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승부수: 저출산의 패러다임 뒤집는 신혼부부 특화 마을
청년 일자리에 숨통이 트이자, 대통령은 곧바로 정권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부동산으로 눈길을 돌렸다. 청년층의 부동산 긍정률이 10%대에 갇혀 있는 참담한 현실, 그것은 주거 불안이 출산 파업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악순환의 굴레였다. 그간 정부는 집값의 숫자를 누르는 데만 급급했지만, 청년들이 진짜 원하는 건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쫓길 걱정 없이 아이들 키울 수 있는 포근한 보금자리'였다.
7주 차, 대통령은 뻔한 대출 지원책을 집어던지고 파격적인 공간 혁명을 주문했다. 앞선 고용 정책처럼 8주 차 연구원 보고, 9주 차 부처 제안, 여당의 전국 순회 토론회를 거쳐 10주 차 총리실 최종 조율이라는 숨 막히는 일정표가 가동됐다. 11주 차에 발표된 마스터플랜의 백미는 '전국구 신혼부부 특화 마을' 프로젝트였다. 국유지와 지자체 유휴 부지를 싹쓸이해 보육, 의료, 문화를 한 공간에 때려 넣은 초대형 복합 단지를 짓는 구상이었다. 부지 확보가 쉬운 지방부터 첫 삽을 떠 수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전략을 택했다. 수도권에는 이미 발표된 신도시 계획에 포함시켜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예상대로 저항은 거셌다.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는 지방 건설사들은 "업계 다 죽는다"며 들고일어났고, 투기 세력은 집값 하락을 운운하며 핏대를 세웠다. 하지만 쏟아지는 화살 속에서 대통령의 집요함은 오히려 빛을 발했다. "이건 토건족의 배를 불리는 주택 사업이 아닙니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저출산 대책입니다!"
대통령이 지시한 특화 마을은 단순한 임대 아파트가 아니었다. 단지 안에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품고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중심으로 한 공공 병원과 함께 수영장과 운동장 등 최고급 체육시설은 물론 공공 도서관을 배치해, 굳이 입주민이 아니더라도 이웃 동네 사람들이 부러워하며 찾아오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설계했다. 임대아파트지만 오히려 선망의 대상이 될 정도였다. 아이가 자라면 자연스럽게 이사하고, 새로운 신혼부부가 그 빈자리를 채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었지만, 그 어떤 저출산 대책보다 직관적이고 강력했다.
마침내 청년들은 정부가 단순히 부동산 통계창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애 주기 전체를 끌어안으려 한다는 확고한 '구조적 시그널'을 수신하기 시작했다. 한 치의 틈도 안 주던 진보 진영조차 "일단 지켜보자"며 비판의 창끝을 거두었다.
세 번째 승부수: 국립 요양원, 사적 비극을 공적 돌봄으로
하지만 언론의 습성은 끈질겼다. 2030을 향한 갈라치기가 더 이상 먹히지 않자, 이번엔 '청년 편애' 프레임을 들고나와 고령층의 소외감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고령화 대책의 타이밍이 무르익고 있었다.
지난 12주간의 숨 가쁜 성공 체험은 국정 운영에 엄청난 가속도를 붙여주었다. 13주 차, 대통령은 곧바로 초고령 사회를 대비할 국가 책임 돌봄망 구축의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도 민·관·당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나섰다.
대통령은 복지 정책에 지지를 보내준 노년층에게 확실한 체감으로 보답하고자 했다. 핵심은 전국 주요 거점마다 최고급 의료·생활 시설을 완비한 이른바 '시니어 레지던스', 즉 국립 실버타운을 건립하는 것이었다. 이는 노년의 불안을 잠재우는 동시에, 치솟는 부모 요양비에 등골이 휘던 4050 중년층의 숨통마저 틔워주는 절묘한 한 수였다.
전임 민주당 정부에서 전격 도입한 치매국가책임제등으로 건강보험 지원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요양원은 노인들에게 현대판 고려장이나 다름없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웃 나라 일본만 해도 노인의 일상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화한 지 오래건만, 우리는 여전히 노인을 병상에 결박해 놓고 요양 급여를 타내는 기업형 수용소만 독버섯처럼 번져갔다. 가정 내의 사적인 비극으로 방치됐던 돌봄 리스크를 마침내 국가가 짊어지기로 한 것이다. 과거 국공립 어린이집이 들어서며 민간 시장의 서비스 질을 끌어올렸듯, 국공립 실버타운의 등장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강력한 메기가 될 것이었다. 국가가 소유한 푸른 녹지 곁에 행정과 의료가 결합된 거대한 노인 친화 타운이 들어서자, 세대 간의 날 선 갈등이 눈 녹듯 사라지고 정부를 향한 근본적인 신뢰가 다시 싹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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