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실험을 현지지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 실험을 현지지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오전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실험을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국방과학원 중요연구소에서는 12월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되는 140tf 추진력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시험은 추진력 벡토르조종기술을 도입한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의 모든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140tf(톤포스)는 140톤의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을 뜻하는데,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엔진으로 판단하고 있다.

'추진력 벡토르 조종기술'(추력편향, thrust vector control, TVC)은 지난해 9월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이 당시 한국 해군의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실험에 대해 평가하면서 언급한 기술이다.

당시 장 원장은 "지금 우리 국가(북)를 포함한 세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보유국들의 수중발사탄도미사일들은 대부분 회전분출구에 의한 추진력 벡토르 조종을 실현한다"고 말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추진력벡토르조종기술'(Thrust Vector Control, TVC)을 도입했다고 한 것으로 보아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에 적용할 엔진 개발 목적으로 분석했다.

또 '화성-14'형, 화성-15'형, '화성-17'형 1단으로 사용하는 백두산엔진(액체연료) 1개 출력이 80tf임을 감안하면, 14형은 엔진 1개, 15형은 2개(160tf), 17형은 4개(320tf)를 클러스터한 것으로 추정했다.

핵 능력 평가 지표에서 선제타격 이후 상대의 보복공격에 대한 '두번째 타격능력'으로 평가되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로 보는 시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을 통해 무엇보다 북한이 다중화된 핵무기 개발에서 기존 액체형 연료와 더불어 궁극적으로는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추이가 눈에 띈다고 짚었다.

2017년 3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과학원은 '대출력 발동기'(로켓엔진)의 지상분출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지금까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ICBM '화성-14·15'형은 물론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7'형 등에 적용되고 있는 로켓엔진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백두엔진', 즉 '3.18혁명엔진'이다. 

장영근 항공대교수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은 지상에서 수평으로 놓고 지상 연소시험을 하는데, 북한은 이번 실험을 통해 추력 프로파일과 연소특성, 연소시간, 비추력, TVC 등에 대한 성능 및 운용특성을 검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실험한 고체연료 엔진이 정상적인 성능을 제공하였다면, 북한은 이를 1단 추진체로 하고 기존에 개발했던 2단(KN-23 로켓 엔진 또는 신규 개발) 및 소형 3단 고체 로켓엔진을 통합하여 꿈에 그리던 고체추진제 기반의 ICBM을 개발하고 시험발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발사 준비 시간이 길어 은밀한 운용에 한계가 있는 액체엔진 기반의 '화성-17'형 ICBM에 비해, 고체 추진제 ICBM은 8축 이동형발사대(TEL)에서도 운용이 가능해 미국의 감시정찰 자산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 시험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열린 '2023 한반도 연례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지상 분출 실험을 한 것은 고체형 ICBM으로 수렴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사실상 가시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실내 실험장에서 내부적으로 실험하던 것을 지상으로 끌어냈다는 것은 상당 부분 큰 기술적 진전이 있다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북한은 앞으로 고체형 ICBM 개발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을 대규모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보아 한두회 정도의 발사가 아니라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발사체 실험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현장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현장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통신은 시험결과에 대해 "발동기의 추진력과 비력적, 연소특성, 작업시간, 추진력 벡토르조종특성을 비롯한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값과 일치되고 그 믿음성과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엄격히 확증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시험을 통하여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체계개발에 대한 확고한 과학기술적 담보를 가지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과학원에서 우리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과업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중대문제를 훌륭히 해결"했다고 평가하고, "최단 기간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최단 기간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 출현'을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이날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는 조용원 당 비서와 김정식 당 부부장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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