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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내도 당당하게 치고 나가야" "북한 통제불능 상태... 대통령도 괴로울 것"

 

<오마이TV> 문정인-이종석 '북핵, 문재인 정부의 길을 묻다' 대담

17.09.17 19:40l최종 업데이트 17.09.17 22:23l

 

 

"너희(미국)가 강하게 압박하자고 해서 하다보니까 안 되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하는 거죠. 그렇게 당당하게 치고 나가면 공간이 열리는데…."(이종석) 

"이제 (정부 출범한 지) 100일 갓 넘었다. 지난 9년 동안 북한을 통제 불능상태로 만들었다. 국면과 사건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다."(문정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와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오마이TV 생중계 대담 - 북핵, 문재인 정부의 길을 묻다’에 출연하고 있다.
▲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와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오마이TV 생중계 대담 - 북핵, 문재인 정부의 길을 묻다’에 출연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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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59) 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연세대(66) 명예특임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학자로서 '햇볕 정책'을 적극 지원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통일부 장관과 동북아시대위원장으로서 함께 '햇볕정책'의 노무현 정부 버전인 평화번영정책을 주도했다.

 

기본적으로 '동지'인 두 사람이 15일 오후 '북핵, 문재인 정부의 길을 묻다'는 주제로 <오마이TV> 생중계한 대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보안보 정책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자'와 '방어자'로 만났다. 

이 전 장관은 "(집권한 지) 13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정책의 실패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전제 아래, "다만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거나 지지자들이 바랐던 방향과 현재 정부가 어떻게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제재-대화 병행'론은, 2009년 이후 8년 동안 제재 일변도의 정책을  썼는데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이제는 이 '제재와 압박'을 넘어 대화를 활용해 보자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취임하자마자 얼마 안 돼 미국의 최대압박 정책에 편승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점은 굉장히 아쉽다"고 비판했다.

"대북 압박 최전선에 선 걸로 비쳐... 한국 정부 역할 뭔가? 안 보인다"
 

 7일 새벽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미군 사드 발사대 4기가 위장막으로 가려진 채 지나가자 밤새 저지농성을 벌이던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연막탄, 참외, 달걀 등을 던지며 항의하고 있다.
▲  지난 9월 7일 새벽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미군 사드 발사대 4기가 위장막으로 가려진 채 지나가자 밤새 저지농성을 벌이던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연막탄, 참외, 달걀 등을 던지며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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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장관은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한반도 추가 배치 문제에 대해 "(당장 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기간이 보다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북정책이나 안보정책을 내놓는 후보에게는 가장 취약한 시기인데) 그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전략적 모호성'이라며 버텼는데,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사드를 (4기 추가 배치 등) 그렇게 배치 처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후에 한국 외교 안보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깥에는 한국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의 최전선에 서있는 모양으로 비치고 있는데, 북한 핵문제에도 한국이 주도는 못해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한국 정부의 역할이 뭔가? 잘 안보인다"고 정리했다.

문정인 교수는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비판하는데,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비판해줬으면 좋겠다"고 받은 뒤 "지난 9년 동안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북한을 통제 불능상태로 만들어서, 핵과 미사일 무장력이 엄청나게 높아졌고, 남쪽에 대한 불신이 엄청나게 쌓였다"면서 "지난 정부들이 미국 찾아가고 유엔 안보리 찾아가면서 대북 압북에 대해 사실상 외주를 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설 자리가 없어졌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이라크 파병도 북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용... 문 대통령도 같은 상황"

문 교수는 이어 2004년 이라크 파병 상황을 거론하면서 "당시 이 전 장관도 원하지 않았지만,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미동맹의 기본 축을 유지하기 위해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 지금 문 대통령도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으로 이 문제를 담당했던 이 전 장관은 이에 대해 "당시 전투병이 아니라 비전투병 성격으로 평화지원 부대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의견을 미국에게 이야기하고  버티면서 조율의 공간이 나왔던 것"이라면서 "사드 배치도 나름대로 조율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막 화내고 있어도, 눈 딱 감고 자기 자리에서 서서 버티면서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한국 정부가 무슨 자기 이야기를 했는지, 아니면 이게 자기 이야기인건지 그건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문 교수는 "미국은 한국에 전투병력 1개 사단을 요청했으나, 당시 NSC차장이었던 이 전 장관이 노력을 많이 해서 비전투병력으로 1개 여단을 보내는 걸로 합의했는데, 그게 국면이 좋아야 한다"고 받았다. 

이어 "미군 사상자 증가로 스페인과 체코 등 철군하겠다는 나라들이 많아지면서 미국은 '비전투병 3000명'에도 감지덕지한 상황이 됐고, 북한의 도발도 지금처럼 이렇지 않았다"라면서 "지금은 북한이 계속 미사일 쏘고 핵실험하면서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는 미국과 잘 협력해서 막아보려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방어했다.

이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 변화 등 운이 따라 준건데, 그건 미국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두 달 반을 버티면서 나름대로 뭔가를 만들어 내려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상황의 변화가 온 것"이라며 "제안을 받자마자 날름 '네 알겠습니다' 했으면 상황의 변화가 올 때 기회를 포착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우리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미국에 대해  너희가 강하게 압박하자고 해서 하다보니까 안 된다고 얘기하고, 당당하게 치고 나가면 공간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다시 "외교안보라는 국민적 합의가 중요한데,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이 70%를 넘었다. 현 정부 집권 이후 지금까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10번 쐈고 수소폭탄 실험도 했기 때문에 위기를 관리하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 되고 대통령이 가졌던 큰 그림을 꺼내지도 못하는 입장이 됐다"며 "조금 기다려 보면 이제 큰 그림이 나오고 큰 그림 속에서 미국에 대한 대응도 할 것으로 본다. 조금 기다려서 봐주시면 고맙겠다"고 받았다.

"문 대통령도 상당히 답답해하고 있다"

문 교수는 "북한도 정황을 정확하게 보면서 우리 입장을 살려줘야 북미대화도 잘 되는 건데 우리가 미국으로 가게 만들고, 우리가 미국에 붙으면 북미 대화를 하는 데 있어 한국의 역할이 거의 없어져 버리는 문제점을 대통령도 상당히 답답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이라고 전하면서 "대통령도 '미국에 No 할 줄 아는 외교가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자신이 생각한 것과 지금 현실의 차이가 지금 대통령을 상당히 괴롭게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담 말미에 '중국과 미국이 대립하고, 미국과 북한이 강대강으로 부딪치는 상황에서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 전 장관과 문 교수는 '미국에 당당한 외교를 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 전 장관은 최근 방한한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외교에서 한국의 상대적 독립성 획득은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한 발언을 상기하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갖고,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잘 아니까 우리 얘기도 들으라고, 부딪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미국에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대북 포용 정책을 한다는 것은 다른 곳(분야)에서 얻은 지지율을 까먹을 생각으로 해야 된다. 김대중 대통령도 햇볕정책을 하면 지지율에 문제가 있겠지만, 그래도 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대북 정책에서 지지율을 유지할 생각이라면 미국 따라가고 남북관계도(박근혜 정권처럼) 강하게 나가면 된다"고 '역설적'으로 조언했다.

문 교수도 "미국에 당당하고 명민하게 이야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동의하면서, 이와 함께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계속하면 미국이 일방적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데, 이걸 막으려면 한미동맹을 긴밀히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문 대통령) 지지세력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정인-이종석 긴급 대담 전문①]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 평가는?
[문정인-이종석 긴급 대담 전문②]북핵문제 해법,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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