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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게 장사 안 되는데... "정부 정책, 이게 도움 될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월 3일 정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금융지원과 고정비용 부담 완화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의 주요 정책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정책자금 상환연장과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전환보증 신설 등 금융지원 3종 세트를 통해 채무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둘째, 배달료, 임대료, 전기료, 인건비, 관리비 등 5대 고정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셋째, 매출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지원책이 마련됐고, 마지막으로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한 안정적인 영업환경 조성도 포함됐다.

네 가지 정책 내놓은 정부... 자영업자 반응은

 

현 자영업계의 위기를 반영하 듯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들이 폭증하고 있다.

ⓒ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

현재 자영업계는 '최악'이란 단어 말고는 달리 표현하기 정말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이는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의 글 목록만 대충 훑어봐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하여 이번 대책을 내놓은 듯하다. 그런데 업계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당시 상생 국민지원금의 경우 당장 매출이 달라지니 조금은 희망적이지만 지금 정책은 내게 어떤 혜택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이번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노란우산과 고용보험은 당장 체감하기 어려운 대책이다. 더욱이 전기료 지원 정책은 어이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전기료 지원에 대해 자영업자 대부분은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들은 "이 정도 매출이면 폐업을 목전에 두고 있거나 사업자 신고만 하고 취미 또는 부업 수준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이라며, 현실과 괴리된 정책에 비판을 넘어 허탈함을 표했다. 이번 정부 정책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정책 발표 후 대부분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동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혔다.

"전 이 정책에 해당 사항이 하나도 없네요. 먼저, 매출 6천만 원 이하 전기료 지원, 이것부터 해당이 안 되네요. 그래도 정부가 자영업계의 문제점은 알고 있구나 하는 느낌은 받았어요. 사견이지만, 근본적 대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편의점 관련 영상을 봤는데 매출이 8, 9천인데 인건비 4천 주고 뭐 떼고 하면 수중에 300여 만 원 남는데요 하루 13시간 일하고요. 그럼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하죠. 그만두고 공장가라.

현재 미국은 보조금이니 뭐니 부어서 일자리를 만들잖아요. 그런데 우린 어떤가요? 우리는 그저 OECD 국가대비 자영업 과포화를 논하면서 자영업자들에게 책임 전가나 하잖아요. 그럼 자영업 말고 대안이 있어야죠. 배달? 택배? 그것도 자영업입니다.

얼마 전 뉴스에 우리 대기업이 외국에 배터리 공장과 자동차 공장을 만든다고 하더군요. 양질의 일자리는 외국으로 내보내면서, 공장에서라도 일하라는 건 무책임한 거죠. 그래서 자영업 구조조정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마련 대책이 같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인천에서 프랜차이즈 피자 전문점을 운영하는 B씨는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혔다.

"이번 정책 중 배달비 지원이 있던데 지원 기준의 '영세 소상공인'은 뭘까요? 비현실적 기준으로 자칫 지원 사각지대에 놓일까 봐 걱정되고요. 이보다는 플랫폼에 대한 근본적 규제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임대료 정책은 코로나19 재난 때도 유명무실한 정책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물론 주변 자영업자 중 임대료 인하 혜택을 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전기료 지원도 연 매출 6000만 원으로 기준을 상향했던데, 이런 단순 매출 산정은 문제가 많습니다. 한 예로 혼자 운영하는 미용실 매출이 제 가게보다 훨씬 적습니다. 그런데 수익은 더 높았습니다. 솔직히 그걸 알았을 때 가게 접고 싶더군요. 여하튼 이런 지원책을 고민해준 정부에 감사는 하지만, 세심한 정책에 대해 아쉬움이 있고요. 단기성이 아닌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정부 정책?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이번 정책에 대한 투표 결과, 대다수 부정적이었다.

ⓒ 권성훈

이번 정책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분위기는 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상에서 진행한 간단한 투표 결과로도 알 수 있었다. 투표 참여자 중 37.9%는 이번 정부 정책이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응답했고, 27.9%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답하여 참여 자영업자가의 다수가 부정적 의견이었다.

자영업자의 의견 중 '코로나 대출금 10년 분할 상환 정책은 이번에 왜 빠졌나?'라는 비판도 눈에 띄었다. 물론 이와 유사한 정책이 이미 시행된 바 있다. 올해 2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시행한 '소상공인 대환대출'이 바로 '10년 분할 상환 대환대출'이었다. 그러나 5000억이란 한정된 규모와 까다로운 조건(사업자 대출로서 중·저신용자, 7% 이상 금리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여전히 높은 대환 금리 등을 이유로 그 또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코로나 시기 대출금을 10년 이상 장기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조속히 제정하겠다"라며 "장기 분할 상환은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오늘이라도 당장 집행할 수 있다. 굳이 법을 만들지 않아도 되니 동의하면 곧바로 시행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정부 정책 발표에 대해 자영업계는 전반적으로 냉담하다. 상당수 자영업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침체한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민생 지원금을 통한 소비 촉진 또한 필요하다며,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에 더해 구조조정이 현실화하고 있는 자영업계의 연착륙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 대책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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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자영업지원, #소상공인지원, #대환대출, #배달비, #민생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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