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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옥상, 힌츠페터 묻고 미국 청년 답하다... 46년만에 다큐로

▲다큐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 티켓 ⓒ 이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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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들에게 이웃과의 연대 정신을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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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민주화 항쟁 시 미국 평화봉사단원 팀 원버그(한국 이름 원덕기)에 대한 주변의 평가다. 그는 5.18 당시 광주에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광주를 지키면서 광주 참상을 세계에 알렸다. 당시 광주에 있던 외국인 중 인터뷰를 통해 국제사회에 소식을 전한 유일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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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홍대 인디스페이스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 특별상영회가 열렸다. 다큐에는 원덕기의 삶과 이야기가 담겼다. 광주 민주화 항쟁을 원덕기를 통해 재조명하는 자리다. 이날 광주 항쟁을 국제사회에 알린 원덕기 인터뷰 영상도 최초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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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전남대 병원 옥상] 인터뷰어는 위르겐 힌츠페터 - 인터뷰이는 팀 원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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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전남대 병원 옥상, 팀 원버그의 긴박한 인터뷰 영상으로 다큐는 시작된다. 46년 전 영상은 영화 <택시 운전사>의 주인공이기도 한 독일 공영방송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2016년 사망)가 만든 것이다. 여기서 팀은 광주의 참상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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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기는 1978년부터 평화봉사단원으로 의료분야에서 활동했다. 광주를 누구보다 사랑한 미국 청년이었다. 그러다 5.18에 휘말렸고, 광주를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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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함께 있었던 평화봉사단 동료데이비드 돌린저는 "광주가 팀의 도시이며, 팀은 광주를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라고 기억했다. 이어 "그로 인해 자신도 광주를 사랑하게 됐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목격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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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영회에는 데이비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며칠 전 한국을 방문한 그는 "당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광주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에서 취재하는 소수의 외신기자들의 통역을 지원했다"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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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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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원버그는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국인과 한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깊은 애정을 품었던 팀 원버그를 기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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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 속 주인공 팀 원버그의 동료인 데이비드 돌린저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특별상영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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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내 이름은 원덕기> 속 팀 원버그 동료 데이비드 돌린저 “그는 5·18 민주화 운동가”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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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혼란스러웠던 광주...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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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영화의 감독은 소중한 기자다. 그는 <오마이뉴스> 14년 차 기자다. 영화 시작 전 무대로 나온 그는 "2019년 12월 우연히 보안사 사진첩을 보고 급기야 영화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첩 중 부상자 들것을 나르는 사람 중 외국인에게 관심을 갖고 추적했고, 그 주인공이 팀 원버그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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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보를 통해 지난해 12월 5.18 기념재단으로부터 2분 30초짜리 원덕기 인터뷰 영상을 입수했다. 이어 팀 원버그의 고향인 미네소타 현지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만난 팀 원버그의 누나와 친구들은 '광주 그 후, 팀'을 증언했다. 고향에 와서도 광주의 삶을 잊지 않고 한국의 민주화를 염원했다는 것이다. 인생항로도 바뀌었다. 의학을 포기하고 한국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광주항쟁에 관한 논문까지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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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누나 록산은 "동생은 광주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성장했으며, 죽기 전까지 광주를 이야기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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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팀 원버그는 1993년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타계했다. 록산은 팀이 준 광주 관련 유품을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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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사망하기 1년 전 5.18 당시 자신을 인터뷰했던 기자에게 편지 한 통을 남겼다. 광주에서 벌어진 국가 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불가피한 저항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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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에서 저를 크게 변화시킨 여러 사건을 되돌아보면 저는 그 혼란스러운 광주의 날들을 떠올립니다. 저는 학살의 참혹함에 충격을 받았고, 인간이 서로에게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보며 경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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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이 다큐로 역사적 진실 함께 공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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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 특별상영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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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다큐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로 5.18 진실 함께 공유하길"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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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는 2019년 취재가 시작됐지만 지난해 말 인터뷰 영상을 발굴하면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 10월 초에 완성했다. <오마이뉴스>는 올해 5월에 원덕기 관련 기사를 알렸고 펀딩을 시작했다. 이날 상영회에는 광주 당시 활동한 원덕기 평화봉사단 동료와 시민, 영화 출연 및 제작자, 펀드 후원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등 다수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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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영화를 관람한 지인은 "다큐로 제작됐지만 원덕기는 굴곡진 서사가 풍부한 인물이므로 미국과 한국의 합작영화로도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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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5.18 민주화 항쟁은 유감스럽게도 아직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 진상에 대해 의혹을 품거나 부정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내 이름은 원덕기> 다큐는 그러한 왜곡된 현실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칭 '원덕기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그의 민주주의 정신을 고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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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특별상영회에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도 참석했다. 권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이 다큐를 통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진실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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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감독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 특별상영회에 앞서 영화 제작 배경과 기획 의도, 작품에 담긴 이야기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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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 특별상영회에서 관람객들이 영화 홍보를 위해 티켓을 사진 촬영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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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내 이름은 원덕기> 특별상영회에서 관람객이 영화 포스터를 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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