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양파는 TRQ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작물이다.
올해 양파 수매가는 20kg에 1만 3천원으로, 생산비에 한참 못미치는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는 정부가 TRQ를 통해 무분별하게 양파를 수입해 온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부터 들여온 TRQ 수입 양파는 약 20만 톤. 국산 양파 생산자를 고사시키기에 충분한 규모다.
쌀도 마찬가지다. 매년 저관세로 들여오는 40만 8,700톤 가량의 TRQ쌀로 인해 현재 쌀값은 20kg에 4만 6천 원까지 떨어졌다. 45년 만의 최대치 폭락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TRQ에 관해 침묵한 채 쌀 소비량의 감소와 쌀 생산량 증가가 쌀값 폭락의 원인이라 주장하는 실정이다.
이에 당진에서 34년째 벼농사를 지어온 이종섭 농민은 “커피 한잔에 5-6천원을 받는 세상인데 밥 한 공기 100g 분량 쌀이 200원 꼴”이라며 “쌀 1kg에 3천 원으로 적정 가격을 보장하라고 수십년째 외쳐도 위정자들은 들은 체도 안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쌀이 남아도는 게 왜 열심히 농사지은 농민의 잘못이냐”며 “무분별한 수입으로 쌀이 남아돌게 만들어온 장본인은 바로 정부”라 규탄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미국 쌀 도매업자냐”고 되물었다.
“전세값·공공요금 안잡고 애먼 농산물만 때려잡나”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 역시 “기후재난 시대에 식량 주권을 지키고 농업을 장려하는 것은 모든 선진국을 비롯 개도국까지도 시행 중인 기본 과제”라 지적했다.
박 대표는 “유독 한국만 이 같은 보편적 국가 과제를 저버리고 역주행 중”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치솟는 전세값과 공공요금은 안 잡고 애먼 농산물만 때려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거부권 1호가 양곡관리법이었고 가장 마지막 거부권이 한우법이었던 데에서 보이듯 정부는 농업 유통 자본만 살찌우고 농민들은 안중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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