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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

홍준표, '홍세훈' 된 까닭?…"벼락 맞을 짓 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13>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이명선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4-13 오후 4:51:27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일이 일어났다.

경상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지난 12일 밤 진주의료폐업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문화복지위 임경숙 위원장은 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당 여성 의원들을 몸으로 막는 동안, "이의 있습니까?"라고 물은 뒤 손바닥으로 위원장석을 세 번 치는 것으로 절차를 마무리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다음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일방적으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발표하더니, 관련 절차 또한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처리됐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진주의료원을 방문하고 노사대화가 시작되는 등 사태가 전환되는 듯했으나, 홍두깨 한 방에 날아간 셈이다. 이로써 진주의료원 사태는 오는 18일 본회의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 경상남도의회 문화복지위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12일 밤 8시 35분께 진주의료원 폐업을 주 내용으로 하는 조례안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연합뉴스


"벼락 맞을 짓 한 홍준표, 정치적 '꼼수'?"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와 관련해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는 지난 11일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초대했다.

유지현 위원장은 전날 진주의료원에 남은 31명의 환자들을 둘러봤다며, 온몸이 굳어 말을 못하는 루게릭병 환자도 자신이 곧 병원에서 쫓겨날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눈으로 반응을 하는데, 굉장히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노인들은 제가 가면 '날 내쫓으려고 왔느냐, 살리려고 왔느냐'라고 역정을 내다가도 '난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이 병원을 지켜달라'고 운다"고 전했다.

유 위원장은 "현재 진주의료원 사태는 선례조차 없던 일"이라며 사회적 공공성과 합의를 무시한 홍준표 도지사의 일방통행이 지금의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헌법에 보장된 건강 기본권과 환자의 인권 등 우리 사회의 복지 담론과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쑤시개> 진행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홍준표 도지사의 일방통행을 "일종의 '꼼수'"라고 내다봤다. 당 대표까지 했던 홍준표 도지사가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본인이 뭔가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홍준표 아젠다'를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재정적자'로 가려다, 논리가 궁색해지니까 '강성노조', 마치 자기가 보수의 아이콘인 것처럼 잡고 가는 것 같다. 이분이 얼토당토않은 의협심에 불타서 그런 게 아니고, 본인의 어떤 정치적 꿈을 위한 일종의 '꼼수'인 것이다."

이철희 소장은 이어 홍준표 도지사가 "시끄러워지는 것을 굉장히 즐기더라"며 "노이즈 마케팅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도지사가 여론의 비난 화살을 맞으면서도 스스로 으쓱해 한다는 것이다.

<이쑤시개> 고정 패널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홍준표 도지사의 행동을 "벼락 맞을 짓"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사람 생명이 걸려 있는 문제인데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성도지사', '귀족도지사'는 누구?

홍준표 도지사의 "강성노조", "귀족노조"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지현 위원장은 홍준표 도지사야말로 "강성도지사"이며 "지금 경상남도는 강성도지사의 해방구"라고 비난했다. 그는 홍 도지사가 취임 69일 만에 아무런 절차 없이 폐업 결정을 발표한 것도 모자라, 정부와 정치권·국민과 도민의 말을 안 듣고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라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또 '귀족'은 홍준표 도지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홍 도지사가 30억 원에 가까운 재산을 가지고, 아직 주소지를 경상남도로 옮기지 않아 종합부동산세를 경남에 내고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노조는 (홍 도지사를) '귀족도지사'라고 부르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는 타 지방의료원의 80퍼센트에 불과한 임금을 받는 노조조합원을 홍 도지사가 '귀족노조'라고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다.

한편, 이철희 소장은 공공병원 비율이 10퍼센트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를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직 대통령·국회의원·도지사를 포함한 지자체 관료 등 고위 공직자들은 퇴임 후 공공병원을 이용하게 법에 명시하자는 것이다. 그는 "(퇴임 후) 민간병원을 못 쓰게 하면, 임기 중 잘 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철희 : 홍준표 도지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보다 더 악성이다.

김윤철 : 그래서 '벼락 맞을 짓'이라고 한 건데, 영국 대처 전 총리도 노조를 탄압했어도 국민건강시스템(NHS)은 유지했다. 그런데 (홍 도지사가) 대처를 읽었다고 해도 완전히 잘못 읽은 것이고, 굉장히 나쁘게 악용한 것이다.

이철희 : '홍세훈'이네?

김윤철 : '홍세훈'? (일동 웃음) 오늘 기사 제목 나왔네.

이철희 : 오세훈 전 시장이 애들 따뜻한 밥 먹이는 거 안 된다고 했다가 시장직을 잃었다. 그런데 진주의료원 사태는 정말 절박한 사람들에게 치료를 못 받게 하는 것이니, 더 나쁘다.

김윤철 : 잘못하면 지사직도 물러나게 (되는 것 아닌지)?

이철희 : 벼락 콜! 올여름에 세게 왔으면 좋겠다.

▲ <이철희의 이쑤시개> 출연진, 왼쪽부터 이철희 소장-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김윤철 교수 ⓒ김대현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홍준표, '홍세훈' 된 까닭?…"벼락 맞을 짓 했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가기 클릭! http://pressian.iblug.com/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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