 하위라는 자기비하적 의미였으나 점차 퀴어라는 용어를 한국화하는 의미로서, 그 당시 동성애자를 비하하여 호칭했던 [보갈]이라는 용어를 대체시킨,적극적이고 긍정적 의미로 확대되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퀴어(QUEER)도 원래 [이상한, 비정상적인]이란 의미에서 출발했으나, 지금은 역으로 성적 소수자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드러내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퀴어라는 용어는 동성애자들만의 분리된 생활양식을 옹호하는 태도로 인식될 우려가 있습니다.
7) 성역활
성역활은 생물학적 성에서 유래된 남성,여성 구분에서 출발하여 각기 기대되거나 상대에게 요구하는 역할입니다. 예를 들어 남성우월주의 사회에서 남성은 강하고, 지도적이며,외향적이고, 여성은 그 상대적이란 구분입니다. 이러한 성역활 구분은 이성애자들일지라도 생물학적 구분외에는 불필요하며, 더욱이 동성애자나 성적 소수자에게는 아무런 의미없는 내용입니다.
실제 개인들에게 그런 선호나 역할이 있다할지라도 이성애적 성역활 모델을 동성애자에게 굳이 짜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8) 이성애주의와 동성애 공포증
이성애 주의는 이성애라는 하나의 성 정체성이 절대적이란 주장을 말합니다. 이는 동성애를 비롯한 모든 성적 소수자들을 억합하기 위해 만든 이데오로기로써, 이성애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동성애 공포증 (homo phobia)을 조장합니다.
동성애 공포증은 이 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동성애에 대한 무조건적 거부감을 드러 내는 것을 말합니다 논리적 배경없이, 또는 정치적 목적으로 동성애자를 억압하거나 무작정 두려워 하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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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와 동성애에 관한 모든 정보나 자료를 수록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이제까지 갖고 있었던 편견과 잘못된 정보를 올바르게 잡을 수 있다면 작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동성애자 인권 연대는 진보적 입장에서, 한국 시민사회에서 가해지고 있는 모든 부당한 억압과 싸우는 전체 시민정치역량과 연대하여,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진행시키는 단체입니다.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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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영화공유 사이트에서 "퀴어영화"를 11월 테마기획으로 삼았습니다. 그 게시판을 찾는 분들과 위의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서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