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유족 등은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외쳐왔다. 지난 3월 29일 시작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24만 529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윤석열 총장은 이런 흐름을 지켜보며 특별수사단 출범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국정농단 특검 때부터 세월호 참사 관련 의혹 수사를 지휘해왔고, 지난 7월 국회 인사청문회와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사건이 접수되면 종합적으로 잘 검토해보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10월 31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2기 특조위)가 구조 문제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수사 의뢰 방침을 밝힌 것도 영향을 줬다(관련 기사 : 세월호 구조학생은 배로 옮기고, 헬기는 청장이...).
윤 총장은 '독하고 수사 많이 해본 사람이 제대로 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수사단 인선에도 직접 관여했다. 그 결과 특수통으로 유명한 임관혁 지청장이 단장으로 정해졌고, 지난해 '세월호 7시간 보고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용성진 영동지청장도 발탁됐다. 대검 관계자는 "몇 년이 지났어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대형참사였기 때문에 (검찰이) 집중적으로 해봐야 한다는 총장의 생각이 있었다"며 "검찰의 수사 역량이 높은 사람들을 모아서 전체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의 책임, 어디까지 드러날까
▲ 추도사 하는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전 인천광역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추모관앞 광장에서 엄수된 "세월호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 |
ⓒ 권우성 |
수사단은 세월호 참사 당일 상황부터 침몰 원인, 구조와 수사 관련 의혹 등을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2기 특조위가 수사 의뢰한 세월호 CCTV 영상녹화장치(DVR) 조작·은폐 의혹과 최근 발표한 구조 문제도 수사 범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 고발을 예고한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 등 전 정부 관계자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구조 관계자 등도 조사대상이 될 전망이다.
황교안 대표는 세월호 참사 때 우병우 당시 민정비서관 등과 함께 수사팀의 해경 기소를 막으려 했고, 국정농단 당시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등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방해했다는 의심을 줄곧 받아왔다. 다만 과거 검찰은 수사팀이 원칙대로 수사해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여전히 황 대표의 법적 책임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현재 제1야당 대표인 만큼, 그의 세월호 참사 관련 책임이 어디까지 드러나냐에 따라 향후 정국이 또 한 번 출렁일 수 있다.
유족들은 수사단 출범을 환영하며 "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 기무사 등 그야말로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 "전면적인 재수사가 대대적이고 철저히 이루어져 진실을 한 조각도 남김없이 밝혀내고 책임자 전원의 처벌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검찰은 지난 시절 부실편파 수사의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고 304분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 앞에 부끄럽지 않은 수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 "특수단, '박근혜 청와대' 수사가 우선... '물타기'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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