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 56만 원 공제에 성과급 0원 차별
이번 차별 계약의 피해자는 현대중공업에 고용된 'E-7-3' 비자(일반기능인력) 노동자다. 정부는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은 2022년경, 용접공, 전기공, 도장공 등 전문 기술직 이주노동자를 대거 유입하는 정책을 폈다. 그렇게 2023년, 1600명 넘는 'E-7-3' 이주노동자들이 입국해 현대중공업에서 일을 시작했다.
임금 차별과 부당 대우는 이때부터 쌓여 왔다. 계약서상 기본급은 280여만 원이었으나, 식대 등으로 56만 원을 공제해 실상 최저임금에 가까운 기본급을 받았다. 이들을 제외한 원·하청 노동자는 모두 무료로 점심, 저녁을 먹고 있었다.
지난 2월엔 이들만 성과급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반면, 원청 정규직은 평균 1721만 원, 하청 내국인 노동자는 920~1035만 원, 하청 이주노동자는 465~520만 원 등의 성과급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5월 27일,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대폭 삭감을 골자로 한 새 근로계약서 체결을 요구했다. 근속연수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한 노동자는 기본급 23만 8400원이 삭감됐고, 이에 따라 통상시급 기준 1021원이 삭감됐다.
많은 이주노동자가 계약을 거부하자 관리자의 압박이 시작됐다. 이주노동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사인 안 할 거면 사직하라", "앞으로 재계약하지 않겠다", "다른 곳에 취업 못 하게 하겠다"라며 엄포를 놨다. 또한 서명한 이들만 식당에서 밥을 무료로 먹을 수 있게 차별 대우를 했다. 지난달 중순 투쟁이 본격화 배경이다.
첫 연대발언에 나선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같은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똑같이 일한다. 그런데 왜 비정규직이 차별받아야 하나' 이 말을 2003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사내하청 노조를 만들 때 했다"며 "23년 후인 지금, 이 말을 이주노동자들이 한다. 2003년 그때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 선언이라 불렀듯, 오늘 이 자리는 이주노동자의 인간 선언이 선포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같은 현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임금을 덜 주고 계약을 달리하는 건 인종차별이고, 균등대우 원칙 위반"이라며 "조선업을 비롯한 수많은 산업 현장이 이주노동자 없이 안 굴러가는데, 세계적 기업이라는 현대중공업에서 이런 차별을 해도 되느냐"고 큰 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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