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동맹무시 경제 침탈 부당한 대미투자 요구 철회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0.02 ⓒ민중의소리
더불어민주당 등 5개 정당 의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미투자 요구를 ‘동맹국에 대한 경제 침탈’이라고 규정하며 미국을 향해 “대한민국에 대한 경제 침탈과 세계를 향한 수탈적 압박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5개 정당 소속 의원 13명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부당한 대미투자 요구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의 84%에 달하는 3,500억달러를 현금 선불로 지급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파괴하는 무도한 압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와 관련해 ‘선불’을 강조하며 압박하고 있다”며 “이것은 단순한 압박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상관없으니, 경제적 항복 문서에 당장 서명하라는 명백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러트닉 미국 상무부장관은 우리의 투자 규모를 일본 수준인 5,500억달러(한화 약 770조원)까지 늘리라고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면서 “얼토당토않은 무도함을 넘어 경제적 수탈이자, 동맹이라 부르기조차 부끄러운 명백한 약탈”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미국의 부당한 관세 폭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당장 의약품에도 100% 품목 관세를 적용하고, 반도체의 수입 비중이 미국 내 생산을 넘어서면 100% 관세를 때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밖에서 제작된 영화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협박과 현금 강탈도 모자라서 미국이 도둑을 맞았다고 강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세계를 강탈하고 파괴하고 있는 쪽은 미국 자신이다. 대한민국을 배신하고, 세계를 배신한 자는 바로 트럼프의 미국”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미국의 불합리한 관세협박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다. 그리고 이어질 안보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불평등하고, 부당한 강압에는 불복종으로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 미 대사관 찾아 부당한 대미출자 강요 규탄 ⓒ민중의소리
얼마 전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인 구금사태에 대한 날 선 비판도 나왔다. 이들은 “미국은 부당한 대미투자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조지아주에서 우리 노동자들을 수갑과 사슬로 묶어 구금하고, 비인도적 처우로 고통을 준 것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면서 “그것이 동맹국인 한국을 존중하고 행동으로 증명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엘러벨에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16명을 체포했다. 당시 미국 이민당국은 한국 노동자들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손발을 수갑과 쇠사슬로 결박해 논란이 됐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대미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얘기했듯 현금 강탈에 가깝다”며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통상 압박이 마치 미국의 갱이 일정 보호구역을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보호비를 갈취하는 것과 같다고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러한 방식의 현금 갈취는 승전국이 패전국에나 하는 짓이다. 우리는 동맹국이지 미국의 패전국이 아니다”라면서 “한미 동맹이 과한 요구를 하고 우리의 주권을 무시할 때는 분연히 일어나서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도 “미국 조지아주 사태를 온 국민이 지켜보면서 미국이 대한민국을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는지에 대해 국민들께 물음표가 생겼다”며 “그 이후로 이어지는 관세압박, 투자강요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께서 불안해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은 “온 국민이 걱정하고 분노하는 사안”이라며 “원내 정당들이 오늘 이곳에 모여 대미 투자 강요 철회를 촉구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미국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동맹무시 경제 침탈 부당한 대미투자 요구 철회 촉구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02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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