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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대문구청장님, 연세로 차량통행보다 시민들과의 소통이 먼저입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0/15 09:02
  • 수정일
    2022/10/15 09:0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손솔 연세로 공론장 대표
  • 발행 2022-10-14 16:43:41
  •  
  • 서울시 유일의 대중교통전용지구, 평일엔 버스만 다니고 주말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던 길이 연세로였다. 신임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평일에 일반 차량이 통행하게 하려는 계획 속에 이번주부터 주말 차 없는 거리 운영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속전속결. 취임 100일만에 추진된 일방적인 행정에 8년 운영된 차 없는 거리가 사라졌다.

    답 정해놓고 설문조사한 서대문구청

    서대문구청은 지난 9월 ‘신촌 연세로 차량 통행 정상화 여론 높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연세로 차량 통행 설문조사 결과 발표 보도자료인데 제목은 서대문구청의 입장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설문조사 주요 대상 역시 구청 입맛에 맞게 구성되었는데, 주로 차를 타고 신촌을 방문하는 현대백화점, 창천교회, 세브란스 병원의 노동자나 방문객을 대상으로 했다. 차량 이용자들에게만 콕 집어 ‘차 없는 거리가 좋습니까?’라고 물어본 꼴이다.

    연세로 차 없는 거리는 보행자 편의 증진을 위해 시행된 정책이다. 그러므로 정책의 주요대상은 대중교통이용자나 도보 이용자들이고 연세로 관련 선행연구들에서도 도보 이용자의 인식 조사가 대부분을 이룬다. 하지만 서대문구청은 도보이용자들에게는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단순히 대학생들은 반대 의견이 있다 정도로 형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차 없는 거리를 해제한다는 행정예고에 반대의견서가 연세로 거리에서만 2주 동안 1280개 모였다. 서울환경연합에서 진행한 온라인 서명까지 하여 총 2200여명의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해제 반대 시민의견서를 구청에 제출했다. 거리에서 직접 물어도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구청은 연세로 거리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아무것도 알리지도 묻지도 않았다.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해제 반대 의견 전달 기자회견 ⓒ서울환경연합

    코로나 3년, 차 없는 거리 때문에 신촌 상권이 침체했다는 억지 주장

    서대문구청은 지난 5년간 신촌동의 상업 점포의 생존률이 서대문구에서 가장 낮다며 그렇기에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해야한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지난 3년 코로나 기간이었고 영업제한이 있었으며 신촌은 대학가이기에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던 시기인 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서대문구청은 대중교통전용지구와 차 없는 거리의 운영과 상권 침체의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차가 다니면 상권이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상권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상인들의 바람은 당연하다. 그럴수록 필요한 것은 정확한 분석과 치밀한 계획이다. 위드코로나 이후로 대학 대면 수업도 다시 시작되고 연세로를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구청은 살펴보지도 않고 연세로를 차량통행만이 답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그간 신촌연세로의 축제 및 운영에 참여해왔던 신촌상인회가 이전 정부와 결탁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차 없는 거리 해제에 우려가 있는 상인들은 입도 뻥끗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서강학보 - 준기획 구청 “신촌상인회가 신촌 지역 축제를 준비하며 이전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은 건 아닌지 의심된다”) 상권 활성화를 바라는 상인들의 마음을 가지고 편가르기 하는 못된 정치를 펼치고 있다.

     
    신촌 연세로를 차 없는 거리로 지키기 위해 시민들에게 홍보 활동을 하는 필자 ⓒ필자 제공


    연세로를 바탕으로 하는 정책의 향방,
    결국 서울이란 도시의 철학의 문제


    서대문구청은 결국 주말 차 없는 거리 운영을 종료했다. 구청에서 직권으로 차 없는 거리를 해제했지만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운영과 해제는 서울시의 권한이다. 이제 서울시의 시간이다.

    신촌의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보행자 보행환경 개선과 대중교통 이용자 이용증진’이라는 명확한 가치를 가지고 도입되었다. 또한 서울시 차원의 대중교통전용지구 확대 목표를 가지고 시범지역으로 연세로가 지정되었던 만큼 서대문구 차원을 넘어 서울시의 장기적인 비전을 담고 있던 사업이다.

    연세로는 더 이상 상인과 대학생 사이에만 존재하는 갈등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이란 도시를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어나갈 철학과 비전이 있는지의 문제다. 극심한 교통정체로 인한 통행시간증가, 대기오염, 사고증가 과거 연세로로 돌아갈 것인가? 교통수요를 관리하고 보행자가 안전하며 대중교통 이용자를 늘리는 도시로 거듭날 것인가?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로 향할 것인가. 서울시는 비전을 제시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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