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만평, 대선출마 안철수에 “농사도 안 지으면서, 광 팔러 가나”
동아, 국민의힘 공천협박 논란에 “정권교체 따놓은 당상으로 착각하나”

 

1일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이른바 ‘운명의 한주’가 시작한다. 이날부터 나흘간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해 오는 5일 후보를 발표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공천권을 두고 지지를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부 신문에선 국민의힘 진흙탕 싸움을 비판하며 선을 넘었다거나 구태정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늘(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새정치를 내세웠지만 전혀 새정치를 보여주지 못했고, 불과 몇 달 전 대선을 포기하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가 이를 번복하면서 그의 출마 자체가 구태정치로 보인다. 게다가 내년 3월9일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 종식 대신 공존을 전제로 한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가 1일 시작되는 가운데 최근 확진자 증가세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하지만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거나 부스터샷을 앞당겨야 한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 1일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 1일 주요 일간지 1면 모음

 

국민의힘 운명의 한주, ‘공천협박’으로 구태 회귀하나

대선 후보들의 ‘캠프’는 공조직이 아니다. 그럴듯한 직함이 있고, 현직 의원들도 참여하고 본선에서 승리하면 청와대나 중요한 관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으니 누가 캠프에 일원인지 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루지만 캠프는 후보 개인의 조직이다. 사조직이기 때문에 정당이나 나라에서 보수도 받지 않는다. 캠프에 합류한 이들은 짧게는 몇개월에서 1년 가까이, 휴일도 없이 후보에게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소위 ‘개국공신’이 돼보겠다고 나선 투자자들이다. 

캠프라는 사조직에 현직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합류한다. 자신의 자원을 동원해 캠프를 선택하고, 그 결과 당에서 대선 후보가 되면 차기 행보에 유리할 수 있어서다. 이에 현직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의 캠프 합류는 정당 민주주의나 삼권분립에 걸림돌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입법부나 정당이라는 공적 역할보다 캠프 일이라는 사적 역할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캠프 합류는 곧 계파가 되기도 한다. 합리적인 정책경쟁이 아니라 대선후보라는 ‘보스’를 중심으로 한 계파정치가 정당민주주의의 원리를 지배하기도 한다. 계파에 따라 공천을 받고 다른 계파 소속 인사들은 공천학살을 당하는 비합리적 정치가 독재정권 시절 뿌리내려 민주화 이후까지 이어져 온 한국 정당정치의 악습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 무너진 제1야당이 새롭게 복원하는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정당체계가 아니라 친박과 친이로 갈렸던 탄핵 이전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정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직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캠프 활동이 잘못된 이유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예비후보는 윤석열 예비후보 쪽을 향해 현역의원 줄세우기에 대해 여러 차례 비판해왔다. 일부 언론에선 현직 의원들을 동원할 능력이 안 되는 홍 후보가 윤 후보를 깎아내린다는 식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 해석을 무작정 틀렸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러한 1차원적 해석만으론 유권자들에게 이 상황을 알리기엔 부족하다. 

▲ 1일 동아일보 사설
▲ 1일 동아일보 사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운명의 한주’가 시작하는 1일 경향과 한겨레 뿐 아니라 동아일보에서도 ‘공천 협박’ 다툼에 대해 비판적인 사설을 내놨다. 윤 후보와 홍 후보간 경쟁이 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지난달 30일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공천을 미끼로 당협위원장, 국회의원을 협박하는 상대 캠프 중진들에 대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런 사람들은 정계 퇴출시켜야 한다”고 올렸다. 

서울대 동문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라고 밝힌 글쓴이가 ‘(윤석열 캠프의)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과 권성동 의원이 아버지에게 매일 전화해 윤석열 후보 경선 지지율이 낮게 나온 지역은 (다음 선거에서) 공천받기 힘들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인용하면서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익명의 허위를 바탕으로 홍 후보 캠프에서 나와 주 의원을 명예훼손하고 경선에 개입하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홍 후보가 공천권 협박으로 구태정치 끝판왕을 자임했다”고 했다. 

이에 한겨레는 사설 “국민의힘 ‘공천 협박’ 난타전, 정치혐오만 키운다”에서 “유력 보수정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정당의 핵심 기능인 공직후보 추천 문제까지 정쟁의 이슈로 언급되고 있다는 건, 사실 여부와 책임소재를 떠나 한국 보수의 민낯과 정당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개탄스러운 사례”라며 “당원들의 한표 한표가 아무리 중요해진 국면이라도 다음 선거 공천 문제까지 경선판에 끌어들이는 것은 용납 못할 구태이자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공직후보자를 추천하는 건 정당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공천 협박’ 논란을 적당히 덮고 가선 안 되고 철저히 조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그에 합당한 조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줄세우기에 흑색선전까지, 혼탁의 끝판 국민의힘 경선”에서 “선거 막판 과열은 늘 있었지만, 지금은 지도부 경고도 귓등으로 흘릴 정도로 통제선이 무너졌다”며 “오죽하면 초선의원 38명이 ‘단 며칠만이라도 선거의 품격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겠나. 국민의힘 후보들은 마지막 5일이라도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보여주며 경선을 마치기 바란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흑색선전과 막말도 선을 넘었다”며 인천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는 김기현 원내대표 페북글이 나돌아 김 원내대표가 사실무근임을 밝히는 소동, 수원 당협위원장은 당원들 문자투표를 도와주겠다고 해 벌어진 ‘대리투표’ 논란, KBS 방송사 앞에서 윤 후보 지지자들에게 유승민 후보가 폭행당했다는 영상을 공개한 사실 등을 거론했다.

또한 홍 후보는 윤 후보 캠프를 “파리떼”라고 공격했고, 윤 후보 측에선 “주사 부리는 주사파는 홍 후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보수의 대표를 뽑는 제1야당 경선이 ‘구태 백화점’이 됐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사설 “이젠 ‘공천 협박’ 공방까지 번진 野 진흙탕 경선”에서도 “상향식 공천은 정당 민주주의의 기본이자 선진 정치가 지향해야 할 시대적 흐름”이라며 “그저 높은 정권심판 여론만 믿고 무조건 후보만 되면 정권교체는 따 놓은 당상쯤으로 착각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 1일 경향신문 만평
▲ 1일 경향신문 만평

 

또 말 바꿔 출마하는 안철수 

안철수 대표의 대선 도전은 2012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다. 세계일보는 사설 “새 정치 내세우면서 또 말 바꿔 대선 출마하는 안철수”에서 그의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신문은 “안 대표는 지난해 12월20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뜻을 밝히면서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한 배경을 이해해달라’고 했다”며 “서울시장도 ‘절대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돌연 말을 바꿔 출마를 선언했는데 말바꾸기는 새 정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구시대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2017년 5월 대선 패배 후 이른바 제보조작 사건으로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던 안 대표는 불과 20여일 만인 8월 초 당대표 출마선언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비판했다. 

완주할 수 있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세계일보는 “번번이 ‘철수’했던 안 대표의 과거 이력으로 볼 때 그가 실제 완주할지는 불확실하다”며 “만약 안 대표가 야권후보 단일화와 중도 사퇴까지 계산하고 있다면 이 역시 대선 이후 6월 지방선거 등을 염두에 둔 ‘몸값 올리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1일 한겨레 만평
▲ 1일 한겨레 만평

 

경향신문은 이날 만평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이번주에 대선출마를 선언해 주목을 끄는 안 대표의 모습을 그렸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 쪽 지지율을 흡수하겠다는 전략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겨레는 이날 만평에서 “농사도 안 지으면서 ‘장’만 서면 뭘 팔겠다고 또 가네”, “이번엔 뭘 팔러 간대?”, “광 팔러 간다지 아마”라는 세 문장으로 안 대표의 출마를 해석했다. 여야가 1:1 구도로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야권 후보로서 캐스팅보트를 쥔 다음 존재감을 올려 내년 지방선거에서 단일화 효과를 누리겠다는 안 대표의 전략을 꼬집은 만평이다. 

오늘부터 위드코로나 

1일부터 식당과 카페를 제외하고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사적모임이 허용된다. 확진자에 대한 격리기간은 기존 14일에서 10일로 단축한다. 한겨레는 위드코로나 관련 변화를 정리한 기사에서 “교육부는 마스크 상시 착용과 겨울철 교실 환기, 손 씻기와 같은 학교 방역 수칙은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모둠 토의토론 수업을 허용해 학생 간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져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고 전했다. 

▲ 1일 한겨레 사회면 사진기사
▲ 1일 한겨레 사회면 사진기사

 

일상 회복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서울신문은 1면 기사에서 “‘공존의 길’에 들어선 영국 등을 보며 대규모 유행이 또다시 발생하고 이에 일상회복이 ‘도루묵’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을 지울 수 없다”며 대한의사협회가 “백신 접종 후 돌파 감염이 10% 이상 발생하고 있고 델타플러스 등 변이 바이러스 감염력이 증가해 유럽 등에서 대유행이 재발하고 있다”며 “5차 대유행을 대비한 시나리오와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힌 내용을 전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사설 “급증하는 돌파감염, 부스터샷 앞당기기 검토해야”에서 “올해 2월 국내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8개월이 지나면서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6개월을 기다리지 말고 4개월째부터는 부스터샷을 접종하자는 전문가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