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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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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8/11 17:10
  • 수정일
    2008/08/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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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연구실에 앉았다.  조용히 혼자 앉아 작업할 수 있는 근거지가 있다는 것이 새삼 좋다.

3주만에 장도의 출근길을 나서보니

아침 전철에서 예기치 않게  "가슴설렘"을 느꼈다. 지하철을 갈아타기에 가장 편리한 출구를 찾아

앉을 자리가 없나 살피고, 갈아 탈 지하철이 오는 소리에 서둘러 뛰어 내리기에 가장 가까운 칸을 향해 열심히 걸어가 성공적으로 커피를 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내 모습을 지켜보면서다.  지난 1년 내가 습득한 노련함에 뿌듯했고, 한강을 건너면서 창밖을 바라보는 그 여유에 감격스럽기까지 했으니

휴식의 효과는 분명 유효했다.

쉴틈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염치없지만...

 

쉬면서도 그냥 있지는 않았다.

열흘간의 여행,

불청객 밥해주기(나중에 할 이야기 많음)

대구 시댁방문,

성장소설읽기(나중에 글로 쓸 것),

....

 

그동안 별러왔던

연구실 컴퓨터와 책상을 개비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투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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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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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8/08 13:27
  • 수정일
    2008/08/0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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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분은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기사를 통해 알게 된 분입니다. 55세에 유방암으로 돌아가시면서 전 재산을 학교와 복지에 써달라고 기부하신 조선대 간호학과 이강오교수십니다. 같은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이전에는 성함을 알 수 없던 분을 신문지상에서, 그것도 돌아가셨다는 소식으로 접하니 신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셨고, 77년부터 학생들을 가르치셨고, 평소 어려운 학생들을 보살펴주셨고, 복지관 등에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셨다는 분. 기부하신 재산으로 지적 장애인의 치료시설이 지어질 예정이랍니다. 사진으로 뵌 인상은 아주 선하고 소박하십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오셨음을 생각하면서 그 깊은 외로움이 가슴에 찌르르 느껴졌습니다. 평안한 안식을 얻으시길.... # 2. 파리 여행에서 만났던 50대 여성 한분도 기억이 났습니다. 20여년 이상의 초등학교 교사직을 그만두고 미술공부를 하기 위해 프랑스로 떠나오셨다는 분입니다. 휴양지인 시골에서 6개월, 포도주로 유명한 보르도에서 6개월 합계 1년간 어학연수를 마치고 이제 미술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에꼴 드... 학원을 다니기 위해 파리로 오셨다더군요. 50이 넘어 새로운 시작을 감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말 배우다 그림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 아닌가를 얼마나 걱정했는지를 하소연하셨습니다. 그런데, 젊은 애들과 비교되는 자신의 언어습득 능력에 절망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새롭게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도 '나이'였답니다. 젊은 교사들이 창의적이고 발랄하게 아이들과 호흡하는 것을 보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자신이 교사로 남아있기에 너무 나이가 많음을 깨달았노라 하시더군요. 깡 마르고, 단발머리의 단아한 분이셨는데 눈 빛이 아주 반짝반짝했습니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시는 그 모습이 제가 깊은 인상을 남겼음은 분명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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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여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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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8/07 15:57
  • 수정일
    2008/08/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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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썼더니.. 저장되지 않고 날라갔다/// 기진하여 나중에 다시 시도할 밖에..

손으로 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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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두권

더운 날씨,, 소설 읽기가 시간보내는데는 좋다.



다산을 읽으면서 "공부하는 사람"의 열정과 태도를 생각해보았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다산이라는 사람 전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기에 미흡했다. 사건과 주변 사람 중심의 서술, 그런 상황에서 다산이 오직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작가 나름의 이해를 전해주었을 뿐. 읽고 나니, 방학이면

강진같이 풍광 좋은 마을에서 한두달 살다 돌아오고, 또 방학이 오면 내려가는 생활방식도 좋겠다 싶다.

어디 좋은 곳이 없을까? 궁리해보자.

 

꽃피는 고래를 쓴 김형경은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라는 소설을 오래 전에 읽은 후에 마음에 든 소설가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잘 살아보자 애쓰는 과정을 작품으로 완성해낸다는 것이 좋다.

성실하면서도 진지하고, 자신에게 더욱 솔직한 모습이 변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17살 소녀가 자신의 미래를 두렵고 불안한 마음으로 그저 지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 속에서

답을 찾고자 애쓰고,  그 답이 희망적일 수 있다는 메시지가 바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인듯 보였다.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성찰하다 보면 자연과 만나고,

그 끝에서 신화를 꿈꿀 수 있게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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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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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7/09 21:54
  • 수정일
    2008/07/0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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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면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폭염 탓이려니..

혼자서 에어콘 키기가 민망하여 꾀를 냈다.

저녁시간에 동네에 나가 영화를 두 편이나 보았으니....



크로싱은 생각보다 덜 감동적이었다. 요즘 내 정서가 메마른 탓도 있겠지만..

실제 상황에 가깝다는 장면들에서는 눈을 감고 싶었고,

나무 하나 없이 메마른 땅에 전깃불만 반짝이는 처절한 삶엔 그저 마음이 무거웠다.

주인공 소년은 비를 좋아했다. 비를 맞으며 축구를 했고, 결국 비를 맞으며 몽골 사막같은 벌판에서 눈을 감았다. 우선 용서를 청하고 자비를 구하는 것이 도리려니...

 

쿵후펜더를 보면서는 물질의 풍요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어 씁쓸했다. 꿈은 있으되,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 우울한 사람들도 많겠지.

사부의 역할은 모든 것을 넘겨주고 스스로 떠나는 것임도 새삼 확인했다.

웬만해선 애니메이션보면서 웃거나 재미를 잘 못느꼈는데

보는 동안 열심히 웃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다. 환상이 왜 필요한지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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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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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7/05 22:08
  • 수정일
    2008/07/0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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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라는 구호에 쉽게 맘이 내키지 않는다.

나와 남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가

내겐 참 분명하게 인식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어디에서부터 연유한 것일까

언제부터일까

 



고등학교 시절 합창대회 연습을 하면서 야단을 많이 맞았을 때 너무 싫었던 기억이 난다.

지휘를 맡았던 학생도 맘에 들지 않았고, 무조건 연습하라 윽박지르던 담임에게도 불만이었지,

결국 예선에서 탈락했고, 지겨운 연습 또 안 해도 되는 것이 참 좋았더랬다. 우리 반이 떨어졌다는 안타까움 같은 것은 못 느꼈던 것 같다.

서울에 있는 공립 여자고등학교들끼리 하는 체육대회, 응원연습하고 당일 운동장에서 우리 학교를 응원하는 것이 너무 재미없고 지루했었지. '우리'학교가 잘 하지도 못했기에 더더욱 싫었다.

대학에 와서도 내 본의를 뒤집고 막판에 합격을 위해 지원한 학과 였다는 생각에

학과 행사에는 가급적 빠졌고, 동기들과도 별로 사귀고 싶어하지 않았었고. 가관식, 수학여행, 사은회... 참여했던 학과행사가 없었다. 한 해 휴학하는 바람에 동기 동창모임도 어디를 가야할지가 애매한 형편이다.

그후로 직장생활, 학교, 다시 직장... 여전히 '우리'라는 의식안에 자연스레 스며들지 못했고, 한 발 뺀 자세, 곧 떠날 곳이라는 생각하에 지내고 있지 싶다.

 

20여년간 줄곧 참여하고 있는 모임 사람들과도

하나가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각기 다름을 존중하는 자세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었던 탓인가?

함께 하자는 요청을 말없이 거절하자니

저 밑바닥에 깔려있는 심리가 무엇일까 새삼 궁금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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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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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6/22 19:11
  • 수정일
    2008/06/2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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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중 가장 낮이 길다는 날이 지났다.

바햐흐로 올 한해의 중반을 넘어서는 시점이다.

새로운 규칙과 리듬으로

다시 시작해야 하리라.

호흡을 가다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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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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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6/11 10:53
  • 수정일
    2008/06/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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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돌아보았지만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초겨울, 철새들이 찾아올 때

평일날

꼭 한번 다시 가볼 수 있으면 좋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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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째...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8/06/11 10:31
  • 수정일
    2008/06/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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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지 못하는 산 앞에 있다.

 

사람은

저 산 너머에 있는데

산이 마치 사람인양

착각하고

그 그림자에 숨어

산 넘기를 포기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벗어나 보니

사람이 아니라 산이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높고 푸르러서

좋았던 산

발아래 작은 언덕들을 굽어볼 수 있을만큼

높아서 

자랑스러웠던 산

나무와 꽃과 열매와 새와 동물들이 넘칠만큼

풍요로와서

든든했던 산

 

이젠

산이 아니라

사람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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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개글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8/06/02 23:08
  • 수정일
    2008/06/02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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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자님의 [너를 보내는 숲] 에 관련된 글.

이 영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제 삶에서 새롭게 발견한 죽음의 흔적을 영화 속 주인공과 감독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가와세 나오미라는 여자 감독이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치열하게 영화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치유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끌렸습니다. 끝으로 노인을 돌보는 일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진정한 돌봄’이 무엇인지를 보고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을 이유라 하겠습니다.


1. 죽음의 흔적


영화의 두 주인공은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했던 사연을 안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그 죄책감에 시달렸던 마치코가 노인들이 모여사시는 그룹홈에서 일하게 되면서 33년전 사별한 아내에 대한 그리움에 빠져 살고 있는 시케키 할아버지를 만났던 것입니다.

30대의 젊은 마치코는 사고로 잃게 된 아이의 그 천진무구함과 순수함을 시케키 할아버지에게서 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가까워진 마치코에게 시케키는 자신의 간절한 염원을 이루게 해달라고 손을 내밉니다. 물론,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고 불쑥 행동으로 옮겨 버림으로써 협조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었지만 말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준 체 먼저 떠나 버린 아내를 못 잊어하며 살아온 33년이란 긴 세월동안의 한과 감정을 시케키는 33권의 노트에 담았습니다.

그 강요당한 분리, 이별을 그렇게 참아오면서 언제가는 숲속에 고이 묻혀 있는 아내의 무덤을 찾아 33권의 노트를 바치면서 자신의 몸을 평안히 눕히리라는 것이 그의 간절한 소망이었던 것입니다.

마치코는 아내의 무덤을 찾아 숲속을 마구 헤매는 시케키를 쫒아 그를 지키려 안간힘을 씁니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시케키가 죽음의 위험을 마다하지 않을 때

사고에서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던 그 죄책감이 되살아나 돌아오라 소리치며 통곡을 합니다.

그러나, 마치코는 시케키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봅니다. 그 슬픔과 기쁨에 공감하며 아내의 무덤가에 웅크리고 누운 자그마한 시케키의 몸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제 나이 열 살 때 맞아야 했던 어머니의 죽음도 한 순간의 헤프닝이 아니었습니다. 사십이 훌쩍 넘은 이 나이가 되도록 그 흔적이 얼마나 깊이 그리고 단단히 남겨져 있었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마치코처럼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고, 시케키처럼 오랜 동안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 없이도 온전히 살아갈 수 있노라 고집하며 저를 다그치면서 그 흔적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는 사이 흔적은 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더군요.

그래서 가족의 죽음을 당한 사람들에게 그 슬픔을 충분히 슬퍼하고, 아파하고, 드러내놓고 힘들어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주장하고 싶어집니다.

일본에는 "모가리"라고 불리는 기간이 있는데, 이는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을 충분히 느끼고 풀어내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옛부터 사별가족에 대한 돌봄이 중요함을 깨달은 지혜로운 전통이니 본받을 만하지 않은가요?


2. 자기연민을 영화로 표현하기


감독인 가와세 나오미는 어릴적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결핍과 고독, 그리움에 사무친 십대 시절을 지나 스무살 되던 해 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세상에 내놓고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부모의 흔적을 찾아간 다큐멘터리 “따뜻한 포옹”으로 영화를 통한 인생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감독에 대한 평을 찾아보면, 그녀의 작품은 바로 자신의 운명에 대해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 그 자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너를 보내는 숲’은 그 답이 거의 찾아졌음을 보여주는 후기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데뷔작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수자쿠”로 1997년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답니다. 생명의 탄생에 대한 감동에 주목한 “사라소주”와 “출산”이라는 작품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유독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연주회를 가든 그 작품과 작자를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그 사람이 믿을만하면, 삶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훨씬 더 끌리고 싶고, 공감하고 싶고, 높이 평가해주고 싶은 편향성을 제가 지니고 있습니다.

한 인간의 삶이 완성된다는 것은 사고와 감정, 감각, 몸으로 분리된 개체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던 인격이 차츰 차츰 하나로 통합되어짐을 그리고 그것을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수단이나 도구를 통해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음을 의미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래서 가와미 나오세 감독으로부터 자기연민과 끈질긴 노력, 그리고 용기는 아름답고 소중한 자산임을 배웠습니다.


3. 노인 돌보기


영화의 배경이 일본의 노인 그룹홈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노인을 돌보는 현장을 잠시 엿볼 수도 있습니다. 그룹홈 주임의 "규칙 따윈 없으니 마음 가는대로 하라"는 대사에서 일본의 시설들이 정해진 틀과 규범에 노인분들을 가두어 두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인 한분 한분에게는 저마다 평생을 품어온 한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주인공 할아버지는 직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룹홈 노인분들 중에서 관리(?)하기 매우 어려운 분이었습니다. 말이 없고,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대면 가차없이 밀어쳐서 마치코가 손을 다치기도 했으니까요. 게다가 글씨를 쓰는 집단프로그램 시간에도 잘 호응하지 못하시는 분이었지요. 까다롭고 다루기 힘든 노인이라는 편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듯 합니다. 신참 직원인 마치코는 잘 모르니까 편견없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게지요.

노인들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넘어 그 아픔과 슬픔 깊이 맺혀 있는 ‘한’을 공감할 수 있는 것이 곧 노인을 돌보는 일의 중심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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