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은 발발 3년 반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장은 동부 돈바스와 하르키우, 남부 자포리자 일대에서 여전히 격화되고 있다. 전체 전선은 교착 상태에 가까운 양상을 보인다.

전선의 특징은 대규모 돌파보다는 국지적 충돌과 소모전이다. 러시아는 동부지역 주요전선인 ‘오스킬 강’을 넘는 공세와 드론·미사일을 동원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로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서방의 지원 확대를 통해 전세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푸틴-트럼프 회담이 평화협정으로 이어지지 못한 이후, 유럽은 오히려 강경기조가 득세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다는 ‘러시아 드론 사건’은 나토(NATO)의 직접 대응 가능성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의 드론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러시아 악마화 캠페인’을 우려했다. 나토는 러시아 전투기가 동맹국 영토에 진입할 경우 격추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지만, 이는 곧 확전 가능성과 제3차 세계대전의 불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유럽 각국은 국방예산을 늘리고 ‘드론 방벽(Drone Wall)’과 방공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복지 삭감에 반발하는 자국민의 시위와 마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투스크 총리는 “이것이 우리의 전쟁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EU 회원국들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하며 유럽의 강경한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최대 후원국이다. 최근 유엔총회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러시아를 ‘종이호랑이’로 묘사하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빼앗은 모든 영토를 되찾을 수 있다”면서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며 나토의 적극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특히 토마호크 제공 문제를 두고는 신중한 입장이다.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넘어가면 이는 곧 미·러 직접 충돌의 위험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되 직접개입은 피한다’는 원칙 아래 지원을 조율하고 있다.

 

러시아는 135,000명 규모의 추가 징집령을 발표하며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전쟁으로 인한 부담에도 전시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전쟁 지속 능력을 확보하고 유럽의 제재에도 중국, 인도 등을 통한 에너지 수출 수익을 기반으로 국가적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의 안보위기론을 부정하며, 오히려 유럽의 과장을 지적한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나토와 EU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며 유럽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오히려 나토 회원국들에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을 마련하자고 거듭 제안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시선은 두 가지 쟁점에 모이고 있다. 첫째, 유럽과 나토가 군사적 지원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 그리고 실제로 직접 참전에 나설지가 핵심 변수다. 둘째, 미국이 지원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 특히 러시아 본토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 제공 여부가 향후 국면의 변수가 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향후를 세 가지 경우로 전망한다. 첫째, 지금처럼 소모전이 이어지는 장기 교착국면 둘째, 피로도 누적과 재정 부담으로 인한 휴전과 평화협상에 나서는 경우다. 셋째는 가장 위험한 가능성으로 나토 동맹국과 연관된 군사적 사건으로 전쟁이 확전돼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지는 경우다.

세계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이 전쟁이 계속되는 한 피해는 끝없이 누적되고, 불안은 유럽대륙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유럽이 이를 외면한 채 전쟁의 수렁으로 깊이 들어간다면, 피해자는 결국 자국 국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