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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이렇게 마지막 밤을 보낸다. - 김주익 동지의 글 중에서
일주일간의 고공농성을 마무리하기 위해 짐을 쌌던 동지들의 심정이 어땠을까... 50m 꼭대기에서 한걸음 계단을 내딪을 때마다 저려오는 가슴을 어찌 달랬을까... 그 분노를 어찌 주체했을까... 동지들의 투쟁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투쟁하는 노동자 가슴에 올곧이 아로 새겨 남을 것이다. 투쟁이다! 투쟁!
<현대자동차아산사내하청지회 김기식 조합원의 글> |
# 1
잘렸다.
좀 개겼더니 가차없이 자르더라.
파견노동자였던 나는 파견인력업체에서 해고통보를 받은 게 아니었다.
심하게 관리자들과 싸운 그 날, 원청 관리자들로부터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죽도록 부려먹었다.
그래서 생산량좀 줄이라고, 휴게/점심/석식시간에는 밥도 먹고 쉴 수 있게 라인을 중단하라고, 수도 없이 개겨댔다.
정말 12시간을 꼬박 일하고도 모자라 맞교대를 강요하는 관리자들과 허구헌날 부딪혔다.
특근 안할라치면 압박과 강제를 일삼는 그놈의 회사덕분에 퇴사한 녀석들도 더러 있다.
같이 일하는 우리들, 우리 모두는 정말 열이 받아 있다.
그러나 우리들, 너무 길들여진 탓일까. 쉽게 일어서지 못한다.
일주일에 서너번은 잡힌 교육과 조회시간에는 그러한 불만들을 "달래려는" 건지, 조금만 더 열심히 일해줄 것을 주문한다.
회사가 살아야 여러분이 살지 않겠냐는 자본가 개들의 멍멍소리는 지겹도록 듣는다.
조금 더 많이 생산할 것을 주문하고, 조금 더 불량을 내지 말고, 조금 더 불량을 잡아내라고 짖어댄다.
회사가 살아야 여러분이 살 수 있다는 말로 시작해서 그것으로 끝나는 교육/조회시간.
80~100명의 작업자들 곳곳에서는 끄덕이는 머리통들이 보인다. 조금 암울하다. ㅡ.ㅡ*
아따. 답답한지고. 그래, 어디 깨야 할 것이 한 두개이겠냐. 시작이 반이라 했다.
틈틈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화제도 정말 다양하다. -_-;;
그런데 몇몇이 모여앉아 이야기좀 할라치면 관리자 놈들 어느새 달려와 훼방을 놓는다.
화장실에서 애들이랑 수다좀 떨라고 하면(우리는 대부분 화장실에서 회사나 관리자들을 씹어댔다. 담배한대 물고..) 다른 동료들에게 우리의 뒤를 캐묻는다. 정말 지랄도 가지가지다.
그런데 각 파트별로 라인별로 관리자들과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그 들썩거림, 그 날카로운 신경들, 그 조용한 소란스러움.
난 거기서 희망을 발견했다.
그러나 완전히 찍힌 내가 하루아침에 해고통보를 받자, 동료들이 그새 움츠러든다.
어쨌든 먹고 살기 바쁜 그들, 너무나 젊지만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고, 한 달 생활도 벌어먹는 이 월급으로는 빠듯한 그들.
순간, 나에게 "해고되어서 안되었다"는 동정의 눈빛을 날리지만, 그것은 나와 한편이 되었을 때 닥칠 두려움의 눈빛이기도 했다.
아르바이트 삼아 한 일이라지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했던 몇 달.
# 2
잘린지 이제 일주일이 조금 넘어간다.
덕분에 시간적 여유(-_-;;)가 생겨 여기저기 집회도 다녀보고, 한동안 못봤던 지인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여의도도 다녀왔고, 명성에도 다녀왔다.
정말 죽을 각오로 타워크레인을 점거한 네 명의 동지들의 투쟁소식을 접했고, 반대로
보기 싫은 민주노총 관료들의 작태를 어김없이 보기도 했다.
이에, 어떻게든 총파업을 사수해야 한다는 이들의 처절하지만 또렷한 호소를 듣기도 했다.
해단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주동지들 중 한 동지가 끌려갔다는 소식도 들었다.
얼마되지 않은 현장 경험이지만, 현장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가 너무나 많이도 고민된다.
현장의 요구와 불만들이 무엇인지 주의깊게 살피고, 나아가 그것을 행동으로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말이 쉽지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곳곳에 널려 있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도 문제이거니와, 가장 중요한 것은 투쟁 자체가 전망이 될 수 있어야 한다.
투쟁이 머뭇거려지는 것, 투쟁이 소모적인 것, 결정적으로 투쟁이 두려운 것이 되었을 떄는 그약말로 작살난다.
그래서 가장 소소한 불만이라도 그것은 집단적 행동으로 조직되어야 하고 조직될 수 있어야 한다. 조직하고 조직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투쟁 속에서 반드시 나타날 적들의 이데올로기적/조직적 공격들을 방어하고 외려 그러한 악선동과 침탈을 공세적으로 뚫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교육과 선전도 필요하다.
현장 곳곳의 사정을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 총파업 사수에 대한 확신이 현장안에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다.
민주노총의 수도 없는 거짓말과 입바른 소리에 질려 더 이상 상급의 지침을 믿지 못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투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패배감과 무력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수도 없는 패배 속에서 다시 일어서지만 되돌아오는 건 동지라 믿었던 자들에게 배신을 당한다면, 나 같아도 다시 투쟁으로 떨쳐 일어서기 힘들 것 같다.
바닥난 운동적 신뢰, 산산이 부서진 동지적 애정, 점점 부르주아 관료체제로 물들여진 운동판, 이 모든 것을 갈아엎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제로로 떨어졌다.
다시 일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운동의 전투적 부위가 살아 있다면, 여전히 살아 꿈틀대고 있다면, 자신의 주위로 동료를 조직해야 한다.
선도투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대중적 지원이 필수가 되어야 한다.
모든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크레인 위의 동지들의 결의는 정말 소중하다.
사수되어야 한다. 기필코.
네 동지의 결의가 자기희생으로 마감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야 한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사실 막막하기만 해도...
# 3
이제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하려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_-;;
지금까지 해왔던 생각들, 고민들이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야겠다.
여의도 투사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그렇게...
언론에서는 공무원 노조의 파업이 사실상 무산되었다고 떠들석하다. 이제는 낯설지도 않은 저들의 호들갑, 왜곡, 그리고 탄압... |
# 1
노동자대회 날이다.
# 2-1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던가. |
...
메이데이가 엊그제 같건만 벌써 노대회란다.
하긴, 메이데이든 노대회든 근 몇 년동안 똑같은 풍경에 질리기도 하다.
가끔씩! 잡히곤 하는 대규모 집회의 걷기대회에 긴장감이라곤 하나도 없다.
우리?
요즘 일하는 곳에서 무척이나 많은 생각들이 오고간다.
꽤 오래(?) 운동해 왔다고 생각했건만 올해는 유독 그 시간들이 무색할만치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뒤덮고 있다.
노동자계급을 부르짖었건만 정작 계급속에 내가 있었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하게 한다.
혁명을 부르짖었건만 스스로 발딛고 있는 그 자리에서부터 혁명을 실천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한숨부터 내쉬었던 내 자신을 뒤돌아본다.
마음만 멀찍이 앞서 있어 정작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것에 손을 놓고 있던 내 자신을 뒤돌아본다.
그렇게 '우리'를 소망했건만 정작 나 혼자 '고뇌'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로부터 밀려오는 외로움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썰을 푸는 것에 자족하는 나를 본다.
정작 외로움을 해소해야 할 대상을 뒤로 하고 말이다.
어렵다며, 힘들다며, 너무 멀다며, 그런저런 핑계를 둘러대고 말이다.
우리!
이빨만 까는데에 능숙해 있었다.
대화하며 호흡하며 부대끼며 그렇게 주위를 나와 함께 하는 동지로 만들어가는데 미숙했다.
아니, 무능했다. 신경쓰려 하지 않았다.
들썩거리는 불만들, 그 날카로운 신경들, 그것들이 나를 새롭게 만들고 있다.
노동자들은 노예이지만 노예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천박한 굴레에 언제까지나 엮여있을 그런 존재가 아니다.
그래,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무엇을 가지고 어디에서부터 계급으로 우뚝 서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에 너무 무신경했다.
그저 전체정세와 동향에만, 그래서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만 골몰하는데 익숙했다.
이제 사람들 속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 안에서 그들과 함께 그 방향을 어떻게 만들것인지를 고민할 줄 알게 되었다.
시작은 소소하지만 방향은 그리 가야 한다.
뒤엎기 위해서. 노예의 족쇄를 깨부수기 위해서.
...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함께 하고 있는 동지들을 바라보며 할 수 있는 말이 되어서는 안된다.
더욱더 계급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그것을 계급대중 안에서 확인해야 한다. 확인받아야 한다.
지치는 현실 앞에서 함께 하는 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편을 만들어야 한다.
바로 지금, 내가 발딛고 있는 이 공간에서.
이곳에서 말이다.
투쟁이다.
. 오늘도 썼다 지워버릴건가? 그럴지도...
간간히 둘러보는 이 곳..
여러 블로거님들의 이러저러한 고민, 사는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그리고 재미나게 보고 있다.
나 또한 함께 소통하고픈 마음에 자판을 두드리기를 몇 번 시도했지만 금새 지워버리곤 했었는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보니, 이 곳에 들르는 것 자체가 소원해 지더라.
관심이 없어지더라. 그것이 익숙해지더라.
. 망설임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가지고 화두를 던져야 할지 모르겠다.
은근슬쩍 몇 마디 던져보지만 동료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나는 금새 힘이 빠져 버린다.
그러면서 문제를 외부로 돌려 버린다.
아직은 신생사업장이잖아.
회사 관리체계가 너무 정교해.
작업자들이 회사가 설파하는 이데올로기에 너무 감염되어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돈만 벌면 되잖아?
쭉쭉 빠져나가는 기운을 주체할 수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엇이 문제일까, 되뇌이고 또 되뇌여도 답은 보이지 않고 물음표만 내 머리속을 휘젓고 다닌다.
이래도 되는걸까? 이래저래 답을 내려보지만 마음 한 구석 찝찝한 것은 씻겨날 줄 모른다.
. 아직 연필도 쥐지 않았는걸...
그림을 그려보자.
무수히도 지껄였던 그 말이 얼마나 공허한지 모르겠다.
언제나 그림만 그렸던 것 같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아! 이 그림이 좋겠구나.
그런데 뜻대로, 그리고자 한 대로 그림이 현실에 옮겨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단 한번도.
너무 안이하게 살아왔나 싶다.
너무 무책임하게 살아왔나 싶다.
이빨만 까는데 능숙하지 않았나 싶다.
호흡하자 했지만 정작 내 몸을 뒤로 숨기지 않았나 싶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숨쉬는 것, 내가 너를 믿고 네가 나를 믿고, 그래서 언제든 함께 어깨 걸 수 있게 만드는 그 길에 나는 지금 단 한 걸음이라도 내딛고 있나...
그런 생각들이 나를 뒤흔들고 있다.
. ...
껍데기를 무수히도 벗겨 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나에게는 벗겨내야할 찌꺼기들이 너무나도 많다.
새로운 외투가 필요하다고 투덜거렸지만, 오물로 뒤덮인 것들을 먼저 씻겨내야 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함께 할 것이라 했지만,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하는 그 곳에 나를 던지자고 했건만, 나는 여전히 머리로만 생각하고 있었던게다.
새로운 나, 지금부터일지 모르겠다.
언제나 그런 생각을 가졌다 생각하지만.
썼다 지워버리면 누군들 썼다 지운줄 알겠는고.
생각이 그러하면 일단 쓰자고.
기운차려야지.
# 1
양 옆의 그림... 싸이로 치면 스킨이라고 해야 하나.
우찌 되얐든 배경화면은 98년 메이데이를 메웠던 종로의 풍경이다.
아직까지도 선명한 기억.
430의 기억은 가물하지만 유독 종로의 풍경은 뚜렷하다.
이제 막 선배랍시고 이것저것 후배들에게 이야기하던 시기, 그러나 제 운동의 입문길에서는 망설이던 시기, 과감히 한발 내딪지 못하던 시기, 그러나 처절하게 투쟁하고 있던 철거민 투쟁으로 충격을 받고 있던 시기, 다시 그러나 나의 안위를 돌아보던 시기, 아직은 너무나 철없고 어리기만 했던 그 때..
나는 간간히 접해왔던 학생들의 투쟁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각목과 하이바를 보았다. 쇠파이프를 보았다.
메이데이 집회를 뒤로 하고 종로 바닥에 드러누운 금속 동지들의 깡따구를 보았다.
하나같이 눈에는 불을 켜고 위풍당당히 종로 거리를, 충무로 바닥을 누비는 노동자 투사들을 보았다.
바둑모양 종로바닥 저 한켠에서 대오를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동지들이 하나둘씩 실려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어릴적 기억, 투쟁의 기억들은 여전히 단편이다.
# 2
이제 시간이 꽤 흘렀다.
많은 투쟁이 있었고 많은 경험이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거름이었다. 내가 한발, 다시 한발 내딪을 수 있게 했던 자양분이었다.
한 때는 책속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려 했었다.
노동계급의 이해를 온전히 습득하기 위한 노력이 그것뿐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사회주의자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맑스와 엥겔스, 그리고 레닌은 나의 우상이었다.
그러나 맑스, 엥겔스, 그리고 레닌은 그런 나에게 질책을 가하고 있었다.
어줍잖은 인텔리겐챠의 습성이 너무나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 3
이제껏 운동의 삶을 거치면서 새삼스레,
"과연 내가 운동이란 것을 하고 있었는가"
라는 의문이 덮쳐온다
최소한 자기 주변을 바꾸는 것이 운동이라 한다면,
그렇다면 나는 말이다.
과연 그러했는지 말이다.
나는 입으로만 떠들고 있었는지.
나는 주변에만 머물고 있었는지.
나는... 말이다.
# 4
짜증이 밀려오는 시기가 언제부터인지 생겨버렸다.
시야가 불투명해서 일지 모른다.
그저 그렇게 내성이 생겨버리는 이 생활에 그야말로 짜증이 생겨서일지 모른다.
솔직히, 해야할 것은 명확함에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답답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5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데..
그 계기나 방법은 각자의 것이 다 있게 마련일 수도 있겠지만.
단지 그렇게 개인의 영역으로 남겨질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어찌 해야 할꺼나...
오늘도 이래저래 한숨 푹푹 내 쉬어가며 잠자리에 든다.
가장 답답한 것이, 길이 보이지만 길이 안보이는 것.......
그것일게다.
* 이 글은 mush님의 [에에~]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가끔 들어올 적마다,
"우씨.. 글을 어케 남겨야 하는겨~~~! 우어어어어~~"
좌절하곤 했다.
그리고는 내가 테스트 글을 어케 남겼는지 머리를 쥐어짰다는...
그런데 오늘 이것저것 눌러보니 트랙백인지 몬지 클릭하니 글쓰기가 되삐네.
아. 정말 컴맹의 비애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글쓰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것저것 많이 퍼 나르기도 하고 일기도 많이 써야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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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강은 유유히 지랄맞게 흐른다...절대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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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내부에 있었다. 그들을 분노하게 만든것은 우리들이다..결코 잊지말자.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