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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실가스배출량 다시 증가…‘디커플링’은 아직

김정수 2017. 12. 20
조회수 163 추천수 0
 
온실가스정보센터, 2015년 6억9020만t 확정
2014년 감소 따른 ‘디커플링’ 기대 못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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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14년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는 가운데 처음으로 줄어들어 ‘디커플링’의 시작에 대한 기대를 불렀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듬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디커플링은 경제 규모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동반해 증가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경제는 성장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증가 폭은 전년 대비 2.8%인 국내총생산 증가율에 견줘 미미한 수준인 0.2%에 불과했다.
 
국무조정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일 2015년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6억9020만tCO₂eq(이산화탄소 상당량)으로 집계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도 배출량 6억8920만tCO₂eq보다 1백만tCO₂eq(0.2%) 증가한 것이다. 
 
배출 부문 별로 보면 에너지 부문과 폐기물 부문에서 각각 330만tCO₂eq과 100만tCO₂eq가 늘어나 배출량 증가를 이끈 반면, 산업공정과 농업 부문은 전년보다 각각 300만tCO₂eq, 20만tCO₂eq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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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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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15년 배출량이 소폭 증가한 이유로 두바이유 기준 유가가 전년 대비 47%나 내려가는 등 저유가에 따른 교통량 증가와 석유제품 생산 증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시행에 따른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2015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증가하기는 했으나 증가폭이 국내총생산 증가폭의 14%에 불과해, 국내총생산 10억원 당 배출량은 471tCO₂eq로 1990년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에 10억원 당 698tCO₂eq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총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인 온실가스 집약도가 33%나 향상된 셈이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은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국내총생산 증가율보다는 낮게 나타나고 있으며, 2014년에는 국내총생산이 증가한 가운데 처음으로 절대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바 있다. 과거 온실가스 배출량 절대량이 전년보다 준 적은 몇 번 있었으나 이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경제 침체기에 나타난 것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가운데 배출량이 줄기는 2014년이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온실가스 통계 발표 직후 ‘디커플링’의 시작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05865033_P_0.JPG» 정부의 석탄발전소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석탄화력발전의 피해를 표현한 행위극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부는 2015년 기후변화 파리협정에 참여하며 유엔에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치(BAU) 대비 37% 줄이겠다는 감축계획을 제출하고, 지난해 말에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5억3600만으로 줄이기 위한 로드맵을 확정한 바 있다. 이 목표가 무리 없이 달성되려면 가능한 일찍 디커플링이 시작될 필요가 있다. 2015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증가한 것은 한국이 디커플링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배출량 증가폭이 매우 미미하다는 점은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형욱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연구관은 “유가가 떨어지면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느는 것이 통상적 ”이라며 “전년에 감소했던 것에서 다시 증가하기는 했지만, 국제 유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2.8%의 경제성장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우려했던 것 만큼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은 결국 에너지원별 발전 비율인 전력믹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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