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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요 며칠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었다. 독일어 시험 준비반 수업도 끝나고 좀 나아지나 했더니 이번엔 몸이 영.

 

오늘 청어람에서 하는 <소장학자 컨퍼런스> 발표를 마치고 나서부터 서서히 몸이 깔아지기 시작하더니...

 

아니다. 오늘 아침부터 뭔가 이상했었지. 일어나기 힘들고 어지럽고.

 

여하간 밤이 되자 걷잡을 수 없이 피곤하고 열이 올라서 집에 들어와 반신욕을 하고 누웠다.

 

근데 잠이 안 온다.

 

아아 기껏 조금 나아지려 했나 했던 우울증이 다시 돋는다.

 

열패! 잉여! 자아비판! 상실감! 불안! 흠모! 연민! 짜증!

 

이 함께 밀려온다. 아아아...

 

아무 것도 하고 싶은 게 없는, 단지 빨리 푹 자고만 싶은 이 밤에 뭘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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