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시각을 가진 검사의 딸로 태어난 진 변호사는 강남 8학군에서 학교에 다니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한동훈을 만나 애인이 되었습니다.
서울대에 다닐 때 뛰어난 외모로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했다고 합니다.
진 변호사는 대학 졸업 후 굴지의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한동훈과 함께 미국 단기 유학을 다녀왔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김앤장은 기득권층을 주로 변호하고 심지어 돈만 되면 외국 기업의 재판을 대리해 국익을 침해하는 ‘매국 행위’도 서슴지 않는 악명 높은 로펌입니다.
이처럼 한동훈·진은정 부부는 엘리트 중에서도 최상위 엘리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들이 김건희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요?
김건희에 관해 떠도는 항간의 온갖 지저분한 소문을 그들도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일반인보다 더 많은 정보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건희를 자기와 같은 엘리트가 상종해 줄 가치가 없는 최하층 부류로 보았을 것입니다.
특히 당시 한동훈은 보수세력 내 유일한 희망,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때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김건희가 수백 통의 문자를 보내며 이래라저래라 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감히 자기한테 문자를 보내는 걸 용납할 수 없게 된 겁니다.
‘우리가 사적으로 문자 주고받을 사이인가?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원 참’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어느새 장관도 시켜주고, 2인자로 띄워준 건 다 잊어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이제는 우리 관계를 확실히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읽씹’을 한 듯합니다.
김건희는 원래 한동훈과 3달 사이에 300통 넘는 문자를 주고받는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일반 사회에서 어떤 직장인이 자기 상관 부인과 이렇게 많은 문자를 주고받는 게 정상인가요?
한동훈이 모신 상관이 윤석열인지 김건희인지 모를 지경입니다.
아마 윤석열은 술이나 마시면서 인맥 관리만 하고 실제 이런저런 지시는 김건희가 내렸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남편 부하이자 곧 자기 부하였던 한동훈이 언제부터인가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자기에게 사과하라 말라 언론에 나와 떠듭니다.
그런데 여론을 보니 자기가 유리한 상황이 아닙니다.
자칫 잘못 발을 내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도 있는 판입니다.
그래서 물귀신 작전을 펼 생각을 한 듯합니다.
원래 김건희가 이런 방면으로는 도가 튼 사람입니다.
최은순·김건희 모녀가 피의자 신분일 때 김건희가 윤석열을 만나 사실혼 관계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문에 검사와 피의자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진정서가 법무부에 들어가 윤석열이 정직 처분을 받기까지 합니다.
대신 최은순·김건희 모녀는 불기소 처분을 받고 피의자 신분을 벗습니다.
만약 김건희가 처벌을 받으면 사실혼 관계인 윤석열도 난처한 처지가 되니 대검중수부 2과장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유형·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물귀신 작전에 능한 김건희는 한동훈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더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습니다”라며 자기 처분을 맡겨버립니다.
이 문자를 받은 한동훈이 김건희의 의도를 눈치 못 채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 문자를 보자마자 ‘어라? 이런 천한 것이 나까지 같이 죽자 하네?’라며 머리를 굴렸을 것입니다.
당시 상황에 관해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최재성 대통령비서실 전 정무수석은 상당히 그럴듯한 분석을 하였습니다.
최 전 수석은 ‘문자를 보면 평소 김건희 스타일이 아니다, 아마 격분한 김건희가 먼저 한동훈과 통화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공손한 문자를 보낸 걸 보면 자기가 사과하려고 했다는 증거를 남기는 용도 아니었겠냐’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한동훈이 답장을 안 보내고 ‘읽씹’을 했다는 겁니다.
만약 당시 한동훈이 ‘좋습니다. 그럼 언제 어떤 식으로 사과할지 얘기해 봅시다’라고 답변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한동훈이 시키는 대로 해서 총선을 이기면 김건희는 ‘내가 사과해서 총선을 이겼다’라고 내세울 것이고, 총선을 지면 ‘한동훈이 시키는 대로 해서 총선을 졌다’라고 책임을 떠넘길 것입니다.
사과에 관해 협의하는 순간 공동 책임이 되는 것입니다.
한동훈에게 ‘읽씹’을 당한 김건희는 ‘어쭈? 안 넘어가네? 이 놈이 장관, 비대위원장 시켜주고 대선 주자 1위까지 만들어줬는데 배신을 해?’라고 여겼을 것입니다.
그래서 윤석열을 내세워 한동훈 사퇴를 압박하고 결국 눈 내리는 서천에서 90도 사죄 인사까지 받아냅니다.
사실 그 뒤로도 한동훈은 윤석열·김건희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았습니다.
총선이 끝나고 윤석열이 같이 식사를 하자고 했는데 건강을 핑계로 거절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이 식사 제안을 하기 며칠 전 한동훈은 국힘당 비대위원들과 저녁 만찬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윤석열을 향해 “극대노”했다고 합니다.
한동훈은 아마 윤석열·김건희를 ‘배신’하고 자기 세력을 구축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게 윤석열·김건희 귀에 들어가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아마 김건희는 언젠가 제대로 손을 봐줘야겠다고 벼렀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동훈이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드디어 아껴둔 증거물인 ‘문자’를 언론에 흘린 것으로 보는 게 가장 합리적입니다.
예상대로 국힘당 내부는 한동훈을 향한 분노로 순식간에 끓어올랐습니다.
먼저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상당히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다”라며 “한동훈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그리고 우리 당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가 왜 독단적으로 뭉갰는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 불리한 선거 여건을 반전시킬 결정적인 시기를 놓쳤다”라며 “선거를 망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총선 낙선자들은 한동훈이 김건희의 사과 제안을 ‘읽씹’하는 바람에 자기들이 떨어졌다며 분노하였습니다.
국힘당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은 한동훈을 배신자로 낙인찍었습니다.
대구경북은 유승민을 ‘박근혜를 배신한 인물’로 낙인찍은 뒤 지금까지도 유승민을 거부할 정도로 ‘배신’에 민감한 지역입니다.
‘한동훈 배신자’ 목소리는 비단 친윤세력에서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대표적인 비윤으로 꼽히는 김웅 전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은 사실상 해당 행위를 한 것”이라며 “대통령 측에서 배신자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도대체 저 말이 무슨 뜻인가라고 생각을 했는데 (‘읽씹’ 사건으로) 모든 게 다 설명이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윤석열과 종종 대립했던 홍준표 대구시장도 “후안무치한 사람들에게 책임정치가 무언지 가르쳐 주는 전당대회가 되었으면 한다”라며 전당대회에서 한동훈을 심판하자고 주장했습니다.
한동훈이 채해병 특검 수정안을 제시했을 때도 이 정도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김건희가 강력한 폭탄을 던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윤석열·김건희는 한동훈을 완전히 버렸고 2인자로 원희룡을 선택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읽씹’ 사태가 어떻게 번질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듭니다.
다만 국힘당 상층에 한동훈 편이 없는 반면 여전히 당원의 다수가 한동훈을 지지하기 때문에 개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훈은 반윤 민심을 등에 업고 지금의 난국을 돌파하려 할 것이며 윤석열·김건희는 2차, 3차 폭로를 이어가며 한동훈을 떨어뜨리려 할 것입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윤석열 검찰 정권 2년 만에 검찰 공화국의 말로가 음모로 시작, 분화되고 있다는 것”, “검찰 공화국의 폭로 등 막장 정치로 분화가 시작된다. 루비콘강을 건너간다”라고 하였습니다.
국힘당뿐 아니라 정권 자체가 개싸움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때 자기들끼리 연극을 하던 ‘약속 대련’ 상황보다 지금이 더 좋습니다.
약속 대련은 궁지에 몰린 나머지 서로 지혜를 모아 협력한 것인데 지금은 그조차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난관 앞에서 서로를 죽이려고 아귀다툼, 이전투구를 벌이는 게 적폐세력의 본질입니다.
첫째, 국민을 하늘로 받드는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국민은 국민을 하늘처럼 여기고 떠받드는 정치세력을 원합니다.
둘째, 동지적으로 뭉친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어려운 일 앞에서도 서로 싸우고 분열하지 않고 뭉치고 지혜를 모을 수 있습니다.
덩치가 크든 작든 이런 정치세력이래야 국민의 사랑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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