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원회는 15일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미 의회 대북전단 청문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남측위원회는 15일 미국 대사관을 등지고 ‘미 의회 대북전단 청문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리나라 국회에서 미국의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지적하며 청문회를 여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입니까?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미국이 떠들어대는 소리는 명백한 내정간섭입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가 15일 오전 11시 미국 대사관 인근 세종대왕상 앞에서 진행한 ‘미 의회 대북전단 청문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김포 주민 안승혜 씨는 “대체 미국이 왜 남의 나라 일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하원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우리 나라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법제화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 관련 청문회를 15일(현지시간) 개최할 예정이다.

안승혜 씨는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이들이야 전단을 뿌리고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그곳이 삶의 터전인 주민들은 몇날며칠을 불안에 떨어야 했다”며 “접경지역 주민들은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이 제정되자 평화를 되찾았다며 온 마음을 다해 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말하는 인권은 대한민국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이냐”고 묻고 “미 국무부의 이같은 발언과 청문회 개최에 대해 대한민국은 마땅히 미국대사를 초치하고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포 주민 안승혜 발언(전문)
김포 주민 안승혜 씨(오른쪽)가 준비해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포 주민 안승혜 씨(오른쪽)가 준비해온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으로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김정수 평화여성회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난 해 12월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3월 30일부터 이 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로써 접경지역 주민들은 안전과 생명, 그리고 마음 편히 생업을 이어갈 수 있는 생존권을 법적으로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대한민국 정부가 주민들을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을 다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조강 넘어 북녘땅이 바라다 보이는 김포 월곶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김포에서 가정을 꾸리고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부모님 삶의 터전이자 우리 아이 외가인 제 고향 마을은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대북전단살포로 평화를 위협받아 왔었습니다.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이들이야 전단을 뿌리고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그곳이 삶의 터전인 주민들은 몇날며칠을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예고된 살포에는 마을주민들이 직접 농기계와 차량을 동원해 막아서기라도 하지만 야음을 틈탄 전단 살포에는 속수무책으로 우리의 안전을 위협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이 제정되자 평화를 되찾았다며 온 마음을 다해 환영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의회 산하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이 법안이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청문회를 한다고 합니다. 미 국무부까지 나서 한국이 이 법을 재검토할 도구를 갖춘 민주주의 국가라고 논평을 했다고 합니다.

민주주의가 무엇입니까?
주권자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것입니다.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국회가 주권자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압도적 국민의 지지 속에 통과시킨 법입니다.

대체 미국이 왜 남의 나라 일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에서 미국의 코로나 19 방역실패를 지적하며 청문회를 여는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입니까?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미국이 떠들어대는 소리는 명백한 내정간섭입니다.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입니다. 우리주민들이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하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내 나라 땅에서 살아가는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을 짓밟는 일입니다.
미국이 말하는 인권은 대한민국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입니까?

미 국무부의 이같은 발언과 청문회 개최에 대해 대한민국은 마땅히 미국대사를 초치하고 항의해야 합니다. 도넘은 내정간섭을 단호하게 물리쳐야 합니다.

접경지역주민들의 생존권과 평화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6.15남측위 상임대표인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등이 규탄발언에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남측위 상임대표인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등이 규탄발언에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남측위 상임대표인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참으로 착잡한 마음으로 여기에 나왔다”고 소회를 밝히고 “랜토스 인권위워회는 도대체 동맹인지 원수인지 모르겠다”며 “남과 북을 왜 그렇게 이간하려하는지 자세히 알아야할 그런 기회도 된 것 같다.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청문회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6.15남측위 상임대표인 김정수 평화여성회 상임대표는 “청문회의 제목은 ‘대한민국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한반도의 인권에 대한 함의’이고, 이것은 ‘한반도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청문회’이다”며 “듣고 싶은 것을 들으려고 하는 그렇게 정해진 청문회라는 점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짚었다. 청문회 증인에 접경지역 주민 등 이해당사자는 빠진 채 대부분 시민적·정치적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증인들만 채택됐다는 것.

6.15남측위 상임대표인 김정수 평화여성회 상임대표는 준비해온 발언을 통해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남측위 상임대표인 김정수 평화여성회 상임대표는 준비해온 발언을 통해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정수 상임대표는 “미국은 동맹의 동등한 파트너가 아니라 동맹의 갑이며,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접경지 한국 주민의 인권, 평화적 생존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에서 우월적 지위를 구축하여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한국을 조종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 그러한 드라마가 바로 오늘 저녁 미국 하원 인권위에서 열리는 정치 드라마, 인권 청문회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은 제주 4.3항쟁과 5.16군사쿠데타, 광주 5.18민주화운동 등에서 미국의 역할을 거론한 뒤 “지금까지 미국이 저질러온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우리 접경지역에 백수십만 주민들을 살리겠다는 우리 국내법에 대해서 무슨 자격으로, 무슨 근거로 규탄을 하고 국내법 재개정을 촉구한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허권 위원장은 “더 이상 미국이 대한민국의 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지 않으려면 세계의 저항시민으로부터 규탄을 받지 않으려면 오늘 저녁 예정된 대한민국 국내법을 규탄하는 청문회를 당장 중지할 것”을 촉구하고 “미국이 우리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면 우리의 촛불시민들은 또다시 미국을 향해 촛불을 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경고했다.

6.15남측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가운데)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남측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가운데)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안지중 6.15남측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6.15남측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문제 삼은 ‘대북전단금지법’은 지난해 12월 우리 국회가, 국민여론에 힘입어 압도적인 찬성 속에 의결한 법”이라며 “우리 국회에 이어 사법부까지 거론한 것은 도를 넘은 주권침해이며 내정간섭”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한 “대북전단 문제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적대행위에 관한 문제”라며 “팽팽한 군사적 대치가 지속되는 접경지역에서 벌어지는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살포 등의 행위는 심리전에 해당하는 대적 행위일 뿐, 표현의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남과 북, 한반도에 사는 모든 주민들의 평화와 인권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우리 입법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미국이야말로 접경지역에서 벌어지는 대북적대행위에 대한 지원과 정치공작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은 미국 대사관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은 미국 대사관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 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세종대왕상 인근에는 주한미군 철수, 전시작전권 전환 등을 주제로 한 1인시위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세종대왕상 인근에는 주한미군 철수, 전시작전권 전환 등을 주제로 한 1인시위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미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청문회에 즈음한 기자회견문(전문)

미국은 주권침해, 내정간섭 중단하라!

지난 1월, 우리 시민사회는 미 조야에서 우리 국회가 제정한 ‘남북관계발전에 대한 법률 개정안’을 두고 ‘어리석은 입법’이라며 청문회 개최 등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깊은 우려와 항의의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오늘(15일)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에 관한 공개청문회를 끝내 강행하기로 했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문제 삼은 ‘대북전단금지법’은 지난해 12월 우리 국회가, 국민여론에 힘입어 압도적인 찬성 속에 의결한 법이다.
이번 청문회가 입법 권한을 갖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미국 내에서 동맹국의 법률에 대해 인권 침해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의원연구모임’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지난 14일, 미 국무부가 이번 청문회에 관한 논평에서 "우리는 한국이 독립적이고 강한 사법부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이 법(대북전단금지법)을 재검토할 도구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한다"며 대북전단금지법의 재검토를 직접 압박하고 나섰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우리 국회에 이어 사법부까지 거론한 것은 도를 넘은 주권침해이며 내정간섭이다.

또한 대북전단금지법이 남북간 합의 이행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이번 청문회는 남북관계에 대한 간섭이며 훼방이기도 하다.
2018년 4월 27일 남과 북, 양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으로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을 시작으로 남과 북이 기회가 될 때마다 서로에 대한 비방, 중상 중단을 약속해 온 것은 적대행위 중단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이끄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대북전단 문제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적대행위에 관한 문제이다.
팽팽한 군사적 대치가 지속되는 접경지역에서 벌어지는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살포 등의 행위는 심리전에 해당하는 대적 행위일 뿐, 표현의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무분별하게 행해져 온 대북전단 살포가 남측 접경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112만에 달하는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2016년 우리 대법원 판례를 통해서도 알려진 바다.

정말 지켜야 할 인권이 있다면 접경지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이다.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남과 북, 한반도에 사는 모든 주민들의 평화와 인권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그동안 미국의 인권단체들은 미 정부의 예산을 받아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지원해 왔다. 우리 입법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미국이야말로 접경지역에서 벌어지는 대북적대행위에 대한 지원과 정치공작을 중단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검토 중에 있다. 우리는 미국이 북미 싱가포르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두 나라의 인민들의 염원에 맞게 새로운 관계를 수립해’ 나가기를 바라며, ‘대북적대정책’을 내려놓는 일이야말로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촉구한다.

미 의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한반도 평화방해, 주권침해 중단하라!
미 국무부는 내정간섭 중단하라!
미국은 한반도 평화방해, 대북전단살포 지원을 중단하라!

2021년 4월 15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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